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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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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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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15:49

추석 연휴에 어디 가볼까? 숙박, 비행기는 몇 주 전부터 꽉 찼다는 뉴스들이 나왔죠. 하루 코스를 찾아보기로.
 
올 봄엔가 페친이 올렸던 '파사성'이 떠오릅니다. 남한강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죠. 
여름 무렵 서점에서 눈에 띈 트래깅 책( 김영수, 둘레둘레 트래킹, 한빛미디어 ), 목차를 훑어보니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이 보입니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했죠. 
☞ http://rivertrail.net/8course : 여강길 8코스 

추석 지나고 10월 2일쯤 가보기로. 
가는 방법 찾는데, 대중교통은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여주터미널에서 버스를 타야 하네요(1-*번). 비교적 자주 있는 편이네요. 
- 07:30 / 07:50 / 08:20 / 09:30 / 11:30 / ...

서울에서 여주는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06:30 첫차 타고 가서 07:50 버스 타면 될 듯. 점심은 천서리 막국수. 8코스가 그리 길지 않으니까 아쉬우면 근처를 걸어보기로. 계획 끝~ 

 

여주는 2년 전에 가본 적이 있어 낯설지는 않죠. 이번에 가보면 여주의 또 한 부분을 알게 되겠네요 ㅎ 
☞ https://ya-n-ds.tistory.com/3965 : # 6월 10일 (나무) - 여주 : 신륵사, 영릉, 오일장 


# 10월 2일 (달) 
기온이 뚝 떨어진 아침. 어스름한 길을 나섭니다. 지하철로 터미널까지. 임시공휴일 이른 시각인데도 북적대는 2호선. 
06:30 출발, 동쪽하늘이 조금씩 밝아 옵니다. 막힘없이 달리는 버스, 호법분기점 근처에서 안개가 짙어지기 시작. 07:33 여주 도착. 
07:50 1-30번 버스. 08:30 천서사거리. 앞에 보이는 이포보를 잠시 구경. 뉴스 나올 때마다 든 생각 - 세금 들여서 굳이 왜 만들었을까? 보면서 다시 한번 같은 생각. 흘러가는 너른 강물, 맘이 트입니다. 
☞ https://ya-n-ds.tistory.com/3290 ( 4대강 ) 

이정표 따라 파사성으로 올라갑니다. 꽤 가파른 아스팔트길, 흙길이면 좋았을 텐데. 아침 숲 냄새에 몸이 가벼워지네요. 
정비 공사 - 남쪽 문을 만들려는 모양입니다. 성 안쪽으로 들어가 정상 가는길. 두꺼운 성벽이 길을 안내합니다. 올라갈수록 강이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 산과 함께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맑은 하늘, 흰 구름은 생기발랄을 더하고. 양평쪽으로 가면서 S자로 휘는 강이 여운을 남깁니다. 

해가 많이 높아져서 오르막길에서 땀이 나기 시작. 지나가는 바람이 살짝 식혀 주고. 기분 좋게 걷는 길. 

파사산 정상. 강 반대편은 운해에 잠긴 산봉우리들이 다도해의 섬처럼 뿌려져 있습니다.   
성벽 사이로 계단, 마애여래입상으로 가는 길. 걷기 좋은 숲길. 약간 가파른 곳도 있어 조심조심. 돌탑이 보이고 그 너머에 건물 하나, 그 뒤로 암벽. 가까이 가니 부처님 윤곽이 보입니다. 앞이 트여 남한강을 바라보고 있네요. 파사성 주위를 지켜주나요? 

돌아나와 성벽 아래로 수호사 찾아 갑니다. 중간에 동문지와 만나네요. 내리막길, 도토리들이 있어 미끄럼 주의. 
남문 아래 주차장에 차를 놓고 정상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기 때문에 이쪽 길로이 한적한가 봅니다. 

갈림길, 한 편에 평평한 돌이 깔린 곳,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네요. 나무 사이로 내려오는 부드러운 햇살,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 새소리와 함께 오래동안 머무릅니다. 

 

숲이 끝나고 보이는 집들. 수호사가 나옵니다. 작은 수행처 느낌. 나무로 조립해서 색을 칠한 듯한 탑이 재미있습니다. 
대웅전 주련, 앞서 '참쉼'을 누렸죠 ㅎ 
- 此寺訪問客 萬事從心起 心參究覺徹 萬事休心休 此休云眞休 

 

도로를 따라 천서사거리 방향으로. 초록이 빠지며 노랗게 물들어 가는 파스텔톤의 벼들이 햇빛에 반짝입니다. 
점심을 먹어야겠죠, 천서리 3대 막국수 집이 있다고 하는데, '홍원'으로 가봅니다. 웨이팅이 10팀 정도 되네요. 오는 길에 봤던 다른 가게는 그리 붐비지 않던데. 
따뜻한 육수로 입가심하고, 물막국수 주문. 면 먹기 전에 차가운 육수를 먼저 맛봅니다. 별로네요. 면, 내가 좋아하는 식감이 아니네요. 실망... '명불실전(名不實傳)'? TT 

 

소화도 시킬 겸, 여주 가는 버스가 좀더 많은 대신까지 가보기로. 
당남리섬으로 먼저 가봅니다. 섬이라고 하지만 동네 하천 정도의 물길이 떨어뜨려 놓았네요. 짧은 다리 건너 입도. 
선착장, 물 높이에서 강물을 바라보니 강이 더 크게 보입니다.  

 

코스모스로 가득찬 곳은 포토존이 됩니다. 길가에 한 줄 또는 듬성듬성 핀 모습만 보다가 무리지어 있으니까 다른 느낌. 그리고 키가 크지 않아 폭신한 넓은 카페트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노란색 꽃은 뭘까요? 꽃잎도 두 겹으로 엇갈려 있고, 잎조 바늘같은 코스모스와는 다르네요. 찾아보니 이것도 코스모스 종류라네요. 그 색깔 때문에 영어 이름이 다양한가 봅니다. 

- Golden cosmos, Yellow cosmos, Sulfur Cosmos, Orange cosmos
☞ https://www.r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41 : 황금코스모스(Orange-Cosmos)

섬에서 나와 찻길과 자전거길이 함께 있는 길을 따라 남쪽으로 걷습니다. 하늘 구름, 띄엄띄엄 서 있는 나무들, 풀밭이 어울리고 그 안에 자리를 편 가족들이 10월 둘째날 휴일을 평화롭습니다. 
길 옆에 자리잡은 억새도 꽃 피울 준비를 하네요. 

옹기교 건너 이포오토캠핑장을 가로질러 남한강대교 아래로 지나갑니다. 오른편에 있는 습지. 지대가 낮아 비가 오면 물이 고이는 듯.
양촌교, 차들이 다니는 다리 옆에 붉은색 오래된 다리, 건너보고 싶게 만드네요. 다리 건너 보통1리쪽으로 난길, 곡수천 따라 직선으로 뻗은 콘크리트 포장도로, 그 옆에는 벼들이 익어가는 논, 풍경화 느낌. 
그런데, 도중에 나무와 수풀로 길이 막혔네요. 인터넷 지도에는 보이는데,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서 방치한 것일까요?
보통2리 마을을 통해서 큰 길로 나옵니다. 동네가 한적합니다. 
찻길 따라 걷는 길, 하나로 마트에서 아이스크림으로 사서 입에 물고 대신까지. 
걷기 좋은 날씨에 강, 산, 부처,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던 즐거운 트래킹이 끝났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jtpSbxrzLks2nt7iWcybXvG9jvtFVVy8AoeUYsc2NRZfAwzwYY5pFAY5iZFSSYrul : 파사성, 당남리섬 

 

정류장에서 10분 정도 기다리니 11-1번 버스가 옵니다. 이제는 낯익은 길을 따라 여주터미널. 고속버스 시간이 애매해서 여주역에서 경강선 타기로. 2년 전에 비해 역 근처에 아파트가 많아졌네요. 여주역 들어가는 곳에 달린 청사초롱. 
17:20 출발 ... 19:00 집 도착 


p.s 지하철에서 만난 '갑분싸', '오지랖' 조심. 
A : (옆에 앉은 아이와 그 앞에 선 B를 보면서) 아이가 할아버지와 많이 닯았어요!
B : 아빱니다.  

p.s. 돌아와서 찾아 본 파사산성, 이런 역사가 있네요. 
☞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32571 : 한강을 굽어보는 삼국의 역사 

p.s. 10월 3일, 연휴 마지막날. 집에서 쉬면서 점심 먹고 앞산 산책. 색깔이 바뀌는 잎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DFrvRbD8gLUCVQASC7ZEPYtYz6zcwuTc5d1VH1fkYoxE6AmpYS18mzzLx62xbALMl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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