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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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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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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00:01

☞ https://ya-n-ds.tistory.com/4005 ( 여행 리부트 위드코로나? - 강릉, 울릉도 : 준비 & 출발 ) 

 

## 10월 27일 (물) 

눈이 떠졌지만 이불 속에서 뮝기적거립니다. 어제까지 울릉도에게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일단 마쳤다는 여유 같은 거랄까? ㅎ 
☞ https://ya-n-ds.tistory.com/4013 ( 울릉도 : 성인봉, 나리분지, 천부, 만광식당(꽁치물회), 울릉천국 ) 

창문이 밝아오자 산책을 나갑니다. 오늘은 옥천을 거슬러서 전망대쪽으로 올라가봅니다. 원래 하루 묵고 싶었던 게스트하우스 앞까지. 
일주도로에서 꽤 멀어서 차 없이는 이용하기 힘들 듯, 건물과 마당은 왠지 여행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줄 텐데. 

내려와서 숙소로 가다보니 비탈진 밭에 모노레일이 있습니다. 하긴 이 기울기에서 움직이려면 하나씩 있어야겠네요. 
바다쪽은 빛에 물드는 구름낀 하늘, 밤새 바다 지키다가 서서히 기지로 들어오는 경비정들, 왠지 퇴근하는 피곤한 사람들의 뒷모습 같습니다. 반면세 일 나가는 배들이 가르는 물살은 힘차게 하루 시작하는 아이들 같고 ^^ 

돌아오는 길에 만난 여행객, 버스 타는 곳과 시간 물어보네요. 잠시 가이드로 변신, 하루만 여행한다고 하길래, 여행사 육지관광 코스 추천하고, 블로그에 적어 놓은 울릉도 관광 정보 사이트 알려줍니다. 왠지 뿌듯~ 

어제 남겨둔 오징어를 아낌없이 투하합니다. 씹히는 맛도 좋고, 국물도 느끼한 맛이 줄고 개운함이 느껴집니다 - 진정한 '오징어 라면'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08838745850519 

 

설거지 하고 짐 챙기고 하니 벌써 9시가 넘었습니다. 9시 20분 출발, 근처에 있는 울릉자생식물원으로. 
일주도로에서 벗어나 위로 올라가는 길, 언덕 같은 곳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울릉도에서 자라는 풀, 꽃, 나무들을 모아서 정원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꽃 색깔, 모양이 다른 여러 울릉국화들이 한껏 뽐내고 있네요. 관리하는 분이 옆에 와서, 원래 있던 꽃에 접 붙여서 여러 종류를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어제 나리분지에서 봤던 것은 흰색밖에 없었죠. 
스탬프 찍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벽에 말려서 코팅해 놓은 식물들을 붙여 놓았고, 그 아래에는 씨앗들을 담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숙소 근처가 아니였다면 오지 않았을 듯. 운좋게 가을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요 ^^
사동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은 덤이고 ㅎ
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조금 세게 부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09856579082069 : 울릉자생식물원 

 

10:17 버스 타고 도동으로. 이제는 익숙한 길. 시간이 좀 남아 어제 골목에서 봤던 가게에서 명이김밥 한 줄 삽니다. 그리고 이곳저곳 돌아보니, 스탬프 북에 있는 곳들을 알려주는 표지판들이 보이네요. 이번 여행에서 가볼 수 있을까?  

11:00 봉래폭포 가는 버스 출발. 저동 찍고 폭포 입구 주차장까지 금방이네요. 

 

백신패스로 할인 받고 입장.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09870012414059?comment_id=4510477585686635 : #예방접종인증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물길, 그런데 곳곳에 시멘트로 제방 공사를 해 놓은 곳들이 눈에 거슬립니다. 필요하다면 좀더 자연과 어울리게 만들 수는 없을까? 상수원 보호구역이라서 철조망 담장에 아름다움이 가려지고. 계곡 옆에서 작은 물줄기들이 폭포에서 내려오는 물과 합쳐지는 것도 아기자기. 

 

걷다보니 배고파서 김밥 꺼내 먹으면서 갑니다. 

중간에 원시림의 포스가 느껴지는 삼림욕장, 잠시 앉아서 숨을 들이켜도 좋네요.

어느덧 세 굽이의 멋을 뽐내는 봉래폭포, 계단마다 만나 얼싸 안고 아래로 떨어지는 물소리 들으며 물멍. 

한 어르신이 다가와서 사진 찍어 달라고 합니다. 단풍잎 하나씩 머리에 얹고 폭포 앞에서 인생샷 부탁하는 네 분 어르신. 건강하시고 즐거운 삶을 응원하는 마음 담아 찰칵~

 

내려오는 길, 나무잎들 뒤로 보이는 하늘은 예쁘고. 

매표소 앞 냥이는 웅크리고 앉아 손님들을 배웅합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09870012414059 : 봉래폭포 

 

차 시간이 또 애매. 물길 따라서 저동까지 걸어가기로. 내려가는 길이라 힘들지는 않네요. 

한쪽 공터에 세워진 제설차, 올 겨울 힘쓰기 위해서 쉬고 있는 듯. 

저동초등학교, 뛰노는 아이들 웃음에서 행복비타민도 얻고. 선생님을 위한 관사, 작은 아파트 같은 건물. 

화분 가득한 집 문 앞 마당에서 햇빛을 즐기는 냥이의 여유. 

도동천 끝 뒤로 보이는 바다, 제주도 어디에선가 내리락 골목 사이로 보았던 바다가 떠오릅니다. 

찻길에서 벗어나 마을길, 곁에서 차분히 물들어가는 나무. 

저동의 골목을 기웃거립니다. 도동은 산에서 바다쪽으로 기울어진 좁은 공간에 자리잡았는데, 여기는 좌우로 제법 넓어  트인 느낌이네요 ㅎ 빵집 발견, 색다른 빵 하나 눈에 띄네요. 냠냠~ 

 

관음도 가는 버스 시간이 남아 방파제쪽으로 걸어봅니다. 쉬고 있는 어선들 사이로 보이는 촛대 바위, 그 뒤를 밝히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선착장과 마을 산자락에 둘러 싸여 평안합니다. 저멀리 보이는 죽도. 촛대바위 위에 자리잡은 작은 초목들. 하나하나가 아름답습니다. 

 

도동으로 가는 해안길, 작년 태풍으로 끊어진 길이 아직 아물지 않았습니다. 다리 기둥복구가 되지 않았네요. 바위에 박아 놓은 휘어진 철 기둥들, 얼마나 바람이 쎘을까요? 언뜻 들었던, 육지에서 태풍이 동해로 빠져나가면 그때부터 울릉도는 태풍 시작이라는 말이, 바다에서 혼자서 맞이하는 태풍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문득 납니다. 

버스타러 가는 길, 묶여 있는 배 사이에 낚시를 드리운 사람들이 꽤 있네요. 아침에 분주했을 가판대는 비어 있고, 오징어가 햇살에 흰 살을 드러내 놓고 있고, 빨간 대야에는 주인을 만나지 못한 생선들이 담겨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09877025746691 : 저동 노닐기 

 

버스정류장, 봉래폭포 가려는 두 아주머니가 차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데,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 노선이 시간표가, 봉래폭포에서 출발하는 시간 위치 때문에 헷갈릴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가이드가 되어 시간표 보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관음도 가는 버스가 옵니다. 저동을 벗어나 긴 터널을 지나 관음도 정류장. 삼선암, 산 아래 절벽, 관음도가 이루는 풍광은 압권이네요. 입구에 갔는데... 바람이 세서 오늘은 못들어간다고 TT 

어떡하지? 다음 차 시간까지 붕 뜨네요. 천부까지 걸어보기로(오늘은 뜻하지 않게 계속 걷는 각?). 조금 지나자마자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안가의 바위들은, 파도를 부숴뜨리며 하얀 물감을 허공에 뿌립니다. 진남색 물이 흰색이 될 때까지 변하는 색조의 스펙트럼이 매혹적.

바위 사이로 만들어 놓은 길, 자연 터널, 한쪽 끝에서 보면 액자가 되어 반대편 풍경을 가져옵니다. 멀어지며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관음도, 가까워지는 삼선암. 세 선녀들도 한걸음 한걸음 서서히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바위 절벽을 타고 내려오는 작은 물줄기들, 그 물길 사이사이 자리잡은 초록들. 

 

카페, 울릉국화, 관음도가 보이는 뷰, 운치 있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 

굽어진 도로도 바다, 삼선암과 한 장면을 이룹니다. 

바위틈 사이에 뭉쳐 피어있는 울릉국화. 바다에 떠 있는 이름 모를 섬 하나, 물장구를 치며 고독을 즐기고 있습니다.  

 

죽암 마을, 가지런이 쌓여 있는 축대 위에 있는 집 담장에 그려진 고래가 떨어뜨린 국화 한다발, 축대 돌 틈 사이에 걸려 있습니다. 

해안에 부딪힌 파도의 포말이 도로 위까지 올라와 젖은 곳이 꽤 있네요. 가끔씩 안경에도 부딪히네요 ㅎ 

바다로 나와 있는 천부해중전망대가 저 앞에 보이네요. 보이다 안보이다 어느덧 천부. 

도로 확장 공사로 중간중간 먼지가 심하고 걷는 길이 마련되지 않음. 내년 봄쯤 오면 좋을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10115042389556 : 관음도~천부 

 

3시 반 정도 되었나? 천부까지 왔으니 내친 김에 따개비 칼국수 먹으로 신애분식으로... 그런데 닫혀 있습니다. 

어쩐다... 남양 가면서 태양식당에서 먹어야 할 듯.

16:40 버스 출발. 남양에서 일몰을 볼 수 있으려나? 오늘 해지는 시각이 17:24 이던데. 

어제 도동 갈 때와는 달리 아직 해가 있어 창 밖으로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섬에 닿는 파도가 점점 세집니다. 

현포, 태하, 학포... 해가 수평선쪽으로 빠르게 떨어집니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찰칵, 찰칵. 남양에 도착할 때까지 머물러 줄까? 구암 지날 때쯤 해는 바다 끝과 거의 가까워집니다.

남양, 바다쪽이 방파제에 막혀 있어, 방파제 위로 가는 길 찾아서 올라갔는데 햇님은 무심히 사라져버렸네요, 바다도 나는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있네요 ^^;  

 

저녁밥으로 태양식당 따개비칼국수. 조금 걸쭉한 국물, 조개 국물의 살짝 비린 맛이 나지만 고소한 감칠맛이 있습니다. 쫄깃한 면은 씹는 즐거움도 주고.
밑반찬으로 나온, 당귀와 치커리 무침, 입맛을 돋우네요. 셀프 반찬 리필. 

 

내일 가져갈 선물 사기, 남양에 온 목적 중 하나죠. 게스트하우스 어르신이 알려준 3대째 내려오는 오징어집.

서글서글한 인상의 30대 후반이나 40대쯤 초반쯤 되어 보이는 사장님이 3만 5천원짜리부터 소개를 해줍니다. 게하에서 소개 받고 왔다고 하니까, '아, 그러세요, 그러면 요걸로 하세요. 5만원짜리인데 4만 5천원씩 드릴께요'. 이야기 들어보니, 사장님 어머니는 어르신 친구, 사장님은 어르신 아들 친구라네요 ㅎ 호박엿 한 봉지도 서비스로 얻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510454982355562 : 해넘이, 남양

 

캄캄해진 작은 포구, 마을 쪽은 듬성듬성 불이 켜져 있고 바다쪽은 등대불만 깜박일 뿐 흑막으로 덮여 있는 것 같네요. 

버스 타고 사동으로. 어르신이 반겨 줍니다. 신애분식 닫혀 있던 얘기 하니까 점심 장사만 할 수도 있다네요. 피데기 사왔다고 하니까, '잘했네' 하시면서 냉동실에 넣어 두자고 합니다. 게하 앞에 있는 어르신 쉼터 건물에 있는 냉장고. 마을 분들이 거의 오지 않아서인지 어르신의 전용 냉장고로 사용하시는 듯 ㅋ 

 

관음도 못 가고 일몰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멋진 해안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었고, 자생식물원, 봉래폭포, 따개비 칼국수, 피데기 구입까지 덤치고는 좋은 것을 많이 받은 하루였네요. 

마지막 밤, 게스트하우스를 혼자서 쓰게 되었네요. 내일 관음도 한번 더 가보기로 합니다.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그 풍광은 한번 다시 볼 만한 가치가 있죠 ^^   

☞ https://ya-n-ds.tistory.com/4022 ( 관음도, 저동 옛길, 집으로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 https://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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