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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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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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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2:26

10월 26일(목), 8박 9일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
아직 어둑한데 눈이 떠집니다. 6시 40분 비행기를 타려고 윗 침대에서 자던 방글라데시님도 일찍 일어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는지 휴대폰 조명 키고 짐 정리합니다. 잘 안보일 것 같아 일어나서 문앞에 있는 불을 켜줍니다. 방 전체 불은 옆 침대남을 위해서 꺼 놓고.

 

화욜 아침에 봤던 수산물공판장에 가보기로. 어스름한 산지천을 따라 가는 동안 날은 조금씩 밝아옵니다.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좌판도 있고. 진열된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아주머니가 찍지만 말고 사라고 하네요 ^^;
포구쪽으로 들어가보니 저녁 일을 마친 배들이 들락거립니다. 경매장 가까운 곳에 배를 댄 후 생선들을 상자에 담아 주인 표식을 붙여 올립니다. 그러면 운반하는 사람들이 경매장으로 가지고 갑니다. 짐을 내린 후 바로 빠져서 포구 다른 편에 배들 정박하는 곳으로 가고 다른 배가 들어와 짐을 내려놓습니다.
배가 들어올 때마다 배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들이 얼마나 잡았나를 지켜보면서 기쁜 표정,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지'라는 '추임새'를 흘리면서.
소매를 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소매로 팔 잡어들을 배에서 직접 산 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팝니다.

 

경매장, 커다항 구 개의 공간이 있네요. 하나는 은빛의 갈치가 있고 다른 곳에는 여러 종류의 생선이 있습니다 - 한치, 삼치, 옥돔, 준치 등등. 불빛에 빛나는 갈치의 은빛 섹시하네요.
경매사가 상자를 가리키며 생선 내용과 양을 말하면, 번호가 붙어 있는 모자를 쓴 입찰자들이 수첩 크기의 작은 판에 가격을 쓴 후 경매사에게 보여줍니다. 최고 가격을 확인하여 낙찰 선언을 하면 '** 수산' 표시가 있는 종이에 가격을 적어 상자 위에 놓습니다. 주인이 정해진 상자는 근처의 '** 수산'으로 옮겨져 도매로 팔려 나갑니다.

 

이른 아침, 아니 밤부터 하루를 준비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시장 풍경, 활력이 넘칩니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 가기 싫을 때 기억을 떠올려봐야겠네요. 그리고 시간 되면 다시 한번 오고 싶네요.
돌아오는 길, 여행객 차림의 아주머니들이 흥정을 많이 합니다. 와, 상어도 떡 하니 진열대에 얹혀 있습니다 ^^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 먹으러. 토스트, 잼, 버터, 원두커피, 티백의 심플한 재료. 오늘을 그리시한 버터 맛이 혀를 자극하네요. 식빵 하나 더 구어 버터 잔뜩 발라 입으로.

 

짐 챙겨 가지고 나와 열쇠 반납하고 보증금 받고 나옵니다. 동문시장, 뭘 사가지? 신상을 찾아 이리저리. 그나마 카라멜이 있네요 - 감귤, 우도땅콩. 그리고 감귤 젤리.
뭔가 허전. 어제 먹은 찐빵이 생각났습니다. 아시아빵집, 너무 일렀던지 15분 뒤에 첫 빵이 나온다고. 시장 한바퀴 돌아봅니다. 여기도 아침을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거리를 준비하는 가게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오고, 배추와 무를 팔고 사고, 바지락, 게, 한치 등을 손질하고.

 

다시 아시아빵집, 갓 쪄 나온 하얀 빵이 맛있게 보입니다. 비행기 타고 가면서 먹으라고 하나 미리 만들어 놓은 쑥빵 하나 더 넣어줍니다. 어제 너무 맛있게 먹어서 부모님께 사다드리려고 들렸다고 하니까 좋아하시네요.
"주위 사람들에게 선전 좀 많이 해주세요"
"어제 사진 찍어서 페북에 올렸어요"
찐빵 하나 더 주시네요 ^^

 

관덕정 정류장 가는길, 곧장 가지 않고 조금 돌아가 가보지 않은 골목을 찾아서 갑니다.
'濟州華僑小學(제주화교소학)', 일종의 교훈이 '禮義廉恥(예의염치)'인가 봅니다. 인터넷 찾다보니 소학에 있는 구절에서 따온 듯합니다 - '禮義廉恥是謂四維'
9년 동안 '염치'없는 지도자 밑에서 염치 없는 사람들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죠 ^^;
http://ya-n-ds.tistory.com/2713 ( 2MB Way )
http://ya-n-ds.tistory.com/2716 ( 박근혜님 )

 

허물어져 가는 집 하나, 다음에 올 때면 여기에는 어떤 건물이 들어설까?

관덕정에서 버스타고 공항으로. 아시아나, 발권할 때 좌석을 선택할 수 있어 좋습니다.
제주 공항도 리모델링을 했는지 천장에 돌 모양 조형물을 매달아 놓았는데 신선하네요.

 

제주 오갈 때 차이가 있네요. 요즘은 (잘 찾아 보면) 기존 항공 요금이 저가 항공과 그닥 차이 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 가능하면 서비스가 나은 항공사를 택하면 좋을 듯.
- 올 때 : 제주항공, B737-800, 좌석 선택(X), 음료수(X), 신문(X), 32,100원
- 갈 때 : 아시아나, A321-200, 좌석 선택(O), 음료수(O), 신문(O), 37,200원

 

창가 좌석에 앉아서 구경하며, 토마토 쥬스와 물 마시고, ASIANA 잡지를 읽어보는 사이에 금방 서울입니다 - 부산의 새로운 핫플레이스(송도, 초량), 김기철 화백의 '궁(宮)' 그림에 대한 글.

 

서울에 도착하니 이전 교회 주일학교 샘으로부터 페북 메시지를 통한 번개 요청. 그동안 페북에 올려진 제주도 사진 보고 언제 만났으면 했다는.
"언제 와요?"
"지금 서울인데요"
"저녁에 시간 되요?"
"예"
저녁 7시에 만나기로.

 

집에 들어왔는데 조금 낯서네요, 허걱. 이번에는 조금 길긴 길었죠 ㅋ 부모님이 찐빵을 맛있게 드십니다.

 

저녁에 만난 순장님에게도 찐빵 하나 드리고. 그동안 얘기할 사람이 필요했나 보네요.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마음을 터놓고 지낼 만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듯, 그리고 보수교회 목회자들 생각과도 잘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회자 한사람 잘못 와서(옥한흠 목사님의 '원죄'이기도 하죠 ^^;) 교회에서 흩어진 많은 분들, 제자리를 잘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ya-n-ds.tistory.com/2265 ( 교회의 아픔 : 사랑의교회 )

 

올초부터 다니고 있는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신부님들의 성향이 교리의 '수호자'라기 보다는 '구도자'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 그런 갈등이 일어날 상황이 작아지죠.
http://ya-n-ds.tistory.com/2767 ( '데이트' in 서울주교좌성당 - 성공회 예배 )
http://ya-n-ds.tistory.com/2888 ( '비아메디아'를 마치며 )
http://ya-n-ds.tistory.com/2923 ( 비아메디아 AS )

 

긴 휴식 같은 여행, 날씨도 좋았고, 가고 싶은 곳은 거의 다 가고, 계획대로 안된 부분은 또 다른 만남과 경험으로 채워지고. 추자도 때문에 제주도 다시 한번 갈 기회도 남았고...
제주도 걸으면서 가장 많이 들렸던 노래, 아이유의 '가을아침' 노랫말, 그랬던 정유년 시월 늦은날들이었네요 ㅎㅎ
https://youtu.be/CxsffBwhnSw ( by 아이유 )
https://youtu.be/ysn6tCr3iQc ( by 양희은 )

 

아직 남은 휴가, 어떻게 다가올까도 기대해 보고~

 

p.s. 돌아오는 날 - 수산물 공판장, etc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496557340412023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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