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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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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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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07:49

작년에는 전례도 잘 모르고, 바쁘기도 해서 성지주일부터 부활절까지만 주로 생각했는데,
http://ya-n-ds.tistory.com/2836 ( 성지/고난주일에서 부활절까지 )

 

올해는 일도 덜 바쁘고 주52시간 근무 규정으로 주말과 저녁 시간을 조절할 수 있어 사순절기의 예식들에 올 수 있었네요 ^^

생각을 넓혀주는 글들도 계속 늘어나고.

http://ya-n-ds.tistory.com/186 ( 부활절 & 사순절기 )

 


< 사순절기 시작 - 2월 14일 >

처음 경험한 재의수요일 예식.
이마에 재로 찍힌 십자가, 묘한 표식으로 다가옵니다. 인간의 (죄와 같은) 불완전성을, 다른 한편으로는 하느님의 보살핌(가인에게도 보호의 표를 주었죠)을 드러낸다고 할까요? 성지의 '환호'(푸르름)와 '외면'(빛바램)처럼 이중의 의미로 느껴집니다.

 

그리스도의 삶이 이렇게 양면적인 것일 수 있겠죠.
"우리는 속이는 자 같으나 진실하고
이름 없는 자 같으나 유명하고 죽은 것 같으나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또 아무리 심한 벌을 받아도 죽지 않으며
슬픔을 당해도 늘 기뻐하고 가난하지만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지만 사실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 고린도후서 6:8하~10 )

 

 

< 사순 1주일 - 2월 18일 >
복음 - 마르 1:9~15

 

대연도로 시작하는 감사성찬례.

http://anglicanprayer.tistory.com/11 : 대연도

세례를 받은 후 광야에서의 40일. 더 깊은 식별의 시간을 가진 후 갈릴래아에서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예수.
광야같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친절'을 연습해보는 것이 어떻냐는 강론이 마음에 남습니다. 일터에서 부딪히는 사람이 있었는데.

 

 

< 춘계재 토요일 감사성찬례 - 2월 24일 >
복음 - 마태16:24~27
제1독서 - 출애 19:3~8
시편 15
제2독서 - 1베드 4:7~11

 

신자들의 소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새싹이 나고 꽃이 필 봄을 앞두고 이런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네요.
3학년이 되는 성공회 신학생들이 참석해서 찬양이 꽉 찼던 예배.

 

오후에는 비메님들과 함께 정동 돌며 누렸던 즐거운 시간들. 주교좌 성당에서 '인턴쉽'을 하고 있는 성공회 신대원생의 설명도 짱이었죠 ㅎㅎ
주교좌성당 모자이크도 가까이서 보고 글자들과 그림 속 상징도 알게 되었고, 지하성당에서 대성당으로 이어진 나선형 계단고 올라가 보고.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35958063138616 : 정동제일교회, 배재학당, 이화학당, ...

 

 

< 사순 2주일 - 2월 25일 >

복음 : 마르 8:31~38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신앙고백을 멋지게 한 후, 예수의 죽음을 막는 베드로.

사람이기에 하느님을 안다는 것이 불완전할 수밖에 없겠죠. 신앙의 길에서 자기 십자가를 제대로 알려면 두 개의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할 듯.

- Where are you?

- Why are you here?


오후에 있었던 성공회 '삼총사' 신부님 퇴임 감사예배. 성무일과의 저녁기도 형식을 경험했습니다.
제1독서 후의 성모마리아 성가, 제 2독서 후의 성 시므온 성가를 부른 것도 독특했습니다.
이정구 신부님의 유머와 아픔을 담은 축사(또는 격려사)도 재미있고 감동이 있었습니다. 이정구 신부님이 내년에 은퇴하면 함께 '작당'을 한다고 했는데 궁금하고 기대가 되네요 ㅎ
인생의 한 부분을 마무리하는 시간. 내가 그동안 해왔던 작은 매듭과 앞으로 할 마무리는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네요~

해가 기울면서 제대쪽에 회랑 벽에 스테인드글래스로 들어오는 햇빛이 벽을, 모자이크를 예쁘게 색칠하는 것도 기억에 남네요.

 

 

< 3월 첫주 토욜 아침 예배 - 3월 3일 >

복음 - 루가 15:1~3, 11~32
제1독서 - 미가 7:14~15, 18~20
시편 15


보름달 보며 교회 올 수 있었네요.

돌아온 탕자(둘째 아들)를 맞이하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 그 모습을 불편해하는 형. 둘째 아들처럼 용서 받은 후에, 아버지처럼 용서하고 받아들이지 못하고 형처럼 비교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본 시간.


아침예배 인원, 신기록 달성하지 않았나싶고. 예배 후 애찬, 북카페도 북적북적.
한쪽 구석에서 나누었던 김대묵 신부님과의 즐거웠던 수다 ㅎ

 

p.s. 오후에 정돌길 돌다가 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본 덕수궁과 성당, 멋진 경치!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42391629161926

 

 

< 사순3주일 - 3월 4일 >
복음 - 요한 2:13~22

 

9시 감사성찬례. 대연도의 기도 내용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문득 들었던 예배.

예수로 말미암아 성령이 거하는 성전이 된 성도. 그곳에 기도, 예배, 치유가 있을까 '장사'가 벌어지고 있을까?

 

p.s. 사순1,2주일에는 순행 없이 신부님들이 제대 앞에 무릎꿇고 시작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순행해서 제대 앞으로. 지지난주 내 기억의 착각일까, 아니면 사순 주일마다 전례 형식이 다른 걸까?

 

 

< 3월 둘째주 토욜 아침 예배. - 3월 10일 >
복음 - 루가 18:9~14
제1독서 - 호세 5:16~6:6
시편 - 51:1~2, 16~19

 

이제는 교회 오는 길이 밝아졌네요, 지난주까지는 어두웠는데.

세리의 기도, 과거의 잘못된 시간이 은총으로 변한다는 유상신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면서, 일주일 동안 까칠하게 대했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나의 시간을 돌아본 시간.

 

각 지방 사투리에서 시작해서, 해안과 섬 지역의 여성의 영향력, 제주도의 설문대할망과 영등할망과 같은 여성신으로, 그리고 지금까지 발굴된 가장 오래된 신은 여성이라는 것과 바울이 가장 힘들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에페소 선교(가장 오랜 기간 머무름), 그 도시의 신이 아르테미스 여신이었고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 '성모 신심'이 부각되었다는 얘기들을 하다가 로마의 수세식 화장실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끝난 '짧았던' 애찬시간 ( '알쓸신잡' @ 북카페, with 김학윤 신부님, 유상신 신부님, 주성식 신부님 )

 

처음 들어가 본 '안식의 집'

 

 

< 사순 4주일 장미주일 - 3월 11일 >
복음 - 요한 3:14~21

 

회사 갔다가 오후 6시 감사성찬례 참석.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해서 그 아들을 보내 구원하기를 원하셨다는 익숙한 본문. 그 은총을 마음에 새겨 삶 속에서 빛을 따라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p.s. 세례자요한 성당 제대 앞의 꽃이 장미주일이라서 그런지 장미네요.
http://viamedia.or.kr/2017/03/11/2711 : 장미주일

 

 

< 3월 셋째주 토욜 아침 감사성찬례 - 3월 17일 >
복음 - 요한 7:40~52

제1독서 - 예레 11:18~20
시편 7:1~2, 9~11

패트릭 성인 축일. 16세 때 해적에 잡혀 아일랜드로 갔다가 20세 무렵 탈출. 신부가 되어 다시 아일랜드로 가서 선교활동.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_%ED%8C%8C%ED%8A%B8%EB%A6%AC%EC%B9%98%EC%98%A4_%EC%B6%95%EC%9D%BC

 

유대인들 사이에서 생긴 예수에 대한 갑론을박. 잘못된 정보, 선입견은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최용준 신부님의 강론에서 나왔던 '귀 소문 말고 눈 소문 하라'라는 속담이 와 닿습니다.

 

- 어떤 사람들 :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있겠는가? 성서에도 그리스도는 다윗의 자손으로 다윗이 살던 동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리라고 하지 않았느냐?"

 

- 경비병 : "저희는 이제까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 바리사이파 사람들 : "너희마저 속아 넘어갔느냐? 우리 지도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 중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를 믿는 사람을 보았느냐? 도대체 율법도 모르는 이 따위 무리는 저주받을 족속이다."

 

- 니고데모 : "도대체 우리 율법에 먼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거나 그가 한 일을 알아보지도 않고 죄인으로 단정하는 법이 어디 있소?"
- 바리사이파 사람들 : "당신도 갈릴래아 사람이란 말이오? 성서를 샅샅이 뒤져보시오. 갈릴래아에서 예언자가 나온다는 말은 없소."

 

예배 후 애찬. 입자에서 우주까지 이어지는, 물리학 얘기를 통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수다. '알쓸신잡1 @북카페'

9시부터 시작한 성당 대청소. 가보지 못한 여기 저기를 돌아본 기회 ^^
사제관에서 커피 한잔, 그리고 1932년에 시작된 용금옥의 추어탕 맛보기(이선덕 회장님의 한 턱).
식사 후 '알쓸신잡 2 @사제관' - 근현대, 조선시대, 고려시대, 초대교회 시대를 오가면서 궁궐, 건축, 유교, 신경, 기도서 등등...

 

 

< 사순 5주일 - 3월 18일 >
복음 - 요한 12:20~33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수가 말하는 '영광'은 요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네요. 삶 속에서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걸까요? 일주일 동안 일터와 가정에서 그 '영광'을 볼 수 있을까요?

 

 

< 3월 넷째주 토욜 아침 감사성찬례 - 3월 24일 >
복음 - 루가 1:26~38
제1독서 - 이사 7:10~14
시편 40:5~10
제2독서 - 히브 10:4~10

 

성지/고난주일과 겹쳐서, 올해는 3월25일인 성모수태고지 축일을 24일로 옮겨서 기념한다고 합니다.
성지/고난주일을 맞이하기 위해서인지 제대 앞의 장식이 청솔가지, 붉은 장미, 십자가, 가시입니다.

 

천사가 알려준 소식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설명을 듣고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대답하는 마리아.
주낙현 신부님이, 겟세마네 기도를 얘기하면서, 예수는 천상 마리아의 아들이 맞다고 합니다 ㅎ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 루가 22:42 )
그리고 천사가 마리아에게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하는 것과, 예수가 부활 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한 것을 포개어 놓습니다.

 

세상에서 예수님을 품고 산다는 것이 많이 힘들죠. 그래서 성도는 항상 선행할 힘을 하느님께 구하는 기도의 마음을 품어야 할 것 같네요.
마리아를 위해서 하느님이 요셉과 엘리사벳을 이어주었듯이, 예수의 길을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함께 할 사람들을 붙여 주지 않을까요? 저에게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이제 성공회에서 만났고 만날 사람들이겠네요.

 

p.s. 이전에 읽었던 요셉에 대한 글이 떠오릅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
http://viamedia.or.kr/2018/03/10/2883 ( 성 요셉 - 보호와 퇴장의 신앙 )

 

p.s. 예배 후 애찬 때 '알쓸신잡 @북카페' 고정 멤버였던 사람들이 안보여 아쉬움, 무슨일 있나 걱정도...

 

p.s.'고맙습니다'(알마), 올리버 색스의 마지막 에세이 네 편을 모은 책. 삶의 끝에서 자신을 이렇게 관조할 수 있는 것도 복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글 제목 'Sabbath'처럼 편히 쉬고 있기를.
올리버 색스는 제주 여행하면서 알게 된 뜻밖의 만남이었네요 - 게스트하우스에서 주울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
http://ya-n-ds.tistory.com/2937 ( 올레마무리 - 다섯째날 )

 

자서전인 '온 더 무브'를 읽으면서 다른 책들도 읽고 싶어졌죠. 만났던 환자들 얘기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병과 증상을 소개함으로써 세상이 그들에게 좀더 관심을 갖게 해주었겠네요, 같은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연대감을 주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위한 '선한 벽돌 한장' 쌓은 게 아닌가 싶네요.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725278.html : “삶의 마지막에 떠오른 모든 생각이 고마운 생각이길”

 

 

< 성지/고난 주일 - 3월 25일 >
복음 - 마태 26:36~27:60, 마르 14:1~15:47

 

이번주일은 지난주까지 있었던 대연도 대신 십자가 순행으로 시작. 보라색 천으로 싸인 십자가, 제단쪽 십자가 그렇고.
색깔은 자색에서 홍색으로. 뮤지컬 느낌의 수난복음. 인물들이 등장할 때마다 잠시 감정이입 - 나였으면 어땠을까?

 

- 겟세마네에서 기도하는 예수
- 거짓증거를 모으고 예수의 뺨을 때리고 침뱉고 주먹질하는 대사제와 의회의원들
-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
- 은전 30개를 성전에 던지고 목을 매는 유다
- 예수 대신 바라바를 풀어주는 빌라도
- 예수를 희롱하는 총독의 병사들
- 예수의 십자가를 지고가는 키레네 사람 시몬
- 십자가에서 내려와보라며 조소하는 사람들
-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라고 한 백인대장
- 예수의 시신을 자기 무덤에 모신 아리마테이 사람 요셉
- 예수의 죽음을 지켜보는 여자들, 막달라 마리아, 야고보와 요셉의 어머니 마리아, 제베대오 아들들의 어머니

 

성찬례 때 받은 성지(聖枝). 내년 재의 수요일까지 조금씩 시들어갈 때, 나 자신을 돌아보는 도구가 되기를~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65831196817969

 

11시 예배 전의 성지 축복식과 성당 주위를 도는 순행을 잠시 봄. 환호 뒤에 있을 예수의 죽음, 그리고 부활. 오늘 읽은 수난복음에서처럼 각 사람마다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래서 행동이 달랐죠.

 

p.s. 점심 먹은 후 집에 가려는데, 그레이스 카페에서 비메님들이 부릅니다. 잠시 트랩되어 4월 21일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함께 갈 서울나들이 이야기. 한달 동안 체력을 길러야 할 듯 ^^;
작년 행사 때 짝꿍이였던 두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겠네요 ㅎ 많이 컸겠죠?
http://ya-n-ds.tistory.com/2888

 

p.s. TV에서 본 중용 23장 구절;
其次致曲 曲能有誠 誠則形 形則著 著則明 明則動 動則變 變則化 唯天下至誠 爲能化

 

p.s. 곳곳에서 들이는 꽃들이 봄노래~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65823243485431

 

 

< 성목요일 - 3월 29일 >
복음 - 요한 13:1~17, 31~35

 

제자들과의 마지막 저녁식사, 빵과 포도주로 새로운 언약을 세우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면서 섬김과 사랑이라는 계명을 몸으로 보여줍니다.

 

성목요일의 감사성찬례는 말이 필요없이 행함으로 몸에 기억하는 것이라는 주성식 신부님이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몇 해 전에 '주군의 태양'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신앙이 몸에 기억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성공회에서는 전례가 '아남네시스(Anamnesis)'의 도구겠죠.
http://ya-n-ds.tistory.com/1882 ( 주군의 몸이 기억하는 것 )

 

세족례 시간. 최용준 신부님과 인연이 닿았네요. 제 발이 씻기는 동안 신부님을 위해 기도를 합니다.
평화의 인사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 유다의 입맞춤 배반을 생각해봅니다 - 유대인의 환호와 등돌림, 예수와 함께 기도하지 못했고 달아나버린 제자들, 예수를 부인하는 베드로까지.

 

성찬 후에 제대보를 걷네요. 그리고 제대쪽의 불들이 꺼집니다. 예수의 그날 밤을 떠올리나 봅니다. 제대 옆 기둥에 걸려 있는 성모 마리아와 니콜라 성인의 성화도 보라색 천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의미를 생각하면 성당 앞쪽의 모자이크화들도 가려야하겠지만 너무 커서 할 수 없는 듯.


성체를 모시고 가는 순행. 뒤를 따르며 찬양을 합니다. 제자들도 찬미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올리브산으로 갔죠.

성당 옆문에서 촛불을 들고 어두운 세례자성당 안으로. 성체를 봉안한 후 한사람씩 촛불을 제대 앞에 놓으며 기도를 합니다.
그날밤 제자들은 졸고 예수를 버리고 달아났는데, 나는 삶 속에세 예수와 함께 기도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

 

작년에 참여했던 성금요일 아침 주의 수난예식을 잠시 떠올리며 오늘 예배와 이어봅니다.
비아메디아 기초과정에서 배운 것으로는 '카이로스'가 하나 더 채워졌고, 심화과정에서 들은 것으로는 '신화적인 층'인 한겹 더 쌓였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ㅎ

 

 

< 성토요일 노래로 드리는 저녁기도 - 3월 31일 >
제1독서 - 애가 3:37~58
제2독서 - 로마 8:1~11

 

성가대석에서 모여 드린 저녁기도. 느낌이 다르네요.
침묵 속의 순행. 이어지는 시작 송가.
제1독서 후의 성모마리아 송가를 부를 때 제대에 분향
제2독서 후의 와 성 시므온 송가.
성모마리아 송가와 성 시므온 송가가 복음이 되네요.

 

평화를 위한 기도 후 잠시 침묵 시간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해봅니다. 보호를 구하는 기도 후에는 하루를 지내면서 안전하게 지켜 주심을 감사합니다.


p.s. 저녁기도 시작할 무렵, 어두운 대제대 위에 있는 성스테파노, 성사도요한, 성모마리아, 성이사야, 성니콜라스 모자이크화에 스테인드 글래스로 들어온 한 줄기 빛이 가운데를 비춥니다.

 

p.s. 저녁기도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73592329375189

 

p.s. 기도 후에 저녁 먹으러 미당순두부 찾아갔는데, 토일은 휴무 ^^;
봄맞은 청계천 풍경이 경쾌하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73598339374588

 

 

< 부활밤 예식 - 3월 31일 >
복음 - 마르 16:1~8
서신 - 로마 6:3~11

 

교회 마당에서 새로운 불에 옛것을 태우고 부활초에 불을 붙여 순행하는 것으로 예식이 시작.

 

부활찬송, '밤의 찬미'로 다가옵니다. 과월절의 밤, 홍해를 건넜던 밤, 그리고 이제는 주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새로운 생명을 얻게된 밤. 구약과 신약을 이어 오늘 이곳에 미치는 하느님의 은혜.
"복되어라, 이 밤이여. 하늘과 땅이 결합하고 인간이 하느님과 화해하는 밤이로다."

 

말씀의 전례 시간. 작년과는 다르게(긴가민가) 천지창조, 홍해, 구원, 하느님을 찬양하는 송가가 있네요.
마지막 성가 후에 어둠 속에서 침묵하고, 종과 함께 영광송을 부릅니다. 불들이 켜지고 여러 소리가 성당을 채웁니다. 정말 '난리'가 났습니다 ㅎ

 

주낙현 신부님이 복음 강론. T.S.엘리엇, 존 던, 존 스타인백의 글을 가져와 부활의 신앙(삶)은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면서 새사람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고 환대하고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http://viamedia.or.kr/2018/03/31/2890 ( 부활의 증인 - 역사의 기억으로 연대하는 교회 )

종종 '하느님의 용서'를 '신분세탁' 정도로 사용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기독교인을 보게 되는데,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때론 나의 옛모습을 '기억'해보고 현재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겠죠.

 

세례성사.

신부님이 세례자에게 세례초를 주면서 하는 말 - "그리스도의 빛을 받으시오. 그대는 어둠에서 빛으로 나왔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시오."
그리스도인들이 이 말을 늘 기억하면서 살아가면 좋겠네요.

 

세례 후 신부님들이 성수를 뿌리면서 성당을 돌며 즐거운 평화의 인사를 나눕니다. 물 맞은 사람들, 잠시 애들로 돌아갑니다 ㅋ

 

예배 후 성당을 나오니 보름달이 있습니다. 토욜 아침 예배 후의 '알쓸신잡' 시간에 친해진 교우와 함께 달을 보면서 담소. 같이 2호선 타고 오면서 빵도 나눠 먹고, 4월 8일부터 시작하는 비아메디아 기초과정 신청하라고 '전도'~

 

p.s. 강론대 천, 보라색으로 시작했던 사순절기가 성지/고난주일의 붉은색을 지나 흰색이 되었네요.

p.s. 부활밤 예식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73608189373603

 

 

< 부활대축일 - 4월 1일 >
복음 - 마르 16:1~8

 

9시 예배. 9시 30분에 세례자요한 성당에서 영어로 예배드리는 회중이 부활주일에 함께 예배를 드립니다. 작년에는 한국인들만 참여하는 11시 예배를 드렸죠.
예배순서도 영어와 한글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전례문 비교를 해보니 조금씩 다른 부분이 보이는데, 영어가 좀더 쉬운 문체와 긴 설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인 것은 영어를 기본으로 하면서 중간중간 한국어로 진행됩니다, 특이하네요.
1독서는 영어로, 2독서는 한국어로.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도 한 주제는 영어로, 다음 주제는 한국어로 번갈아 가면서.
성찬기도 중에 한국어로는 신부님이 말하는 부분 중 빠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광고도 영어와 한국어로.
기본적인 전례의 틀이 있어서 그런지 이렇게 해도 예배가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봉헌을 하는데 아이 하나도 헌금바구니를 들고 봉사자로 참여합니다 ^^
영어 예배 형식이 조금 더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입니다.

 

전례 중심의 교회는 부활밤 예식에서 기쁨을 한껏 발산시켜 버려서인지 부활절 주일예배는 다른 주일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재의수요일에서 시작한 사순절기의 여정을 마치면서, 어쩌면 매주일이 부활절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평범하게' 1년의 삶을 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작년에는 부활절이 세월호 3주기였습니다. 올해는 이틀 뒤가 제주 4.3 70주기입니다. 그곳에 아픔이 보듬어지는 '부활'이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http://ya-n-ds.tistory.com/3080 ( 제주 4.3 희생자 70주년 추념식 )
http://ya-n-ds.tistory.com/1376 ( 제주 4.3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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