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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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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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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00:00

찬 기운에 일찍 눈을 뜹니다. 난방기가 있기는 한데 오래된 건물이라 단열이 안되어 그런지 웃풍이 만만치 않네요. 전기장판 덕에 이불 안은 따뜻. 이중창이 아니라서 차 소리도 잘 들리고 ^^; 다시 잠을 청합니다.  

어제 걸으면서 쌓였던 피로는 거의 다 풀린 듯.
http://ya-n-ds.tistory.com/3350 ( 2019년 첫 여행 - 둘째날 )


아침 7시 아침감사성찬례를 위해 맞춰놓은 휴대폰이 떨립니다. 간단하게 씻고 밖으로. 바람이 많이 차갑습니다, 바닷가라 그런가요?

광복로삼거리에서 광복중앙로로 갑니다.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청소차, 물류차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큰길가에 절이 있네요, 대각사. 법당 앞에 세상 편하게 옆으로 누워 있는 불상, 달님도 재미있는 듯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대청로를 건너니 좁은 골목에 불 들어온 교회 안내판이 보입니다. 건물이 컴컴하네요, 아직 아무도 오지 않은 듯. 하임 전도사님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곧 도착한다고.
잠시 후 박동신 주교님과 사공병도 신부님 등이 도착합니다. 작은 회의실, 미리 내려놓는 커피향이 좋습니다. 주교님의 집례로 일곱 명이 드리는 예배.

 

# 1월 26일 (토) 아침 감사성찬례
마르 3:20~21
시편 47:1~8
히브 9:2~3, 11~14

 

디모테오와 디도 성인 축일. 순교자들이라서 그런지 전례색이 붉습니다.
친척들은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에 그를 붙들러 오고,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이야기하는 총체적 난국. 사방이 적입니다. 하지만 예수는 자기의 길을 가죠.
히브리서는 이런 예수가 대사제로 와서 사람이 만들지 않은 지성소에서 한번 몸소 속죄의 제사를 드렸고 성도들이 하느님을 섬길 수 있게 했다고 증언합니다. 그렇기에 시편처럼 우리가 찬양할 수 있는 거겠죠.

 

어제 부산교구 인사이동이 마무리되었나 봅니다. 주교님의 뜻대로 된 것도 있고 안된 것도 있고... 인간이 보기에 불완전할 수 있지만 성령의 도움으로 부산교구 교회들이 더 살아나기를 바란다는 강론.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특히 지진으로 피해 입은 포항교회를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 기도문을 읽습니다. 북미 핵협상, 남북관계을 위한 기도, 간절하죠.
영성체, 사람이 적어서인지 집례자 주위에 둘러서 진행.

 

예배 후 애찬. 샐러드, 식빵, 계란부침, 커피, 구운 계란, 너무 맛있네요 ^^ 준비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한 교우님은 서울주교좌교회에 한동안 다녔나 봅니다. 저를 본 것 같다고 하네요.
주교님의 취미가 자전거타기인가 봅니다, 낙동강변을 달리면 좋다고. 새로 교무국 총무부장 될 분에게 자전거 하나 사라고 합니다. 그분은 그냥 피트니스 할 거라고 ㅋ
신부님들과 주교님의 대화, 동네의 친한 형님 아우들 같은 느낌이랄까... 이런 분위기 이어지면 좋겠네요 ㅎ

 

하임 전도사님이 예배당 안을 안내해 줍니다. 처음 지었을 때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중간에 필요한 공간을 확장했는지 건물이 대칭이 아닙니다. 앞선 성도들의 정성어린 땀과 손길이 묻어있네요. 제단 옆 날개 공간, 아담하고 아늑합니다. 여기서 소모임 예배를 드리면 좋을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60718928346 : 성공회 부산 주교좌교회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몸 씻고, 조식으로 나온 빵 한조각, 구운 계란 맛봅니다. 커피만 있는데 우유도 있으면 좋겠네요. 구운 계란은 조금 오래되었는지 너무 말랐고 질긴 식감입니다. 삶은 계란이나 치즈 정도가 낫지 않을까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60385595046 : 애플 게스트하우스 아침

 

배낭 챙겨서 다시 성당으로. 광복로, 골목골목 볼 게 많네요 - 부산근대역사관, 용두산 타워, 중앙성당, etc.
수제도너츠 쩡, 앙빵 베이커리는 나중에라도 들러보고 싶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66252261126 : 광복중앙로 풍경

 

주교님,신부님들과 작별인사. 사무실에 걸려있는, 주교님이 선물로 받았다는 족자, 마음에 여운을 남깁니다.
하임 전도사님과 함께 부산걷기 투어 시작. 보수동 책방골목. 6년 전쯤 와봤을 때와 그리 많이 변하지는 않았네요. 상점 이름 표지판이 같은 디자인으로 통일되고, 몇몇 조형물과 계단 그림 등이 눈에 띕니다.
https://ya-n-ds.tistory.com/1665 ( 부산을 걷다 )

 

임시수도 기념관 가는데 보수사거리에서 길을 잘못 생각해서 북쪽으로. 가다보니 이상해서 물어보니 몇 구역 지나왔습니다. 부용사거리에서 토성역 방향으로.
동아대학교 앞에 붉은색 벽돌 건물이 있습니다. 전도사님이 지나갈 때마다 궁금했다고 하면서 들어가 보자고 합니다.
일제시대 도청 건물로 지어진 것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곳곳에 그때의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유물들이 제법 많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입니다 ^^


'금조총(金鳥塚)', 금으로 만든 새다리가 나온(몸은 나무로 되어 썩었을 것으로 추정) 신라시대 무덤. 양산에서 발견되었는데 귀걸이, 팔찌 등의 부장품으로 보아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특이하게도 왕관이 나왔다네요. 시대, 무덤 위치, 부장품 등이 논리적으로 잘 맞지 않아 무덤의 주인공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근대관에는 독립투사들의 자취와 친일파들과 일본 관리들의 유물이 아픔과 분노를 자아냅니다.

순종효황후가 썼던 나전칠기 가구들, 그 솜씨가 멋지네요. 그밖의 다양한 재료로 만든 한국과 중국의 나전칠기들, 그 세계가 넓네요.
문득, 요즘 '나전칠기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손혜원님이 생각났네요 ㅎ
https://ya-n-ds.tistory.com/3298 ( 손혜원님 )

 

오늘도 길을 잘못 들었는데 덕분에 좋은 구경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72038927214 : 보수동 책방거리, 동아대학교 박물관, 임시수도기념관


임시수도기념관. 도지사 관저였다가 한국전쟁 때 '청와대'가 되었죠. 알쓸신잡에서 봤던 김성환님의 스케치가 그때를 생생하게 말해줍니다. 기념관 내부도 그때의 부산을 잘 담아 놓았습니다. 문 앞을 막아놓은 화장실, 소변기가 '청화백자' 느낌입니다.
기념관 뒤쪽에 그 당시 군대 막사를 이용해서 만든 교실 모형을 보고 나옵니다.
보고나니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도망친 이승만님이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았다는 사실에 조금 짜증이 납니다 ^^;
https://ya-n-ds.tistory.com/2162 ( 이승만님 )

 

부산대학교 병원 뒤편으로 해서 아미초등학교로. 높은 축대 위해 있는 학교, 안전망이 쳐있어서 좀 아찔합니다. 용두산 공원 뒤쪽까지 보입니다.
조금더 가다보니 '아미동비석문화마을' 안내판이 보입니다. 좁은 골목 계단을 올라갑니다. 낡은 집들이 사이로 좁은 길이 미로처럼 연결된 곳입니다. 받침돌로 사용된 비석도 보이고. '숨은 비석찾기'를 위한 대략의 위치가 표시된 사진이 있는데... 길이 복잡해 쉽게 찾지는 못하겠네요 ^^; 돌아보면서, 어느덧 부산의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지만, 이러한 주거환경에서 주민들이 계속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 가장 윗쪽 큰길. 전망대가 있습니다. 부산항도 보이고.

 

마을버스 다니는 길로 나와서 감천마을로 올라갑니다. 꽤 심한 오르막. 눈이라도 와서 쌓이면 대책이 없겠네요. 부산은 겨울에도 비교적 춥지 않고 눈이 적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감정초등학교 옆에 공용주차장이 붐빕니다. 횡단보도에서는 안내자들이 사람들이 길 건너는 것을 도와주고.
마을의 메인 도로는 먹을 것과 기념품점이 줄지어 있습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 마을의 알록달록한 집들이 한눈에 보이네요. 감천항도 보이고.

 

천주교 아미동 성당, 천국카페, 천국도서관, 흙을 구워 만든 친근한 성상들과 인형, 성당 안도 깔끔합니다. 전망도 좋아 감천마을에 와서 들려보면 후회하지 않을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77155593369 : 1/26(토) 아미동 비석마을, 감천문화마을

 

신학교 동기로부터 온 전화를 받는 전도사님. 각 교구의 인사이동에 대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인사는 만사'라고 하는데, 조금 뒷이야기가 있는 이동이 있나봅니다. 

 

배가 고파집니다. 조금 걸어내려와 마을버스 타고 토성역에서 내려 지하철 타고 남포역으로. 삼송초밥 찾아갑니다. 골목이 많아 놓치기 쉬울 수도.
김밥(후토마키)과 우동정식을 시킵니다. 10분쯤 지나니까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자리가 꽉 찹니다. 절묘한 타이밍 ㅎ


커다란 계란말이가 안에 중심을 잡고 초록색 채소와 갈색 절임이 좌우를 받쳐주는 비주얼. 한 입에 쏙~ 계란의 부드러움과 절임의 살짝 미끌거리고 아삭한 식감이 재미있습니다.
요리사가 홀을 돌아다니며 손님들에게 음식을 설명해 줍니다. 톡특한 절임은 박속을 가지고 만든다고 하네요.
우동의 면발 탱글쫄깃, 국물도 양념이 과하지 않고 깔끔합니다. 기본기가 탄탄한 맛입니다.
밑반찬으로 나온 샐러더, 조림, 무침들도 입맛을 돋아줍니다. 모두다 한번씩 더 달라고 해서 올클리어합니다 ㅎ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79992259752 : 삼송초밥

 

쥔장에게 엄지척하면서 계산하고 나옵니다, 기분좋은 한끼였네요 ^^ 하임 전도사님이 오늘 저녁기도를 위해 마산 가기 전에 시간이 좀 있다고 차 한잔 하자고 하네요. 아침에 지나가다 봤던 '쩡'에서 도너츠를 사서 먹으면서 카페 안으로.
2월 초에 새로 가게 될 곳, 그리고 서품 후에 할 사역에 대해 듣습니다. 성공회, 스펙트럼이 넓어서 신자들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 신부님들이 교회 사역을 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남은 시간 영도 흰여울 마을에 가보기로. 관광안내소에 가서 영도 지도가 있는 리플릿 하나 얻습니다.
영도대교 정류장에서 71번 버스타고 백련사 정류장까지. 몰몬교 선교사 둘이 함께 탑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왔다고 하는 사람과 한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내릴 때가 됩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산사에 들러보라고 하면서 인사하고 내립니다.


바닷가 축대 위에 지은 집들. 항구로 들어가지 전에 배들이 머물러 있는 '묘박지(錨泊地, anchoring basin)', 이전에는 태종대 쪽에서 밤에 불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았죠.
좁은 길 따라 사람들이 많이 오가면 마음에 드는 곳에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계단과 벽에 그려진 그림들, 여는 '**마을'과 비슷한데 바로 옆에 바다가 보이고 바닷가까지 내려가서 걸을 수 있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78083172259434 : 흰여울마을, 영도다리 풍경

 

남항대교 쪽으로 걸어가 삼진어국 찾아갑니다. 남항시장, 봉래시장을 지나 도착. 베이커리 느낌으로 어묵을 파는 곳. 쟁반과 집게를 가지고 마음에 드는 어묵을 담습니다.
건물 2층은 어묵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인데 리모델링 중이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습니다. 아쉽네요.

영도대교를 건너면서 해질녘 부산남항과 부산항의 경치를 즐깁니다. 나중에 하루에 한번 올라가는 다리 모습도 보고싶네요.
남포역에서 1호선 타고 서면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해운대역으로. 광안리역과 해운대역 도착 안내 방송에는 갈매기 소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ㅎ

 

이전에 일반 기차역으로 사용하던 해운대역이 이전했나 보네요. 주위에 붙어 있는 현수막을 보니, 코레일은 이 땅을 상업용도로 사용하려고 하고, 주민들은 공원고 같은 시설로 만들기를 원해서 다툼이 있는 듯.
철로를 가로질러 안쪽 골목으로. 이모님댁.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울산에 사는 사촌동생 가족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지난 번에 울산 집에서 봤던 ㅊㅇ이는 조금 낯설고 수줍은 듯. 그때 기억이 부팅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나요?
https://ya-n-ds.tistory.com/3254 ( 가을 끝자락 나들이 - 셋째날 )

 

잠시 이야기하다가 저녁 먹으러 나갑니다. 갈치찌개. 서울에서는 보통 조림으로 많이 먹는데 여기는 국물도 먹을 수 있게, 매운탕처럼 끓여내놓습니다. 생갈치라서 부드러운 살이 입에서 녹습니다 ^^
집에 돌아와 과일, 차 마시면서 여행 이야기와 성공회에 대한 Q&A를 나눕니다. 가족과 친척들은 모두 개신교 다니는데, 혼자서 성공회에 다니고 있어서 이렇게 만나면 많이 물어봅니다. 필요하면 블로그에 적어놓은 경험과 생각들을 공유합니다.
https://ya-n-ds.tistory.com/3309 (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 타교파 영접식 마치고 )

 

사촌동생 가족은 집으로. 좀더 놀고 싶은 ㅊㅇ이와는 두 밤 자고 나서 월요일에 만나기로 약속. 이모님, 이모부님과 좀더 이야기하다가 씻고 자러 들어갑니다.  내일을 기대하며~

https://ya-n-ds.tistory.com/3354 ( 넷째날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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