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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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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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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16:09

일터 신우회에서 만난 한 형제님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그 분이 섬기는 교회가 이번에 지진 피해가 컸던 아이티에 빵 공장을 지어주기 위해 헌금을 했습니다. 그리고 설비를 사서 배로 보낸 후 목사님과 담당 집사님이 아이티에 갔습니다.
그런데, 아이티가 부정부패가 심한지 구호물자 통관을 잘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너무 시간이 지체되자 통관을 맡은 관리와의 면담을 신청해서 겨우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관리와 얘기해서 통관이 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이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면담하러 들어가면서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 관리는 한번 얘기해보라는 듯한 표정으로 목사님을 맞이했고, 목사님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아이티를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닙니다. 60년전 한국전쟁 때 아이티가 우리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 은혜를 갚으러 온 것입니다."
통관 서류에 도장이 찍혔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도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네요.
만약 '도와준다는데 왜 이렇게 까다롭게 하는 거지?'라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 빵공장 자리는 빈터로 남아 있고 혜택을 입을 수 있었던 사람들은 배를 곯고 있겠죠.
MB 정부가 시작한 이후에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도움까지도 점점 막히고 있습니다. '지원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릎을 꿇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대북강경노선을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북한의 주민들과 아이들은 더 많이 굶어죽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쌀이 남아 돌아 사료로 쓸 생각도 합니다.

'쌀을 사료로?' 여야 할 것 없이 비판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520640

사도 바울의 마음도 비슷했나 봅니다.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 지방의 성도들이 예루살렘의 교회의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모금한 돈을 가지고 가게 되었는데, 바울은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서 이런 기도 부탁을 합니다.

'하나님께 빌어 ... 예루살렘에 대하여 내가 섬기는 일을 성도들이 받을 만하게 하고' (로마서 15:31)
'Pray that ... my service in Jerusalem may be acceptable to the saints there' (NIV)

어려운 상황에 처한 예루살렘 성도들의 처지에서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기를 기도하는 배려의 모습이 아닐까요?

기독교의 정신 중에 하나가 '빚진자'입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나눌 수밖에 없는 모습. 이것이 이웃을 용서하고 도와주는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잘 살게 되어서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같은 민족의 사람들이 죽는 것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10000 달란트 감면 받은 사람이 100 데나리온 빚진 사람에게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 마태복음 18:23~27 )
그 핑계는 보통, 북한 주민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만 생각하는 김일성, 김정일로 이어지는 북한 권력층의 부도덕성으로 돌립니다. 한편으론 이해할 수 있지만북한 주민의 절박함이라는 좀더 중요한 것을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요.
재미있는 것은 김영삼, 이명박 정부처럼 대통령이 교회의 장로였던 시기에 적대적인 대북 정책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기독교 정신보다 보수반공 사상이 그분들을 이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빚진자'의 다른 모습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는'(고린도후서 13:5)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자기의 유익'의 헬라어 원어는 '자기것'이라고 하네요 - 좀더 범위가 넓어집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좋은 일을 많이 하지만, 인정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리더의 위치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빚진자'의 모습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동안 말이 많았던 교회 세습이 대표적인 것이겠지요. 일단 자기(아들)의 유익을 먼저 챙깁니다.

교회 장로이기도 한 이명박님이 이끄는 정부의 정책이 세금 감면과 같은 '강부자'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친서민'을 강조합니다. 진정성이 의심되는 것입니다.
http://ya-n-ds.tistory.com/423 (감세)
http://ya-n-ds.tistory.com/428 (MB 서민행보)

이건희님의 사면도 결국 가진자의 유익을 위해 법 앞에 평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고 말았습니다.
☞ http://ya-n-ds.tistory.com/372

지난 18대 국회 1호 법안은 기독교인인 이혜훈님이 제출했던 것이 종부세법 개정안이었습니다. 역시 가진자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입니다.

한나라 ‘종부세 인하 경쟁’ 점입가경
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309455.html

최근의 '사랑의 교회' 건축에 대한, 비그리스도인과 일부 그리스도인의 곱지 않은 시선 역시 '자기의 유익'이 앞선다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함께 발표한 사회구호에 대한 계획도 빛이 바랩니다. 마치 재벌들이 물의를 빚었을 때 사재의 사회환원등을 얘기하면서 무마 하려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오정현 목사 “건축 비용 10분의 1은 사회봉사에”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06338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형 보수교회의 담임목사님, 장로님, 안수집사님들에게 교육과 부동산에 대한 설문을 하고, 대답을 모으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보수 기독교가 어떤 영향을 끼칠 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 국제중학교, 특목고, 자사고 설립 같은 교육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무상급식, 일제고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종부세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 한국의 보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이 질문이 자꾸 떠오르는 때입니다.


p.s. [ㅇBㄷ] '내 이웃'에서 '강도 만난 자의 이웃'으로
☞ http://ya-n-ds.tistory.com/858

p.s. 앞에 나왔던 화폐 단위 ;
1 데나리온 : 노동자의 하루치 품삯  /  1 달란트 = 6000 데나리온 (~16년치 품삯)

p.s.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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