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빨간날이 넉넉했던 추석. 덕분에 채움과 여백을 누리며 푹 쉴 수 있었네요 ^^
전 주까지 우울했던 하늘도 한가위 달님이 활짝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센스.
뒹굴거리면서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주군의 태양' 연속보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는지라... '함 볼까?'
앞 부분은 못보고 12회, 13회.
태양을 도우려다 사고를 당하는 주군... 수술 도중, 코마 상태라고 해야하나, 암튼 태양과 눈이 마주치고 자신이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
주군을 살리기 위해 영매를 찾아가는 태양. 그런데 주군을 살리려면 주군의 기억 속에서 태양이 지워져야 한다는... 지난 일을 잊고서 주군이 살아납니다.
그런데... 머리는 기억하지 못하는데 몸은 신호를 계속 보냅니다. 주군은 그런 자신을 이상해하죠. 그 기억들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 ㅋ
머리에 남는 것이 종이에 쓴 것이라면, 몸이 기억하는 것은 바위에 새기는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확하게 생각이 나지 않은 영어단어 스펠링... 그냥 손으로 끄적이면 생각나는 경우가 있네요.
스트레칭을 하다가 딴 생각을 했는데 몸은 다음 순서로 넘어가 있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삶의 버릇, 습관이 무서운 이유일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성경 지식이 사라진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성경에서 얘기하고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동안 예수님이 얘기한 것을 소중히 여기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고 있었다면, 지식이 사라진 이후에도 내 몸은 나도 모르게 예수님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이라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베풀지 않았습니까?'
그 때, 내가 분명하게 그들에게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모른다. 악한 일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썩 물러나라.'" (마태복음 7:21~23)
"그 때 왕이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로부터 복을 받은 너희들이여, 와서 세상이 만들어질 때부터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해 준비하신 나라를 물려받아라.
내가 배가 고플 때, 너희는 내게 먹을 것을 주었다. 내가 목마를 때, 너희는 마실 것을 주었다. 내가 나그네로 있을 때, 너희는 나를 초대해 주었다.
내가 헐벗었을 때, 너희는 내게 옷을 입혀 주었다. 내가 아플 때, 너희는 나를 돌보아 주었다.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너희는 나를 찾아 주었다.'
그 때, 의로운 사람들이 그에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언제 주님께서 배고프신 것을 보고, 우리가 음식을 주었습니까? 언제 목마른 것을 보고, 마실 것을 주었습니까?
언제 나그네 된 것을 보고, 우리가 초대하였습니까? 언제 헐벗으신 것을 보고, 우리가 옷을 입혀 주었습니까?
언제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또 아프신 것을 보고, 우리가 찾아갔습니까?'
그 때, 왕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 곧 너희가 이 형제들 중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 ( 마태복음 25:34~40 )
조금 다른 얘기지만, 몸에 남는 자국도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아브라함이 99세 때 하나님이 명령을 따라 행했던 할례... 화장실 갈 때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기다리지 못했던 일들이 기억나겠죠 ^^;
"아브람이 아흔아홉 살이 되었을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내 말에 복종하며 올바르게 살아라.
내가 너와 언약을 세워 너에게 수없이 많은 자손을 주겠다." ( 창세기 17:1 )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하다가 얻은 엉덩이뼈의 상처... 절뚝거리면서 그 동안의 삶 속에서 자신이 간 길과 하나님이 다루었던 것들이 생각나겠지요.
특히 '사람뿐 아니라 하나님을 이기려고 했던' 모습들...
"그 사람은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쳐서 엉덩이뼈를 어긋나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람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날이 새려고 하니 나를 놓아 다오." 하지만 야곱이 말했습니다. "저에게 복을 주시지 않으면 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야곱에게 말했습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 대답했습니다. "야곱입니다."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네 이름은 이제부터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 네가 하나님과 씨름했고, 사람과도 씨름을 해서 이겼기 때문이다." ( 창세기 32:25~28 )
바울이 얘기한 '그리스도의 흔적'은 뭘까요? (갈라디아서 6:17)
그가 가지고 있던 병, 예수를 전하다가 얻은 상처들...? (고린도후서 11:23~27, 12:7 )
예수님은 그것만 봐도 바울을 알아보지 않을까요?
생각해 보니 추석 때 조카들과의 장난, 그리고 그 주일에 소년부 아이들과 짝을 지어 했던 율동... 이런 것들을 몸이 소중히 기억하겠네요.
추석 전날 북촌 한옥마을을 누비며, 추석 다음날 사당동에서 현충원까지 이어진 동작충효길을 걸으며, 그리고 토욜 석모도 해명산을 오르며 오감으로 느꼈던 것들~
'영적'이라는 말이 너무 많은 시대, '몸'에 새겨진 믿음을 찾아봐야겠네요.
p.s. 어느덧 2013년의 3/4이 지나갑니다, 수고했습니다.
한가위의 쉼을 통해 얻은 힘으로 나머지 1/4, 아름답게 매듭지으세염~
☞ http://youtu.be/lcbkCcCwdbg ( 수고했어, 오늘도 ♪ )
p.s. About '주군의 태양';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7500 ( <주군의 태양> 해피엔딩할 수 있을까? )
p.s. 오늘 발견한 박총님의 글 하나;
☞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1346 ( 늦었지만 낯익은 켈트 영성-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성 )
p.s. 옥성호님의 트윗 하나;
"여의도 한 커피집에서 "커피의 영혼을 담은 에스프레소"라고 적힌 커피를 마셨다. 뭐든지 "영혼", "영적"이 들어가면 사람은 훅 낚인다. "설렁탕의 영혼을 뽑아낸 국물맛"이라는 광고에 속지말자. 무조건 영혼, 영적....갖다붙이는 말에 넘어가지 말자."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