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했던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그런데 펭수가 제야의 종을 친다는 소식, 방송국 시상식 등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이어가네요.
## 12월 29일 성탄1주일
흐린 아침. 다행히 비는 안옵니다.
* 감사성찬례
복음서 마태 2:13~23
1 독서 이사 63:7~9
2 독서 히브 2:13~23
제단에 있던 대림초가 사라지고 흰색 제대보와 빨간색, 하얀색 꽃장식이 밝게 빛납니다. 성당 벽쪽 장식초의 색깔도 바뀌었네요.
오늘 복음은 어제 아침감사성찬례와 겹치네요. 성탄 후에 있는 슬픈 축일들. 12월 26일 성 스테파노, 12월 28일 죄 없는 아기들의 순교, 12월 29일 토마스 베켓.
기쁨과 슬픔 그 어느 곳에나 임마누엘이 있기에, 그 속에 성도가 해야 할 일을 하고 가야 할 길을 가야겠네요. 히브리서는 예수님의 고난과 그것을 통해 그가 연약한 우리를 형제로 부르고 도와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성체 시간, 앞에 있는 교우가 면병을 받다가 떨어뜨리며 당황한 모습. 신부님이 그것을 주워 자기 입에 넣고 새 면병을 줍니다.
예배 후 아그네스 교우님을 오랜만에 만납니다. 올해 몸이 약해져서 많이 힘드셨는데, 혈색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31일 강촌 프란시스 수도원에 가서 읽을 책 준비, '삶을 선택하라'(로완 윌리엄스, 비아).
☞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5242 : 비극적 세계에 드리운 희망의 빛
☞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2708 : 지금 여기서 부활을 살아간다는 것
2019년 마지막 주일, 주일 학교 아이들이 그동안 모았던 달란트로 신나게 장을 보며 이방 저방을 돌아다닙니다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681211101946635 : 성탄1주일 풍경
구본민 신부님으로부터, 춘천교회 방홍식 신부님 전화번호를 받습니다.
비메방에서 회장님, 총무님과 함께 모임 논의;
- 1월 19일 와인 파티
- 올해부터 회비는 월 5,000원으로
- 책 돌려 읽기 활성화
밤, 비가 내리네요. 추워지겠죠.
## 12월 30일 (월)
집에 가는 길에 내일 먹을 라면과 즉석밥 하나씩 삽니다. 내일 가져갈 짐싸기 - 겔브부어스트, 사과 와인은 꼭 챙겨야죠.
굿닥터, 보면 볼수록 의료진이 지켜야할 미국의 시스템이 보입니다. 그런 부분은 한국에도 필요할 텐데...
## 12월 31일 (화)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작년에도 많이 추웠던 것 같은데.
페북이 작년에 수도원에 갔던 추억을 알려주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36374956430256 : 2018년 마지막날
점심 먹고 일찍 퇴근. 1시 셔틀버스가 사람이 꽉차서 바로 떠납니다. 그런데 다음 차가 오지 않네요. 월말에 연말이 겹치는 날인데... 기다리던 사람 하나가 배차 부서에 전화를 해서 15분쯤 후에 차가 옵니다. 잠실 차 시간을 못맞출 것 같다는...
양재에서 신분당선 타고 강남에서 2호선으로 갈아 탔는데, 열차 간격 조절한다고 하면서 기다립니다. 잠실에 도착해서 8000번 정류장으로 서둘러 갑니다. 50m 정도 앞에서 떠나버리는 버스 TT 1시간 40분 동안 뭘 하지?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롯데월드 몰 가보기로.
Avenuel, 명품 파는 곳으로 채워져 있네요. 중앙에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샤롯데 계단',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펌프질하기 좋을 듯.
각 층마다 있는 조형물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식당들이 있는 곳은 그릇을 쌓아 놓은 모양으로 꾸몄네요.
6층에서 연결 다리를 지나 쇼핑몰로 건너갑니다. 중간에서 바라본 타워, 위압적이네요. 석촌호수 쪽 풍경이 좋습니다.
갖가지 먹을 곳이 많은 테마 식당가. 얼마 전 먹었던 스페인 음식 때문인지 '스페인 클럽'이 눈에 들어옵니다.
광섬유로 윗부분을 장식한 계단. 우주인 스누피 그림이 있는 투명 아크릴 판넬이 악센트를 주네요.
꼬마들 전용 미용실, 로봇 바리스터, 독특한 샾들이 보는 재미를 더합니다. 1시간 20분이 훌쩍. 차 타러 가야겠네요. 차 놓친 덕에 괜찮은 구경했네요.
10분 정도 일찍 온 버스. 우등 버스에 지정 좌석제로 바뀌었나 보네요. 모바일 예매를 한 사람들이 먼저 타고, 현장에서 표를 사는 사람들이 탑니다. 번호 있는 시외버스네요. 맨 앞좌석이라 풍경이 잘 보입니다. 한강이 아름답고, 기우는 햇빛을 받은 초록을 벗은 나무들이 금빛으로 화답합니다.
금남, 이천, 천안, ... 이어지는 터널. 강원도 춘천시 표지판이 보이더니 발산 터널을 지나 강촌 IC로 나와 발산리 도착. 50분 걸렸네요.
수도원까지 걸어가는 길, 찻길에 아직 녹지 않은 눈(얼음)이 보이고, 개들이 짖고, 계곡 따라 내려오는 바람은 차갑고. 15분쯤 걸어 도착.
프란시스의집 앞에 가니 로렌스 수사님이 맞아 줍니다. 1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성요한 피정의집으로 올라가 301호로 안내해줍니다.
단촐하게 아늑한 방, 책상, 의자, 침대... 마음에 듭니다. 책상 앞 작은 십자가와 웃는 예수 그림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연말에 방문하는 손님이 저 혼자라네요. 예약했던 두 팀은 취소.
씻고 책을 읽다가 9시에 잠자리로. 피곤했나 보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688173664583712 : 강촌가는길
## 2020년 1월 1일 (수)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보니 눈이 옵니다. 와~
피정의집 지붕, 나무들, 그리고 저멀리 산들 위로 조금씩 조금씩 흰색 붓질이 닿습니다. 새해를 눈과 함께 시작
잠시 밖에 나가보니 아스팔트 길이 흰색 시쓰루우 천을 수줍게 가리고 있네요.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길, 발자국을 남기기가 미안하네요.
수사님들의 거처, 예배 공간 유리창에 불빛이 십자가를 중심으로 여명 속에 은은히 밖으로 나옵니다.
방으로 돌아와 어제 읽던 '삶을 선택하라'를 이어갑니다.
디도 2:11~14로 시작합니다 -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습니다..." 올 한해 은총으로 살아야 할 듯, 훈련 받고, 선행에 힘쓰면서 ㅎ
아침 챙겨 먹으러 캔틴룸으로. 17곡 미숫가루, 겔브부어스트, 초코브라우니. 부어스트의 향과 맛이 군침을 돋웁니다.
잠시 산책, 눈이 계속 흩뿌리고, 날 밝은 후 풍경은 해 뜨기 전과는 다릅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688187841248961 : 눈 온 피정의집
피정의집 곳곳에 숨어 있는, 성 권사님과 로렌스 수사님의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집니다.
권사님의 식사 초대. 프란시스칸 은수처의 마르타 역할을 하시며 마리아의 삶을 누리시는 분. 1년 전 잠시 모닝티 마시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얼굴에 깃들인 평안함은 변함이 없네요 ^^
운동 갔다 온 스테반 수사님도 함께 합니다. 작년에 주교좌교회 교우님들과 함께 신앙과 책에 대해서 즐겁게 이야기를 했죠.
진수성찬, 풍성한 야채, 버섯, 맛난 된장찌개, 계란 후라이, 참기름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습니다. 굴전과 김치도 맛있고 ^^
디저트 타임, 어제 가져왔던 감과 말린 크린베리를 청귤청 차와 함께 마시며 즐거운 수다.
어제 권사님이 보고 왔던 영화 '두 교황', 어제 시사인에서 소개한 글 읽으면서 '봐야지'했는데 정말 봐야겠네요.
☞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00 : 이토록 흥미진진한 두 교황의 대화
권사님이 내온 슈크림빵 먹으면서 지역 유명 빵집 얘기로 옮겨 가다 대전 성심당에 이르자, 며칠 전 대전 갔다 오면서 사온 튀김소보로빵이 있다고 하면서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가져 오시네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흘러가는 새해 첫날 오후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688196867914725 : 정성 담긴 소품, 맛난 음식
조미김과 포장된 견과류를 꺼내 가지고 갑니다. 가져온 것은 먹고 가야죠 ㅎ
스테반 수사님이 가져 온 양념된 고기로 권사님이 불고기를 하셨네요. 상추과 치커리 등과 함께 냠냠. 맑은 순두부국으로 입을 개운하게.식사 후에 스테반 수사님이 오셔서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루이보스 차의 영롱한 색깔과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점심 때 못다한 얘기가 이어집니다 그중 잠시 웃었던 이야기;
- 세계 성공회가 일치를 이뤄가는 과정. 조율하느라 열일 할 수 밖에 없는 캔터베리 대주교
- 한국에서는 C.S. 루이스 열렬한 팬이 성공회를 이단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경자년 첫째날은 이렇게 깊어만 갑니다. 쉼의 마지막날인 내일은 어떻게 펼쳐지질까요?
☞ https://ya-n-ds.tistory.com/3567 ( 어쩌다 춘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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