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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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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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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02:20

정유년 12월에 비아메디아 15기, 16기의 공식 모임을 출범시켰죠. 매월 셋째주 토욜 정기 모임을 하기로 했고 그 첫번째 순서는 1박2일 피정. 강촌수도원은 이미 예약이 다 끝나서 갈 수 없고, 지역의 성공회 교회 방문 의미도 더해서 강릉으로 가기로 합니다. 그동안 보아왔던 역사가 긴 교회가 아니라 시작한 지 수년 정도된 개척교회라서 가기 전에 더 궁금했습니다.
1월 20일(흙) 아침 9시에 교회에서 출발한다는 문자가 옵니다... 9시 30분쯤 출발하겠네요.

 

간단하게 짐을 싸서 아침 7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아직 어둡죠. 날씨가 춥지 않아서 다행.

 

시청역 계단을 올라가다가 이사야님과 하임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 요즘 관심 있는 분야의 책 얘기 - 이사야님은 현상학과 해석학, 저는 (진화) 심리학.
조금 일러서인지 성당 안에 수녀님만 계시네요. 오늘 복음서와 제1독서, 시편, 제2독서를 읽어봅니다.

 

"예수께서 집에 돌아오시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서 예수의 일행은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었다.
이 소식을 들은 예수의 친척들은 예수를 붙들러 나섰다.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 마르코 복음 3:20-21 )

 

친척들로부터 미쳤다고 여김 받고 바리새인들로부터 끊이없는 '딴지'을 받은 예수님, 자신의 길에 대해서 얼마나 확신을 가졌을까요, 그리고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신부님의 강론은, 오늘이 축일인 파비안(Fabian) 성인의 삶을 소개하면서 시작합니다. 236년 1월 10일 로마의 주교가 되어 250년 1월 20일 데키우스 황제 박해 때 순교.
세상이 공동체를 무너뜨리려고 할 때 공동체가 올바른 식별을 하고 가야할 길을 갈 수 있게 이끌며 목숨을 던진 리더로서의 역할.
https://ko.wikipedia.org/wiki/%EA%B5%90%ED%99%A9_%ED%8C%8C%EB%B9%84%EC%95%84%EB%85%B8

 

이런 물음들이 던져집니다;
개인주의와 경쟁이라는 가치가 우선시되는 한국사회에서 교회 공동체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 식별을 해야 할까요?

 

아침 성찬례 후의 애찬, 이사야님이 2월 4일까지만 서울주교좌 성당에 나오고 11일부터는 온수리성당으로 간다고 하네요.
한 교우님이 치즈베이글 빵을 가져 왔습니다. 커피와 함께 입이 즐겁습니다.

 

탄핵 국면에서 극대화된, 어르신 세대들과 다른 세대들 사이의 정치, 사회에 대한 생각 차이가 이야기 주제가 되었는데, '미스 프레지던트'를 만든 김재환님의 인터뷰가 생각이 납니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113 : 박정희 동상 앞에서 그들이 통곡하는 이유
http://www.nocutnews.co.kr/news/4880259 : "악마화 '틀딱'이 극복의 길일까"

 

9시가 가까와져서 밖에 나가 보니 피정에 갈 비메님들이 모여있습니다. 오려고 했던 한두 분은 사정이 있어 가지 못하는 듯. 신부님 기도 후에 9시 20분쯤 출발.
올림픽대로, 중부고속도로, 초월 IC에서 광주와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 양평휴게소에서 모여서 떡볶이와 어묵을 먹고 다시 출발. 평창, 대관련, 눈이 좀더 와야 할 듯.

 

강릉으로 내려가는 길, 여기에도 황사가 심하네요. 태백산맥이 막아줄 줄 알았는데. 오늘 프로그램 중에 강문해변, 송정해변, 안목해변 사이의 솔밭길을 걷는 것은 하기 힘들 듯 TT 점심 먹으면 시간도 많이 늦어지기도 할 거고.
점심 메뉴 정하기 위해서 다른 차와 연락. 수요미식회에서 봤던 장칼국수나 감자옹심이 어떠냐고 하니까 장칼국수 쪽으로. '벌집'에 연락해 보니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김문영(키프리안) 신부님에게 문의 - 임당동 성당 옆에 동원이라는 음식점이 있다네요.

 

후식으로 사라다빵 먹어볼까 해서 중앙시장 근처의 '싸전'에 들려봅니다. 줄이 길고, 이제 장사 시작하려고 하는지 기름솥에 도너츠 반죽 넣어 온도 체크 중. GG.
임당동 성당, 옅은 구릿빛 지붕이 독특하네요. 주변의 건물들이 없으면 더 좋았을 텐데. 도르테르님 차가 도착 전에 성당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스테인드 글래스 무늬, 그리고 십자가의 길을 표현한 장식들이 현대적이네요. 강릉성공회 성당 가기 전 아페타이저 투어였네요.

 

서부시장 입구 표지판이 보입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중앙시장과 서부시장 근처의 골목들을 걸어보면 괜찮을 듯.

 

동원, 내부 인테리어를 보면 왠지 사찰 음식이 나올 듯한 분위기. 메뉴는 3개.
- 자연, 마음을 담은 밥상 칠천원
- 추억을 담은 동원 칼국수 육천원
- 정성을 담은 손만두국 칠천원

 

칼국수는 육수가 두 그릇 양만큼만 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칼국수 2개, 나머지는 손만두국으로 주문.
고추장이 들어가서 장칼국수라고 한다죠. 칼칼하고 담백한 국물이 간이 과하지 않고 매력적입니다. 왠지 반주 한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혀에 살짝 남는 얼얼함과 냉이의 향기가 입안에서 묘한 어울림을 이루네요. 고명처럼 들어간 얇게 썰어진 버섯의 쫄깃한 씹힘도 재미있습니다.
만두는 직접 빚은 모양입니다. 김치의 물을 완전히 빼지 않아서인지 뽀얀 만두피 안에서 붉은 빛이 수줍게 드러나는데 아름답네요.

 

강릉에서 아는 사람들만 아는 집인데, 이런 곳이 수요미식회 같은 곳에 나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신부님에게 얘기했더니, 강릉 사람들을 위해서는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네요.
아, 2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습니다. 다행히 1시 30분쯤 도착해서 먹을 수 있었네요 ^^

 

교회 찾아 가는길, 커다란 사거리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교동짬뽕 본점, 그렇군요 ㅎ 성처럼 생긴 건물, 한전 강릉지사라네요.
강릉 성공회성당. 2층 양옥집 형태의 건물. 1층 거실이 예배당입니다. 제대 방향 벽에 있는 십자가, 고상십자가가 아니라, 사각형 나무판에 음각으로 연꽃 모양을 추상화해서 십자가 형태를 드러냅니다. 모던 아트 같습니다 ^^
제대는 앉은뱅이 책상 높이로 옆으로 긴 모습. 신부님이 그 앞에 앉아서 감사성찬례를 집전합니다. 제대 앞면에 새겨진 십자가 문양도 벽에 있는 십자가와 함께 CI(Church Identity)를 이루네요.
한쪽에 쌓여 있는 방성들, 바닥에 깔고 앉아 예배를 드립니다.

 

잠시 쉰 후에 '성공회의 특징'이라는 주제로 피정을 시작합니다.
http://blog.naver.com/kifrian76/221184556614 ( '성공회의 특징' - 구두인, 예수원 )
( 이런 요약이 있습니다 - "나는 왜 성공회 같은 작은 교단을 선택했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평생 씨름하셨고 그 대답을 책으로 내셨다. )

 

기억에 남는 것은, 성경에는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이 함께 들어있고 성공회는 어느 한쪽만을 택하여 교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 열려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정해진 것이 없기에, 성도들이 끊임없이 찾아가야 하기에 때때로 불편하고 피곤할 수 있다는 거겠죠. '애매모호'하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성공회가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매우 까다롭고, 천주교와 개신교에 대한 것들도 알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하긴 '성공회 신학'(마크 채프먼 ,비아)을 보면 실제 성공회의 역사가 로만카톨릭과 프로테스탄트의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바꾸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2291 : '순전한 그리스도교'는 없지만...

 

이런 '변증법 DNA'로, 성공회 내부, 개신교, 그리고 다른 전례교회를 들여다보면서 한번더 '정반합'의 노력을 하면 기독교 정신이 21C 한국사회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피정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도나 어떤 활동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비우면 성공이라는 취지의 얘기도 와닿았습니다.

 

강의 후 Q&A, 토론을 하면서 떠오른 생각들;
- 성공회 전통은,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새교우와 뿌리신자들 사이의 어울림에 어떤 기회를 마련해줄까?
- 키프리안 신부님이 개척교회를 하면서 느꼈던, 신학을 신앙이라는 공동체의 삶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축적된 시행착오는, 앞으로 서울교구의 개혁과 성장이라는 목표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 성서를 대하는 일반적인 태도를 보면, 개신교는 통독 횟수나 암송 자체에만 열심일 수 있고, 성공회는 전례 때 읽는 복음서와 독서에만 머무르기 쉬운데, 성도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성서, 전통, 이성을 근거로 교회에 대한 그리스도의 뜻을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서는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김문영 신부님의 시행착오 내용에서, 교우들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 중 인상적인 부분은, 고민되는 것을 위원회에 공개해서 토론을 통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하나씩 결정해 온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 신자가 주일에 감사성찬례에 참여하지 못할 때 목회자는 전화 연락을 해야 하나요? -> 전화 안하는 쪽으로 결론
- 감사성찬례 후에 점심 애찬은 어떻게 할까요? -> 김밥 같은 간단한 것으로 하고 설거지는 남자들이 하는 것으로 (남자들이 그릇 사용을 자제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ㅋ)

 

신부님의 교회개척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에 속초, 주문진에도 교회가 생겨 영동지역에 탄탄한 세기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중간에 반짝 든 느낌;
성공회 출신의 신부님과 다른 교파에서 와서 성공회 사제가 된 신부님들과 함께 얘기를 해볼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지나친 일반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성공회의 현재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변화시켜 보려는) 방법에 미묘한 차이같은 있다고 할까요? 이것 역시 성공회적이겠네요 ㅎ

 

저녁식사. 회를 시켜서, 매운탕까지. 아침부터 움직이지는 않고 너무 먹었습니다. 10시 넘어서 신부님은 내일 성찬례를 위해 올라가고, 비메님들은 남아서 비메 모임을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성공회 스타일이 그렇듯이 결론은 잘 안나고... 자정쯤 잠자리로~ ㅋ

 

1월 21일(해) 5시 30분쯤 몸은 피곤한데 눈이 떠집니다. 직업병일 수 있죠, 보통 6시 40분 셔틀버스를 타야하니까 ^^; 조금 뒹굴거리다가 일어납니다.
간단하게 씻고 나오니 다윗님과 도르테르님도 일어났습니다. 아침해를 보자고 했죠.

 

거실에서 오늘 예배의 성경 본문으로 묵상을 합니다. 마르코복음 1:14~20, 요나서 3:1~5,10, 고린도전서 7:29~31
복음을 전파하는 예수님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제자들을 부르는 예수님 ""나를 따라 오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낯선길을, 한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자신있게 외치고, 초대받은 이들은 그렇게 '쉽게'(?) 따라갈 수 있을까요?

 

7시쯤 되어 밖으로 나갑니다. 아직은 조금 어둡네요. 강문해변, 긴 모래톱이 이어져 있습니다. 구름이 끼어서 일출은 보지 못하지만 조금씩 붉게 밝아지는 구름과 하늘, 그리고 바다 빛깔이 예쁩니다.
경치가 좋은 곳은 항상 그렇듯이 해변 앞의 숙박업소와 음식점들... 제주도 함덕 해변을 걸을 때 느꼈던 아쉬움이 드네요~
http://ya-n-ds.tistory.com/2805 ( 올레 19코스 )

 

해변을 따라서 솔밭길을 걸을까 했는데 다윗님이 춥다고 하면서 차 타고 안목해변에 가서 커피 마시자고 하네요.
안목해변, '커피거리'로 자리잡았나 봅니다. 커피를 소재로한 재미있는 조형물들도 있네요.
http://www.travellife.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5
http://photo131.tistory.com/m/1230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한적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네 타고 흔들며 잠시 동심의 세계로 ㅎ
문을 연 카페에 들어가서 2층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와 커피콩빵을 먹어봅니다. 커피콩빵은 맛도 양도 가성비가 좋지 않네요 ^^;
황사의 영향을 벗어났는지 제법 맑게 바다가 들어옵니다. 쪽빛 바다, 금빛 모래, 함께 나는 갈매기가 어울려 아름다운 그림이 됩니다. 제주도 세화 해변이 떠오르네요.

 

이렇게 세 사람이 이 시간에 이곳에서 얘기를 나누는 것, 'Serendipity', '(시공간의) 신비'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뭔들~ ㅋ

 

아침식사하러 돌아갈 시간. 걷기 대신 해변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눈으로 솔밭을 산책합니다. 때가 되면 강문-송정-안목으로 이어지는 솔밭길을 직접 걸어봐야겠네요.

 

신부님이 추천한 '고분옥할머니순두부'. 아침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많네요. 10분 정도 기다리니 자리가 납니다. 벽에 붙어 있는 이명박님이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과 방문글을 보면서 '옥의 티'를 찾으면서 무료할 뻔했던 대기 시간을 즐겼네요.
"곧 검찰 포토라인에 서겠죠? 그러면 저 사진 옆에 함께 붙여 놓으면 될까? 저기는 맞춤법도 틀렸는데..."

http://ya-n-ds.tistory.com/2713 ( 2MB Way )

 

순두부와 두부찌개를 반반씩 시킵니다.
순두부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양념장을 치면 장맛에 두부의 맛이 가려지니까 그냥 먹는 게 더 낫네요. 바닷물 간수 때문에 그런가요, 따로 간할 필요도 없이 국물도 적당합니다.
두부찌개도 국물의 맛이 과하지 않아 두부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깨끗하게 반찬까지 올 클리어~ ^^
이전에 가족과 함께 초당마을에 와서 먹었던 두부는 이런 맛이 아니었는데... 집마다 맛이 다른가요?

 

가게 입구에 있는 커피기계에서 믹스커피를 뽑아 다윗님과 나누어 먹습니다. 아침 햇빛, 바람의 상쾌함에 달달함을 더하네요.
믹스커피가 한국에서 유행이 된 게 숭늉을 먹는 습관 때문이라는 인터뷰 기사를 본 게 생각나네요.
http://www.nocutnews.co.kr/news/4910491 : 숭늉 대신 입가심용 된 믹스커피 

 

잠시 교회 근처를 둘러봅니다. 독특한 카페들도 있고, 공원도 있고, 먹을 곳도 있고, 그냥 마을 느낌도 나고, 초당마을, 강문해변이 가깝고... 게스트하우스 자리네요 ㅎ

 

11시 감사성찬례. 어제 회와 함께 저녁을 즐기던 거실은 예배드리는 곳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먼저 온 교우들이 방석을 깔고 앉아서 묵상을 하고 있네요. 이 공간에서 어떤 예배가 실현될까라는 궁금증과 기대감이 피어납니다.
'앉은뱅이' 제대 앞에 신부님이 예복을 입고 앉아 있고, 고요한 성가가(떼제 성가?) 스피커에서 나오는데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네요. 오르간 전주 대신 사용하나 봅니다. 양쪽 가장자리에 있는 촛불을 신부님이 켜고 잠시 후에 성찬례가 시작됩니다.

 

몇 가지 특징을 보면(서울성당과 비교해서),
- 앉은 상태에서 예배가 이어집니다. 앉고 일어섬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네요.
- 제2독서를 함께 읽습니다. 성경을 직접 찾고, 한목소리로 읽는 것, 해볼만 하네요.
- 찬양은 떼제곡들을 사용합니다.
 ☞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XKPDZdRYLFpAw581ClheCckRtoMiGwZV
- 악기 없이 목소리만으로 찬양

- 평화의 인사, 작은 모임이라서 그런지 정겨움이 넘치네요

- 성찬례 때 사용하는 금속 재질이 아닌 자기 그릇의 친근한 느낌. 몇몇 지역 교회에서 봤죠.
- 교우들이 직접 면병과 포도주가 담긴 잔을 옆으로 전달하면서 '그리스도의 몸,보혈'이라고 하고, 받는 사람은 '아멘'이라고 하면서 이어집니다. 포도주를 찍거나 마시는 것은 각자가 선택합니다.
 p.s. 보통은 면병을 포도주에 찍는데, 이번에 면병을 먼저 먹고 포도주를 마셔보았네요.
-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도, 좀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구체적이고 길게 합니다.

 

공간과 상황에 맞는 전례의 '변주'를 경험한 감사성찬례였습니다 ^^
조미료를 적게 넣고, 재료의 맛에 충실한 음식같았던 예배, 아침에 먹은 두부와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

예배 후에 신부님이 촛불을 끕니다. 사람들이 함께 애찬을 위해 공간을 정리하고 상을 꺼내와 폅니다.
김밥과 반찬(어제 먹다 남은 김치도 한몫 ㅋ)... 김밥이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밥도 좋은데요. 서부시장에 있는 김밥집에서 가져온다고 합니다.

 

강릉교회 교우님과 섞여 앉아 밥먹으면서 하는 수다. 제가 앉은 상에는 학교선생님과 공정무역 커피 카페를 하는 분이 함께 했습니다.
선생님은 교육현장에서의 경쟁과 사교육에 대한 문제를 얘기하고, 카페를 하는 분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보려는 사람들의 싹을 말려버리는 거겠죠. 그리고 불로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양극화는 더 심해질 거구요.
http://ya-n-ds.tistory.com/2367 ( 젠트리피케이션 )
http://ya-n-ds.tistory.com/535 ( 사교육 )

 

이것을 마중물로 해서 공동체의 가치와 역할에 대한 주제로 이어졌네요.
아이들, 부모 모두 지치고 짜증나게 만드는 현재 교육제도는, 어짜피 10% 정도를 가려내기 위한 기능이므로, 자녀가 10%에 들어가도록 사교육에 몰입하는 것보다는 90%의 아이들도 존중받으면서 살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연대를 하는게 좋은데 그렇게 되기 힘들죠.
작은 카페 주인들도 함께 뭔가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자신에게 조금 불이익이 있다 싶으면 그만두기 쉽다고 합니다.
교회 공동체에서는 어떨까요?

 

강릉의 특산물처럼 되어 버린 커피콩빵 얘기, 제대로 만들지 않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하긴 아침에 안목해변에서 먹은 것도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죠 ^^; 나름의 레시피로 만는 커피콩빵과 개성있는 커피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가게가 늘어나면 좋겠네요.

 

강릉교회의 원두커피. 독특한 맛이네요. 굳이 이름 붙여보자면 '무념무상'의 깔끔한 맛이랄까? 서울 성당 사제관의 커피는 견과류의 고소함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맛이 특징인데.
생각해보니 강릉에서 맛본 장칼국수와 손만둣국, 두부, 김밥, 커피... 모두 오늘의 감사성찬례를 닮았다는 느낌입니다.

 

강릉교회 교우님 몇 분이 함께 일본 오키나와 여행을 다녀올 때 사온 일본 과자와 초콜렛 디저트까지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기 전에 사진을 함께 찍습니다. 이전에 제주 성당, 전남 광주 성당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성공회 가족으로 정답게 맞아 주는 모습이 주교제 교회의 장점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견진성사와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서울에서 볼 수 있겠죠.

 

무술년 첫 달의 추억이 쌓여갑니다.
http://ya-n-ds.tistory.com/2996 ( 2018년 첫걸음 )

 

p.s. Taize 찬양곡들

https://www.youtube.com/channel/UChsu1sFF1boxTdEyX3pY2FA
https://www.youtube.com/watch?v=5vFyIK83ueE&list=PLGcvrM_SE0gyzM9YWI22du6Kgfja-4LqN : Music of Unity and Peace

p.s. 언제 강릉으로 2박3일 정도로 여행을 가봐야겠습니다, 이번에 얼추 답사했으니 ㅎㅎ 발자국 하나 남겨지기를~

http://ya-n-ds.tistory.com/category/올드Boy@Road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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