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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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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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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00:01

이틀 회사 갔다가 수요일에 쉬니까 좋습니다 ^^
지난주 수욜, 서울 남쪽 성벽을 따라 스테파노님과 함께 걸었죠. 그때 걷는 계획 있으면 또 가자고 했죠.
http://ya-n-ds.tistory.com/3219 ( 서울도성 한바퀴 : 숭례문 ~ 남소문 ~ 광희문 ~ 흥인지문 )

 

'하늘 열린날' 쉴 수 있을 것 같아, 인왕산 성벽 바깥 서쪽길을 가보기로 지난 주일에 약속합니다. '감사성찬례로 시작하는 서울 투어(감시서투)' 2탄이 되겠네요.

 

개천절 이른 아침, 간식 챙기고, 등산화 신고 집을 나섭니다. 지하철에 나들이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침 감사성찬례
루가 9:57~62
욥기 9:1~12, 14~16
시편 88:1~5, 10

 

"예수의 일행이 길을 가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이 예수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오너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는 "선생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 나라의 소식을 전하여라." 하셨다."

 

따라오겠다는 사람에게 '만만치 않을 걸?', 다른 일을 마치고 따라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궁금합니다.

 

함께 읽은 욥기와 시편의 글들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하느님의 길을 따른다는 것이 '꽃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네요. 그 열매는?

 

디모데 교우님, 스테파노 교우님과 함께 북어국 먹으러. 기획 관련 일을 하는 디모데님은 밥 먹고 출근 해야한다고 합니다, 다음 해 계획 세우는 것 때문에 10월이 가장 바쁜 달이라고.

일찍 일어나 아침을 먹은 스테파노님...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난 것인지. 그래도 함께 밥을 조금 떠야죠~

 

아침 먹고 길을 나섭니다. 정동길 따라서 돈희문터까지. 서울 교육청 근처, 깨끗하고 조용하고... 이 동네 아파트 살기 좋겠네요.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 이야기 - '판타지랜드'(커트 앤더슨, 세종서적). 'Post-truth', '가짜뉴스'가 판치는 미국, 영국에서 이주한 선조 때부터 그 싹수가 있었다는 얘기들. 개인체험을 강조하는 기독교 문화가 그 바탕이 되었다는 글쓴이의 주장. 재미있게 읽히고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요즘 한국도 만만치 앉은데 근본주의 보수기독교가 한몫하고 있네요 ^^;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7121419735373 : 보수ㆍ진보 가릴 것 없이 종교성에 취한 나라, 그게 미국이다
http://ya-n-ds.tistory.com/2675 ( 애국 기독교 )
http://ya-n-ds.tistory.com/2673 ( 가짜뉴스 )

 

성벽이 나타나는 인왕산 입구, 코스모스는 지난 주 화욜처럼 여전히 햇살에 방긋방긋. 푸른 하늘, 구름이 거의 없어 눈이 시립니다.

 

선바위가 가까이 보이는 곳에서 나무 계단을 통해 성밖으로 나갑니다. 바위쪽으로 가려는데 바로 가는 길이 없나봅니다. 무악동 표지판을 따라가기로.
큰 바위 아래 향과 제기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니, 아주머니가 '기도할 건가요?'라고 물어봅니다. 그냥 구경하는 거라고 답합니다.
뭔가 있어보이는 커다란 돌 아래에는 이렇게 꾸며놓은 곳들이 있습니다, 무속행위를 하지말라는 경고판과 함께 ㅎ

 

내리막길, 선바위쪽으로 이어진 듯하네요. 약수터. 벤치가 있어 잠시 쉬어 가기로. 스테파노님이 가져온 를리지와즈 빵집의 치아바타. 무심한 듯 짤깃한 맛이 좋네요.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를 찍어 먹으니 좀더 재미있는 맛 ^^ 물 담고, 마시고 다시 길을 갑니다.
국사당. 원래 남산에 있었는데 일제시대 때 신사에 터를 빼앗기고 이 자리로 이전했다네요. 문이 닫혀 있어 안은 구경 못하고.
바로 옆 인왕사. 사람 다니는 골목길 너머에 대웅전이 떨어져 있습니다.
선바위, 정말 신기한 모습니다. 곳곳이 파인 거대한 바위. 제단이 있고 그곳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이 서너 분 있습니다. 바위 꼭대기 안쪽에 비둘기들이 쉬고 있네요. 바위 앞에 사람들을 보면서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집들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외진 곳까지 사람이 사네요. 개인 암자도 많습니다. 인왕산, '기'가 충만해서일까요?
무악재 하늘다리. 올초에 완공했나 보네요. 근처에 아직 정비 공사하는 곳이 있습니다. 아래 지나가는 차들, 서울에 이렇게 높은 다리가 있다니. 안산쪽으로 건너가서 이정표를 보니, 언제 와서 한바퀴 도는 것도 괜찮을 듯. 하지만 갔다 옵니다. 다시 건너와서 개미마을 찾아 가기로.
아파트들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갑니다. 북한산 둘레길도 그랬지만 서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길은, 아파트들이 가까이에 많이 있습니다.
http://ya-n-ds.tistory.com/876 ( 북한산 둘레 돌기 : 옛성길~구름정원길 )

 

인왕산 중턱들 두르는 길, 중간중간 인왕산 정상으로 안내하는 길들이 만나고 있습니다.

청련사,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독경 소리가 너무 크네요 ^^; 약수터 이정표를 따라 가다가 환희사 앞으로 해서 나무 계단을 올라 개미마을 이정표 따라 내려갑니다.
길동무가 있어서 즐거웠던 트래킹, 낯선 길은 서로 의논해서 가기도 하고 되돌아오기도 하고.

 

개미마을. 가파른 오르막길 따라 들어서 집들. 담에 그린 그림이 있지만 세월이 남긴 흔적은 어쩔 수가 없네요. 저 높은 절벽 같은 곳에 자리 잡은 집, 아찔합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17029361698150 : 국사당, 선바위, 무악재 하늘다리, 개미마을, 인왕초등학교

 

감사성찬례 때 꺼 놓았던 핸펀을 켭니다. 에스더님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습니다 - '오늘 홍제동 오나요?'
지난 주일 스테파노님과 인왕산 서쪽으로 해서 개미마을까지 간다고 하니까, 오면 연락하라고 맛집 소개시켜준다고 했었죠.

일단 '개미마을이에요'라고 답문자 보내고, 전화했는데 받지 않네요.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듯. '플랜 B'를 위해 스테파노님과 함께 검색 시작. 이 근처에 수요미식회 분식 편이 나왔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 '할머니 떡볶이'. 거리가 조금 되네요.

 

스테파노님이 인왕초등학교 앞에 있는 '사랑의집'이 있습니다. 거기 가보기로.
가다 보니 손만두와 찐빵 파는 곳이 있습니다. 낱개로 팔지 않고 한 팩씩(만두 6개) 파네요. 하나 사서 길동무와 길 가면서 먹습니다.
돈받는 곳을 사이에 두고 남탕과 여탕 입구가 나뉘어진 옛날식 목욕탕도 옛 기억을 불러 일으킵니다.
스마트폰 지도가 가리키는 곳... 재개발 중인가 봅니다 ^^;

 

어떡하지? 인왕초등학교에 들어가 벤치에 앉아 잠시 쉬면서 생각해 보기로. 건물 사이 그리 넓지 않은 길로 조금 들어가지 작은 교문이 있네요.
한쪽에 정자 지붕 아래 평상과 의자가 있는 공간. 평상에 누우니 너무 좋습니다. 지붕과 건물, 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 흰 구름, 그리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걷느라 피곤했던 몸을 마사지해 줍니다.

 

검색, 주변에 갈 만한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무악재 하늘다리 근처에서 봤던 서대문형무소를 가볼까?' 그리고 나서 밥 먹을 곳 찾기로.
홍제역쪽으로 나와서 통일로를 따라 무악재쪽으로. 천막을 친 가게들이 인도에 늘어서 있습니다, 마치 재래시장처럼.
무악재 하늘다리를 아래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 스테파노님 왈, '이런 것 만들 생각을 누가, 어떻게 했을까요?'

갈색 벽돌이 인상적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빙 둘러쳐진 담장이 차갑고 무겁게 다가옵니다.
에스더님으로부터 전화, 수영하느라 문자를 못봤다고. 역사관에 있다고 하니까 관람 마치고 두 시쯤 홍제동 근처에서 보자고 하네요.

 

가족끼리 나들이를 많이 왔습니다. 넓은 마당에 따로따로 지어진 건물들.
먼저 보안과 청사를 개조한 전시관 건물을 보라고 합니다. 동선을 안내하는 직원들, 태도가 딱딱해서 마치 '간수'처럼 느껴집니다. 감옥 체험하는 느낌이랄까? 원래 이런 컨셉을 의도한 걸까요? ㅋ

 

일제시대에는 항일 독립투사들을, 해방 후에는 좌익 사범과 민주화 운동가들에게 고통을 주었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650 : 식민과 독재의 역사, 공포의 상징 '서대문 형무소'
http://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2281675716557 : 서대문형무소, 일제강점기 때 모습으로 복원한다

 

지하층에 마련된 고문실, 취조실... 설명글을 읽으니 끔찍합니다. 그런데 설명이 한글, 영어로만 되어 있습니다. 일본어도 넣어야 하지 않을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_w.aspx?CNTN_CD=A0002177322 : 서대문형무소, 이런 곳이군요

 

옥사를 둘러보고(그 당시 감옥의 모습을 알 수 있네요), 뒷편 높은 곳에 지어진 건물로 가봅니다. 한센병 가진 사람들을 따로 가두웠던 곳입니다.
추모비를 지나 사형장, 교수형을 위한 장치들. 그 옆 담쪽으로 나 있는 시구문... 답답함을 풀기 위해 숨을 한번 쉬어 봅니다.

격벽장, 부채살 모양으로 담을 쌓아 감시하게 편하게 만들어 놓은, 수감자들 운동 시키는 곳. 요즘 이슈가 된 욱일기 문양도 떠오릅니다.
http://ya-n-ds.tistory.com/3220 : '욱일기' 논란

 

여옥사를 둘러보고 나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17036841697402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버스를 타고 홍제역에서 내립니다. 도착 문자 보냈더니, 홍은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걸어오면 만날 거라고 합니다.
인왕시장, 이쪽에 군것질 할 것이 많습니다. 만두, 찐빵, 꽈배기, ... 낱개로도 팔고. 나중에 여기도 함 돌아 다녀보면 좋을 듯.
홍은사거리, 머리 위로 내부순환로 고가길이 지나갑니다. 도로 아래 철제빔에 자리를 잡고 있는 비둘기들. 88올림픽의 흔적, 서울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ㅋ
유진상가. 북한산 둘레길 돌 때 버스 타고 이곳을 지나가 본 기억이 납니다.

 

저쪽에서 에스더님이 손을 흔듭니다. 교회 밖에서 이렇게 보니 색다르네요 ㅎ 유상신 신부님은 애린님과 함께 바로 식당으로 온다네요. 홍제천을 따라 걷습니다. 물이 꽤 있습니다. 오리, 왜가리, 송사리 같은 물고기, 걷기 좋게 마련된 하천길, 한쪽에는 유치원, 어린이집의 텃밭... 지자체에서 신경을 꽤 썼네요.
홍제천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상류로 이러지는 부근의 '둘레마당'. 간판도 입구도 가려져 있어 아는 사람만 올 수 있겠네요.
잠시 후 신부님도 도착. 수단이나 제의 대신 평상복을 입은 신부님이 낯서네요 ㅎ

 

취나물 돌솥밥 2개, 취나물 코다리찜 돌솥밥 2개. 기다리는 동안 애피타이저로 스테파노님이 가져온 치아바타.
된장과 양념장에 비벼먹는 밥이 입에 착착 감깁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들도 맛있고 코다리도 토실토실. 싹 비웠습니다. '맛집' 인정 ^^

 

오늘 걸으면서 봤던 곳과 교회 관련 이야기가 오갑니다.
- 얼마 전 뽑힌 교회위원들, 지난 번과 거의 비슷. 3,40대와 여성 비율도 너무 적고. 다이나믹하게 변화는 시대에 맞게 교회의 방향을 이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12명을 뽑기 위해 한사람이 12명까지 선택할 수 있는 투표 방식을, 6명 정도까지 쓰게 하는 것으로 바꾸면 한국의 '저출산 정책'을 만드는 위원들이 대부분 5,60대 남성들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 비아메디아 소모임. 8,9월의 렉시오디비나,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어 10월에는 가벼운 형식으로 진행. 17기 한 그룹이 잘 뭉치고 있는데, 그 안에서 무엇이 태어날까요?
- 요즘 영화 이야기. 여성들이 조인성님 때문에 본다는 안시성. 고구려 멸망 즈음의 이야기까지. '죄없는 소녀'가 볼 만하다고도 하고.
  ☞ 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2814 : 이름 없는 무장의 기적 같은 승리
  ☞ 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2823 : <죄 많은 소녀> 친구가 사라지자 나를 의심한다
- 비아메디아 심화 과정 준비. 토욜 아침에, 지난 기초 때 사용했던 포맷 이용해서 라벨지와 이름표 만들기로.
- 올해 나온 공동기도서, 스테파노님이 발견한 오자(誤字)들... 파트타임 잡으로 스테파노님에게 교정을 맡기면 꼼꼼하게 잘 할 것 같네요.

 

집에 갈 시간. 신부님이 버스정류장까지 안내해주네요. 좋은 풍경 보고, 땀흘리고, 맛난 것 먹고, 좋은 얘기 나누었던 시간. 길과 길이 만나듯, 사람과 자연이 만나 이어진 이야기, 씨실과 날실이 되어 가을 하루를 짰습니다 - 하늘이 열렸네요.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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