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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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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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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00:01

추석 연휴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은 일 계획.

- 진중권의 문화다방에서 승효상님이 이야기한 종묘
  ( ☞ http://www.podbbang.com/ch/7450?e=21457851 )
- 시사인에 소개된 '메밀꽃 필 무렵, 운수 좋은날, 그리고 봄봄'
  (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38 )
- 지난 번에 다 가보지 못했던 북한산성 성곽길
  ( ☞ http://ya-n-ds.tistory.com/2127 )

마지막날에 성곽길 가기로 결정.
그런데 그 마지막 날이 말이 많네요 ^^;
http://ya-n-ds.tistory.com/552 ( 대체휴일 )

8722번 버스가 2개월 전보다 많이 알려졌는지 이제는 구파발역에서 사람이 많이 타네요.

이번에는 꼭 대서문쪽으로 가야지 했는데 길을 처음부터 잘못들어 '수문'을 처음으로 만납니다 ^^;
지난번에 갔던 의상봉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처음에는 그 길 로 가다가 중간에 의상봉쪽으로만 가지 않으면 되는 거였네요 ^^;;
수문 옆에서 북한산 지도를 나눠주는 곳이 있습니다. 어르신 한분이 갈 길과 잘못 잡은 길에 대해 설명해주시네요.

대서문을 보지 못하지만 계곡을 따라 가는 즐거움에 이내 빠져 버립니다.
작은새 한마리가 계곡 바위 위를 뛰어 다니며 목을 축입니다.
길 따라 도란도란, 시끌벅적 내려 오던 물들이 잠시 옆으로 나와 숨을 고릅니다. 물고기들이 몰려와 간지럼을 태우고 동그란 웃음을 터트리며 다시 길을 갑니다.

이전에 북한동 마을이 있던 곳에 다다릅니다. 마을은 이전했고 그 자리에는 쉼터와 북한동 역사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00625025020

대서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납니다. 콘크리트 포장길. 아마 이전의 북한동 마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겠죠.
그 길을 보니까 길을 잘못든 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중성문까지. 물소리는 마음를 즐겁게 해주고, 나무들은 햇빛을 가려주어 길을 가기 쉽게 해줍니다.
물길 가까이 옆으로 나 있는 시구문을 통해 몸을 숙여 들어가니 아래쪽 넓은 바위 위에 한 가족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루에 올라가보니 마루가 있네요. 바람, 새소리, 물소리가 어울려 한숨 자고 가고픈 생각을 들게 합니다.
송편을 먹으며 다리를 쉽니다.

다시 대남문을 향해 갑니다. 중간중간에 절집이 많습니다. 물을 건너는 다리가 일주문이 되네요.
다리에 서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계곡과 눈을 마주쳐 봅니다.

중간에 행궁지 방향으로 올라가봤는데 아직 발굴 중인가 봅니다. 다시 돌아와 가던 길로.

금위영터 근처, 물소리는 잦아지고 이어지는 꽃밭길. 들꽃들일 텐데 누군가 가꾼 것처럼 피어있네요.
대성암의 풍경 소리가 평안하게 반기고 배웅합니다.

소나무와 바위가 만든 벤치에 잠시 쉬었다 일어서는데 앞으로 지나가는 배낭 속에서 나오는 댄스곡이 물소리, 새소리를 흩어버립니다.
좀더 앉아서 배낭을 멀리 보냅니다.

대남문. 점심으로 집에서 가져온 옥수수를 입에 뭅니다. 옆에 아주머니 두 분과 아저씨 한 분이 식사를 하고 있네요.
저에게 거봉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
아주머니가 제 옥수수를 보고 올라오면서 사온 것인지 물으시네요. 아저씨가 아래에서 파는 것은 다 수입산이라고 덧붙이시고.
집에서 쪄온 거라고 하면서 하나 권해드립니다.
제수씨 친정이 강릉이라서 그곳에서 온 거라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당신 고향이 주문진이라고 하시며 반가워 합니다.
( 저의 고향이 강원도였다면 반응이 어떠했을지 궁금 ㅎㅎ )
이야기꽃이 이어집니다. 지난달에 한라산 다녀온 얘기를 합니다. 너무 힘들었다고 하면서. 그런데 백록담에 물이 차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휴대폰에 담긴 사진이 멋집니다. 두서너 장 찍고 나니까 바로 구름이 가려버렸다고. 조금 더 먼저 도착했던 사람은 노루도 찍었다네요. 그 이후로는 비가 오고.
백록담이 하트 모양입니다. 잠시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인사를 드리고 먼저 일어납니다.

위로 이어진 성벽을 따라 대성문 방향으로. 경사 급한 계단을 올라가자 북악산, 남산이 보입니다.
성벽 사이사이를 지키고 있는 기이한 모먕의 바위들이 멋집니다.
길 중간에 종로구, 성북구, 고양시를 가르는 표지석이 있네요.

대성문을 지나 보국문으로. 거기서 정릉으로 내려옵니다. 비교적 편안한 길.
중간쯤부터 계곡이 있어 좋구요.
청수폭포 아래에 있는 작은 소에 오리들이 헤엄을 치고 조금 아래에서는 햇볕에 날개를 말리고 있고. 평화롭습니다.

탐방센터에 가까워지면서 낯익은 길이 보입니다. 이전에 지나갔던 북한산 둘레길의 명상길이 시작되는 곳.
http://ya-n-ds.tistory.com/841 ( 북한산 둘레 돌기 )

가다 나뉘고 다시 만나는 길. 오늘 한번 더 길을 매듭짓습니다.
다음에 만날 길을 기대하며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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