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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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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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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02:20

2017년 1월 1일, 기억에 남을 새해 첫날이 아닐까 싶네요. 처음 성공회 감사성찬례에 온 날이었습니다. A4 용지에 인쇄된 전례순서에 맞춰서 곁눈질 해가며 익숙하지 않은 말과 몸짓으로 함께했던 시간 - 예배를 '보지' 않고 '참여' 했다는 느낌이 남아 있습니다.
'거룩한 이름 예수 주일(성탄 1주일) 가해 녹색', 예수-임마누엘-그리스도(루가 2:15~21)..., '암호'처럼 느껴지는 단어들로 시작하는 주보도 기억에 남네요.
http://ya-n-ds.tistory.com/2767 ( '데이트' in 서울주교좌성당 - 성공회 예배 )

 

어느덧 (벌써 작년이네요)타교파영접식을 했습니다, 날짜고 묘하게도 생일과 겹쳤습니다. '2년 연애 후의 결혼'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식 성공회 신자로 등록하지 않고도, 스스럼없이 자유롭게 교회 안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로맨틱'했죠 ㅎ
http://ya-n-ds.tistory.com/3263 ( 2018년 대림절기 셋째주 )

 

"왜 타교파 영접식 안하나요?"라는 질문을 가끔씩 받았습니다. '이 교회를 계속 다닐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예스'의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여기에 오기까지 네 번의 '전과'가 있었으니까요 ^^;
사실 서울주교좌성당에 나올 때도 2개월 정도 다녀보고 다른 교회 투어를 해보려했습니다. 성공회 교회를 처음 여행지로 삼은 것은 예수원에서 경험했던 독특한 예배의 기억 때문이었을 겁니다.
http://ya-n-ds.tistory.com/1705 ( 송구영신 @예수원 )

 

한달쯤 지나서, 새로운 교회를 찾고 있던 대학교 과친구와 연락하다가 성공회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친구가 주일 아침 감사성찬례에 나왔습니다. 그날 친구가 '즉문즉답'과 '새신자교육'에 가보자고 권유해서 친구따라 '강남'갑니다. 그전까지는 9시 성찬례만 참석했는데, 그 이후에는 친구와 함께 오르간 옆방과 지하 어린이예배실을 들르게 되었습니다.
낯선 말과 전례에 대해 묻고 설명을 들으면서 하나씩 의문을 풀어갔습니다. 새신자 교육의 첫번째 시간, 구원에 대해 설명하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것도 독특했죠. 개신교에서 일반적으로 가르치는 '창조-타락-대속-구원'의 공식과 달랐으니까요.

 

이렇게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 '개신교에서는 이러이러한데 성공회에서는 어떤가요? 그리고 천주교에서는요?' 그러면 신부님들은 거기에 더해서 동방교회까지 넣어서 설명을 해줍니다. 답변 중에 가끔씩 "'한국' 카톨릭, '한국' 개신교, '한국' 성공회에서는"이라고 하면서, 한국에서 변형된 것들도 짚어줍니다. 그렇게 어떤 형식이나 교리에 대한 맥락이 잡아갑니다.

 

원래는 두 달쯤 다니다 다른 교회도 가보려고 했는데, 전례력을 보니까 최소한 1년은 다녀야 할 것 같아서 더 가보기로 합니다.
봄에 시작한 비아메디아 기초 과정을 신청합니다. 성공회 신학, 교리, 방향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새로운 교우들과 토론하면서 친해집니다. 16기 동문들의 출신이 다양해서(성공회, 개신교 여러 교파, 천주교, 기타등등) 더 재미있었습니다. 
http://ya-n-ds.tistory.com/2888 ( '비아메디아'를 마치며 )

 

큰 단체에 처음 가면, 홀로 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비아메디아가 성공회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베이스캠프가 되었습니다.
비아메디아 과정 중에 실습처럼 진행된 피정, 강화도 성지 탐방, 그리고 토요일 아침감사성찬례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토요일 아침은 한주를 돌아보며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는 시간, 예배 후 애찬하면서 신부님들, 교우님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네요.
과정이 끝난 후에도, 한달에 한번씩 비아메디아 15기 선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성공회에 점점 물들어 갔네요 ㅎ

 

가을 비아메디아 심화과정, 성서비평 관점에서 모세오경을 바라보고, 종교개혁사를 통해 그 의미와 한계를 생각해보고, 성공회 전례에 담긴 뜻을 배우면서, 성서, 예배, 그리고 신앙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을 얻습니다.
http://ya-n-ds.tistory.com/2954 ( '비아메디아' 심화과정을 마치며 )

 

성공회에서 배운 것 중, 교회라는 공동체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구별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것은 단지 개인 차원이 아니라 공동체의 식별을 필요로 한다는 당위성.
성공회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전 교회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분들에게 이런 방향에서 설명하면 좋더라구요. 꼭 신앙적인 것이 아니라, 가족, 일터와 같은 일상 속에서도 각 공동체의 본질적인 가치와 비본질적인 개인 취향을 생각하면서 사람을 대하면, '포용'과 '환대'가 좀더 쉽게 되더라구요.
'내 삶을 바꾼 한 구절'(박총, 포이에마)에서 봤던 좋아하는 구절,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것에 사랑을!"을 삶에 적용하는 거겠네요.

http://ya-n-ds.tistory.com/1884 ( 일치, 자유, 사랑 )

 

2017년 읽었던 책들도, 시기에 맞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 기독교의 역사 (알리스터 맥그라스, 포이에마)
- 성공회 신학 (마크 채프먼, 비아)
- 종교사 입문 (귄터란츠콥스키, 분도)
-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김영사)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까치)
- 불국토를 꿈꾼 그들 (정민, 문학의문학)

 

즐거운 습관도 하나 생겼네요. 여행할 때 그 지역에 있는 성공회 교회를 찾아보고, 주일 감사성찬례에 참여합니다. 한번 다녀오면 주보와 성공회신문에 나오는 교구와 교회 이름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광주교회를 다녀온 뒤 대전교구가,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 서부지역 개척교회를 가본 뒤에 부산교구가 '꽃'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가장 최근에는 울산교회를 가보았습니다

http://ya-n-ds.tistory.com/2937 ( @제주교회 )
http://ya-n-ds.tistory.com/2946 ( @광주교회 )
http://ya-n-ds.tistory.com/3036 ( @서귀포교회 )
http://ya-n-ds.tistory.com/3212 ( @제주서부 개척교회 )

http://ya-n-ds.tistory.com/3254 ( @울산교회 )


친구가 견진을 받은 후에 한 신부님에게 '이제 뭘 해야 되죠?'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네요 - '특별히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오~래 다니면 됩니다'
평범하지만 생각해볼수록 의미 있는 말이네요 -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 사람의 자취와 향기가 저절로 공동체 안에 흔적을 남기겠지요, 머물지 못하면 지워질 테고.

 

성공회를 놀이터로, 콘서트장으로, 여행지로, 숲길로, 산으로, 쉼터로 생각하면서 오래 머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s. 그동안 만났던 추억들입니다.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http://ya-n-ds.tistory.com/2836 : 성지/고난주일에서 부활주일까지
http://ya-n-ds.tistory.com/2878 : 강화도 성공회 성당 투어
http://ya-n-ds.tistory.com/2923 : 비아메디아 AS - '15기+16기' 강화도 나들이
http://ya-n-ds.tistory.com/3008 : 비아메디아 AS - 강릉 피정
http://ya-n-ds.tistory.com/3070 : 2018년 사순절기 발자욱

http://ya-n-ds.tistory.com/3244 : 음악피정, 파주우물교회
http://ya-n-ds.tistory.com/3251 : 바자회 돕기, 김근수님 특강
http://ya-n-ds.tistory.com/3270 : 송구영신 @수도원 - 강촌수도원(1)

https://ya-n-ds.tistory.com/3543 : 교회력의 한 해 마지막 주, 그리고 새해 시작

 

p.s. 타교파영접식에서 기억에 남는 고백;
예식 중에 성공회 신자로서 지켜야할 것들을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고백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앞 부분은 기본적인 기독교 신앙과 교리에 대한 것인데, 마지막 부분에 독특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 참조 ☞ http://nuriapp.com/vin0342.app -> 상장예식 -> 부록 : 타교파신자 영접식 )


† 그대는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힘쓰며,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겠습니까?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개인 구원을 강조하는 한국의 일반적인 보수개신교에서는 보기 힘든 내용입니다. 하지만 하느님나라가 단지 '저세상'만이 아닌 '이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교회에서는 이런 고백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고백에 대해 언급된 주낙현 신부님의 글이 있네요.
http://viamedia.or.kr/2011/06/09/1454 : 캔터베리 대주교는 ‘좌파’? - 공동체와 민주주의

 

p.s. 교회에 대한 궁금증 중 성공회에 대한 것이 쌓여갑니다.
https://ya-n-ds.tistory.com/698 ( 교회 Q&A )

 

p.s. 글쓴 후에 다녀온 교회들;

https://ya-n-ds.tistory.com/3353 ( @부산주교좌교회 )
https://ya-n-ds.tistory.com/3354 ( @부산동래교회 ) 

https://ya-n-ds.tistory.com/3401 ( @여수교회 )

https://ya-n-ds.tistory.com/3412 ( @온수리교회 )

https://ya-n-ds.tistory.com/3474 ( @동대문교회(1) )

https://ya-n-ds.tistory.com/3478 ( @동대문교회(2) )

https://ya-n-ds.tistory.com/3484 ( @길찾는교회(1) )

https://ya-n-ds.tistory.com/3487 ( @길찾는교회(2) )

https://ya-n-ds.tistory.com/3489 ( @대학교회 (1) )
https://ya-n-ds.tistory.com/3495 ( @대학교회 (2) )

https://ya-n-ds.tistory.com/3499 ( @서대구교회 (1) )

https://ya-n-ds.tistory.com/3506 ( @영주교회 ) 

https://ya-n-ds.tistory.com/3516 ( @전주교회 )

https://ya-n-ds.tistory.com/3524 ( @대학로 교회 - 60주년 축성기념 )

https://ya-n-ds.tistory.com/3528 ( @대학교회(3) - 추수감사절 )

https://ya-n-ds.tistory.com/3541 ( @광주교회(2) ) 

☞ https://ya-n-ds.tistory.com/3560 ( @강촌수도원(2) )

https://ya-n-ds.tistory.com/3587 ( @서대구교회 (2) )

https://ya-n-ds.tistory.com/3614 ( @제주 섶낭공동체 ) 

https://ya-n-ds.tistory.com/3714 ( @노원 나눔의집교회 ) 

https://ya-n-ds.tistory.com/3725 ( @봉천동 나눔의집교회 ) 

☞ https://ya-n-ds.tistory.com/4010 ( @강릉교회 ) 

☞ https://ya-n-ds.tistory.com/4050 ( @강촌수도원(3) & 춘천교회 ) 

☞ https://ya-n-ds.tistory.com/4084 ( @영등포교회 ) 

☞ https://ya-n-ds.tistory.com/4243 ( @강촌수도원 (4) ) 

☞ https://ya-n-ds.tistory.com/4293 ( @순천 지역 개척 교회 ) 

☞ https://ya-n-ds.tistory.com/4354 ( @서귀포교회 (2) ) 
☞ https://ya-n-ds.tistory.com/4355 ( @제주우정교회 - 축성식 ) 

☞ https://ya-n-ds.tistory.com/4373 ( @ 거제교회 )

 

p.s. 대림, 성탄의 추억 

http://ya-n-ds.tistory.com/2962 ( 2017년 대림절기, 성탄절 추억 )

http://ya-n-ds.tistory.com/3269 ( 2018년 대림절기 : 넷째주 - 성탄 )

https://ya-n-ds.tistory.com/3558 ( 2019연 크리스마스를 지나며 - feat. 성탄절 연합 감사성찬례 ) 

 

p.s. 경동교회-서울주교좌교회 교환예배
https://ya-n-ds.tistory.com/3140 ( 2018년 6월 10일)
https://ya-n-ds.tistory.com/3450 ( 2019년 6월 9일 ) 

 

p.s. 교우님과 함께 했던 '감시서투' ( 감사성찬례로 시작하는 서울 투어 ) 
http://ya-n-ds.tistory.com/3219 ( 서울도성 한바퀴 : 숭례문 ~ 남소문 ~ 광희문 ~ 흥인지문 )
https://ya-n-ds.tistory.com/3222 ( 인왕산 입구 ~ 국사당 ~ 인왕사 ~ 선바위 ~ 무악재 하늘다리 ~ 환희사 ~ 개미마을, 서대문형무소, 둘레마당 )
https://ya-n-ds.tistory.com/3427 ( '꿈의 숲', '운현궁' )

https://ya-n-ds.tistory.com/3448 ( 안산자락길, 연세대, KCDF 갤러리 )

 

p.s. 성공회 기도서 & 성가 보기
http://nuriapp.com/vin0342.app : 기도서 

☞ https://berekiah.modoo.at/ : 성공회 사목예식서 

☞ http://www.skhseoul.or.kr/bbs/board.php?bo_table=lectionary : 성서정과
http://www.holynet.kr/drive/thread/C0501/130115/ckh747_1358213551_0.zip : 기도서 다운로드

https://anglicanprayer.tistory.com/category/%EC%84%B1%EA%B3%B5%ED%9A%8C%20%EA%B8%B0%EB%8F%84%EC%84%9C : 기도서 전례문
http://www.holyroad.kr/eservice/content/hymn_index.html : 성가 

☞ https://www.youtube.com/channel/UCw0gZ6cf1T-PDqEh9Ss-wGw : 성사부 - 성공회 사제들이 부르는 성가 

 

p.s. About 성공회 

https://www.youtube.com/channel/UC3efZcrNGI1ZQFBd3CruKYQ : '동네신부님 Priest Neighbor 

☞ https://stfrancis.modoo.at/ : 성 프란시스 수도회 

☞ https://ya-n-ds.tistory.com/4300 ( 성공회 사제 SNS ) 

☞ https://www.youtube.com/channel/UCRKeA4EBHqRLuOuVwbtuJMg : 모니카의 교회이야기 

 

p.s. 성공회 와서 읽은 책들

☞ https://ya-n-ds.tistory.com/3967 ( '자유론', '비잔틴 신학', '성공회 신학 ) 

 

p.s. 세계성공회 사이트
https://www.anglicancommunion.org/ : Anglican Communion
https://www.anglicannews.org/ : Anglican Communion News Service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PWrcHf2bX_bltyFGrwXuCo1xtejrXe-y : Music at Canterbury Cathedral 

 

p.s. Have Fun~ 

https://www.gotoquiz.com/what_kind_of_episcopalian_are_you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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