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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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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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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17:54

5월 4일,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들은 아침 재료를 찾습니다. 계란의 위치가 바뀌어 있어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네요.
후라이를 하고 식빵을 굽고... 그런데 잼이 없네요, 빈병이 있긴 한데... 헐~ ^^; 이런 건 아직 모텔에서 게하로 진화하지 못한 느낌 ^^;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내려진 커피와 섞어서 간단하게 아침 먹고 설거지. 간단하게 씻고 6시 35분쯤 터미널로 출발.

 

평안광장을 지나서 골목으로 가다보니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제법 크네요. 맛난 냄새들 - 참기름, 어묵, 떡.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 진주의 하루를 깨우나 봅니다.

 

시외버스 터미널. 어제 보지 못했던 터미널 이전 반대 현수막. 도심에 있어서 도로를 복잡하게 할 것 같은데, 주변 상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겠네요. 그리고 이전하려는 곳도 남쪽 경계 지역이라 접근성도 좋지 않을 듯.

 

7시에 진주를 떠나 남강 따라 가다 다리를 건너 경남과학기술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을 지납니다. 어제 선학산에서 설명을 들었죠, 농고에서 발전해왔다고.
생각이 나서 어르신께 고마움을 전하는 문자를 보냅니다. 교회 다닌다고 하셔서 '주님과 함께 평안하세요'라는 바람도 전합니다.

 

진주 IC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40분 후에 진교 도착. 여기서부터는 완행 버스가 되어 손님들이 원하는 마을 앞에 내려주며 갑니다.
고개를 넘으니 바다가 보이고 남해대교를 건넙니다. 옆으로 다리를 하나 더 만드는지 교각 사이에 줄이 늘어져 있습니다. 남해대교가 왕복 2차선이라서 주말이나 휴가철에 차들이 몰리면 통행이 힘들겠네요.
남해 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곳곳에 길을 넓히는 공사가 이어집니다. 8시 10분 경에 도착.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막히지 않고 잘 왔네요.

 

금산 가는 상주/미조행 8시 20분 버스를 탑니다. 표 끊고 하다가 손에 들고 있던 모자가 없어졌네요 ^^; 앞으로는 목에 걸든지 머리에 쓰든지 가방에 넣든지 해야 할 듯~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남해군 안을 다니는 버스는 카드가 되지 않아서 불편합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거나 현금을 내야합니다. 자꾸 동전이 생기고 불편 ^^; 함양군에서는 카드 찍고 잘 다녔는데... 여기는 땅끝이라 조금 늦나요?

 

이동, 무림 마을을 지나서 금평. 보리암, 복곡 입구라고 합니다. 기사님에게 물어보니 등산코스는 좀더 가야 한다고. 금산입구에서 내려달라고 하니 그곳보다는 두모에서 내려서 가는 새로 생긴 코스가 더 좋다고 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주머니도 그쪽이 더 낫다고.
버스가 바다를 아래에 두고 달립니다. 구불구불한 길은 놀이기구 같은 재미를 더해주고 창밖 바다와 마을 풍경은 눈을 가득 채워주네요 ^^
벽련 정류소, 아래 마을 경치가 짱입니다. 카페가 하나 있네요. 버스에 탄 아주머니들의 '저기 장사가 잘 돼'라는 얘기가 들립니다.

 

두모 정류장에서 내려(08:45)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낯익은 석상이 하나 있네요. 서귀포에서 봤던, 진시황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찾아 왔다는 서복. 남해군에도 전설이 남아 있나 봅니다.
몇 사람이 앞서 올라가네요. 커다랗고 웅장하고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들과 나무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편안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능선이 가까워오면서 오르막이 급해지고 나무 데크 계단이 나타납니다. 조금더 가니 아래 풍경을 조금씩 보여줍니다. 산자락 아래 물과 만나는 곳에 폭 안겨있는 마을이 평온합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저쪽 편에 있는 산도 손을 흔들고.
나선형 철제 계단이 능선으로 안내합니다. 와~ 감탄만 나올 뿐입니다.

 

옆길로 해서 잠시 부소암에 들립니다. 계단 난간에 시주 받은 기왓장이 얹혀 있네요. 임시 건물이 커다란 바위를 뒤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며 앉아 있습니다. 멋지네요.
그런데 이렇게 만들기까지 지게로 물건들을 날랐어야 할 텐데. 이런 것도 일종의 공덕을 쌓는 수행의 길이었을 테죠. 건축 허가가 나서 올해 가건물 대신 절을 짓는다고 하네요. 그냥 이 모습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법당 안에는 돌을 다듬어 만든 부처님과 나한들이 앉아 있습니다.
절을 지키며 공부하는 거사님이 손님들에게 커피를 내려 줍니다. 이런 커피를 어디서 마실 수 있을까요? ㅎ

 

두 아가씨를 만납니다. 남해에 3번째 오는데 올 때마다 보리암은 빼놓지 않는다고. 어제는 샌드위치 휴일 기간이라 방이 없어서 경찰서에 가서 겨우겨우 잠잘 곳 알아봤다고.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해서 금산탐방로 입구로 내려가서 함께 미조항 가보기로 합니다. 그쪽 코스는 처음 가본다고 하네요.

 

뇌를 닮은 바위, 옆에서 보면 사람 얼굴 모양이고 뒤쪽에서 보면 두꺼비 같은 바위 등 재미있는 기암을 보면서 보리암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헬기장이 나오는데 아래쪽으로 단군성전 표지가 있습니다. 일주문 같은 문이 있는데 한글자를 모르겠습니다. 글 쓰면서 검색해 보니 '홍(弘)'이였나 보네요 - '홍익문'
경사면에 꽃과 나무들이 잘 가꾸어져 있고, 건물들도 주위에 맞게 들어서 있습니다. 한쪽 켠에 단군상이 있는데 오른쪽에 관우 왼쪽에 이순신 장군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남근석 같은 것도 있고.
연등 대신 천등, 대웅전 대신 단군 성전. 불교와 샤머니즘 형식이 섞여 있는 느낌입니다.

 

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 두 길동무가 자기들은 보리암과 정상 쪽을 봤다고 하면서 먼저 천천히 내려가겠다고 합니다. 대나무가 양옆으로 길을 내줍니다. 금산 정상, 봉수대가 있고 아래로 섬들이 뿌려져 있네요. 기이한 바위들, 누군가 너른 바위에 조각해 놓은 듯한 무늬가 멋집니다.

 

보리암이 보이기 시작. 주위의 암석. 짖궂은 표정의 손오공 모양, 이스터 섬의 석상같기도 하네요. 부처님 오신날을 지나서인지 지붕과 지붕 사이에 연등이 채우고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 쌍홍문 -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천혜의 요새를 지키는 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구멍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솔솔.

 

이쪽 코스는 경사가 급해서 올라올 때는 너무 힘들 듯. 기사님과 마을 아주머니들 덕분에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금산 탐방센터 입구에서 길동무들을 만납니다. 금산 정상과 보리암에서 3,40분 정도 보냈는데 딱 시간이 맞았네요.
자꾸 뒤를 돌아 금산의 능선을 보면서 아쉬움을 덜어냅니다. 굿바이~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341427089258383 : 금산, 부소암, 보리암

 

신보탄 정류장까지 1Km 정도를 내려갑니다. 12:30 남해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을 듯. 1시 5분쯤 버스가 옵니다, 시간이 잘 맞았네요. 창밖으로 상주해수욕장이 아름답습니다. 중간중간의 마을과 해변 풍경도 눈과 마음을 끕니다 - 금포의 송정해수욕장.

 

미조항, 멸치축제를 해서 그런지 차와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냥 먹거리 장터 같은 느낌. 그래도 배 두 척이 멸치를 털고 있어서 다행. 반대편 쪽의 항구는 배도 제법 많고 한적한 모습이 낫네요.
길동무가 기억을 더듬어 전에 가본 식당을 찾습니다. 음식점들이 내건 메뉴들이 그닥 끌리지 않습니다. 길동무는 여기서 멸치쌈밥등으로 점심을 먹는다네요. 서울에서 먹은 멸치쌈밥의 실망이 있어서 그냥 독일인 마을로 가기로. 오늘 안에 남해를 떠나야 하니까 서둘러야겠네요. 인사를 하고 버스타는 곳으로.

 

13:50 미조 출발. 바다와 마을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보면서 물건 마을로. 달리는 차에서 창밖 풍경을 찍는 것도 재미 있네요. 나무들과 전봇대 등이 가리지 않을 타이밍을 맞추는 것, 짜릿함도 있습니다.
물건마을. 좁은 도로에 몰려든 관광객으로 난리입니다. 주황색 지붕이 상큼한 이국적인 건물들이 조금 어색하다고나 할까. 사람 사는 곳이라기 보다는 테마 파크 느낌도 들고. 수제소세지와 맥주가 넘칩니다. 점심 겸해서 소세지 한 접시 먹습니다.

 

아래 내려다 보이는 물건 마을이 아름답네요. 끝에 등대가 있는 두 개의 방파제가 마을 앞 바다를 안전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마을로 내려가 봅니다. 집들과 해변 사이에는 밭들이 있습니다. 몽돌해변 가기전 방풍림이라고 할 수 있는 어부림이 있는데 그 안에 만들어 놓은 산책로가 좋습니다. 밖의 따가운 햇볕을 막아주어 시원하네요.
오른쪽 편의 선착장. 고기잡이 배들이 쉬고 있고, 멋진 요트들은 데크처럼 된 선착장에 따로 묶여 있네요.

동네를 한바퀴 돌고 버스 타러 정류장으로. 16:30에 미조항에 출발하는 버스가 늦습니다. 하긴 이렇게 차가 막히니. 5시 넘어 도착.

 

남해 터미널 가는길. 금산쪽 방향보다 이쪽이 좀더 돌아가나 봅니다. 뒷좌석에 앉은 노부부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 '앞으로 멸치회무침은 절대 먹지 않는다, 값만 비싸고' ^^;
다른 테이블에서 먹던 사람들도 그닥 반응이 좋지 않았던 듯. 미조항-독일인마을(물건 마을)의 이색적인 풍경을 담아 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341437485924010

 

남해터미널, 어느덧 오후 6시. 서울 가는 7시 버스표를 산 뒤 시간이 좀 남네요. 뭘할까? 터미널 근처를 돌아보기로. 조금 가니 남해전통시장이 있습니다.
주로 해산물을 파는 수산시장 느낌. 주전부리같은 것이 없을까? 좀더 안쪽에 가보니 다섯까지 색깔의 찐빵을 팔고 있습니다 - 우유, 모시, 치자&유자, 흑마늘, 뚱딴지.
선물로 뭘할까 했는데 잘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팥빵을 좋아하시니까. 한박스 사니까 덤으로 하나 더 주네요. 먹어보니 빵은 쫄깃, 단팥은 고소. 팥도 많고 씹히고 맛있네요. 하나에 1000원이라 비싸기는 한데 값어치를 합니다.

 

터미널로 돌아와 차를 타려고 하는데 승강장에 모여 있던 기사님들이 그빵 어디서 샀냐고 묻습니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고 다니는데 정작 당신들은 어디서 파는지 모르겠다고. 근처 시장 얘기를 하니 생긴지 얼마되지 않은 모양이라고 합니다.
한 기사님이 산 잘 다녀왔냐고 묻습니다. 자세히 보니 금산갈 때 탔던 버스 아저씨네요. 너무 좋았다고 하니까 다음에 오면 설흘산 한번 가보라고 합니다.

시간이 되어 남해를 떠나 진교에서 손님 더 태우고 진주 IC를 거쳐 북쪽으로.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11시 15분 서울 도착. 기사님이 꽤 밟았나 보네요.

 

이틀 동안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하동 섬진강둘레길과 전라도쪽을 가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341408572593568 : 서울-> 함양-> 진해-> 남해-> 서울 by 버스

 

p.s. 전날 보기

http://ya-n-ds.tistory.com/2842 : 함양 선비길, 진해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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