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부모님이 TV를 보다가 하는 말이 있습니다 - '... 정치가들은 다 똑같아!'
뉴스에 나오는 얘기가 보통 잘못된 일들이니까 그렇게 얘기할 만도 합니다. 그런데,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하는 정치가들도 꽤 있습니다.
그래서 '다 똑같아'라고 말하는 것은 적확한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뉴스 볼 때 나는 짜증을 해소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선거 때 가끔씩 어머니에게 '누구 찍었어요? 왜 찍었어요?'라고 물어보면 '어짜피 다 똑같으니까'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사실 다 똑같다면 한번은 이쪽, 한번은 저쪽 찍어도 될 텐데, 일관성있게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찍습니다 ^^;
이 경우는 어쩌면, 다른 사람을 찍어도 비슷하니까 누구를 선택하든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의 부담을 줄이는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만약에 사람들이 한번은 보수, 한번은 진보 정권 순서로 뽑았다면 정치가나 고위공무원, 경제인들의 부정이 지금보다는 많이 줄지 않았을까요?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의 비리에 대해서 수사를 열심히 할 테니까, 리스크와 이익을 고려해서 몸조심할 테니까요.
교회에 다니는 어머니에게 언젠가, 사람들이 부정을 저지른 목사들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목사들은 다 똑같아'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일흔이 넘으신 부모님은 이제는 모든 것이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은 행동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청춘' 나이라는 60세가 되지 않은 분들이 '다 똑같다'라고 말하며 행동하는 것은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근님이 '도발하라'(이와우)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올바르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드는(자기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꾸는) 귀찮은 일이라서 자신의 기존 생각에 거스리지 않는 정보만을 받아들였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가끔씩 이런 말이 나옵니다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때로는 수고와 고통이 필요합니다.
'똑같다'라고 하는 것은 비교의 기준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에 대해 마음대로 기준을 정하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고무줄 잣대가 될 수 있어 위험합니다.
☞ http://ya-n-ds.tistory.com/2154 ( 고무줄 잣대 )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 과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기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죄인이다'라는 성경 구절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의인은 한 사람도 없다.
깨닫는 사람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사람도 없다.
모두가 곁길로 나가 하나같이 쓸모없게 되었다. 선한 일을 행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 로마서 3:10~12 )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로마서 3:23 )
하지만 이 구절들은, 사람은 스스로 구원할 수 없고 예수님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같은 로마서에서 구원 받은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나는 하나님의 자비로써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여러분의 몸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거룩한 살아 있는 제물로 드리십시오. 이것이야말로 여러분이 마땅히 드려야 할 영적인 예배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으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로마서 12:1,2 )
열매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렇기에 교회의 아픔이 되는 사람들과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 나뉩니다.
☞ http://ya-n-ds.tistory.com/2687 ( 교회의 아픔 )
☞ http://ya-n-ds.tistory.com/1714 ( 교회의 희망 )
예수님이 제시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이라고 말하는 사람 모두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갈 것이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베풀지 않았습니까?'
그 때, 내가 분명하게 그들에게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모른다. 악한 일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썩 물러나라.'" ( 마태복음 7:21~23 )
"주인의 뜻을 알고도 그 뜻에 따라 준비하지도, 행하지도 않는 종은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알지 못하고 매맞을 짓을 한 사람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받은 사람에게는 많은 책임이 요구되고, 많은 것이 맡겨진 사람에게는 많은 것이 요청된다." ( 마태복음 12:47,48 )
"'내 아버지로부터 복을 받은 너희들이여, 와서 세상이 만들어질 때부터 하나님께서 너희를 위해 준비하신 나라를 물려받아라.
내가 배가 고플 때, 너희는 내게 먹을 것을 주었다. 내가 목마를 때, 너희는 마실 것을 주었다. 내가 나그네로 있을 때, 너희는 나를 초대해 주었다.
내가 헐벗었을 때, 너희는 내게 옷을 입혀 주었다. 내가 아플 때, 너희는 나를 돌보아 주었다. 내가 감옥에 있을 때, 너희는 나를 찾아 주었다.’
그 때, 의로운 사람들이 그에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언제 주님께서 배고프신 것을 보고, 우리가 음식을 주었습니까? 언제 목마른 것을 보고, 마실 것을 주었습니까?
언제 나그네 된 것을 보고, 우리가 초대하였습니까? 언제 헐벗으신 것을 보고, 우리가 옷을 입혀 주었습니까?
언제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또 아프신 것을 보고, 우리가 찾아갔습니까?’
그 때, 왕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진정으로 말한다.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 곧 너희가 이 형제들 중 가장 보잘것 없는 사람에게 한 일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다.'" ( 마태복음 25:34~40 )
그런데 개인 구원에만 집중하는 한국 (보수)개신교에서는 예수님의 가르침보다는 바울의 일부 가르침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편리한 교리도 만들어 냅니다.
☞ http://ya-n-ds.tistory.com/2102 ( '천하무적 아르뱅주의' )
페친 중 하나가 구원과 삶에 대해 비유를 남겼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hizsound/posts/1377978308898310 ( '형사적' 의미의 구원과 면책 )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달란트(보통은 재능이라고만 생각하는데 공동체 안에서 맡겨진 책임도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에 맞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 기준으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겠죠.
그러면 '**은 모두 똑같아'가 아니라 'A와 B는 달라'라는 구별을 할 수 있고, 좋은 쪽을 선택한다면 이 세상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보태지 않을까요?
언제인가 친구와 함께 나눴던 정치가에 대한 얘기가 생각납니다. 그 친구의 생각은 새누리당의 심재철님이나 정의당의 노회찬님, 심상정님이 사회에 기여한 것은 별로 차이가 없다였습니다. 잘한일에 대한 '똑같다' 버전 정도?
그런데 그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자신이 가진 것으로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리고, 집권 여당을 오랫동안 한 정당의 의원과 원내 교섭단체도 안되는 소수 정당의 의원이 할 수 있는 일는 일과 요구되는 기준이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 http://ya-n-ds.tistory.com/2591 ( 정치가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
교회 내에서도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장로와 안수집사 그리고 권사, 성도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과 역할이 다르죠.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다 똑같다'라고 하면 그것은 결국 잘못에 대한 면피, 합리화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2007년, 2012년 대선 때 이명박님과 박근혜님에게 표를 주었던 기독교인들의 기준은 무엇이었을까요?
경제 또는 안보(종북) 이데올로기, 아니면 다른 후보나 그가 속한 정당에 대한 미움? 그러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았을까요?
정직과 사람에 대한 철학이 없을 때, 경제 논리는 양극화를 가져오고, 안보 논리는 방산비리로 물들고 장성들과 장교들을 위해 돈을 쓰는 군대를 만듭니다.
☞ http://ya-n-ds.tistory.com/2462 ( 한국의 그늘 : 빚 & 양극화 )
☞ http://ya-n-ds.tistory.com/2219 ( 방산비리 )
☞ http://ya-n-ds.tistory.com/1691 ( 군대 OTL )
대통령은 방향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그것에 필요한 정보,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하는 것은 사람을 임명해서 하면 됩니다. 그래서 정직함과 보편성을 가진 역사관, 세계관이 필요합니다.
정직하지 않으면 그 큰 권력을 가지고 사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장로가카'가 잘 보여주었죠.
☞ http://ya-n-ds.tistory.com/1773 ( 2MB Way )
☞ http://ya-n-ds.tistory.com/2023 ( 4대강 )
☞ http://ya-n-ds.tistory.com/873 ( 자원외교 )
☞ http://ya-n-ds.tistory.com/1240 ( MB 측근비리 )
잘못된 역사관과 세계관은 역사를 뒤로 돌립니다. 박근혜님이 보여주고 있죠.
☞ http://ya-n-ds.tistory.com/1630 ( 박근혜님 - 과거사 인식 )
☞ http://ya-n-ds.tistory.com/2403 ( 박근혜 정부 '만시지탄' )
강남순님이 '정의를 위하여'(동녘)에서 '생각-판단-행동'은 이어진다고 말합니다.
'다 똑같다'는 생각은 어떤 판단과 행동으로 이어질까요? 그리고 그것들이 모아져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 다른 생활의 발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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