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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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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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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17:54

( 그동안 시간이 없어 여행 다녀온 지 한달 정도 지나서 쓰네요. 기억을 제대로 더듬을 수 있을까요? )

 

1월 14일 화요일, 여행 마지막날입니다.

좀 춥게 잤습니다. 이동식 전기히터, 광주 게스트하우스 때가 생각 나네요 ^^; 여기도 전기장판이 필요할 듯.
https://ya-n-ds.tistory.com/3541

 

아침을 챙깁니다 - 토스트, 계란, 잼, 커피. 여유있게 먹고 짐싸서 나갑니다.
안동초등학교 앞에 붙은 현수막, 총동창회에서 수학여행비를 지원해주어 고맙다네요. 아직 이런 것이 남아있네요.
교보생명 건너편 정류장에서 09:40 567번 버스를 탑니다. 안동시내를 빠져 나가 35번 국도를 달립니다. 중간중간 낙동강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10:15 온혜 도착. 이곳이 노선 분기점인가 봅니다. 운행 시간을 맞추기 잠시 쉬었다가 10:20 출발해서 도산서원으로.

 

햇빛을 쬐고 있는 냥이 한 마리,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왔냐옹~'

 

게스트하우스 쥔장이 일러준 대로, 입구 안내소에서 오디오 해설기계를 빌립니다. 귀에 거는 게 힘드네요 ^^; 매표소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니 보이는 낙동강. 여기도 병산서원쪽처럼 물이 살짝 돌아가네요.

가장자리에 살짝 얼음이 얼었습니다. 강 저편에 시사단이 보이고, 건너갈 수 없을까 여기저기 살펴보는데, 안되겠네요.

 

강과 그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운영대, 공부하다 머리 식히는 곳으로 딱일 듯~ 지난 번에 영주 소수서원 갔을 때 본, 물가에 지어 놓은 정자와 비슷한 용도겠네요.
정문 앞 넓은 공간, 자유롭게 가지를 뻗은 고목들, 마치 이곳의 기운이 상서럽다고 말하는 듯하네요.

 

정문으로 들어가 오른쪽, 도산서당, 정말 작은 집입니다. 그나마 마루에 평상을 덧대어 늘렸다고 하네요. 이전에는 담도 없었는데, 퇴계 사후에 서원이 확장되면서 담도 생겼다고.
완락재, 암서헌, 정우당, 몽천, 절우사 등의 이름은 퇴계의 마음을 알려 주는 것겠죠.
다산초당, 대흥사 일지암이 그렇듯이 원래 본인들이 기거했던 곳은 아담한데 점점 건물이 늘어나게 되죠. 나름 한 깨달은 한 사람들은 작은 집, 마당, 연못이면 만족했나 봅니다.

 

왼쪽의 농운정사, 위에서 보면 공(工)자 모양이라죠. 시습재, 관란헌, 여기에도 퇴계의 뜻이 있겠죠. 이 건물 위쪽은 퇴계 사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관리인이 살던 하고직사를 보고 진도문으로 올라갑니다. 좌우에 있는 서(동)광명실, 책들을 보관하는 곳인데 습기 방지를 위해 누각 형태입니다. 그래서 다른 건물들에 비해 좀더 화려해 보입니다. 

 

드디어 서원의 중심인 전교당과 동재, 서재가 나타납니다. 전교당이 높은 곳에 있어 왠지 절집의 대웅전처럼 보인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네 칸 중에 왼쪽 한 칸은 문을 단 방이고 세 칸은 마루인 비대칭 구조가 밋밋함을 덜어 줍니다. 마루 위 천장에 그린 단청도 공을 많이 들인 모양입니다.

장판각, 판본과 목판을 보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 장경판전처럼 바람이 드나들 수 있는 창살 모양으로 틈을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상덕사 들어가는 삼문, 서원이나 사당이 늘 그렇듯이 신주를 모신 곳은 문이 잠겨 있습니다. 담 너머로 살짝 들여봅니다.

푸른 대나무가 밝게 해주는 작은 문을 통해 상고직사로 갑니다. 일반 사대부 집의 ㅁ자 구조 형식, 기와 지붕 위로 보이는 하늘이 좋죠.
다시 전교당 앞 마당으로 나와 한번 더 둘러보고 역락서재 들러서 유물을 전시해 놓은 옥진각까지 마저 구경하고 나옵니다.

건물들이 너무 빽빽하게 차 있다는 느낌도 받는데, 그 덕분에 문을 통해 보거나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이웃한 지붕들이 오밀조밀 모여 만드는 공간들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천연대에 서서 낙동강 한번 보고, 버스정류장으로.
https://blog.naver.com/drkdc/221014257276 : 도산서원 - 퇴계의 건축 철학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728047053929706 : 도산서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E001680487 : 도산 서원 배치도

 

히터가 나오는 버스에 타니 몸이 노곤해집니다. 졸다 깨다 하면서 안동시내로. 2시 30분쯤 '골목안 손국수'로, 마지막 손님이 되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여전히 아파서 점심까지만 장사하려고 정리중이었다는데, 암튼 '삼세판'이 통했다는.

어제 옥동 손칼수와는 반찬만 살짝 다르네요. 전반적으로 비슷. 안동 오면 한끼 정도는 국시를 먹어 보면 좋을 듯.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제비원에 갔다 오기로. 버스가 꽤 자주 있습니다. 354번 타고 고고싱.
낮에 보는 얼굴은 따스하고, 정답고 그럽니다. 부처님은 밤보다 낮이 어울립니다. 연미사 마당을 통해서 몸 앞까지 가봅니다. 바위 사이에 난 길로 빠져 나가면 제법 넓은 공간에 불공을 드릴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바위에 손과 옷을 선으로 새겨 표현해 놓았는데 여전히 생생하네요.
나와서 옆쪽에서 보니 지난 밤에는 못본 석탑이 머리 뒷쪽에 있습니다. 연미사 어디에선가 올라가는 길이 있을 법한데 찾지 쪽에서 불상 어깨쪽까지 올라 가볼까 했는데 제대로 된 길을 찾지 못했습니다.

 

56번 버스 타고 서부치안센터에서 내립니다. 근처에 있는 안기동 삼층석탑 보려고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수수하고 피부가 검게 탄 시골 소년처럼 서있네요. 안기동 석불 좌상이 있을 법안 그 앞에 있는 절은 문이 굳게 닫혀서 들어갈 수가 없네요.

 

버스 타고 교보생명에서 내려 시장으로. '9번째 집'에서 꽈배기와 팥도너츠 삽니다. 아주머니는 호떡 반죽에 속을 넣어 철판에 놓고, 아저씨는 구워 내고, 손발이 착착 맞습니다. 대풍만두에서 찐빵 사고, 맘모스제과에서 빵 사고 역으로 갑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715951648472580 : 안동 먹거리

 

역 근처에에 있다는 탑을 보러 갑니다. 주차장에 막혀서 역 앞으로 해서 돌아 들어갑니다. 주차장 담장에 작은 문이라도 하나 만들고 표지판을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임청각 옆에 있던 칠층탑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그래서 더 날렵하고 섬세하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벽돌을 한장 한장 쌓아올렸던 사람들의 공덕이라고 해야 할까요?
역을 중심으로 걸어다닐 만한 곳에 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내려오는 유적들이 있는데 그것을 안동시가 잘 살리고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728061800594898  : 제비원, 안기동 삼층석탑, 동부동 오층전탑

 

기차 시간이 되었습니다. 17:10 출발. 추억 돋는 기관차, 요즘 보기 힘든 거네요. 임청각을 지나(마음이 헛헛합니다) 낙동강을 옆에 두고 와야천을 건너 영락교 지나서 방향을 틀어 터널 두어 개를 지납니다. 정상적이라면 이렇게 어렵게 노선을 만들 필요가 없었겠죠 ^^;
스쳐가는 서지역, 도산서원에서 버스 타고 오면서 표지판만 봤는데, 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보이지 않았을 듯.
 
17:40 영주, 기관차를 바꿉니다. 영주와 안동 사이에는 전기 기관차를 사용하지 못해서 디젤 기관차가 끌고 왔나 봅니다. 잠시 밖에 나가 열차 교체를 보면서 찰칵. 한 청년은 동영상을 찍나 보네요 ㅎㅎ
작년에 가을에 만났던 성공회 영주교회 교우님들은 다 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https://ya-n-ds.tistory.com/3506 ( 영주교회 )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풍기, 단양, 원주, 역들을 지나며 서울에 가까워집니다. 원주, 그리고 양평 지나 살짝살짝 한강이 보입니다. 하남의 야경을 바라보다가 어느덧 청량리. 바람이 좀 차갑습니다. 아쉽지만 서울에 왔다는 편안함.

 

'산사'를 테마로 한 여행, 이제 속리산 법주사만 남았습니다. 그리고, 2월까지 써야 할 연차가 남아서 또 여행 계획을 세워야겠네요. 절 다니느라 한동안 가지 못한 제주도, 슬슬 한번 다녀와야겠죠!
https://ya-n-ds.tistory.com/3594 ( 제주 여행 준비 & 첫째날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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