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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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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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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00:01

3월 첫번째 토요일입니다. 습관대로 아침 일찍 눈을 뜹니다. 외삼촌 댁에서 키우는 개가 왔다갔다 해서 중간에 깨기도 ^^; 
외숙모님이 준비한 수프, 샐러드, 야채쥬스, 빵, 구운 계란 등으로 배가 빵빵해졌습니다. 길 가다가 간식으로 먹으라고 샌드위치도 하나 만들어 주시네요 ㅎ
살짝 햇빛이 있네요, 비올 것 같지는 않고. 그제, 어제 개심사, 마곡사에 이어, 오늘은 향일암으로... 어떤 모습일까?
http://ya-n-ds.tistory.com/3386 ( 첫째날 - 개심사 )
http://ya-n-ds.tistory.com/3391 ( 둘째날 - 마곡사 )

 

일단 여객선터미널쪽으로 가야겠죠. 버스 타고 서시장에서 내려 성두 마을 가는 버스 기다립니다.
109번 버스 타고 09:45 출발, 10:40 도착. 돌산도 끝까지 가는 길, 막히지도 않았는데 꽤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섬이 상당히 길어서 그런가요?
길 넓히고 건물 짓고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물 들어올 때 열심히 노젓나 봅니다.

 

정류장에 둘레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없습니다. 어디로 가야하는 거지. 쑥 캐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광양에서 와서 잘 모른다네요. 아침 식사를 했던 식당에 물어서, 일단 향일암 가는 길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주고 동네로 들어가서 물어보라고 하네요.
골목길을 따라 포구쪽으로 가다가 만난 주민에게 물어보니 저 아래 보이는 건물 뒤쪽으로 가면 계단이 있고, 올라가서 오른편으로 따라가면 된다고 합니다. 멧돼지가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헐~

마을 곳곳에서 보이는 동백꽃이 예쁘네요.

계단 앞에 '성두탐방길'이라는 표지가 있습니다. 나름 잘 정리된 길, 마을 입구 정류장에 안내판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오히려 여행객이 오는 걸 싫어하는 걸까요? 하긴 동네 사람들은 불편할 수도 있죠.

 

처음에는 길 옆에 대나무 숲도 있고 해서 길이 좋은데 한 굽이 돌아가자 힘든 코스들이 나타납니다. 바다와 접한 경사면을 따라 둘러서 가는 길, 아래쪽 갯가에는 낚시를 하는 아저씨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비탈면에 발을 붙이고 자라는 나무들이 사선으로 서 있습니다. 갈수록 조금씩 길이 힘들어집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다니지 않는 티도 나고. 숨가쁘게 올라가 산등성이에 올라가니 금오산삼거리, 여러 등산객들이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율림치에서 금오산 정상으로 해서 왔다보네요.
향일암에 가까워질수록 바위들이 많아집니다. '돌산도'라는 이름만큼 돌이 보입니다. 기암괴석 위에 올라 앉은 전망대. 공기가 맑았으면 사진에 담긴 주변 섬들을 좀더 많이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날씨도 조금씩 흐려집니다.

 

내려가는 계단길, 이전에는 이쪽으로 올라오기 힘들었겠네요. 우뚝 솟은 바위를 곁에 두고 내려옵니다. 저 아래 임포 풍경도 예쁩니다. 부모와 함께 온 서너살 정도 꼬마 아이, 한눈 파느라 올라가는데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부모는 위에 가서 경치를 보고 싶어 길을 재촉하네요, '수행' 중~

 

향일암 가는 길 옆에 다다릅니다. 휴일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서로 기댄 바위가 아래로 들어가니 당우가 들어서 있는 작은 공간이 나옵니다. 탁 트인 바다. 자리를 잘 잡았네요. 바위틈으로 다시 올라가니 관음전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수행하기 좋을 곳이었겠네요.
지금은 공간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연꽃초, 공양미 외에 금빛 잎사귀 모양을 종이 삼아 글을 써서 매다는 소원지가 생겼습니다. 남산의 열쇠처럼 나무 등 곳곳에 매달려 있습니다 ^^; 절이라기보는 테마파크 같네요. 돌 난간의 거북이 장식물에는 팔찌가 걸려 있습니다.

108기도 내용 알림 - 수능, 임용고시, 공무원... 부처님도 하느님만큼 바쁠 듯~ ㅋ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을 수 있는 곳, 자연스러운 야외 카페가 됩니다. 외숙모님이 만들어준 샌드위치를 맛있게 냠냠. 두꺼운 패티가 있어 제법 든든합니다.
꽃이 활짝 핀 동백이 아름답습니다. 성두마을에서부터 자주 눈에 띄던 붉은 송이가 오늘의 주인공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126661500734934 : 동백꽃

 

일주문으로 내려가는 계단길. 중간에 등용문이 있습니다. 여의주 같은 커다란 구가 있습니다.
아래에 귀여운 동자승이 불언, 불견, 불문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곳곳에 사진 찍어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테마 파크'입니다. 어느덧 일주문.
찻길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포장길 양 옆에 갓김치를 파는 가게와 음식점이 줄지어 있습니다.

 

트래킹 없이 향일암만 왔으면 허무했을 듯. 비렁길과 산등성이 덕분에 즐거웠던 시간이었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126659074068510 : 성두마을~향일암 트래킹 

 

2차선 도로에는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차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안내원에게 버스 타는 곳 물어보니,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오지 못하고 좀더 걸어가면 대형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거기서 회차한다고 합니다. 전에 남해 독일인 마을 갔을 때 느낌입니다.
https://ya-n-ds.tistory.com/2843 ( 남해 - 보리암, 독일인 마을 )

 

14:05 116번 버스를 타고 출발. 해안 보며 가다가 율림삼거리에서 고개를 올라갑니다. 골짜기에 계단식 논밭을 만들어 이룬 아름다운 마을 풍경, 남해도에서 본 풍경들이 떠오릅니다. 율림치, 커다란 주차장과 전망대, 금오산을 통해 향일암 가는 출발점인가 보네요.
아침에 내렸던 성두마을, 여기서부터는 낯익은 길과 풍경이 이어집니다. 바다 보다 산보다 하면서 즐거운 버스 여행이네요. 죽포삼거리, 성두마을 방향과 임포(향일암) 방향이 갈라집니다.

 

유상신 신부님을 통해 받은 노기보 신부님 연락처로 여수교회 주일 감사성찬례 시각을 물어봅니다. 잠시 후 다른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여수교회 전도사님이 노 신부님으로부터 연락 받고 전화했다고 합니다. 내일 11시 예배에서 보기로 약속합니다.


예약도서 도착 알람 -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민음사)
80년대 가정과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남녀에 관한 일들, 지금 보면 말도 안되는 것들이었죠. 지금 자연스럽게 보이는 것들은 앞으로 30년, 아니 10년만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데 김지영님 상담 의사의 혼잣말이 보여주듯이, 아는 것과 삶에서 선택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겠죠 -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도 육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여직원은 곤란한 법이다. 후임은 미혼으로 알아봐야겠다"

이러면 한국 사회에는 무엇이 남을까요? 책에서 본 기억나는 구절입니다 -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효율과 합리만을 내세 우는 게 과연 공정한 걸까.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는 결국 무엇이 남을까. 남은 이들은 행복할까."
https://www.nocutnews.co.kr/news/4673083 : 소설 '82년생 김지영'… 30대 여성들의 인생보고서

 

어느덧 돌산대교 건너 남산공원 입구 정류장. 올라가는 길 찾다가 일단 돌산대교 앞에 있는 팔각정에 가서 다리, 장군도, 돌산도를 바라봅니다.
바다를 오른쪽에 두고 여객터미널 쪽으로 내려갑니다. 배고치는 곳도 보이고, 장군도 유람하는 배에서는 설명하는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리네요.

 

공원 아래에 마을이 있길래 혹시나 해서 찻길 건너가 봅니다. 둘러보니 '갯가길'이라는 푯말이 윗쪽을 가리키고 있어 골목을 올라가봅니다. 좁은 길이 끝나고 도로 펜스를 만나 넘어갑니다. 도로와 가로등만 있는 황량한 느낌이 당황스럽네요 ^^;
산 위를 평평하게 깎아낸 곳, 이곳에 뭔가를 만들려고 하는 걸까? 여수, 돌산도 등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장된 길을 따라서 남산초등학교 쪽으로 내려 옵니다. 산 옆에 사태 방지를 위해 해놓은 것들이 너무 형식적으로 보입니다 ^^; 흙으로 된 한적한 오솔길, 그늘이 만들어지는 숲 등이 필요할 것 같네요.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243 : 여수 남산공원 개발, ‘시민 뜻’ 따른 결정에도 ‘잡음’

 

연등천을 따라 마련된 교동시장, 수산물을 주로 파나 봅니다. 해 기우는 시간이라서 장사를 접은 가게도 많고 아침에 와보면 어떨까 싶네요. 서시장도 잠시 돌아보고. 통영꿀빵과 비슷한 여수꿀빵, 분식집 서정스넥(줄이 깁니다), 길거리 음식들이 많습니다.

 

연안여객선터미널 둘러보고 이순신 광장까지. 거북선 조형물도 보이고, 사람들이 먹으면서 여수의 토요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근처에 바게트 샌드위치, 수제버거, 동백꽃 이미지를 이용한 화과 등등 나름 특색있는 것들도 통영과 비슷. 아, 케이블도. 어디가 따라한 걸까?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126665860734498 : 여수항 풍경, 한정식

 

외삼촌 댁으로 가서 배낭 놓고 함께 저녁 식사하러 나옵니다. 식당 가면서, 서시장, 이순신 광장 등에서 본 가게들 얘기를 했더니, 사촌동생이 서정분식은 원래 유명한 곳이었는데 다른 곳은 새롭게 생긴 곳이라고, 그닥 사먹을 맘이 안든다고 ㅎ
여수 한정식을 하는 곳. 주말이라서 그런지 관광버스도 많고, 건물이 크네요. 새로 건물을 지었다고, 식품공장도 있고 여수의 '음식점 재벌'이라네요.
해산물이 한상 나오고, 잠시 후에 또 나오고... 횟집 기분이 듭니다. 어제 오늘 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것들을 엄청 먹네요. 그런데, 왠지 아쉬움. 나중에 여수 다시 오면 삼치회, 새조개 샤브샤브, 서대회무침 등 단품으로 먹어야겠네요.

 

사촌동생은 토요일 저녁 미사 본다고 서교동성당 근처에서 내리고 외삼촌, 외숙모님과 집으로 돌아와 이야기. 외삼촌 가족이 성당에 다녀서 전례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네요. 성공회에 다니게 된 제 얘기도 하고.
https://ya-n-ds.tistory.com/3309 (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 타교파 영접식 마치고 )

 

지난 번에 대구 대교구청 갔을 때 본 나주 성모 관련자에 대한 '경고문'을 얘기했더니,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인정을 하지 않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방문하여 은총을 받고 온다고 호의적이네요. 천주교 내에서 호불호가 갈리나 봅니다. 대구와 목포가 성모신심이 강하다는 이야기도 듣고.
https://ya-n-ds.tistory.com/3350 ( 대구대교구청, 계산성당 )

 

사촌동생이 여수꿀빵을 사왔습니다. 차 안에서 했던 말을 기억했다가, 미사 마치고 근처 서시장에 들려서 사온 모양입니다. 나중에 지도 찾아 보니, 밤이라서 몰랐는데 밥먹은 곳이 남산공원 근처고, 성당이 서시장 근처였네요. 세심한 배려, 고맙네요 ^^ 너무 배불러서 한 개만 맛봅니다. 내일 아침에 더 먹기로 하고. 

 

내일 여수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하며 Zzz
http://ya-n-ds.tistory.com/3401 ( 넷째날 - 성공회 여수교회 감사애찬례, 여수 밤바다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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