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암과 다산 사이

블로그 이미지
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 Total hit
  • Today hit
  • Yesterday hit
05-19 00:01

5일 어린이날이 일요일이라서 6일은 대체 휴일. 왠지 하루를 덤으로 얻은 기분.
뭘 할까 하다가, 북서울꿈의숲'에 가보기로. 혹시나 해서 어제 스테파노 교우님에게 시간되면 가자고 했더니 그러자고.

 

교회 들렸다 가기 위해 일찍 나섭니다. 약간 기온이 떨어졌습니다. 하긴 주말에 많이 더웠죠. 다시 예년 날씨를 찾아가는 거고.

 

동작대교 건너는데 꽤 멀리까지 보입니다. 걷기 좋을 듯.

 

 

## 5월 6일 (월) 아침감사성찬례.

 

마태 20:20~23
1요한 1:5~10
시편 92:1~4, 11~14

 

월요일, 오르간 반주 없이 진행. 입당/파송성가 없고. 감사성찬례 중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가 아닐까 싶네요. 새로운 경험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예수에게, 자신의 아들들을 주님 좌우편에 앉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두 제자가 어머니에게 얘기해달라고 했을까요, 아니면 그냥 어머니의 욕심이었을까요?
예수는 그 형제에게,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느냐고, 예수가 마실 잔을 마실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너무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라는 대답. 아마 그 잔이 무엇인지 모르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예수의 답에 어머니와 아들들은 많이 당황했을 것 같네요 - "너희도 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편과 내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내 아버지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그 형제를 보고 화를 낸 것을 보면 다른 제자들도 나름 한자리씩 차지하기를 바라고 있지 않았을까요? 이어지는 예수의 섬김,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제자들에게 어떻게 들렸을까요?

 

유상신 신부님이 지적한 것처럼, 개인의 소원을 성취하고 문화적 세련미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세속사회에서 이런 메시지는 어울리지 않는 상품입니다. 섬기고 버려야 되는 예수의 복음은 불안을 주는 사람들에게 불편한 메시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보수 개신교의 많은 설교가 복음서보다는 바울 서신서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봉헌성가는 있습니다. 이것을 하지 않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겠네요. 봉헌바구니를 돌리지 않아야 하고, 포도주와 면병이 제대에 빠르게 세팅되어야 한다. 그래야 평화의 인사 후에 예물기도와 성찬기도가 빠르고 부드럽게 연결되겠죠. 순서 사이의 시간이 길면 어색해질 수 있으니까.

 

예배 마치고, 신부님, 교우님들과 함께 간단한 아침 먹으러 ㄷㅋ으로.

한복 입은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아이들 등뒤에는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났어요'라고 젹혀있는 종이가 붙어있네요. 개신교 단체의 동성애/동성혼 반대 집회에 나온 듯. 너무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벽쪽 긴 의자에 누워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어린이날 대체 휴일인데... 오늘 본 한복, 태극기 부대의 태극기만큼 이상하게 보입니다. 

 

모닝세트 먹으면서 수다 타임. 성공회에 온 지 얼마되지 않는 두 교우님과 인사.
성공회에 오게 된 과정과 성공회에서 좋았던 점 등... 여느 새신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전 교회의 근본주의적인 비합리성에 대비되는 성공회의 포용성, 전례가 주는 예배를 '드리고 참여한다'는 느낌, ...

 

얼마 전에 유튜브에 올라온 '성공회 신부의 좌중우돌 썰팟' 첫번째 편.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조회수가 무려 1000명을 넘었죠, 성공회에서 만든 컨텐츠로는 역대 최고가 아닐까 싶네요.
https://youtu.be/ynchzDOJ364 : 성공회가 뭐야?

 

렉시오 디비나, 관상기도, 전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갑니다. 월요일 아침예배, 오르간 반주 없는 것이 새로웠고, 서울주교좌교회의 주일 아침 성찬례의 '지나친' 화려함과 대비되어, 단순함이 좋았다고 말해봅니다.
시대에 따라 전례에 덧붙여지고 없어진 것이 있을 텐데, 마음을 담아서 예배하는, 군더더기 없는 될 수 있는 대로 단순한 전례는 어떤 것일까라는 것도 생각해 보고. 성찬의 전례에서, 집전자가 대부분 하는 예식문을 회중도 함께 하는 방법은 없을까? 복사들이 제대 앞에서 왔다갔다 일어섰다 무릎꿇었다 하는 것도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1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각자 하루 여정을 시작해야 할 시간. 인사하고 스테파노님과 함께 남대문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100번 타고 을지로를 따라 DDP까지 가서 퇴계로로 해서 한바퀴 돌아 대학로 방향으로. 미아리고개를 넘어 꿈의숲까지.

 

아침 감사성찬례 드리고 나서 스테파노님과 함께하는 서울걷기 추억이 하나 더 늘어납니다. 교우님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지면 좋겠네요.
http://ya-n-ds.tistory.com/3219 ( 서울도성 한바퀴 : 숭례문 ~ 남소문 ~ 광희문 ~ 흥인지문 )
https://ya-n-ds.tistory.com/3222 ( '감시서투' : 인왕산 입구 ~ 국사당 ~ 인왕사 ~ 선바위 ~ 무악재 하늘다리 ~ 환희사 ~ 개미마을, 서대문형무소, 둘레마당 )

 

확 트인 초록의 오르막 경치에 기분이 업. 연못도 상쾌한 느낌을 줍니다. 바람도 불어오고... 제이레빗 곡 하나 듣고 가야져~
https://youtu.be/RRvo6A11TMA : 바람이 불어오는 곳

 

사슴방목장 표시. 올라가 봅니다. 방목은 아니고 울타리 쳐진 곳에 꽃사슴들이 맛있게 아침을 먹고 있습니다. 부모님 따라온 아이들이 먹이를 주며 즐거워합니다.

안내 팜플릿을 보면서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齋舍)'를 찾아갑니다. 내려가는 길에 전망대가 있어 월영지(못)와 청운답원(잔디밭)을 볼 수 있습니다.

 

뒤편에 심어진 대나무들이 울타리가 되어 한적하게 자리잡은 전통 가옥. 공주와 부마의 묘지 곁에 재사인데, 묘지는 이장되고 집만 남았습니다.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76973 : 서울창녕위궁재사

 

스테파노님이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꿈의숲을 정원으로 삼고. 너른 마당, 제맘대로 가지를 뻗친 소나무가 마음을 자유롭게 해주고, 건물 뒤 굴뚝은 공간에 재미를 줍니다 ^^

 

재사를 둘러 숲 위쪽으로 갑니다. 벚꽃길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4월에 와봐야 할 듯.
월광폭포 위쪽 두 소나무가 손을 마주 잡고 있습니다. 그 사이로 들어오는 풍경. 상상톡톡 미술관, 2층에 올라가서 주위를 보고 싶은데 아직 시간이 되지 않았는지 입구들이 막혀 있습니다 - '저 사람은 어떻게 올라간 거지? 직원인가?'
잔디밭에는 아이들이 뛰놀고, 나들이 온 가족들의 캠프가 곳곳에 보입니다. 분홍색, 흰색 철쭉은 흐드러지고, 노란 작은 꽃이 그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밉니다.

 

녹음 사이 오르막길을 올라 전망대로. 저멀리 공룡의 긴 목 같은 건물이 보입니다. 경사지게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타고 목끝에 다다르고, 계단을 올라 머리에 도착.
걸어왔던 길과 공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이 보이고, 롯데타워와 남산도 보입니다. 골프연습장 하나가 시야를 가로 막습니다.
카페에 들러 커피와 코코아를 시켜 놓고 찰칵, 잠시 쉬어 갑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231105223623894 : 꿈의숲

 

비메 교우님들과 함께 여행가볼 만한 곳 이야기. 경북 성주 출신인 스테파노님, 경북 북부 지방에 옛 모습을 간직한 마을들이 꽤 있다네요. 영주 부석사와 함께 몇 곳 정해서 동선을 짜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오키나와에 한국인 신부님이 있다는 정보. 일본 남쪽이나, 교토, 오사카와 함께 묶어 일주일 정도 놀러 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 상상은 자유, 실행은? ㅋ

 

숭인시장 찾아가기. 14번 출입구로 나오니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큰길로 나가서 미아사거리 방향으로. 길 가의 이팝나무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반짝입니다.

스테파노님이 집에 가면서 운현궁에 들려보자고 제안. 옆에 있는 양관이 드라마 도깨비에서 도깨비가 살던 집이라고. 오호, 보면서 '저런 집이 어디 있을까?' 궁금했는데 가보게 되네요 ㅎ

 

방천골목시장으로 해서 미아사거리 전철역 지나 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제일분식. 그렇게 붐비지는 않네요. 떡볶이, 김밥, 순대, 어묵을 하나씩 시켜 맛봅니다. 2000원에 적합한 맛입니다~ 다시 주문하라면, 떡볶이, 김밥, 김말이 튀김으로.

 

운현궁을 가기 위해 숭곡초등학교 정류장으로 가서 172번을 탑니다.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네요. 성신여대 입구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립니다. 강북 동쪽 허브 중 하나인가 봅니다.
가는 동안 스테파노님으로 부터 운현궁의 우여곡절에 대해 듣습니다. 사람들 이름이 나오고, 주치의에게 일부 건물을 선물로 주는 이야기, ... '알쓸신잡'입니다 ^^
어느덧 율곡로에 들어서고 창덕궁에서 내립니다. 담쟁이 옷을 입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이전에는 '공간' 사옥으로 유명했죠.

 

운현궁. 월요일은 휴일인데 공휴일이라서 문을 열었습니다. 이전 영화는 많이 사라지고 일부 건물만 남아 있습니다.
'노안당(老安堂)', 현판의 글자가 마음에 듭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추사의 글씨를 집자했다고 합니다. 노락당, 이로당이 이어집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품위가 있다고 할까요? 솟을 대문이 담장에 입체감을 줍니다. 담과 건물이 드러내는 마당, 툇마루에 앉아 잠시 그 공간을 누립니다. 

 

궁을 나와 양관으로. 덕성여대 부지에 있어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휴관입니다...  다음 기회에~ 
길 건너 교회 같은 건물. 천도교 중앙대교당, 여러가지 양식이 섞여 있는 모습. 웅장하나 왠지 정감이 부족한 모습이랄까? 경내로 들어가는 작은 문 위에 얹어진 '사람 섬기기를 한울님 같이'라는 글귀가 와 닿네요.

 

스테파노님이 대웅전의 익공(翼工)을 확인하고 싶다고 해서 조계사를 잠시 들려봅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금속판을 덧붙여 만든 사천왕, 현대적이네요. 부처님오신날을 위해 연등으로 하늘을 덮었습니다. 본당의 공포, 익공이 몇단일까요? 그냥 양으로 승부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231115013622915 : 운현궁, 천도교중앙, 조계사

 

서울의 새로운 곳을 알게 된, 그리고 길동무 덕에 배움도 많았던 알찬 하루, 5월의 즐거운 날들이 이어집니다.
https://ya-n-ds.tistory.com/3426 ( Welcome to May 2019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AND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4308)
올드Boy다이어리 (528)
올드Boy@Jeju (83)
올드Boy@Road (129)
올드Boy@Book (57)
숨은길찾기 (14)
스펙트럼 (104)
우물밖엿보기 (32)
교회에말걸기 (225)
이어지는글들 (52)
하하호호히히 (73)
어?...아하! (121)
대한늬우스 (1573)
세계는지금 (255)
차한잔의여유 (64)
La Vita E Bella (229)
좋은나라만들기 (91)
트위터세상 (67)
사람&말 (587)
호모파베르 (20)

RECENT ARTICL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