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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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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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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11:06

10월 13일, 연차 써야된다고 이메일 알람이 또 왔습니다. 화요일은 예방접종도 있고 수요일 주간보고 때까지 마쳐야할 일이 있어 힘들 듯. 15일(목)로 옮깁니다. 


어디를 갈까? 친구가 얼마 전 페북에 올렸던 청계산, 광교산, ... 조금더 높은 산이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북한산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둘레길과 북한산성 걸으면서 몇 번 가봤는데, 정상인 백운대는 올가가본 적이 없죠. 우이령길 갈 때마다 '백운대' 이정표에 눈길이 갔죠. 이번 기회에 가보기로. 

https://ya-n-ds.tistory.com/841 ( 북한산 둘레돌기 : 소나무숲길~평창마을길 ) 

https://ya-n-ds.tistory.com/1124 ( 북한산 둘레돌기 : 우이령길 ) 

https://ya-n-ds.tistory.com/2127 ( 북한산성 성곽길 (1) ) 

https://ya-n-ds.tistory.com/2174 ( 북한산성 성곽길 (2) ) 



## 10월 14일 (수) 

그동안 막혀 있던 검증환경 마무리하고 주간보고에 한줄 넣었습니다. 마음 편히 내일 휴가를 쓸 수 있겠네요. 부랴부랴 인터넷에서 우이동쪽에서 오르는 코스 검색. 

☞ https://blog.naver.com/midampark/110185525693 



## 10월 15일 (목) D-day 

이른 아침, 계란에 밥을 비벼 김 한 장 구워 먹고, 디저트로 과일 한 쪽. 빵, 고구마, 삶은 계란, 물, 초코음료, 과자, 사탕 등 챙깁니다. 읽을 책도 하나 들고 출발. 


06:36 4호선 타고 사당 출발, 성신여대역에서 우이신설선으로 갈아타고 07:34 우이역 도착. 출근과 반대방향이라서 두 량짜리 기차인데도 자리가 여유. 

가는 도중 읽은 '비잔틴 신학'(정교회 출판사), 그 당시 사람들의 신앙에 대한 고민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 지역과 다른 동방지역 사이, 비잔틴과 서방 사이의 교리 갈등의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백운천 따라 북한산둘레길 1코스로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분소까지. 이전에도 이렇게 잘 정비되어 있었나? 물도 깨끗하고. 나무 하나가 물가로 드리워져 있고 저 멀리 인수봉이 머리를 쌀짝 내밀고 있습니다. 좀 쌀쌀하네요. 

메모를 하려고 수첩을 찾는데 없습니다. 방금 전 지하철역에서 사용했는데 어디에 빠뜨렸을까. 요즘 종종 깜빡깜빡합니다 ^^; 


갈림길, 도선사 방향으로 가는 큰 길 따라가기보다는 산길로 가고 싶어 백운대 2 공원지킴터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작은 풀벌레 소리만 깔려 있고 가끔씩 새 소리가 추임새를 넣어주는 조용한 길을 홀로 올라갑니다. 딱다구리 한마리가 나루를 쪼고 있네요. 

40분쯤 가다보니 뒤에서 한 분이 큰 배낭을 메고 따라와 앞질러 갑니다. 사람을 만나니 반갑네요. 사진을 찍다보니 발걸음은 늦어지고. 땀이 나기 시작. 


점점 위로 가다보니 가을빛에 물든 나무들이 늘어갑니다. 우이 대피소 삼거리, 도선사쪽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있네요. 여기서부터 경사가 급해집니다. 하지만 햇빛을 받은 알록달록한 잎들에 눈을 빼앗기며 어느덧 하루재, 그동안 가려있던 인수봉이 매끄러운 암벽의 장엄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벤치에 앉아 간식 먹으며 쉬어 가기로. 까마귀 한 마리, 주인인 양 손님들을 쳐다봅니다.  

헬리콥터가 소형포크레인을 매달고 조금 위쪽에 내려 놓고 갑니다. 어디지? 이 산속에 무슨 공사를 하는 걸까? 


인수 대피소(경찰 산악구조대) 가기 전에 앞에 가던 사람들이 옆길로 들어섭니다. 저쪽으로 가는 건가? 따라가 봅니다... 조금 가다 보니, 그분들이 돌아서서 "여기는 인수봉 암벽 타러 가는 길이에요" ^^; 바로 알려줘서 다행~ 

다시 돌아나와 큰길로 갑니다. 대피소 근처에 시설을 늘리나 봅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헬리콥터가 가져올 자재와 장비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인수봉과 백운봉의 암벽이 알려주듯이 바위와 돌들이 많은 길입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길 옆에 경사진 판판한 바위면이 미끄럼틀처럼 서 있습니다. 


백운산장. 지붕 뒤로 백운대와 인수봉의 머리 부분이 가을빛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운치있는 풍경. 

리모델링 중입니다. 여기도 헬리콥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네요. 앞에서 전화하며 힘들게 올라오던 분이 공사하는 곳으로 가네요. 현장이 이런 곳에 있으면 출근하기가 몹시 어렵겠네요 ㅋ 어제 여기에서 머물렀던 사람은 새벽에 너무 추웠다고 투덜거리네요 ㅎ 

얼마 남지 않은 정상에 가기 전, 간식 먹으며 에너지를 채웁니다. 


여기서부터는 힘드네요. 계단에 밧줄에... 그래도 한걸음 한걸음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고운 단풍과 아래로 보이는 우이동, 그리고 그 뒤로 산들이 사이사이 운무를 머금고 신비롭게 펼쳐지는 모습에 도파민이 샘솟습니다.  

오르다 내려다보고를 반복하다 보니 백운봉암문. 성벽에 난 네모난 문이 액자처럼 그 너머를 보여줍니다. 백운대 올려다보니 갈 길이 험합니다 - '이거 가야 하나?' 


밧줄, 철제 가드, 올라갈수록 아래를 보면 아찔함이 커지네요 ^^; 정상 아래에 펼쳐진 살짝 기울어진 널따란 암벽, 여기에 앉아 보기 위해 여기를 올라오나 봅니다. 

아래에서 인수봉이 '나야 나'라고 하면서 뽐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중간에 사람들이 밧줄에 의지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상에 이미 한 사람이 보이네요. 아까 길을 바로 잡아준 분도 저 중에 있겠죠? 

인수봉 암벽코스 중 두 개를 파타코니아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가 주한미군으로 근무할 때 만들었다죠. 


고양시, 서울이 쫙 보입니다. 하늘을 군데군데 시쓰루로 가리고 있는 구름도 예쁘고.  

태극기 있는 정상은 인증샷 찍으려는 사람이 줄서서 기다립니다. 그냥 앉아서 좀더 멍때리다가 내려가기로.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430663157001422 : 우이동 -> 백운대2지킴터 -> 하루재 -> 백운봉암문 -> 백운대


내려갈 시간, 가드 레일과 밧줄에 의지해서 조심조심. 암문을 통해 북한산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려가는 길 곳곳이 경사가 급하네요. 계단도 많고. 갈림길, 대서문 대신 대동문 방향으로. 산성 바깥쪽보다 안쪽 단풍이 더 멋집니다. 사진 찍고 있는데 마주 오던 분이 지나가면서 앞으로 더 빛깔이 예쁘다고 하네요. 

백운봉 동쪽 모습, 암벽 3형제가 기대어 있고, 그 아래로 꿈뜰거리며 능선길을 내며 내려가네요. 바위 좁은 곳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이 대견합니다. 노적봉 앞까지 가는 길 짱인데요. 간식 먹으며 잠시 쉼. 아래에서 올라오던 분도 옆에 앉아 쉬면서 말을 건넵니다. 

"지난 토요일 백운대 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암문부터 한 줄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줄서느라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오늘은 어떤가요?"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바로바로 올라갔습니다" 


노적봉에서 용암문까지는 길이 점점 편해지고 단풍을 맘껏 즐기면서 갈 수 있습니다. 용암문에서부터는 성벽을 따라 가볍게 걷는 둘레길입니다. 기둥같은 바위와 나무의 우정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성벽이 둘러갑니다. 

대동문 쉼터, 코로나 때문에 노란선으로 막아놓은 곳이 많습니다. 성문 누대와 가을빛이 잘 어울리고, 나무들이 예쁜 손으로 차가운 성벽을 따뜻하게 가려네요. 


소귀천계곡으로 내려오는 길. 알록달록한 색깔이 점점 녹색으로 바뀌네요.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아 위쪽은 말라 있고, 아래쪽에서부터 물이 보이기 시작. 기울어가는 햇살이 배웅합니다. 

계곡 끝에 한옥 양식의 큰 두 건물이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빈관'이라는 현판도 있고. 뭐지? 앞에 가는 두 아주머니의 얘기, 박정희 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기생관광 많이 올 때 요정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라고. 지금은 '마가교회 할렐루야 기도원'으로 사용되나 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430673750333696 : 백운대 ->  백운봉암문 -> 용암문 -> 대동문 -> 소귀천계곡 -> 우이동  


아침에 만났던 갈림길, 북한산 한바퀴가 무사히 즐겁게 끝났습니다. 조금 높은 곳에서, 아직 서울까지는 오지 않았던 단풍을 위엄있고 멋진 인수봉과 백운대와 함께 보며 힐링했던 시간, 그 힘과 마음을 내일부터 일터에 풀어놓아야겠네요. 

https://ya-n-ds.tistory.com/3832 (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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