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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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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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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02:20

☞ https://ya-n-ds.tistory.com/4354 ( 둘째 날, 셋째 날 )  

# 9월 18일 (달) 
No모기, No코골이, 푹 자고 일어납니다. 
라운지에 내려가 오전 에너지 충전 - 토스트, 잼, 커피, 쥬스, 녹차. 

잼난 글귀 발견 - Behind Every Successful Person Is a Substantial Amount of Coffee 
터미널 가는 길, 파란 하늘에 희디흰 구름이 몽실뭉실, 한라산도 깨끗하게 보이고. 오늘은 자외선을 걱정해야 할 듯.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7NnmDxNxb6TgoYAkViBnEkNPRsa17yMGJyZ8G9ssMPNFsW1CXFgTwZ4YpRAaXscKl : 아침 풍경  

07:30 240번 버스 타고 어리목으로. 맑게 갠 하늘 아래 풍경들이 멋지네요. 
08:20 어리목 정류장 도착. 앞에 있는 화장실에 잠시 들릅니다. 옥상을 전망대처럼 만들어 놓았네요. 올라가는 계단은 산행 마친 사람들이 버스 기다리면서 쉴 수 있는 자리로 사용할 수도 있겠네요. 

어리목 탐방 센터까지 가는 길. 어제 온 비로 곳곳에 물길이 생겼나봅니다. 햇빛이 강해서 우산을 써봅니다. 어제 젖은 비도 말릴 겸~ 
가을을 준비하는 억새와 버들강아지, 얽히고 설킨 가지가 독특한 나무, 다양한 모습의 초록들이 반겨주네요.  

산행 시작. 해발 970m. 
조용한 산길, 새소리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흐르는 물 소리, 지금까지 어리목으로 내려오면서 만나지 못했던 풍경. 
햇빛을 가려주는 숲길, 시원합니다. 아침 9시인데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5시에 출발했다고 해도 윗새오름까지 왕복 4시간만에? 
해발 1000m, 윗새오름까지 740m 더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짐 싣고 가는 모노레일, 반갑고 재미있고. 물길 위를 지나가는 모노레일 선로, 난장이 나라의 철교 같네요. 물, 이끼 덮인 바위와 나무, 아주 오래된 기억이 새겨져 있는 느낌. 
가파른 돌계단이 이어져서 힘든 코스.
어느덧 저 앞에 하늘이 보입니다. 숲길이 끝나고 키작은 나무와 수풀, 데크길이 나타납니다. 사재비동산에 도착했나 봅니다. 콸콸 나오는 물을 받아 시원하게 한 잔. 세수도 하고. 

앞에서 들리는 기계 소리, 조금 가 보니 예초기로 주변 풀들을 열심히 정리하는 한라산 관리원들이 보입니다. 사람들은 걸어서 오고 모노레일로 장비들을 옮겨 왔을까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5KRUPCpC3SowPdh4KSfj3kwgwQKCcwFBVFGZAhZ2aKsj2xhUE2YYxFbBSFjPvLQEl : 어리목~사재비동산 
 

너른 평원과 그 위로 솟아 있는 분화구 절벽, 눈과 마음이 확 트이는, 이쪽 코스의 백미죠. . 길가에 작은 꽃들이 점점이 피어 있고 그 주위에 나비들이 여유롭습니다. 
엉겅퀴 꽃을 찾아 다니며 매우 바쁘게 움직이는 것도 있네요. 벌인가? 날개짓이 벌 같지는 않고 입과 꼬리 부분, 몸짓이 벌새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자세히 보니 새는 아닌 것 같고. 찾아보니 '꼬리박각시'. 
푸릇푸릇한 주목들, 기후 위기를 생각하면, 제 명대로 살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뒤를 돌아보면, 오름 뒤로 하얀 구름이 샤방샤방. 길 도중에 작은 물길들을 만나 건너고. 

 

길동무가 생겼습니다. 울산 출신인데 1년 전 제주도에 정착했다네요. 집도 사고 일자리도 찾고 차도 캠핑카로 개조해서 등록하고. 김녕에서 제주시로 출퇴근. 
어제는 어리목 근처에서 차박, 밤에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새벽에 별이 보여서 다행. 오늘은 산행 후에 잠시 자고 밤 근무한다고... 헉걱 ^^; 
한라산은 한달에 한번씩 코스를 바꿔가며 오는데, 확 트인 어리목 코스를 좋아한다고. 

만세동산 전망대, 사방으로 멀리까지 가을 맑음 풍경이 다가옵니다. 
윗새오름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흐려집니다. 안개가 피어 올라 한라산 정상을 가리기도 하고. 뒤쪽 풍경과 대비되네요. 
윗새오름 대피소, 매점이 없어져서인지 깨끗해졌습니다. 쉬면서 가져온 간식으로 배를 달랩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idRLd5dN6KRDgJQbiWefEns6iTsn4MusZ5AAK62gCZAgNvvkRGrgEgWMgxdDdZwYl : 사재비동산~윗새오름 

 

구름이 점점 짙어지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 제법 오네요.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지나가기를 기다립니다. 
20분쯤 있으니까 비가 그치고, 길을 나섭니다. 조금더 올라가다 내리막길. 한라산 분화구벽을 동쪽에서 남쪽으로 돌아가며 가는 길, 벽면의 굴곡을 볼 수 있죠. 한창 맑아졌다가, 대피소로 가는 내리막 계단에 다다랐을 때 다시 흐려지고, 벽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안개가 정상을 가렸다가 사라지기를 반복, 그 흐름이 신비로움을 자아냅니다. 그 모습에 취해서 걷다보니 어느덧 분기점.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EktkPBJPxdoMihuu9YdS9Wxv36FaX9G74deYPff8XhQ2zaVd7wnJBbMwZHjDGeA5l : 윗새오름~남벽분기점 

다시 날씨가 맑아지고 평원의 내리막길을 걸어갑니다. 정상에서 부드럽게 내려오는 성판악 방향의 능선과 그 너머 하얀 구름이 겹쳐진 풍경, 그 사이 봉우리는 구름을 둘렀다 풀었다, 썼다 벗었다를 하네요.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합니다. 물길과 물 고인 곳이 올라올 때보다 더 많습니다. 

넓은드르 전망대, 날이 좋은면 서귀포 앞바다 풍경이 보인다는 설명, 그러나 지금은 구름이 앞을 가렸습니다. 섶섬, 문섬, 범섬이 펼쳐지면 짱일 텐데. 

구릉이 끝나고 이제 숲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돌길, 비온 뒤 미끌어지기 쉬울 수도. 비가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 
평궤대피소, 전망대가 있는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주위 풍경이 보이질 않습니다. 수분과 당 보충~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VfxRRj9SB8P8pHbwSC37y7EBu4ZDZKxAD4KyPen4u91vg4MURQbzVtTeNAuyoqbwl : 남벽 분기점 ~ 평궤 대피소 

 

오락가락 하는 비. 나무들이 막아줍니다. 하지만 내리막 돌길은 미끄러워 스틱을 꺼냅니다. 지루하게 아래로 이어진길, 발바닥도 아프고, 흙길이 나타나기를 빕니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한걸음씩. 
한 뿌리에서 나온 세 개의 가지가 땅을 기다가 위로 자란 신기한 나무. 이런 깜짝 풍경이  단조로움을 덜어 주네요. 

 

한라산 둘레길과 만나는 곳 지나서 서귀포 앞 바다 섬들을 볼 수 있는 곳이 나옵니다. 넓은드르 전망대에서 봤어야 할 풍경을 여기서 보네요. 
길고긴 돈내코 코스가 끝났습니다. 해발 500m까지 내려와야 해서 다른 한라산 코스보다 길었네요. 드디어 성판악, 관음사, 영실, 어리목, 돈내코까지 모든 입구를 통과~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tzBhRxRb43yWahLerQsgaJ2PnunLRTwMpC4xp5XNt5tjLrfZjM6cDsJjHKc9k9mul : 평궤대피소 ~ 돈내코탐방안내소 

버스 타러 가는길, 이쪽은 공동묘지 지역인가 봅니다. 천주교, 개신교, 여러 문중들, 그리고 충혼묘지까지. 

611번 버스 타고 서귀포로 나와 281번으로 환승해서 제주시청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 갈아타고 동문시장으로. 골목에 있는 가게에서 영양 보충 위해 몸국 먹으려고 했는데... 영업 종료. 저녁 8시 정도인데 빨리 문을 닫네요. 숙소로 가는 길에 동네 밥집에 들어갑니다. 잔치국수, 양도 많고 반찬도 여러 가지. 
게스트하우스. 오늘은 방이 꽉 찼습니다. 샤워하고 잠자리로. 내일은 여유있는 일정. 

 

 

# 9월 19일 (불) 
일찍 눈이 떠집니다. 잠은 푹 잤네요 ^^ 
샤워 하고 간단한 아침, 배낭에 남아 있는 먹거리 털어 냠냠. 

맞은 편에 앉은 여행객과 수다. 지난 금요일과 어제 이틀 휴가 내고 왔다가, 오후에 출근해야 해서 오늘 아침 7시 30분 비행기 타고 대구로 돌아간다네요. 제주가 접근성이 좋고 혼자 여행할 때 숙박할 게스트하우스도 많아 자주 온다고 합니다. 사과 하나를 나눠 반쪽을 건네시네요. 
이야기 하다 보니 일반적인 대구 사람들과는 정치와 사회를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고향 사람들의 일방적인 국힘 사랑을 답답해 하면서. 이전에 대구에서 '근대역사관' 들렸다가 생각한 이야기를 했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 '대구에 '현대' 역사관을 세운다면 그곳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 https://ya-n-ds.tistory.com/3581 ( 대구 근대역사관 ) 

 

영국에서 온 손님이 옆에 앉아 간단한 아침을 먹습니다. 랩에 싸인 오이를 꺼내 바로 얇게 썰어 빵 사이에 넣어 먹네요. 
대구 손님이, '한 번 물에 씻어서 먹으면 좋을 텐데'라고 말을 흘립니다, 한국어로. 오이들은 이미 빵과 함께 입 속으로~
한라산에 대해 관심이 많네요. 어제 산행을 영어 단어를 이리저리 끌어 모아 이야기했더니 눈이 반짝&초롱. 지난 금요일 게스트하우스의 독일 사람들도 그랬죠. 그러고보니 어제도 산에서 외국인들을 꽤 많이 만났습니다. 

8시 넘어 짐 싸서 출발. 하늘이 맑습니다. 터미널에서 252번 버스 타고 유수암리로. 
박용성 신부님으로부터 전화, 벌써 도착해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다면서 언제쯤 도착하는지 물어서, 20분 정도 더 걸릴 것 같아 도착해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겠다고 이야기. 
유수암상동 정류장. 마을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건물이 그리 많지 않고 조용한 곳 같네요. 찻길따라 걸어가는 길, 하늘과 밭이 아름답네요. 
노란 지분과 둥그런 풀밭이 인상적인 마을, 커다란 로터리를 따라서 건물들이 배치된 것처럼 보입니다. 
편의점 옆 파라솔 공간, 박 신부님이 두 분과 차담 중. 광명교회 민숙희 신부님과 파주교회 수산나 교우님. 수산나 교우님 의자 옆에 달라붙어 포즈를 잡고 있는 냥이가 귀엽네요 ㅎ 
잠시 함께 이야기 나누다가 교회로 갑니다. 

제주우정성당, 축성식 준비로 마당에 그늘막과 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일찍 오신 분들이 앉아 있습니다. 티를 맞춰 입고 안내를 하는 제주교회 교우님들의 표정에 기쁨이 가득합니다. 
깜놀, 이경호 주교님, 박성순 신부님, 루시안 교우님을 서울이 아니라 제주도에서 만나다니 ㅎ 

성당 안 구경, 작고 아담하네요. 앞으로 교인들이 늘어나서 공간이 모자라 증축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낯익은 분들이 꽤 있습니다. '만남의 광장'이 되었네요. 주일에 만났던 교우님들과도 다시 재회 ^^ 
축성식 시작. 순행 후 교회 문을 주교님이 지팡이로 치면서 문을 여는 게 인상적입니다. 
이어지는 감사성찬례, 마당에 있으니 안의 예식이 보이지 않고 소리로만 들으니 조금 답답. 
( 녹화 영상이 올라왔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k6wXNCptnkw : 제주우정성당축성 감사성찬례 ) 

 

축성식 마치고 연회장으로 이동. 뒷자리에 마당에서 잠시 인사를 나눴던 거제교회 유명희 신부님이 계셔서  말동무를 합니다. 그동안 페북 글과 사진으로만 알았죠. 언제 거제도 여행갈 때 거제교회에 가보고 싶었는데 이제 좀더 편하게 들를 수 있겠네요 ^^ 

제주에 와서 호텔 운영을 하는 성공회 교우님이 축성식 이야기를 듣고 장소와 점심을 제공해주셨다고. 
제주성당을 짓는데 힘을 모았던 한국과 일본의 주교님들의 덕담. 축하공연들. 
박준헌 신부님은 결혼 청첩장을 돌립니다. 신부님들이 모이는 이런 자리가 안성마춤이겠죠~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KDqXQhekPycRZgPVMTnesvRyZ3AEzfiYTJhUSiNMEnf8SPEJTPacy1mtmqb6NWB2l : 제주교회 축성식 

 

모든 순서가 끝나고 헤어질 시간. 크리스&요한 교우님이 태워다 준다고 해서 동문시장으로. 제주 한달 살기 즐겁게 마치고 서울에서 보기로 하며 바이바이. 
시장을 둘러보고 회사, 교회, 집에 풀어 놓을 과즐을 사서 공항으로. 30분 정도 늦게 와도 될 타이밍. 일찍 도착하니 창가 좌석이 있네요. 제주 공항에 전망대가 생겼습니다. 올라가서 공항 구경. 

 

오늘도 거의 꽉찬 좌석. 코로나 동안 힘들었던 항공사들이 날개를 피나 봅니다.
이륙, 깨끗한 하늘, 선명하게 보이는 아래 경치. 구름 위로 올라가 햇빛에 빛나는 구름 바다를 보며 날아갑니다. 
해가 지고 수도권의 골프장 조명들이 켜지네요. 서울도 도로와 집들에 불빛들이 늘어나고... 착륙. 
다이나믹했던 4박 5일의 '리부트'가 사고 없이 마무리. Thanks, God! 
여행에서 얻은 에너지로 내일부터는 일상으로. 밀렸던 일들이 기다리고 있겠죠 ㅋ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UXfQcVJjKu58CQRE9X7VqpD3Csay2gB7dAZJvuvSfNkuDLFLv5c6DJqDnMqh4eMDl : Come Back Home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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