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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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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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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01:18

11월 중순 길고긴 프로젝트의 1단계 마무리.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처럼 3일간의 휴가를 갈 수 있게 되었슴다.
어떻게 사용할까?
오랜만에 이모님 댁이 있는 부산에 가볼까? 서울에 있다가 작년에 내려간 사촌 동생 얼굴도 볼 겸.

* ~ D-2 :
여기 저기 인터넷을 뒤지면서 갈 곳을 정해봅니다. 1박 2일을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곳을 돌아다니지는 못할 것 같구.
자갈치시장이 떠오릅니다.
주변을 보니까 한 코스로 돌 만한 곳들이 있네요 - BIFF, 깡통시장, 보수동책방골목, 용두산공원...
http://blog.toice.net/2461224

동생에게 멜로 일정 조정을 받습니다. 12월 4일과 5일 열차표를 예매하고 홈티켓 출력.

* D-1 :
맘 편하게 여행 가려나 했는데, 월욜 아침 출근하니까 처리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생겼네요.
할 수 있는 것은 해 놓고, 시간이 걸릴 만한 일은 팀원에게 가이드를 주고 - 저녁 9시 30분 퇴근.

* D-day :
7시 30분쯤 집을 나섭니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8시 15분쯤 도착해서 KTX에 오릅니다. 8시 30분 역을 조용히 빠져 나가고.
처음 타보는 KTX. 좌석이 새마을호보다 좁아서 불편합니다.
철도청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 '부산 가는 새마을호 차편이 너~무 적어. 늘려줘!'

11시 20분 부산역 도착. 서울의 아침 바람이 차가웠는데, 부산역을 나오면서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은 기분 좋네요. '따뜻한 남쪽'입니다.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시장으로. 4번출구로 나와서 항구로. 항구는 여유롭습니다. 이미 아침 일과가 다 끝났나요?
대신 자갈치로를 따라 있는 상점들에서 생선을 손질하며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저렇게 큰 오징어도 있구나' ^^
고등어가 싱싱해 보입니다. 2마리 만원, 5마리 2만원.
고등어를 사는 아주머니가 '만원에 2.5마리 줘야지요'라며 웃음을 건네고, 파는 아주머니는 '그러면 안남아요'로 받습니다.
달인의 솜씨로 고등어를 손질합니다. 머리와 꼬리를 쳐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고. 10마리가 순식간에 가지런히 놓입니다.
반으로 갈린 배를 들어 그 사이에 소금을 촥촥, 리듬감... 사는 아주머니가 다른 사람과 얘기하고 있는 사이에, 한 마리를 더 손질하여 덤으로 담아줍니다.
집에 가서 좋아하겠네요. 생선 시장에 정과 활력이 넘칩니다 ㅎㅎ

현대식 건물의 자갈치 시장.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친수공간으로 나가서 바다를 봅니다. 갈매기들이 여유롭게 하늘에서 Wind Surfing을 즐기네요.
새 대신 물고기를 얹은 솟대 모양의 조형물이 재미있습니다. 나름 신경을 썼네요 ^^
자갈치 시장 옆에 천막으로 만들어진 공간. 그안에 해산물을 파는 곳이 늘어서 있습니다. 자갈치시장 1층이 보수 공사 중이어서 임시로 이 천막을 쳤나봅니다.
흥정을 하는 사람들. 중국 사람들이 있네요. 필요한 언어는 '?만원'
전복이 맛있게 생겼습니다.

엘리베이터을 타고 자갈치 건물 7층으로. 비상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바다를 볼 수 있게 전망대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눈부신 햇살, 오가는 배들, 푸른 바다. 꼭 들러봐야 할 곳입니다.
7층은 게스트하우스입니다.
☞ http://blog.naver.com/ghbusan/130135265500

돌아다녔더니 배가 촐촐합니다. 혼자 왔기에 회를 먹기는 그렇고, 신천지시장 쪽의 생선구이 집으로. 늘 그렇지만... 'TV에 출연한 집'이라는 표시가 많네요.
한집에 들어가서 생선구이 정식을 시켜봅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가자미 한 마리, 갈치 한 토막. 선지가 들어간 콩나물국. 버무린 오이가 입속에서 아삭거립니다. 생선 양이 많아서 밥을 조금 더달라고 합니다.
가격은 7000원. 생각보다 싸지는 않네요.
BIFF 쪽으로 가다보니 고등어구이 식당이 두세 개 붙어있는 건물이 있네요. 아까 본 싱싱한 고등어가 떠오르면서, '고등어구이를 먹을걸...'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인생이 그렇죠, 뭐 ^^;;

길을 건너 BIFF(PIFF?) Zone. 씨앗 호떡을 파는 수레가 많습니다. 이승기님이 먹었다는 광고가 넘칩니다. 그런데, '승기호떡 아님'이라는 표지를 단 수레 하나. 그 대신 '몇 년 전통의 아저씨 호떡' - 맛집 방송 출연의 홍수 속에서 '방송에 나오지 않은집'이라는 간판과 같은 웃음을 줍니다.
밥을 먹은 지 얼마 안되어 들어갈 곳이 없습니다. 잠시 구경 후에 와서 먹기로하고 국제 시장으로. 남대문 시장과 비슷. 건너편의 깡통시장 쪽으로. 지하 아케이드에 미술의거리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공방 같은 곳이 여러 개 있습니다.

보수동책방 골목을 가기 위해 길을 건넙니다. 좁은 골목 좌우에 헌책방이 늘어서 있습니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이 밀려드는 시대. 이곳이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히 이 근처에는, 영화 'You've Got Mail'처럼 대형 서점이 들어설 것 같지는 않아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골목 중간에 작은 카페 두 개가 있습니다. '人&Bean', '니나노'
니나노 카페는 캘리그래피가 재미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인가 한글인가 헷갈림.
꽈배기, 찐빵, 찹쌀도너츠 등을 파는 빵집. 30년이 넘었다네요. 이곳에서 먹을 것을 사서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점심 식사 대신 먹으면 좋을 듯.

용두산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중앙성당 쪽에서(북쪽)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자갈치시장, 남항대교, 그 너머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따뜻한 볕을 즐기는 비둘기들. 반대쪽 벤치에 앉아 풍경을 즐깁니다. 입가심으로 귤 하나. 한가로움...
남산에 있는 사랑의 자물쇠처럼 난간 곳곳에 약속들이 잠겨져 있습니다. 그 마음 변하지 않기를~
공원 곳곳에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장기, 바둑, 낮잠... 종묘 앞과 비슷한 풍경. 그분들이 마음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인가요?
공원을 내려와서 다시 BIFF zone으로... 씨앗호떡 하나 입에 뭅니다. 맛은 괜찮은 데 떠들썩함에 비해서는... ^^;

부산역에서 가져왔던 부산안내지도. 남포동에서 영도가 가깝습니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로 낯이 익었죠. 마무리 된 것처럼 보이지만 해고된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http://ya-n-ds.tistory.com/1045

2011년, 한진중공업에 대한 중앙일보의 사설을 읽고 글을 하나 썼던 기억도 납니다.
http://ya-n-ds.tistory.com/1100 ( [ㅇBㄷ] 자본의 도미노 게임 )

중앙역쪽으로 가다가 보니 관광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잠시 들어가 자료를 얻습니다. 컴퓨터가 있길래 페북에 발자국도 남기고.
저녁에 만나기로 한 사촌동생이 바로 댓글 ^^
영도 끝에 태종대가 있네요. 대학교 다닐 때 선후배와 함께 와본 기억도 있고, 부산하면 태종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었는지 몰랐는데... 다녀와도 시간이 괜찮을 듯.
영도다리 방향으로 길을 갑니다. 가는 중간은 건어물 시장 골목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영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향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정말 태종대에 와봤었나 하는 느낌.
그러다가 왼쪽에 조선소들이 보이고 오른쪽에 언덕위의 건물들이 보이면서 조금 낯이 익은 느낌.
한진중공업 앞을 지나갑니다. 문이 닫힌 듯한 느낌.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종점에서 내려서 태종대로 올라갑니다. 순환 산책로. 어느 방향으로 갈까? 태종사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순환열차인 다누비 코스와는 반대 방향이네요.
한둘씩 또는 삼삼오오 길을 가는 눈에 띕니다. 태종사 근처에 지나서 왼쪽에 바다가 보입니다. 음 좋당! 등대까지 내리막.
기운 해로 인해 약간 어스름... 까마귀가 한둘 보이더니 조금 내려가니까 좌우의 나무 위에 까마귀가 떼로 앉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그리고 가까이서 까마귀를 보는 건 처음... 도로를 가로질러 이쪽에서 저쪽으로 날아다니며 놀고 있네요.
도로를 따라서 옆으로 스쳐가기도 하고. 다행히 녀석들이 사람을 피해 다닙니다. 히치콕의 영화 '새'처럼 까마귀들이 날아온다면 ^^;;
까마귀... 매력이 있습니다.

등대에 도착해서 태종대로 내려갑니다. 다시 한번 '내가 전에 여기 왔었나? 이런 건물들이 없었던 것 같은데...' 하긴 1989년인가 1990년이었으니까...
태종대 반대쪽 아래에 회를 파는 천막이 있습니다. 맛있겠당 ^^
암석들이 신기합니다. 켜켜이 쌓여서 빚어낸 층들... 아래쪽은 코발트빛 색깔로 신선과 선녀들이 물을 들여 놓았을까요?
잠시 신선대에 앉아 바다를 바라봅니다. 파도소리, 뱃소리, 갈매기...

기우는 햇살을 받으며 발걸음을 옮겨 전망대로. 귀엽게 생긴 주전자섬.
화장실에 잠시 들렀는데... 와! 창문 너머 소나무 사이로 바다가 보입니다. 멋진 화장실이네염.
서쪽 하늘이 붉어집니다. 거제도에 가려서 수평선 너머로 지는 해넘이를 볼 수 없는 게 아쉽네요.
어둠이 내리면서 바다 위에 떠있는 배들의 등이 하나씩 들어오고 남항의 불빛이 켜지면 가로등도 잠을 깹니다.

구불구불 길을 따라 구명사를 지나고, 주위는 더욱 빨리 어두워져 길을 보챕니다. 자갈마당이라는 곳이 보이는데 너무 늦어 그냥 지나쳐야겠네요 ^^
나중에 누군가와 함께 와서 바닷가에 앉아 파도소리를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행복했던 산책을 끝내고 이제는 동생을 만나러 가야할 시간.
오면서 봐두었던 서면 방향으로 가는 88번 버스. 서면의 길거리 떡볶이가 맛있다고 얘기한 동생 말이 생각납니다.
가다가 시간이 되면 들르고 아니면 그냥 약속 장소로...

부산역 근처에서 차가 느려집니다. 부산진역에서 내려서 지하철로 연서역까지.
동생을 만났는데, 뭘 줄 게 없을까 뒤져보니 초콜렛 두 개. 그런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네 명. 알아서~
동생 친구가 밥 먹을 장소까지 차를 태워다 줍니다. 쌩유 원쓰모어~ ^^
온천장 부근이라고 하는데...
Momos라는 카페에서 아포가토를 먹기 위해 밥 먹을 장소를 이쪽으로 택했다는.
☞ http://www.momos.co.kr/aksa/?MM=03&SM=01
맛있네염 ㅎㅎ 건물도 마음에 듭니당 ^^

어느덧 밤 10시가 넘었습니다. 자러 가야겠죠. 해운대에 있는 이모님 댁으로 가기 위해 탄 택시. 기사님도 해운대 쪽에 산다고 하네요.
"집 근처 가면 일하기 싫어지는데... 1시간 정도 더 돌아야 하는데..."
"오늘은 일찍 들어가시고 내일 한 시간 정도 더 하세요"
잠시 웃음 ^^

화제는 첫번째 TV 토론. 밥 먹고 아포가토 먹느라 못봤는데, 기사님이 전해준 얘기로 대강 분위기를 알 수 있네요.
http://ya-n-ds.tistory.com/1664

이모부와도 잠시 TV 토론 얘기... 역시 '대선의 계절'입니다.
즐거웠던 하루가 저무네요 ^^

* D+1 :
아침 일찍 눈이 떠집니다. 동생 책장에 보니까 NIV가 있네요. Q.T.를 이어갑니다.
오늘은 좀 여유있게 시간 보내다가 서울로.

아침에 이모님과 함께 센텀쪽에서 영화보기. '늑대소년' - (생각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로망'이겠죠.
과속스캔들 이후 잠잠했던 박보영님이 살아났네염 ㅎㅎ

이모부님이 해운대쪽을 드라이브시켜 줍니다. '해운대는 공사중'이란 표현이 맞을 듯 ^^;
달맞이길... 처음인데 해운대쪽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습니다. 아래쪽으로 'Moontan Road'가 있다고.
갈맷길도 송정을 지나 기장까지 이어진다는. 언제 한번 시간 내어 걸어볼 만하겠네요.

송정 해수욕장. 작지만 해운대보다 더 나은 느낌. 해운대는 주변에 큰 건물들이 넘 많아서...
인어스(In Earth) 커피 @송정... 독특한 빵들이 있습니다.

용궁사. 갯바위 위에 앉아 있네요. 바다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
이것 저것 많아서 약간은 분주한 느낌. 교통안전 기원탑, 득남불, 학업성취불, 소원성취 연못(행운의 동전), 황금돼지, 포대화상...
고즈넉했으면 좀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해수관음대불 정도로...
http://www.yongkungsa.or.kr/200/03.htm ( 용궁사 둘러보기 )
갈맷길 표시가 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오후 4시 부산역에 도착. 지하철역에서 나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네염 ^^;
비를 뒤로하고 서울로... 


p.s. 7일, 부산에서 안-문의 동행이 다시 시작되었슴당... 내가 미리 가서 길을 닦아 놓은 건가 ㅋㅋ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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