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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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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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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2:26

어제 2박 3일로 여행왔다는 두 청년이 6시쯤 일찍 나갑니다. 시간이 아깝나 보네요 ㅋ

 

아침 먹으러 갔는데, 밖에 비가 오네요. 최근 제주 날씨는 아침에 비 또는 눈인가 보네요 ^^;
한라산 홈피에 들어가서 실시간 탐방안내를 보니, 누적적설량이 많아서 관음사 코스를 빼고(삼각봉까지만) 모두 통제되었습니다 ^^;
http://www.jeju.go.kr/hallasan/index.htm

 

오늘은 뭘 할까? 일단 아침 먹고 생각하기로. 식빵을 굽고 잼을 발라서(후스토리 게하에는 땅콩잼이 있어 좋죠 ㅎ), 내린 커피를 우유에 섞고 냠냠쩝쩝.
한 아주머니도 나와서 아침을 먹습니다. 아들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왔다고 합니다 ( 20대 초반인 아들은 아직 Zzz ). 눈 보기 위해서 한라산 가려고 한다고 하기에 관음사 코스만 빼고 모든 등산로가 막혔다고 알려줍니다. 관음사 탐방로는 중문 반대쪽 ^^;

빵 먹으면서 서로가 경험했던 여행 얘기를 합니다.

 

아주머니 : 오늘은 뭐 할 거에요?
나 : 글쎄요, 서귀포 구경을 할까, 잘 모르겠네요.
아주머니 : 차 렌트할 건데 같이 갈까요?
나 : 정말요. 그럼 빨리 관음사 쪽으로 가서 눈구경 하면 되겠네요.

 

길동무가 생겼습니다, 후스토리에서 만났으니 '후스길동무'가 되나요 ㅎ
후스길동무는 빌리러 가고 나는 식사 마무리하고 설거지 하고 짐 챙겨 준비를 합니다. 9시 30분쯤 출발.

 

아들이 늦게 일어나 아침 못 먹어서 근처 맥도날드에 들릅니다. 중문관광단지 안내소 대부분이 맥도날드 매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익을 위해서 임대한 듯. 돌 하르방 옆에 맥도날드 재미있네요.
비구니 네 분이 여행을 왔다가 아침 공양을 위해 햄버거집에 들렸나 봅니다 - 콘수프와 애플파이를 시키네요. 하르방과 맥도날드 조합처럼, 비구니와 맥도날드도 조금은 낯섭니다.

 

10시 30분 넘어서 출발. 비는 그쳤습니다. 티볼리에 붙은 네비 말을 듣고 가다보니 길이 막혀서 다시 돌아옵니다. 성판악으로 가는 1131도로(5.16도로)로 안내했네요. 도로통제 상황을 모르나봅니다 ^^;
5.16도로, 이 이름을 꼭 써야 할까요? 꼭대기와 가깝게 지나니 한라산 옛 이름을 따서 '둠뫼길', '두모악로'는 어떨까 싶네요.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77472 : 제주 '5.16도로', 왜 아직도 이름 안 바꾸나

핸펀 앱으로 찾으니 1119번, 1118번, 1112번 도로로 안내합니다. 중산간 지역의 도로 옆에 쌓인 눈. 차 다닐 곳만 겨우 길을 내 놓았습니다. 하긴 눈이 계속 오니 이 정도밖에 할 수 없겠네요.

 

조수석에 앉은 걱정스런 엄마의 운전 코치, 운전하는 아들과의 자잘한 '신경전'. 같은 차를 탄 가족 사이의 일상다반사 ㅎㅎ
후스길동무, 제주도를 많이 걸었나 봅니다. 느리게 걸으면서 눈과 마음에 새겨진 곳들을 이야기하네요. 월요일에 15-B 코스(고내~한림) 간다고 하니까, 시간되면 배타고 비양도 갔다오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겨울 오대산 선재길도 다녀왔다고 하면서 한번 꼭 가보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공항 근처에서 렌트를 했는데, 이번에는 중문에서 렌트해봤는데 번잡하지도 않고 편하다고 합니다. 렌트하는 장소에 가고 오는 것도 쉽다고. 떠나기 하루 전 저녁 중문에 와서 차 반납하고 잔 후에 다음날 공항가는 버스 타고 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려니숲길로 가는 1112번(비자림로) 도로, 가로수 역할을 하는 쭉 뻗은 삼나무와 쌓인 눈이 어우러져 장관입니다.
사려니숲길 입구, 막혀 있습니다. 교통통제할 때 사용하는 바리케이트가 있고 안쪽은 그 높이로 눈이 쌓여 있습니다. 몇 사람이 앞에서 서성이고만 있네요 ^^;

 

조금더 가다보니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밭이 차창 밖으로 보입니다. 나무 몇 그루, 동양화를 보는 듯한 기분. 차를 세워 놓고 밖으로 나가 찰칵 찰칵. 시원한 공기, 심호흡, 몸과 마음을 맑게~

 

1131번 도로와의 교차로, 경찰차가 성판악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제주시쪽으로 내려가다가 1117번 도로로 바꾸어 관음사로.
그런데, 관음사 탐방로 입구 도로에 주차된 차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200m 정도 더 가서 차를 세우고 산에 오를 준비. 그런데... 안내원이 막습니다. 12시까지 등산을 시작해야 하는데 시계를 보니 12시 30분 ^^;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 나옵니다.

 

무엇을 해야 할까요? 길동무의 오늘 잠잘 곳은 세화라고 합니다. 가는 도중에 들를 만한 곳은... 성읍 민속마을 근처의 영주산?
배가 고프네요. 점심을 먹어야죠. 가는 도중에 들러서 먹을 만한 곳을 검색. 어제 흑돼지구이는 먹어서 고기 종류는 피하고 싶다고 하고... 딱 이거다 하는 게 없습니다. 검문오름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고기국수가 생각나서 어떠냐고 물었더니 콜!
언제 한번 다시 먹고 싶었는데... 잘 되었습니다. '오름지기'를 찾아갑니다.
http://ya-n-ds.tistory.com/2384 ( 거문오름 )

 

거문오름 들어가는 길, 차 바퀴 자국만 나 있습니다. 주차장도 한산하고,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눈이 녹으면서 질퍽거리고. 그런데... '토요일은 쉽니다'(특이하네요) ^^; 관음사 코스에 이어 '2 아웃'입니다, 헐~

 

성읍마을의 식당 찾아보기로. 괸당네가 있기는 한데 여기도 고기파는 곳이라서. 검색하다보니 중국집이 보입니다. 김영하님이 알쓸신잡에서, 여행가면 그곳 짬뽕을 꼭 먹어본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림각, 성읍 식당들이 모여 있는 곳에 함께 있습니다. 초가 지붕 건물에 있는 중국집이라... 탕수육, 짬뽕, 울면을 시켜봅니다.
군만두 서비스. 바로 튀겨서인지 바싹하네요. 운전하느라 수고한 '아들기사'도 맛있게 먹네요.

 

탕수육, 小를 시켰는데 中보다 크고 大보다 작게 나왔습니다 - 모두 놀람. 맛은 어떨까... 옷은 얇고 고기가 꽉차서 쫄깃합니다 ^^ 20년째 성읍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콧수염이 멋진, 포스가 느껴지는 주인아저씨의 맛부심 인정. 흑돼지고기로 만든다네요. 서울에서는 탕수육 잘 먹지 않는다는 후스길동무도 이렇게 손이 많이 갈 줄 몰랐다고. 아들기사도 마지막 한점까지.
짬뽕은 국물은 잘 모르겠고(양념이 강해서 비슷비슷하죠), 면은 괜찮습니다. 울면은 비쥬얼이 좋고 맛있네요. 짜장면을 못 먹어본 게 아쉽지만, 탕수육과 울면은 엄지척입니다. 올 클리어. 뜻밖의 맛집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화시킬 겸해서 근처에 있는 제주집들을 둘러봅니다.

 

시간이 꽤 지나 영주산은 가지 않고 세화로 바로 가기로. 가는 중간에 시흥리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내립니다. 뜻하지 않은 길동무가 생겨 붕 뜰 뻔했던 하루를 편하게 맛있게 지냈네요.

바람이 차집니다. 201번 버스를 타고 성산, 광치기, 온평리, 난산리, 신산리, 삼달리, (잠도둑 게스트하우스는 예쁘게 새단장을 했나봅니다), 신천리, 표선, ..., 서귀포까지.


동문로터에서 내려서 매일올레시장 찾아가기. 가는길에 오는정김밥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재료가 다 떨어져서 미리 예약주문한 것만 팔고 있다네요. 아, 토욜이죠. 시장은 여전히 북적이고 활력이 넘칩니다. 제주동문시장과는 달리 통로가 넓어 앉을 곳을 마련해서 가게에서 먹거리를 사와 앉아서 먹을 수 있네요.

 

이중섭 거리, 저녁 때가 되어서 길거리 샵들은 이미 하루를 정리한 곳이 많네요. 담쟁이가 오른편에 낙서를 해놓은 낡은 '서귀포극장', 갑자기 6,70년대로 시간여행을 한 기분입니다.
이중섭 미술관은 관람시간이 끝났고. 앞에 있는 공원을 둘러보고(봄꽃이 피었습니다) 어둠이 내리는 서귀포항쪽을 잠시 바라보는 것으로 오늘을 마무리해야 할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17450511656038 : 눈구경, 하림각, 이중섭 거리

 

구터미널 정류장에서 버스 타고 광대왓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기사 아저씨가 벨소리를 못들었는지 터미널까지 갑니다, 어쩔 수 없죠.

많이 어두운, 외진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니(가로등이 있으면 좋으련만) 캠핑촌 같은 게 나타납니다 - '베이스캠프'.
http://cafe.naver.com/campguesthouse/9

 

인적이 없네요. 전화를 거니까 쥔장이 나옵니다. 공용공간이 별채처럼 있습니다.
도미토리가 있는 건물로 들어가니 여러 아웃도어 장비들이 보이네요. 엄홍길님의 사인이 있는 것도 있고. 오래된 사진기들... 쥔장의 이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겠네요.
거실에 TV도 있어서 잠시 동계올림픽 경기를 봅니다. 조금 지나서, 오늘 한 방을 쓸 게스트가 옵니다. '베겜길동무'가 되겠죠 ㅋ

 

시간되면 공용공간에서 맥주 한잔 하자고 청하네요. 샤워 후에 건너갑니다. 한국과 스위스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고 있네요. 너무 실력차가 납니다 ^^; 골문을 책임지고 있는 심소정님이 너무 불쌍하다는 TT
베켐길동무는 제주도에 온지 9개월쯤 되었다고 합니다. 사진 찍고, 글 쓰고, 일 도와주면서 자유를 즐기고 있다네요. 어제 올레길 마쳤다고 했더니, 자기는 올레길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고.

 

내일 아침에도 눈온다는 소식에... ^^; 12시 가까이까지 얘기 나누다가 잠자리로.

 

 

p.s. 다섯째날 보기;
http://ya-n-ds.tistory.com/3036 ( 법환포구, 성공회 서귀포교회, 이중섭 미술관, 유동커피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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