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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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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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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00:03

## 9월 29일 연중26주일 (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 축일 ) 
어제는 주말이라서 그런지 도미토리가 꽉 찼습니다. 늘어지게 자고 있는 룸메이트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좋네요. 간단하게 씻고 짐싸서 감사성찬례 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일찍 떠납니다.
충경로사거리 골목, 책방이 여러개 있네요. 삼양다방, 1952년부터 있었다고 하는데 리모델링을 해서 카페가 되었습니다. '다방'이었을 때 외할아버지 따라서 가봤을 수도 있겠네요, 어린 기억에 번화한 곳, 친구분들과 약속, 커피 등이 떠오릅니다. 

 

경기전길, 날씨가 좋아서인지 가족, 연인, 친구들이 길을 채우고 있네요. 아빠는 운전하고 자녀들은 열심히 구경하면서 사진 찍고 하는 삼륜차 타고 다니는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비가 오고 그랬는데, 햇빛 아래에서 경기전과 그 주변 풍광은 전혀 다른 표정입니다. 
https://ya-n-ds.tistory.com/2800 ( 숨은 전주 찾기 )

 

정갈하게 보이는 한옥들, 일제시대 건물 형태에 블랙&화이트 미니멀리즘을 더한 듯한 게스트하우스 등 개성있는 집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푸르름이 넘치는 경기전, 조형물 같은 교동 미술관, 이전에 못봤던 것들이 보이네요. 언제 다시 골목골목을 누벼봐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경기전 옆길에 석류가 익어가고 모과도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중앙초등학교 잠깐 들여다 보고.

 

여기서부터 먹거리 천국이 시작됩니다. 바게트 버거, 고로케, 칼국수, 물짜장, ...
옛 감성을 돋우려고 하는지 '경성'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가게들이 가끔씩 눈에 띕니다. 성심 여중고, 건물이 공간을 많이 차지 하지 않아 확 트여 보이고, 중간에 난 길 저 끝에 전동 성당이 있어 멋진 뷰를 선사합니다.

전동기(오토바이) 대여하는 하는 곳, 타고 다니면 재미있을 듯. 한약방에서 사주, 궁합도 부업으로 하나 보네요 ㅋ

 

향교길 따라서 팔달로로 나옵니다. 큼지막한 남부시장 안내판. 싸전다리, 이름이 재미있네요. 그 아래로 흘러가는 전주천. 빨간색 트롤리버스가 지나가네요.
다리 건너자마자 야외에 전시된 작품들이 보입니다. 'KUNST 서학'의 흔적이 남아 있나 봅니다. 재미있게 표현한 것들이 꽤 있네요 ㅎ
http://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2061026 : 전주 서학동 가을 미술축제 '쿤스트 서학'

 

전주교대부속초등학교, 몸통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곧게 올라간 나무, 신기합니다.
조금더 팔달로를 따라 가니 여러 길이 엉킨 곳이 나타납니다. '이쯤에 남초등학교가 있어야 하는데...'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저쪽을 가리킵니다.
길을 건너니 신호등 옆에 '성공회 전주교회(970m)' 표지판이 반갑습니다. 흑석로를 올라가다 흑석1길로. 일반 주택에 서당 간판이 걸려 있네요. 어느덧 전주교회가 보입니다.

 

겉모습은 '성당' 형태가 아니라 개신교 예배당을 닮았습니다. 가까이 가니 흑석나눔지역 아동센터 간판이 보이고, 차가 다니게 아스팔트로 포장해 놓은 마당에 둥그렇게 나무를 심을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거꾸로 묻어 놓은 항아리 위에 예수님이 나뭇잎에 살짝 가려진 채 두 팔을 벌려 오는 사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495653393835741 : 아침 전주 걷기

 

경사진 길을 올라가니 한분이 교회 마당에서 무엇인가를 치우고 있습니다. 인사를 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실내화로 갈아 신고 들어갑니다. 김희영 신부님이 '어제 문자했던 교우님?'하면서 알은 체를 하시네요.

뒷자리에 앉아 예배 준비. 긴의자에 물건을 놓을 수 있게 앞으로 나온 부분. 끝에 아무것도 없이 기울어져 있어 책이나 주보가 미끌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는 끝부분에 나무를 잘라 덧대어 턱을 만들어 놓은 모양입니다 -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영주교회에서 직접 탁자 등을 만든 거랑 비슷?  

 

뒷쪽에서 거친 종소리가 3번 울린 후 입당성가. 반주가 없습니다.
죄의 고백을 함께 하고 기원송가는 '거룩하신 하느님(89장)'.
시편, 3 부분으로 나뉘어 부르는 듯. 첫번째 사람이 첫번째 소절, 두번째 교우가 두번째 소절, 그리고 셋째, 넷째 소절을 다 함께.
층계성가 전에 반주자가 도착해서 전자오르간 앞에 앉습니다.

 

복음 요한 1:47~51
나자렛에서 무슨 신통한 것이 날 수 있느냐라고 했던 나타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라는 말에 예수를 하느님의 아들이면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고백합니다. 조금은 황당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각자가 예수 믿게 된 계기는 다른 사람에게는 역시 이상하게 들릴 수 있을 겁니다.

 

신부님은 조곤조곤, 논리적으로 강론을 풀어갑니다. 발음이 좋아 귀에도 잘 들어보네요.

 

니케아신경 뒤에 이어지는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신부님이 먼저 중보기도를 할 교구와 신부님들을 알려주고, 사제회장님이 기도를 이끕니다.

 

평화의 인사, 돌아다니지 않고 그 자리에서 서로를 보면서 인사.
성찬의 전례, '거룩하시다'(C곡) 후에 앉아서 진행. 성체성가를 부르면서 영성체. '그리스도의 몸입니다'라고 하며 밀떡을 건넵니다. 꼬마 아이들에게는 사탕을 주면서 축복기도.

 

축복기도와 파송 후에 신자회장님의 광고. 교우님들의 동향(수술, 생일, 여행, 군입대)과 신부님 일정, 그리고 필요한 기도를 하네요.
신부님이, 10월 2일부터 시작하는 주중 감사성찬례(수요일 오후 7시)를 이야기 하면서,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교우들에게 연락하고 많은 참여를 부탁합니다. 서대구교회도 9월부터 수요기도모임을 시작했는데, 전주교회도 이 모임이 교회를 튼튼하게 하는 한 기둥이 되면 좋겠네요.

 

주보를 살펴보니, 교구의 공동 주보를 뼈대로 지역교회에서 필요한 내용을 더했습니다. 서대구교회의 주보도 교구 공동주보 형태였죠. 교구소식이 실려 있어 지역교회들이 좀더 교구에 속해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줄 수 있겠습니다.  
주보 첫 면에 있는 '금주의 말씀' 아래 보면, 다음 글 쓸 신부님이 나와 있습니다.
전주교회 카페가 있습니다 - http://cafe.daum.net/jeonjuch/
( 그런데 교회 연락처나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가 눈에 띄지 않네요 ^^; )

 

파송성가로 미사를 마치고, 예배당 안을 둘러봅니다.
예배, 십자가의 길 14처 액자, 성공회 십자가 문양의 고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제대 앞 꽃바구니. 여기에도 꽃무릇이 있네요, 이번 여행의 '표징'이라고 할까요?
베이지색 나무벽을 배경으로 달려있는 갈색고상 십자가. 육각형의 상자를 두 손으로 받치고 있는 모양의 감실,

 

신부님이 애찬실로 안내합니다. 점심으로 나온 국수, 중면을 사용했습니다.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맛있게 후루륵~ 김치의 포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몇 년 묵은 거냐고 물어봤더니, 작년에 김장 김치인데 냉장고를 일주일 정도 못쓰게 되어 많이 익었다고 합니다. 사각사각한 느낌도 살아 있고 잘 묵힌 맛이랄까. 올해는 마당에 항아리 묻어서 김치를 보관햬 볼까 하는 생각도 있는 듯.

 

앞 자리의 교우님에게 서울주교좌교회 이 니콜라 교우님이 이전에 전주교회에 있었다고 했더니, 이 성당을 지을 때 함께 했던 추억을 전해줍니다. 건물 지을 때 천막 치고 예배 드린 이야기 등등
주보에 보니 교회 설립은 1973년 6월로 나와 있고, 성당 축성일은 1998년 10월 1일입니다. 다음주일에 축성기념 감사성찬례.

 

식사 후에 예배 시작하면서 들은 종소리가 생각나서 현관쪽으로 나가봅니다. 오른쪽 방 앞에 달려 있네요.
다시 성당 안, 뒤쪽에 있는 게시판에는 돋보기 두어 개, 세월호 리본이 걸려 있고, 알림 메모도 붙어 있네요.
제단 오른쪽에 향을 사용하는 기구와 입당 때 쓰는 십자가, 성찬례 때 사용하는 집기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495658323835248 : 성공회 전주교회

 

영화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무비 수다', 그런데 프로젝터의 빛이 약해서 보지 못합니다. 일정 변경, 군대 가는 청년 환송회를 위해 소양 쪽에 있는 카페로.
광주 출신 신부님, 원래 기독교장로회 교회에 있었다고 합니다. 저절로 광주교회, 여수교회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신부님 차 타고 나오다가 남초등학교 앞에서 내립니다, 다음에 전주 오면 또 보기로 하고. 주보에서 본 '하느님의 환대가 머무는 곳'이라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

 

외삼촌 댁으로. 오랜만에 뵙는 외삼촌, 얼굴 표정이 많이 밝아졌습니다, 다행.
외숙모님과 여행 얘기, 사촌 동생 이야기 하면서 고구마, 포도, 연꿀빵을 먹다 보니 어느덧 떠날 시간. 언제 또 만날까요?


고속버스 터미널, 풍년제과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빵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샘베이 하나 사고, 버스를 탑니다.
뒤에 앉은 두 중국인의 목소리가 너무 크네요, 작게 말해달라고 이야기 ^^; 호남제일문에 정류장이 생겼네요.

 

9월의 마지막 주말을 전라도에서 보내고, 그 기운을 받아 10월을 맞이하겠네요 ^^

https://ya-n-ds.tistory.com/3517 ( 가을이 내립니다 ) 

 

 

p.s. 대한성공회 설립 기념일, 역사를 잠시 살펴 봅니다.
- 1890년 9월 29일 존 코프 주교 제물포항 도착 ( 선교 시작 )
- 1965년 대전교구 설립
- 1974년 6월 1일 부산교구 설립
- 1992년 9월 29일 대한성공회 헌장 및 법규 공포 -> 세계성공회 35번째 독립 관구

 

p.s. 여행 중에 뉴스앤조이에서 본 보수 개신교 교단 총회 기사들. 올해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내용들을 많이 결의했네요, 더 큰 문제는 왜 사람들이 그러는지 모른다는 것 ^^;
https://ya-n-ds.tistory.com/1587 ( 예장 합동 )
https://ya-n-ds.tistory.com/1140 ( 예장 합동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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