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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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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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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02:20

아침에 조금 일찍 눈이 떠지네요. 어제 비 덕분에(?) 많이 걷지 않아서 그런지 몸도 개운합니다.
http://ya-n-ds.tistory.com/2327 ( 첫째날 : 비자림 )

 

밖에서 가벼운 빗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늘이 조금더 눈물을 흘릴 일이 있나 봅니다 ^^;
왠지 지난 1월 제주도 여행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갈 것 같은 느낌 ㅋ
http://ya-n-ds.tistory.com/2279 ( 겨울 제주걷기 - 둘째날 : 올레5코스 )

 

조금 있으니까 압력솥의 꼭지 돌아가는 소리가 납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게스트들을 위해서 일어나셨나 보네요. 어제 술을 많이 드신 것 같던데.
상이 차려집니다. 메인은 순두부찌개, 해장하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 계란후라이까지.
주인아저씨는 못 일어나는 게스트들을 깨우며 밥은 먹고 자라고 하시네염!

밥을 먹다보니 어제밤의 '흑역사'가 하나둘씩 펼쳐집니다.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와 기억 못하는 일, 그런데 처음 만났던 사람들도 거리감이 많이 사라져버렸습니다.
둘러앉아 먹는 밥 한술, 토스트 한 조각의 아침과는 다르죠. 이게 잠도둑의 매력일 거구요.

 

11시 지나면서 비가 그칩니다. 11시 30분쯤 집을 나서, 701번 버스를 타고 쇠소깍이 가까이 있는 두레빌라까지.
지난 번에 저녁이 되어 도착해서 자세히 보지 못했던 효돈천을 구경하면서 쇠소깍으로 내려갑니다.
비가 와서 물도 흐르고, 화산암 사이로 만들어진 물길이 기묘합니다.
쇠소깍의 깊고 짙은 물이 드러나고. 카누와 테우를 타는 사람들의 즐거운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다로 나가는 물, 바다에서 들어오는 물이 만나는 곳에서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절벽의 결치를 보는 것이 매우 즐거울 듯.

 

1시 20분쯤 6코스를 본격적으로 걸어봅니다. 앞에 보이는 빨간 등대, 하얀 등대를 이정표 삼아서 나아갑니다.
약간 흐린 날씨 속에서의 바다, 마음을 차분하게 해줍니다. 중간중간 만나는 바다를 정원 삼은 탐스런 집들.

 

제지기 오름 앞 마을에서는 잔치가 있는지 마을 남자들이 돼지를 잡아 해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름을 오르니 바다와 지나왔던 쇠소깍, 앞으로 갈 서귀포가 펼쳐집니다. 시원한 바람은 몸을 식혀주고. 중간중간 조금 외진 느낌의 길.

구름 사이로 햇빛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네요. 아침에 추워서 두 겹으로 입었던 옷을 한 겹으로 줄이고 챙 달린 모자를 꺼내고.
본격적으로 봄의 순례로 들어갑니다 ^^

 

오름을 내려오면 보목 포구가 반깁니다. 보목 해녀의 집에서 점심을 먹어볼까 했는데 메뉴가 별로 땡기지 않네요.
조금 더 가보기로. 지난 6월 처음으로 올레길 걸을 때 마지막날 자보려고 했는데 전화 연락이 안되어 예약 실패해서 아쉬웠던 '숲속 오영자할망집'.
그 골목을 지나고 왼편에 숲을 끼고 돌아가니 바다 위 가깝게 둥실 떠 있는 섶섬이 인사를 합니다.

 

전망 좋은 곳에 간이 건물로 자리잡은 '섶섬 할망 카페'. 잠시 쉬어 갑니다.
'순다리'를 팔고 있네요.
http://blog.daum.net/ohyagobo/602 ( 순다리 )

이번에 제주오면서 검색하다가 눈에 띄어서 '기회되면 함 먹어봐야지' 했는데.
한사발 들이킵니다. '탄산음료처럼 톡쏘는 맛이 강한 막걸리' 정도? '알딸딸한' 느낌도 괜찮고 먹을 만합니다.
목도 축이고 힘도 얻고, 섶섬을 눈으로 쓰다듬으면서 길을 따라갑니다.
구두미 포구에서 소천지에 이르는 길은 나무와 풀숲사이로 난 바당길. 그늘의 시원함과 녹음 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5코스의 큰엉 산책길, 4코스의 해병대길이 떠오르네요.

 

어느덧 섶섬이 점점 멀어지고 서귀포항과 문섬이 가까워집니다.
바다를 즐기며 검은여를 지나 칼호텔을 돕니다. 익숙한 큰길이 나오고.
지난 6월 여정의 마지막날 기념품을 사기 위해 올레사무국에 들리느라 이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왔었죠.
http://ya-n-ds.tistory.com/2119 ( 올레 걸으멍 - 넷째날 : 서귀포 둘러보기 )

 

그런데 파라다이스호텔쪽으로 해서 가는 길이 조금 낯설게 보입니다. 소정방폭포로 내려가는 계단도 달라진 것 같고. 하지만 폭포는 여전히 좋습니다.
올레사무국. 새로운 기념품이 생겼네요. 여자들이 낮에 걸을 때 쓰는 얼굴 가리는 모자. 천연염료를 사용했다네요.
간세 인형은 아이폰처럼 크기가 조금 커진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잠시 쉰 후에 다시 길로. 작은 보리밭의 연록색이 예쁘네요. 중국인들이 그 사이에서 셔터를 눌러댑니다.
정방폭포 입구 교차로에서 서귀포항으로 이어지는 B코스를 잡습니다. A코스 있는 이중섭 미술관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중섭님이 가족과 함께 자주 들렀다는 자구리 해안. 예술 작품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있네요.
그분이 그랬듯이 아이들과 함께 나와 잔디 밭에서 뛰놀면 좋을 듯 ^^
http://blog.daum.net/woogilane/7045936 ( 자구리해안 )

 

해가 많이 기울었습니다. 오늘 잘 곳이 있는 법환포구까지 가야하는 마음에 발걸음이 조금 빨라집니다.
서귀포항을 따라 가다 천지연폭포 입구에서 연외천을 건너고. 지난번에 가본 새연교까지 가는 대신 그때 미리 봐두었던 황룡사 샛길을 택합니다.
http://ya-n-ds.tistory.com/2285 ( 겨울 제주걷기 - 넷째날 : 새섬 )

 

칠십리시공원 앞에서 외돌개 방향으로. 유명한 외돌개나라 게스트하우스가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외돌개 가기 전에 삼매봉으로. 올레6코스 동안 구름에 가려, 숲에 가려 얼굴을 보여주지 않던 한라산 마루가 보이려나?
전망대와 팔각정에서 한라산을 바라봅니다. 다행히 구름이 걷혔습니다. 서귀포시내와 오늘 길안내를 해주었던 섶섬과 문섬도.

 

외돌개 주차창 앞에서 6코스 끝과 7코스 시작 도장를 찍습니다.

동쪽에서 시작한 제주걷기가 어느덧 남쪽을 지나 서쪽으로 향합니다.
외돌개까지 가는 도중에 있는 기암과 바다 풍경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외돌개와는 달리 아래까지 내려가 볼 수도 있구요.
이제는 범섬이 길 안내를 합니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돌베낭길을 거쳐 카페와 펜션이 즐비한 마을을 지나 찻길로 나가서 서귀포여자고등학교 앞으로 해서 다시 바닷가로 이어지는 속골로.
이제는 서서히 어둠이 깔립니다. 바다 위 달님의 웃음이 하얗게 짙어갑니다. 길을 서둘러야 할 듯 ^^;
수봉로.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계단처럼 박아놓은 둥근 돌들이 올레길을 낸 그분들의 마음과 정성을 보여주네요.
비온 뒤의 땅이 마르지 않아 질퍽한 곳들이 꽤 있네요.

 

법환포구 마을 입구의 소나무들이 반깁니다. 높이 올린 가지 사이로 하얀 달이 정겹습니다.
저녁 7시 30분. 법환마을에 들어섭니다. 배가 고프네요. 상동산식당을 찾아갔는데 영업 시간이 끝났다네요 ^^;
그 옆에 있는 동환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시킵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겠지만 맛있네요. 쫄깃한 돼지고기도 많고. 밥과 반찬을 다 비웠습니다 ^^

'순다리'와 '김치찌개', 오늘의 제주 맛이라고 할까요? ㅋ

 

율 게하 찾기 - http://cafe.naver.com/jejuyul/

비슷하게 찾아갔는데 푯말 같은 게 보이지 않습니다. 마당으로 들어가서 문에 붙어있는 쪽지를 살핍니다. '율'이라는 글자가 반갑네요.
바다를 향한 거실이 있는 하얀색 단층집. 포구에 잘 어울린다는. 동네를 돌면서 도시의 카페같은 건물들을 봤는데 뭔가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씻고 잠시 사람들과 함께 TV를 봅니다. 가정집 거실 분위기. 창문 너머 희미한 바다 위의 범섬이 운치 있습니다.
보통 게스트 하우스는 왁자지껄 한데, 여기는 조용히 TV 보고 핸펀 게임하고 치킨먹고 각자 조용히 알아서.
'마녀와 야수' 처음 보는 프로그램인데... '마녀'를 향한 세 '야수'의 오디션 프로그램인가 봅니다. 좀 그렇다는 느낌.

 

6인실에 세 사람만이 있습니다. 편안한 잠자리가 될 듯~ ^^

5월의 첫날은 어떻게 열릴까요?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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