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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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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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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13:34

11월 22일 D-day. 오전 내내 '시간이여 빨리 가라' 이런 마음 ㅋ
Python의 method, instance, class 공부하다 보니 어느덧 점심 시간. 후식으로 나온 미니사과 맛있네요. 휴가 중 메일 응답 설정해 놓고 사무실을 나옵니다.
버스 타고 수원터미널로. 햇빛과 구름이 가을빛을 많이 덜어냈네요. 예매했던 표를 발권하고 기다립니다.

 

1시 40분 출발. 승객은 10명, 빈 옆 자리가 배낭을 두고 여유있게. 바로 고속도로로 가지 않고 병점 지나 오산 방향으로. '죽미령 UN 초전기념관'이 옆에 보이고. 오산역이 가까워오자 더 이상 개발되지 않고 어느 시점에서 멈춘 듯한 거리 모습이 나타납니다. 눈에 띄는 건 중국어로 된 간판이 붙은 환전소와 음식점들.
오산역 환승센터에서 두 사람이 더 탑니다. 앞자리 분이 이곳저곳 다 거친다고 하면서 투덜거리네요 ㅋ 하긴 부천에서 출발해서 서수원, 수원, 오산까지.

 

2시 5분 다시 출발, 고속도로로 들어갑니다. 가져온 책 읽기. 한국불교 탑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세 개의 석탑 - 익산미륵사지탑, 부여정림사지탑, 탑리5층석탑.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계속 변주됩니다.

 

옥산 지날 때 창밖을 보니 버스 전용차선이 추월차선처럼 사용되어 승용차도 다니고 합니다. 정책이 바뀌었나?
청원-상주 고속도로를 타네요. 처음 가보는 길. 터널과 고가도로가 많습니다. 피반령 터널이 꽤 깁니다. 주위에 보이는 산자락이 부드럽습니다. 야트막한 마을 뒷산 능선에,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들이 하늘에 펼쳐져 있고 그 옆의 정자가 한가롭습니다.
보은, 속리산 IC 지나고 상주-영천 고속도로로 길을 잡은 뒤 낙동강의성 휴게소에서 잠시 쉽니다. 화장실에 의성의 유명한 곳 사진이 붙어 있는데, 컬링센터가 있습니다. 동계올림픽 끝나고 걸었나 보네요. 그런데, 요즘 컬링 감독 때문에 말이 많죠.
http://ya-n-ds.tistory.com/3242 : '컬링 폭로'

 

차는 다시 출발하고 나는 책을 다시 펴고. 경상북도 북부지역과 대구지역의 어투 비교가 재미있습니다. '니꺼'와 '능교', 강조하는 성조의 위치(평고평, 고평평).
5시쯤 되었는데, 둥그런 달이 하늘과 땅의 경계 위에 살짝 올라와 엷게 웃고 있습니다. 길가 언덕에 가렸다 나타났다, 잠시 달에 한눈을 팔아 봅니다 ㅎ 어둠과 함께 달은 점점 환해지고.

군위, 신녕, 영천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로. 경주를 지나고 언양에서 울산으로. 신복정류장에서 정차하기에 내려서 바로 게스트하우스로.

 

'라인', 재미있게 꾸면 놓았네요. 영국 국기 문양을 많이 사용했고. 방에 짐을 풀고 울산대학교쪽으로 산책. 학교 앞 거리를 루미나리에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도시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은 거의 이런 식으로 '통일'되나 봅니다 ^^; 

 

돌아오는 길에 주택가에 있는 '헐수정공원'을 지나면서 본 안내글, 무거동과 헐수정의 유래를 알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
http://www.ulsanpress.net/news/articleView.html?idxno=301135 : 무거·삼호동 일대 지명 유래 조형물 세운다

산책 마치고 와서 샤워. 복도와 방에 비해 샤워실이 너무 열악하네요 ^^; ( 다음날 아침 누군가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어 3층에 갔는데 훨씬 나은 시설입니다. 첵인할 때 알려주면 좋을 텐데... )

암튼 잘 도착했고, 4인실에서 두 사람이 사용하고 나쁘지 않네요 ㅎ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81985945202491 : 첫째날 풍경

 

 

# 11월 23일 (쇠)

방이 좀 춥네요. 일찍 눈이 떠집니다. 에어콘 겸용 난방기가 동작하기는 하는데... 전기장판이 그리워집니다. 어제 저녁에 물어보니 전기장판은 12월부터 사용한다고. '교장선생님의 권력'이 떠오릅니다.
https://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3158 : 핵 버튼만큼 막강한 전원 버튼? 

 

아침 먹으러 가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동쪽에서부터 주황색으로 물드는 광경이 너무 예쁘네요. 컵라면, 식빵과 잼. 너무 단촐한 느낌. 오락공간과 공용공간 인테리어에 집중하는 전략인가 봅니다.

 

짐 정리해서 버스 시간에 맞춰 나옵니다. 07:50 율리를 출발한 304번 버스는 08:05 신복사거리에 옵니다. 안내방송에 나오는 정류장 이름을 들으며 창밖 경치를 봅니다. 안내방송 중간에 병원광고가 많이 나오네요.
태화강을 오른편에 두고 울주쪽으로 가는데, 출근 시간이라서 그런지 반대 방향에서 울산으로 들어오는 차 꼬리가 깁니다. 분당에서 서울방향으로 차들이 밀리는 풍경이 생각나네요.

 

여러 마을을 거쳐서 완행버스처럼 갑니다. 천상리, 도로는 좁은데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둘러 있습니다. 울산이 커지면서 이쪽에 주거단지가 들어선 듯합니다. 마당이 있는 옛 집들이 있고, 곳곳에 감나무는 주황색 열매로 하늘을 밝힙니다.
범서읍, 작은 연못에서 놀고 있는 오리들. 진목에서 UNIST가는 가로수길이 멋집니다.
다리 건너 무동, 언양 지역에 들어섰나 봅니다. 반천, 길가의 대숲이 반겨주네요. 반송, 공촌, 장촌을 지나 KTX 울산역으로. 선사시대 유적을 보호해 놓고, 고래가 물위로 머리를 내미는 모습의 조형물이 보입니다.

 

08:50 언양터미널 정류장. 작천정을 지나면서 산 풍경으로 확 바뀝니다. 복합웰컴센터가 가까와오면서 모텔과 음식점들이 많아지네요.
09:10 종점 도착. 바람이 제법 세고 차갑습니다. 주위의 산세가 아늑하게 품어주네요 - '어서와, 영남알프스는 처음이지?' 풀먹인 홑청처럼 짱짱한 햇빛, 산 윗부분은 잎이 떨어진 가지들이 밤송이 머리처럼 덮고 있고 아래쪽으로는 초록 잎의 옷감 사이로 붉노란연두 무늬들이 수놓아진 느낌.

 

계단길로 조금 들어가니 숲길이 나타납니다. 작은 내가 앞에 흐르고 그 위호 작은 노란 다리가 예쁘네요. 맑은 물 위의 떨어진 낙엽이 물위에서 살짝살짝 리듬에 맞춰 움직이네요.
갈림길, 홍류폭포와 신불산 가는 길과 간월재 방향. 한 부부가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폭포쪽으로.
모든 잎을 내려놓은 큰 나무, 그 옆에서 가을을 붙드려고 하는 단풍나무가 마지막 열정을 태우고 있습니다.
편안한 오솔길과 가파른 길과 계단이 섞여 지루하지 않고, 새소리와 바람소리는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임도로 올라섭니다. 길은 굽이굽이 산을 탑니다. 신불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녹색당의 현수막. 임도를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파른 길도 있는데, 봐서 만만하면 그곳으로 가고 조금 험할 것 같으면 임도를 따라 갑니다.
저 위의 두 봉우리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길을 안내합니다. 중간중간 초콜렛, 과자 등을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네요. 약수가 있어 한모금.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85391614861924 : 간월재 올라가는 길

 

거의 다 온 모양입니다. 커다란 두 바위 사이로 펼져지는 은빛, 아이보리의 억새. '와' 저절로 탄성이 나옵니다. 재에 올라서니 서쪽으로는 영남알프스의 산들이 산자락을 서로 잡고 춤을 추듯 자태를 뽐냅니다. 동쪽으로는 버스가 지나왔던 울주와 언양이 보입니다.
삼각형 지붕의 휴게소는 억새와 어울려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네요. 햇빛은 따뜻한데 바람이 너무 차갑네요. 일단 휴게소에 들어가서 사발면 하나 삽니다. 가지고 온 빵과 함께 냠냠. 카메라 배터리도 충전.

 

배부르고 몸이 따뜻해진 몸으로 간월봉까지 올라갑니다. 올라가니 또 다른 풍경 ^^
다시 간월재로. 신불산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몸도 피곤하고 해서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기로.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바람이 잦아져서 더워집니다. 귀마개는 배낭 속으로.

 

물이 졸졸졸 내려오는 그늘진 곳, 투명한 얼음과 함께 있는 나뭇잎들이 크리스털 작품처럼 보입니다.
계곡에서 내려오던 물이 잠시 쉬어가는 곳, 사진 찍기 위해 가다가 낙엽에 가려진 얕은 웅덩이에 오른발이 빠졌습니다. 발 앞부분이 들어갔는데, 고어텍스 신발이라서 그런지 안쪽까지 물이 들어오지 않네요.

이제 낯익은 길을 따라 아래로. 아침과 달라진 햇빛은 또다른 풍광을 그려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85391851528567 : 간월재 내려오는 길

 

14:38 정류장 도착. 시간표를 보니 14:30 버스가 떠난 보양이네요. 다름 버스가 3시 30분 경. 조금 기다리다가 다음 정류장까지 걸어보기로 합니다.

작괘천. 곳곳에 넓고 하얀 바위가 있고 그 주위를 물이 흘러갑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오전에 버스 타고 오면서 지났던 작천정이 나오나 봅니다.
http://www.kyongbuk.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948555 : 언양 작천정(酌川亭) 세월이 빚은 술잔이 바위에 주렁주렁

 

이전에 함양에 갔을 때 남강을 따라 이런 너럭바위가 있는 근처에 정자들이 있었죠.
http://ya-n-ds.tistory.com/2842 ( 함양 선비길 )

 

등억삼거리. 얼추 버스 시간이 되었습니다. 15:30분쯤 323번 버스를 탑니다. 언양쪽 마을을 도는 순환버스인 듯 이곳저곳을 들릅니다 - 사광, 후리, 오산, 거리... 추수 끝난 논에는 까마귀떼가 이삭줍기를 하나 봅니다. 양등(텃걸), 간창, 찬물내기, 궁평... 15:55 언양 터미널 도착.

 

언양알프스 시장을 지나 언양읍성을 찾아가기로. 꽈배기와 도너츠 파는 곳, 그냥 지나갈 수 없죠. 밀가루 넣지 않고 찹쌀과 다른 곡물로만 만들었다네요. 꽈배기의 폭신한 씹는 맛, 유자 도너츠는 입에서 은근하게 상큼한 향과 맛을 줍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어디서 왔느냐는 물음으로 10분 정도 여행에 대한 잼난 수다를 떱니다 ^^

 

언양읍성 가는 길에, 할머니 한분이 미나리를 다듬어 팔고 있습니다. '미나리즙'도 있나 봅니다. 동쪽과 북쪽에 일부만 남은 성벽. 꽤 두꺼워 보이네요. 따라가다 보니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안내소가 있네요. 리플릿 하나 얻어 나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해설사로 보이는 분이 따라왔네요. 남쪽 성문쪽은 복원이 되었고 2020년까지 나머지 부분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그리고 이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앱도 있다고 하네요.
지금은 논밭인 곳으로 난 길을 가로질러 영화루로 갑니다. 너무 새것인 티가 나서 세트장 느낌.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지려나?

 

터미널 쪽으로 가다보니 수요미식회에 나왔던 '기와집'이 보입니다. 아쉽지만 오늘은 못 먹고 가겠네요.
다시 시장을 통과. 어묵 만들어 파는 곳이 있어서 가운데 맛살이 들어가 것 하나 사서 먹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985397894861296 : 언양 둘러보기

 

1723 버스가 옵니다. 만원. 보내고 태화강역 가는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로. 사촌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저녁 먹기로 합니다. 1713 버스가 왔는데 이것도 사람이 많네요. 그냥 탑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자리에 앉아 갑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바로 울산으로 가네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탈 만합니다.

신복로터리 지나 시내를 가로질러 태화강역까지 막히지 않고 잘 갑니다. 정류장 이름, 현대백화점은 있는데, 롯데백화점은 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이라고 부르네요. '현대' 도시라서 그런가요? ㅋ

 

북구청 방향 버스로 갈아탑니다. 퇴근시간이라서 그런지 명촌대교 건너는데 막힙니다. 버스에서 내려 동생네 집을 찾아갑니다. 오랜만에 만났네요, 어제 잠시 전화로 이야기하면서 궁금했던 예쁜 아이도 있고 ^^
짐 내려 놓고, 밖으로 나가 갈비탕을 먹습니다.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모습, 이제 엄마가 되어 가나 봅니다. 후식으로 식혜가 있어 ㅊㅇ이에게 주니 조금 입을 대더니 손으로 멀리 합니다. 처음 먹어 보는 거라 그런가요? 잠시 후 엄마가 마시는 것을 보더니 다시 달라고 하면서 잘 먹습니다.

 

집에 들어와 귤 먹으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이야기.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고 새사람이 태어나고, 그렇게 아내로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 만만하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아이가 귤을 너무 잘 먹는데요. '조용히' 귤 껍질이 아이 앞에 쌓입니다. 나와 통하는 데가 있네요.

개인기 시간, TV에서 나오는 '방귀대장 뿡뿡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춥니다. 몸짓과 표정이 너무 귀엽네염 ^^
아이 아빠가 돌아옵니다. 동생이 SNS에 올렸던 결혼 사진으로는 봤는데 실물은 처음.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무게감이 그 모습 안에 녹아들어가고 있음이 보이네요.

 

ㅊㅇ이와 함께 놀아봅니다. 퍼즐, 자리를 찾기 위해 색깔과 모양에 대한 힌트를 주면서 맞추게 합니다. 인형놀이, 인형에게 감정이입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12시가 다 되어 갑니다. 계속 놀고 싶어하는 아이, 하지만 내일 놀기로 하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동생 가족과 함께, 아침 일찍 일어나 간절곶에 가서 일출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울산 구경하기로. 내일을 기대하며 Zzz

http://ya-n-ds.tistory.com/3254 ( 셋째날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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