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잤습니다. 잠자리도 익숙해진 듯. 어제 많이 걸어서 피곤하기도 했고, 그동안의 여행 피로가 쌓이기도 했겠죠.
☞ https://ya-n-ds.tistory.com/3354 ( 2019년 첫 여행 - 넷째날 )
오늘이 실질적인 여행 마지막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내일은 쉬다가 서울 가야할 테니까 ㅎ
거실 소파에 앉아, 아침 준비하는 이모님과 이야기하다가 다리 옆을 보는데 어느새 고양이 린디가 와 있습니다. 고양이의 특징인가요, '쥐도 새도 모르게'.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깜놀이었는데, 이제는 익숙해졌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아서 움크리고 앉아 있으면 쿠션 같습니다. 일본 소설에 많이 나오는 의뭉스러운 고양이 느낌이랄까? ㅎ
아침 먹고, 인사하고 이모님댁을 나옵니다. 역으로 걸어가면서, 만덕동 재개발 현장에 나와 있는 친구에게 연락. 지난 주에 휴라라고 했는데 오늘은 출근했을까? 있다네요. 명륜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2016년 가을, 봉하마을과 통영갈 때도 잠시 만났죠. 집 근처가 아니라 멀리서 보네요 ㅋ
☞ http://ya-n-ds.tistory.com/2633 ( 10월 남쪽 여행 - 첫째날 )
월요일 출근 시간 지난 오전 카페, 손님이 없습니다. 차와 허니브레드 먹으면서 산 이야기. 올해 말이면 이곳 현장 일도 마무리될 것 같다고. 다음에는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보기로~
12번 버스 타고(11:45) 이 동네 저 마을 지나서 신평터미널 도착(13:05). 통도사로 걸어갑니다. 옆쪽으로 영축산을 오르는 길이 있네요. 아침에 도착했으면 산에 갔다가 절를 봐도 좋을 듯.
매표소, 삼성카드만 안된다네요, 신청했는데 안해준다고(의문의 1승일까 1패일까? ^^;).
물길 옆으로 난 소나무길,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 나무들 보며 이 길 걷는 것만으로도 한번 와 볼 만합니다. 세월과 함께 자라온 여러 모양의 소나무. 합천 해인사에서 만난 해설사도 통도사의 소나무가 좋았다고 했고. 경주 삼릉도 소나무가 아름다웠죠.
☞ http://ya-n-ds.tistory.com/3258 ( 가을 끝자락 나들이 - 여섯째날 )
냇가에는 녹지 않은 얼음들이 흐르는 물을 잡으며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솔밭 길이 끝나고 하마비가 있습니다. 승탑밭, 이 절의 내력을 알려줍니다. 그 옆 작은 공터에는 온전하지 못한 승탑과 승탑비의 흔적들과 재미있게 생긴 돌들을 모아놓았네요. 작은 추상작품 전시장입니다. 비바람을 견딘 나무 장승은 그 옛날을 이야기하는 듯.
총림문, 절이 커서 그런지 문이 많습니다. 성보박물관 지나(해인사에서도 느꼈지만, 좀더 운치있게 지을 수는 없을까요?) 일주문에 다다릅니다. 안쪽으로 화려한 연등이 보입니다. 우람한 근육을 드러내는 나무를 지나 천왕문. 천왕들에게 인사하고 들어갑니다.
하노전(下爐殿) 구역. 극락보전, 바랜 단청, 그리고 주춧돌 바로 위 손상된 기둥이 그 세월을 말해줍니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칼을 겨누는 벽에 그려진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극락보전을 지키고 있나요?
백매, 홍매가 피어 포토제닉이 됩니다. 그림으로 그리는 사람도 있네요. 단아한 삼층석탑이 잠시 발길을 머무르게 합니다.
영각 앞의 자장매도 꽃이 피었습니다, 봄을 알려준다죠.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83711351696616 : 남쪽 봄소식
약사전 지나 불이문을 통해 중노전으로. 대광명전(비로자나불), 용화전(미륵불), 관음전이 마당을 행해 있습니다. 용화전과 관음전 사이, 석가세존의 옷과 밥그릇을 미륵보살이 이어받을 것을 상징한 조형물로 여겨지는 봉발탑(奉鉢塔)이 운치 있네요.
향교의 내삼문 역할을 하는 듯한, 해장보각 앞의 개산조당, 마음에 듭니다.
어느덧 상노전으로. 대웅전, 위엄있게 서 있습니다. 면마다 편액 이름이 다릅니다 - 동쪽 대웅전(大雄殿), 서쪽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 적멸보궁(寂滅寶宮).
대웅전 현판 아래의 꽃살문이 아름답습니다. 다른 문은 마름모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금강계단, 문을 닫아 놓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산령각 앞에서 담 너머로 카메라를 들어 안을 찍습니다.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이 꽤 있네요, 가이드 설명을 열심히 듣고 질문도 하고. 지나가는 스님들과 함께 사진 한 장 부탁하는 한국 여행자들.
나오는 길, 겨울 동안 새들을 공양하던 것을 마무리하고 있는 감들이 애틋합니다. 당우 앞에 꽃과 나무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83732071694544 : 양산 통도사
이제는 울산으로. 신평터미널에서 1723번 버스타고(15:47) 언양쪽으로. 작천정 입구에서부터 길이 낯익네요. 작년 11월에 간월재 가면서 지나간 길.
☞ https://ya-n-ds.tistory.com/3253 ( 가을 끝자락 나들이 - 둘째날 )
익숙한 정류장 이름이 스쳐가면서 어느덧 태화강역에 도착(17:05). 북구청 방향 버스타고 사촌동생 집으로. 조카 ㅊㅇ이가 반겨줍니다. 이틀 만에 보내요 ㅎ
동생이 밀푀유나베를 준비했습니다. 오빠 온다고 한겹한겹 시간을 쌓았나 봅니다, 고맙네요.
ㅊㅇ이는 밥 보다 놀고 싶은 듯. 달래면서 한 숟가락씩 먹입니다. 과일 먹으면서 ㅊㅇ이와 놀기. 낯익은 장난감들. 스토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노는 걸 좋아합니다.
동생 남편 도착. 오면서 밤에 가볼 데 있을까 해서 야시장 들렸는데 월요일이라서 문 닫았다고. 신경을 써주어 감사.
ㅊㅇ이 씻는 사이, 방에 들어가 짐 정리와 옷을 갈아 입습니다. 몸 씻고 나서 조금 더 놀다가 잠자리로~
# 1월 29일 (화)
여행 마지막날입니다. 깨어서 뒹굴거리고 있으니까 ㅊㅇ이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밤새 잘 잤나봅니다.
장난감을 꺼내서 놀이 모드. 밥 먹을 시간인데 더 놀고 싶어하네요. 밥 먹고 놀자고 달래어 식탁으로. 된장찌개, 동생이 아침 준비하느라 바빴을 듯.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한 준비. 엄마들이 참 힘들어하는 시간입니다. 옷입히고 가방 챙기고, 그런데 아이는 더 놀고 싶어하죠 ^^;
버스시간 맞춰 나갑니다. 두세 명의 아이가 엄마들과 함께 차를 기다리네요. 아쉽지만 ㅊㅇ이와 빠빠이 합니다.
동생과 차 마시면서 아이 키우는 것. 신앙 생활 이야기를 합니다.
- 2,3세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인 5~10분 정도를 어떻게 재미있게 보내고 다음 놀이로 넘어갈 수 있을까?
- 동생은 요즘 바울서신보다 복음서를 열심히 읽고 있다네요
여행 사진 정리하고, 짐 정리해서 배낭 매고 삼산버스터미널로. 동생과 점심 먹고 서울가기로.
어디를 갈까? 젊은 사람들이 들어가네요, 안을 보니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섬섬옥수', 이름도 좋네요. 일본식 돈까스와 우동집입니다.
돈까스, 바싹한 튀김 옷 속에 부드럽게 씹히는 두툼한 고기가 좋은데요.
냄비우동, 탱글탱글한 면발이 입을 즐겁게 하네요. 국물이 조금 짠 것이 흠이랄까.
동생과 인사하고 14:20 서울로 출발. 와이파이가 되는 버스, 와우!
낙동강구미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문경새재 부근. 산세가 두텁고 늠름합니다.
서울 부근에서 막히네요. 다시금 일상의 시작을 알려주나 봅니다 ㅎ
p.s. 어느덧 여행이 끝났습니다. 멋진 풍경,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던 시간, 뜻하지 않은 곳도 가보고.
수요일 출근해서 일터 적응 모드. 3일만 출근하면 쉬어서 좋네요 ^^
1월의 마지막날 조금 다른 일을 하는 파트로 이동 결정되어 설 이후에 자리 옮기기로. 2월 첫날, 그동안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환송회 겸해서 점심 식사. 이렇게 무술년을 마무리하면서 설 연휴를 시작하네요.
☞ https://ya-n-ds.tistory.com/3355 ( 2019 기해년(己亥年) 설 연휴 )
p.s. 건물 안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사찰 전각의 이름이 달라지네요
☞ https://ya-n-ds.tistory.com/3356#comment17450520 : 사찰의 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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