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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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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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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13:34

11월 1일, 회사 쉬는날... 회사 가서 자료 만들어야 되나, 아니면 놀까? 내일 좀 빡세게 일하지 뭐 ^^;
지난 추석 때 갔던 북한산 둘레길을 이어 보기로 합니다.
http://ya-n-ds.tistory.com/841 ( 소나무숲길~평창마을길 )

사과, 밤, 요플레, 물을 챙겨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섭니다.
출근 시간을 피하기 위해서 8시 30분쯤 출발... 서울역까지 가서 구기동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왜 이리 환승장이 많은지.
잠시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7022번 버스 타는 곳을 찾습니다. 6번 환승장. 버스에 자리가 많네요.
10월 말에 좀 추웠는데, 하늘도 맑고 산을 걷기에 좋은 날씨네요. Goooo~d!

구기동에 내려서 걷다 보니 이전 산행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지난 번에 마치지 못했던 '평창마을길'이 이어집니다. 마트에 들러 빵을 하나 삽니다.
차로에서 약간 벗어난 골목길로 가는데, 갑자기 표지판이 사라집니다. 이상하네?!?
왔던 길을 돌아보니, 길 건너 골목으로 둘레길 표시가 보입니다. 건널목을 건너는 표시가 있어야 겠네요.
탕춘대성 암문 입구 표지판입니다. '평창마을길'이 끝나고 '옛성길'이 시작됩니다.


* '옛성길'
약간 가파르고, 모래가 있어서 많이 미끄럽네요. 길을 표시해주는 줄이 허리 정도 높이에 있으면 좋으련만, 너무 낮아서 잡기가 힘드네요.
조금 지나니까 길이 편해집니다.
어느덧 탕춘대성 성벽터가 나타나고, 향로봉과 상명대학, 그리고 둘레길 방향의 갈림길입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네요. 산을 오르는 외국인들이 눈에 띕니다.
암문 앞에서 아저씨들이 한컷 부탁합니다. 하나, 두울, 셋... 찰칵!
탕춘대성은 한양 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던 성인데, 그 이름은, 연산군이 장의문(藏義門) 밖에 세우고 연회를 자주 즐겼던 '탕춘대'(蕩春臺)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돌문을 지나서 약간 내리막길입니다. 다시 오르막. 하지만 길은 편합니다.
쉼터가 있습니다. 이해인님의 '산을 보며'라는 시가 있네요.
http://blog.naver.com/hee613/100114144650
산을 보며 용서하고 다시 사랑할 힘을 얻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살아가면서 힘들 때 산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홍은동과 불광동 갈림길에 타이어가 길을 따라 있습니다. 뭘까? 조금더 가다보니 마치 훈련할 때 사용하는 참호 모양이네요.
구기 터널 위로 지나가는 능선, 그것을 따라 송전탑도 이어집니다. 둘레길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타이어와 송전탑을 품고 갑니다. ^^;
복심봉 전망대가 나옵니다. 서울시가 선정한 전망 좋은 곳이라네요.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저만치,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 승가봉, 나월봉, 나한봉, 문수봉, 보현봉의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녹번동과 불광동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 가파르고 모래로 조금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면 쉼터가 나오네요.
여러 봉들을 바라보면서 바나나를 맛있게. 앉을 곳이 좁아,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내어 주고 다시 출발.
장미공원까지는 내리막입니다. 차가 다니는 구기터널 입구 앞으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앉아 빵을 먹습니다.
장미공원에서 길을 건너면 북한산 생태공원입니다. '생태'라는 말이 좀 부끄럽긴 하네요 ^^;;
생태공원 위로 주택가를 따라 갑니다. 빌라 옆에 있는 감나무에 감 네 개가 붙어 있습니다. 시멘트가 없는 좁은 공간에 서 있는 감나무가 애처롭네요.
불광사 앞을 지나 '구름정원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 '옛성길' 둘러보기
http://domiii.tistory.com/78


* '구름정원길'
불광사 앞을 지나며 구름정원길이 이어집니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을 조금 걸으면 나무 계단이 길을 내줍니다. 둘레길이 되기에는 좀 험했나 봅니다.
그래서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사람 손을 많이 탔네요. 'Stairway to Cloud Garden'?
전망대가 나옵니다. 아파트와 건물들이 빽빽하여 조금 답답합니다. 그나마 앞으로 지나갈 '스카이워크' 방향이 좀 낫습니다.
이때 전화벨이 울립니다. '**때는 잠시 꺼 놓으셔도 좋습니다'라는 광고가 생각나네요 ^^;
주일학교 선생님 한분이 영문 멜을 하나 받았는데 답장을 도와달라고 합니다. 제가 회사에 있는 줄 아시고 멜을 포워딩하시기 전에 전화로 먼저.
저녁 때 샘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도우미로 휴일의 마침표를 찍겠네요 ^^ '**때는 잠시 켜 놓으셔도 좋습니다~'
이번 구간의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Skywalk'입니다. 나무다리가 길게 이어집니다. 안개가 꼈을 때 걸으면... '구름 위의 산책'을 느낄 수 있을까요.
독바위 역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 계속 갑니다.
나무 계단 위로 작은 바위가 솟아 있습니다. 바위를 없애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 ^^
힐스테이트 뒤편의 암벽이 멋집니다.
정진공원 지킴터에서 잠시 쉬면서 사과를 입에 뭅니다. 새콤달콤한 과즙이 입을 즐겁게 하네요. 바람이 불면서 낙엽이 내립니다.
위쪽으로 족두리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배낭을 매고 일어서는데 사과의 존재감이 느껴집니다.
길이 넓어지면서 정진사 입구에 다다릅니다. 표지판을 따라 불광중학교까지 골목길을 걷습니다.
학교 뒤쪽으로 둘레길다운 길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매우 짧네요 ^^; 눈에 들어온 북한산 암벽 한 부분이 산수화입니다. 
폭포동 H스테이트 아파트로 도로가 이어집니다. 새로지었나 봅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선림사라는 절과 마주봅니다.
산길이 자주 끊어지고, 아파트를 많이 보고... 점점 둘레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네요 ^^;;
다시 숲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섭니다. 북한산이 앞에 나와 다시 한번 흥미를 잃지 말라고 자신의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조금 가니까 왼편으로 재개발을 위해 건물을 헐은 터가 대조를 이루네요. '기자촌 4길'이 어딘지 알려주네요.
기자촌 배수지 앞을 지나며 향로봉과 진관사 갈림길을 지납니다.
점심 시간이 끝났나 보네요. 포크레인이 기지개를 펴며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은평 뉴타운... 아래쪽은 완성되었고 계속 아파트가 들어서겠죠.
여기에 살던 많은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뉴타운의 원주민 정착율이 10~20% 정도밖에 안된다던데...
http://blog.naver.com/gsk21/60055001933 ( 재정착을 높이는 10가지 대안 )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680851 (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서민들 )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809875 ( 뉴타운 사업 이대로 좋은가? )

이 지역의 국회의원인 이재오님은 90도 인사로 유명하죠. 인사만 그렇게 하지 말고, 정책도 서민들에게 90도 숙이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명박님이 서울시장 시절 시작했던 뉴타운... 하지만 한두 명이 새집을 얻어 기뻐할 때, 8~9명은 살 집을 찾아 살던 곳을 떠나야 하는 아픔을 느꼈겠죠.
겉만 화려할 뿐 그늘진 곳을 보는 눈과 마음이 없었기에 벌어진 일이었고, 그렇기에 지금의 '서민행보'나 '서울가꾸기'에 '서민'과 '사람'이 빠져서 진정성이 없어 보이는 게 아닐까요?
http://ya-n-ds.tistory.com/428 ( '서민행보'... )
http://ya-n-ds.tistory.com/610 ( '디자인 서울'... )
그리스도의 사랑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빚진자의 마음' 있었으면 좋으련만...
http://ya-n-ds.tistory.com/807 ( 빚진자의 마음으로 )

한편으로는 결국 자기가 뽑은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이 많아지니 좀 씁쓸합니다 ^^;;
'순례길'의 4.19 묘역에서 떠올랐던 노무현님의 묘비가 다시 한번 생각납니다 -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점점 둘레길이 매력을 잃어갑니다. '구름정원길' 중간 부분인 '정진사' 입구에서 멈췄어야 했나요?
구름정원길이 끝나갈 무렵, 무연고 묘지에 대한 안내판이 보입니다. 내시나 궁녀들의 묘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죽어서 궁궐을 나가 북한산 뒤편에서 쉼을 얻었나 보네요.

'진관생태다리'입니다. '생태(生態)', '에코(Eco)', '그린(Green)'이라는 이름이 너무 남발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름'에 어울리는 사람과 환경이 많아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ya-n-ds.tistory.com/9 ( [연.다.사.] 이름 )

더 가볼까? 앞에 나타나는 풍경도 그렇고... '텔레토비'의 '이제 그만~'을 택합니다 ^^;;
또 하나의 '매듭'을 짓습니다. 다음에는 '우이령길'을 넘어 '충의길' 방향으로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 ☞ http://ya-n-ds.tistory.com/1063 : 충의길~마실길 )

☞ '구름정원길' 둘러보기
http://domiii.tistory.com/83


p.s. 길을 벗어나며...
아파트 단지를 통해 큰 길로 나와 버스를 탑니다. 남아 있던 밤을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우유와 함께~ 점심을 해결.
길을 출발했던 구기동에서 내려서 광화문 쪽으로 가는 차로 갈아탑니다. 디저트로 요플레까지 ^^
광화문에서 내립니다. 쓰레기통에 산행의 흔적을 버립니다... 빵봉지, 사과씨 부분, 우유팩, 밤껍질, 요플레통...
지난 여름, 대학 졸업 후 거의 16년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가 있는 회사가 근처에 있는 것이 생각나서 발길을 옮깁니다.  로비에서 전화를 걸었는데, 회의 전에 30분 정도 시간을 낼 수 있다네요. 바쁜 것 같은데 공자님 말씀을 실천하네요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친구야 고맙당~'
커피를 마시며 잠시 사는 얘기를 나눕니다. 일산으로 이사 갔다네요. 친구도 요즘 한달에 한두번씩 산에 간다고 합니다. 나중에 동창들과 함께 산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접고 강남역으로 갑니다. 영어멜이 기다리는 곳으로.
영문멜 해결하고, 스파이웨어가 있는 것 같아 V3 돌려놓고 샘과 함께 저녁을 먹으로 갑니다. 콩비지와 함께 나오는 두부정식이 맛있습니다. ^^
보너스로 '두부과자'까지~
행복했던 하루였네요 ^^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 헌책방-1△○ : http://ya-n-ds.tistory.com/8
문정인, 중국의 내일을 묻다, 삼성경제연구소
(=> 둘레길 시작하기 전, 끝나 후 버스와 지하철에서 읽었습니다)

이정우 외, 노무현이 꿈꾼 나라, 동녁
http://ya-n-ds.tistory.com/878
(=> 여러 학자들이 노무현님의 질문에 대답합니다.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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