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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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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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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00:01

여행 가기 좋은 10월, 단풍 구경하러 가는 행락객들 소식으로 주말 뉴스가 채워집니다. 
지난 파사성 여행 후에 몸이 근질근질, 남은 연차도 써야 하고, 어디 가볼까? 
☞ https://ya-n-ds.tistory.com/4356 ( 파사성길 ) 

25일 건강검진, 일찍 끝날 테니까, 26일 휴가 쓰면 1박 1.5일 정도의 여행 가능?  
4년 전쯤 제주에서 만난 길동무가 알려줬던 '선재길'이 떠오릅니다. 겨울은 아니지만. 
☞ https://ya-n-ds.tistory.com/3033 ( '레알' 올레 마무리 @제주 ) 

진부에서 자고 아침 일찍 선재길 걷는 것도 좋을 듯. 진부 농어촌 버스 시간표를 보면, 
☞ https://www.pyeongchang-pti.kr/index.php?mp=p2_4_3 
첫차가 07:50입니다. 다음은 09:05라서 좀 늦은 감이 있죠?  

첫날 반나절은 어떻게 할까? 봉평이 가깝네요 ^^ 
'서울 -> 장평 -> 봉평 -> 장평 -> 진부', 요렇게? 
동서울터미널에서 12:45/13:50 출발해야 해 있을 때 봉평 구경할 수 있을 듯. 

장평-봉평 농어촌버스 시간표 찾아 봅니다. 봉평에서 나오는 막차가 19:10. 
☞ https://www.pyeongchang-pti.kr/index.php?mp=p2_4_2 

장평에서 진부 가는 저녁 차는, 18:10,55, 19:30,40, 20:20. 

먹을 곳 구글링:
- '수요미식회 봉평' -> '쌍둥이네가벼슬'(곤드레밥, 묵사발)
- 진부에서는, 부림식당(산채정식/백반), 메미리(메밀/감자 부침), 부일식당(산채정식), 정가네 메밀막국수, 해오라기(감자 옹심이, 장칼국수)  

 

봉평에 봉산서재와 이율곡 사당이 있네요, 잠시 들려봐야 할 듯~ 

 

# D-2 
잘 곳 알아보고. 
상원사에 있다는 '적멸보궁' 찾아봅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건물을 말하네요.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당고종기 승려로 현신한 문수보살로부터 받아온 진신사리를 영취산 통도사, 오대산 상원사, 영월 법흥사, 정선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에 모셨다고 합니다. 선재길에 더해 여기까지 갔다 와야겠네요. 

# D-1 
자료 만들기. 주간 보고, ... 떠나기 전 이번주 할 일들 마무리. 
건강검진 전 코로나 자가 검사 - 한 줄 떴네요 ^^ 

 

# 10월 25일 (물) 
06:10 부터 문을 여는 건강센터. 05:32 지하철 타고 GoGo. 일찍 마치면 나머지 시간이 소소한 행복으로 느껴지죠. 6시쯤 도착. 예진표를 태블릿으로 본인이 작성하고 기다립니다. 작년과 달라졌네요. 이렇게 해서 접수 창구 시간이 줄어들겠네요. 앞에 먼저 온 사람이 14명이나 됩니다. 

- 폐기능 검사. 코로나로 작년까지 하지 않았는데 다시 시작. 기계가 좋아졌는지 시간에 따른 들숨날숨 세기가 표시됩니다. 입술이 닫는 부분은 바뀌지만 호스는 계속 사용하는데 괜찮을까? 
- 인바디. 근육량 200g, 체지방량 600g 증가. 작년에 빠졌던 체지방량이 거의 원복. 올해 토/일에 많이 걷지 못했죠. 다시 정기적인 주말 산길 산책을 시작해야 할 듯. 
- 전신 MRI : 35분 동안 누운 채로 작은 통속에 들어가는 첫 경험. 다양하고 규칙적인 Mechatical/Eclectrical sound가 큽니다. 소리를 막아주는 헤트폰, K-Pop이 나와서 정서석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듯. 이불도 덮어주어 따뜻하네요 ㅎ 

- 수면내시경 : 늘 그렇듯이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고 '금방' 깨어났네요. 단골 메뉴, 역류성식도염/만성위염. 위에 작은 용종이 몇 개 있어서 조직검사 맡겼다고. 

 

검진이 일찍 끝나, 성공회 정오음악회에 가봅니다. 올해 마지막 연주회. 두 연주자가 한 대의 피아노를 칩니다(Piano Four Hands). 피아노 두 대를 사용하는(For Two Pianos) 것과는 느낌이 다르네요. 팜플릿의 '네 손의 하모니'란 제목이 잘 어울립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gkEPaAsmhb8hYBYkxuCHRAGVJGoZrpVXbT4vAiZG1UFyBkQTVyyJxEPGsr5d9NMml : 정오음악회 

동서울 터미널에서 13:50 출발. 가을 햇살 아래로 잔잔하게 흐르는 한강,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나무들은 아직 완전히 가을옷으로 갈아 입지 않았네요. 평일 오후 막히지 않는 길. 강원도 가까이 다다르자 나무들 가을 패션이 짙어집니다. 
안내방송. 도로 사정으로 면온 IC로 나가 장평 간다네요. 마음과 물길 풍경을 볼 수 있는 국도 타고 장평까지.

 

봉평 가는 차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아 동네 한바퀴. 몇몇 건물과 새로 생긴 길을 빼면, 시간이 멈춘 듯한 자그마한 읍내.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아담한 도서관에서 유턴. 풋살 정도 할 수 있는 실내경기장 앞 벤치에서 기울어 가는 가을 햇살 받으며 잠시 쉬어갑니다. 빨간 산수유 열매가 가을빛으로 반짝이는 나뭇잎들 사이에서 영롱합니다. 

16:40 봉평으로 출발. 10분 정도 지나 도착. 관광객이 더 많아서인지 시외버스 터미널 있는 장평보다 번화합니다. 
재래시장 골목으로 가봅니다. 기와 지붕의 옛 건물 위에 '레트로-모던'한 간판이 있는 가게가 멋지네요. '방앗간'인데 커피도 파나 봅니다. 
가산공원. 이효석님의 흉상 주위로 서 있는 나무들의 실루엣이 멋지네요. 다리 건너 효석문화마을로. 
'달빛 흐믓 낭만공원', 휑한 게 흐믓/낭만과 거리가 있다는 ^^; 
찻길 따라 가다가 산책로로 올라갑니다. 오솔길이 이효석 문학관 앞으로 이끌어줍니다. 흐믓/낭만이 있는 길 ㅎ 

밥 먹으로 '쌍둥이네 가벼슬'로. 시그내처인 곤드레밥. 나물과 반찬들이 맛있네요. 색깔이 검은 '빡장'(강원도식 막장)도 독특하고. 건강하게, 맛있게 냠냠. 
어느새 어둑해지고, 왔던 길을 되짚어 갑니다. 달빛이 더 운치 있는 길, 물레방아까지.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장평으로. 시외버스 타고 진부. 
가을 햇살, 단풍, 바람을 한껏 느꼈던 반나절을 마무리하며 숙소로. 내일을 기대하며 쿨쿨~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QrPdf9LWSfyH77wdpa2jSJSP8PRkC2UidqVzCFo598fCFYNffAnLK5KjuPi3nUoXl : 장평, 봉평

 

 

# 10월 26일 (나무) 
아침 일찍 눈이 뜨입니다. 씻고, 식빵과 모닝롤에 잼과 크림치즈 발라서 커피와 함께 냠냠. 커피 타고 남은 물은 지난 주 득템한 보온 텀블러에 담습니다. 오늘 드뎌 성능 시험하네요. 

7시쯤 출발, 차 시간까지 50분 정도 여유가 있어, 읍내 한 바퀴. 일러서 상점들이 문을 열지 않았네요. 재래시장 골목길로 해서 서쪽 끝까지 돌아봅니다. 컵라면도 하나 사고. 
30분 정도 달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광릉 수목원, 부안 내소사와 함께 3대 전나무숲이라네요. 이전에 내소사 갔을 때 '와우'했는데 여기는 물이 있어 더 멋져 보입니다. 
☞ https://ya-n-ds.tistory.com/4290 ( 내소사 )

 

쭉쭉 뻗은 전나무가 뿜어 내는 향기가 이른 아침 숲에 쌓여 가슴을 뻥 뚫어줍니다. 물소리, 새소리, 그리고 나뭇잎에 쏟아지는 햇살이 눈과 귀까지 힐링해주네요. 이 길만 걸어도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네요. 
월정사를 보면서 선재길쪽으로 갑니다. 물이 나오는 곳이 있어 한모금 마셔봅니다. 담장 옆 빨간 단풍이 뚝뚝 흐르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ZLi4SK9GG9HUkLPNqVFoi2bWLCtMhah76pkLT9pYr32ZVNudS2oiQxVXFK1y3h9ql : 월정사, 전나무숲

 

상원사로 올라가는 찻길 본격적으로 선재길로 들어섭니다. 오대천 옆으로 난 오솔길, 중간중간 길과 관련된 설명들이 있어 의미가 더해집니다. 이끼, 나무, 맑은 물, 세월이 깍아낸 독특한 모양의 바위들과 절벽, 사람이 쌓아 놓은 돌탑, 나무를 흔드는 바람, 바람 타고 쏟아지는 나뭇잎, 색색으로 물든 산,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가을을 한껏 전해줍니다.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고, 밟히는 길이 다양해 재미도 있어 좋았던 길. 잠시 멈춰 물멍, 바람멍도 즐기고. 길 끝에 가까워질수록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산 따라 내려온 단풍의 끝자락. 

길 중간 중간 (비 올 때는 사용하지 못하는) 물가로 내려갔다 다시 숲길과 만나는 우회로가 있어서 물 옆에서 물소리 들으며 낙엽들이 물 타고 내려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icnbWrirLmTqjka8SrFPzQZwBESUKB2vQ1n9xAaJqTcQabztTUxdfXc79U9J5MPfl : 선재길 

 

3시간 20분쯤 걸어서 선재길을 마무리합니다. 상원사 입구 의자에 앉아 점심. 아침에 텀블러에 넣었던 물을 사발면에 붓습니다. '고진공 보온'이라는 광고 문구가 무색하게 많이 식었습니다. 그래도 먹을 만합니다. 반숙란도 하나 먹어 에너지 보충. 
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월정사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숲길 지나 빨간 단풍이 옆에 늘어선 계단, 그 끝에 있는 건물이 아름답게 어울립니다. 
문수전 앞 냥이 석조물, 절의 마스코트네요. 휘늘어진 수양 단풍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듯 합니다. 그 옆에서 씩 웃고 있는 호랑이 조각상이 재미를 더합니다 ㅎ 
차 타러 가야죠. 20분 전쯤 정류장 도착했는데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앙증맞은 승강장 표지, 긴점박이 올빼미가 '앉아' 있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ijSysDm6yMVpMrRprbANiVK5MHS9QATsWMt2uH8CTsPh6vCP7zDmnJYfoVXp2Fh1l : 상원사  

6,70명 정도 되는 사람을 중형 버스에 태웁니다. '조금 더 뒤로 들어가 주세요'... 15분 정도 걸려 다 탔습니다.

 

내려오는 길, 오전에 걸었던 길들이 그때 새록새록 피어나는 기억과 함께 지나갑니다. 
정류장마다 타고 내리는 게 오래 걸리네요. 월정사에 와서야 사람들이 버스에 공간이 생깁니다. 선재길 시작하는 이곳에 차 세워놓고 걸어갔다가 버스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나 봅니다. 여기 주차장이 넓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 듯. 

1시간 정도 걸려서 진부 터미널 도착. 서울 가는 버스 시각까지 여유가 있고, 배는 그닥 고프지 않아 주전부리 먹어보기로. 구름이 짙어집니다. 
아침에 봤던 메미리에 가서 메밀부침을 맛봅니다. 중간중간 배추 자른 것이 들어가 있는 담백한 맛.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보다가 터미널로 가서 버스 타고 서울로. 20분쯤 지나니까 비가 쏟아지기 시작. 오전 맑음, 선물이었네요. 
오대산의 단풍 끝자락을 누리며 알차게 보낸 1박 1.5일, 'The End' 

 

p.s. 다음 여행은 어디로?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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