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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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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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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16:09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결국 8월 24일에 하긴 나네요. 벽, 버스, 육교 등등 주민투표 알리는 홍보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발의 조건을 충족시키려는 청구 서명부터가 너무 부정이 많았는데 ^^;
그냥 숫자 맞췄다고 밀고 나가네요. 조금 민망하지 않을까요 ^^; 주민투표 요건의 좋지 않은 선례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위장전입'이 장관이 되기 위한 스펙(?)이 된 것처럼.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60486 ( "267,475.…무효처리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청구 서명" )

서명용지 양식도 적법하지는 않았나 보네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506.html ( 유권해석 받았다던 서울시 서면자료 요청하자 “구두로…” )

오세훈님의 '50% 무상급식'의 반인권성과, 주민투표 자체의 불법성에 대한 얘기도 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1383.html ( 법조인 216명 “오세훈 주민투표, 헌법에 대한 모독”)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투표 용지에 적힌 문구입니다.
청구인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할 당시 주민투표는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이었으므로, 문구는 아래처럼 하는 게 맞을 겁니다.
① 전면 무상급식 찬성 ② 전면 무상급식 반대

그런데, 그래야했던 문구가, 이제는 이렇게.
①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 실시
②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무상급식 실시

참고로, 원래의 서울시교육청 안에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완성해 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②에서 이것을 뺀 것은 약간 고의성이 짙다는 느낌이 듭니다.
☞ http://weekly.changbi.com/559 (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허점과 파급력 )

아무튼, 두 문구를 보면서 무엇인가 논리적으로 거시기한 느낌이 들었슴다. 그 이유는 '단계적'과 '전면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네요. 
'단계적'과 '전면적'을 쓰기 위해서는 일단 그 목표가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즉 대상이 '모든 학생'이 되든지, '50%의 학생'이 되든지 같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시는 목표가 50%입니다. 100%에 대한 로드맵이 없는 거죠.
그렇다면 이것은 '단계적'-'전면적'이 아니라, '전체적'-'부분적' 또는 '보편적'-'차별적(선별적)' 정도의 표현이 맞을 겁니다.

그리고, 2011년 초등학교, 2012년 중학교까지 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2014년까지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표현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앞의 것은 2년 단계, 뒤의 것은 4년 단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것을 종합하면, 굳이 문구를 만들자면 아래와 같이 될 것 같네요.
① 소득 하위 50%의 학생을 구별(차별)하여,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2014년까지 4년에 걸쳐 무상급식 실시
② 소득 구별(차별)없이 모든 학생에게 보편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 중학교는 2012년까지 2년에 걸쳐 무상급식 실시

그런데 이렇게 안쓴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종의 '프레임' 이론입니다.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말들이 있다는 거죠.
부시 정부가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을 할 때, '세금 구제'(Tax relief)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세금 자체는 나쁜 것, 그러므로 감세는 좋은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http://ya-n-ds.tistory.com/628 ( [ㅇBㄷ]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하지만 그 혜택을 받는 사람과 그 결과는 가리려고 하죠. MB 정부도 비슷한 길을 걸어 왔습니다. '재정 적자'는 살짝 '과잉복지'에게 떠넘기려고 하고. '한국의 버핏'을 찾습니다 ^^;
http://ya-n-ds.tistory.com/423 ( 감세 관련...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10817111514 ( 버핏 '부자증세론' 뜨거운 반향…미국민 95% "버핏이 옳다" )
 
다시 '프레임'으로 돌아와서 ^^;

사람들은 보통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전면적'보다는 '단계적'에 호감이 가기 쉽죠.
제가 시장이라고 해도 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투표 결과가 나오도록 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겁니다.

그래서 이런 기사가 나왔나 봅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69151 ( 무상급식투표, 서울시 '프레임'일까 '말장난'일까 )

암튼, G20를 개최했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세금으로 '디자인 서울 & 한강 르네상스' 열심히 하면서, 아이들에게 점심 한끼 공짜로 먹이지 못하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을 보면 좀 그렇네요.
http://ya-n-ds.tistory.com/1098 ( 한강 르네상스 & 디자인 서울 )

서울 시민들은 '다섯살'의 '프레임'에 갇힐까요? 아니면 '오세이돈'의 열 길 물 속을 빤히 들여다 볼까요. 8월 24일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p.s. 무상급식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무상급식 관련 논쟁의 핵심은 가치관의 충돌이다 ( 이준구 )
http://enif.kr/3930643

경제학자가 본 무상급식 논쟁 ( 이준구 ) 
http://opinionx.khan.kr/240

무상급식은 반대하면서, 보육과 학교준비물은 공짜로 하려고 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죠. 그래서 한나라당 사람들도 정리가 안되는 모양입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81487 ( 한나라당 '모순' 정책에 자승자박, "답변이 궁하다" )

[ㅇBㄷ] 이러쿵 저러쿵... 무상급식
http://ya-n-ds.tistory.com/725

오세훈님이 무상급식에 올인 하면서 '대선출마' 하지 않는다고.'비풍초' 중에 하나를 버린 게 아닐른지 ^^;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91524.html ( “오 시장 꼼수가 유리처럼 들여다보인다”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121829061 ( 트위터계 “나도 대선 불출마”풍자 패러디 잇따라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10819092526 ( [김종배의 it] '대선' 던지고 '시장직' 카드 쥐고 있는 이유 )

p.s. 김종배님의 시나리오와 비슷하게 21일 오세훈님이 '배수진'을 쳤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93121 ( 오세훈 시장 '배수의 진'…시장직 사퇴 카드 꺼내 )

오세훈 사태… 與 '봉합' vs 野 '공세'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93916

"무상급식 논쟁, 또 다른 축은 '농업'이다"
[우석훈 칼럼] 공생을 거부하는 '서울', '나쁜 투표'의 의미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821214836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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