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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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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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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00:01

새벽, 바람이 불고 빗소리가 들립니다. 그칠까? 일단 좀더 자고~
아침에 다시 눈을 떴는데 여전하네요.

 

어제의 시간들이 기지개처럼 하나씩 떠오릅니다. 어제처럼 해가 났으면 좋으련만~
http://ya-n-ds.tistory.com/2273 ( 첫째날 : 사려니숲길 )

 

밥 먹기 전에 시간이 있어 잠시 말씀 보기. 욥의 고난이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특히 선교사님들이 갑자기 오는 힘든 일에 당황하지 않고 길을 계속갈 수 있도록 기도.

 

8시쯤 밥을 먹습니다. 아침은 떡국, 진한 국물맛. 밥을 말아 먹으니 든든하네요.
비가 그치고 이 밥심으로 올레길 걸으면 딱일텐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보통 조식은 토스트에 잼 발라 쥬스나 우유랑 먹는데, 잠도둑의 한끼는 '밥도둑'이 됩니다 ㅎㅎ

 

비가 와서 사람들의 체크아웃이 늦어지네요. 거실에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합니다.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은 왠지 여유로운 하루가 될 듯.
서로 오늘 뭘 할거냐는 질문들을 하네요.
'비가 계속오면 위미리에 가서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책을 읽을까?'

 

갑자기 어제 저녁과 비슷한 질문을 받습니다.
"크리스천이세요?"
"예, 교회에 다녀요"
...
"혹시 페이스북 하나요?"
"예, 해요"
"아이디 알려주세요, 왠지 느낌이..."

 

폰을 받아 페북에서 제 아이디를 찾아 '친구신청'을 눌러줍니다.
저편에 있는 컴퓨터에 가서 페북에 로그인에서 친구신청을 수락.

 

이어놓은 글 중에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을 보더니 양희송님을 아느냐고 묻네요.
"책과 온라인 강의를 보고 있어요"라고 했더니, "저도 '가나안'이에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양희송님 광주에 강연 왔을 때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작년 여름에 대학교 졸업하고 '교회를 내려놓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교 때까지 선교단체에 있었고 교회도 이곳저곳 다녀보았는데, 선교단체는 행사만을 치루는 듯하고, 교회는 성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 같다고.
그래서 일단 교회에서 조금 떨어져서 생각을 정리하고 있고, 이번에 제주도 올 때는 성경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네요.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이,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주하게 되니 좀 놀랐습니다.
http://ya-n-ds.tistory.com/2268 ( '가나안 성도, 교회밖 신앙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은 양희송님같이 '미답지'를 가면서 길을 내는 순례자들로부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거겠죠.
주류 기독교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전보다는 쉽게 삶의 힌트를 얻어 다시 한번 일어서서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돌아갈 곳은 성경이니까 지금은 교회를 나가지 않더라도 성경읽기는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쉬운성경을 읽는다기에 영어 성경도 함께 읽어보면 어떤 부분은 좀더 뜻이 분명해 질 수 있다고도 하고.
이렇게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뭔가 뜻이 있는 것 같다며 다시 성경을 읽어야겠다고 하네요.

 

'가나안 성도', 예배당 밖에서, 사도신경에 나오는 거룩한 보편적인 교회(Holy Catholic Church)의 지체로서, 진리를 앎으로써 자유를 누리기를 응원합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11시 넘어서 나섭니다. 비는 아직도 많이는 아니지만 내립니다.
큰길로 나가는 도중에 한글자씩 써 놓은 돌들이 재미있습니다 - '살짝 미치면 인생이 즐겁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89822994418798

 

개들이 꼬리를 치면서 앞서 갑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강아지였는데 이제는 어엿한 개로 자랐네요.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는 '으~리'? ㅋ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90580591009705

 

701번 버스를 탑니다. 지난해 제주도 올레길을 시작하면서 익숙해져버린 숫자네요~
'위미리요~'

 

가다보니 비가 누그러지는 듯해서 남원포구에서 내립니다. 지난 6월 4코스를 마쳤던 곳.
http://ya-n-ds.tistory.com/2117 ( 표선~남원 올레 )

 

올레길 안내소를 찾아 5코스 시작 스탬프 찍고 파란색 화살표를 찾아 갑니다.
10분쯤 가다보니 비가 세집니다. 다시 찻길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 정도 후에 비가 약해집니다. 갈등... 다시 올레길로 아니면 위미항으로?
'비오는 날의 수채화'를 그려보기로 합니다. 벌써 1시, 해지기 전에 마치려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듯 ^^;
http://youtu.be/T-7vtnbo7dk

 

우산을 받고 걷는 겨울 올레길, 색다른 느낌입니다. 검은회색빛의 바다가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남원 포구 벗어나자 큰엉산책로, 데이트 하기에 좋은 길입니다. 편안하고 예쁜 길, 재미있는 풍경들이 어우러진.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90581807676250
큰엉쉼터에 잠시 앉아 넛츠로 배를 잠시 달래고~

 

바당길을 나와 마을길로.
길가에 절이 하나 있습니다 - 선광사. 한 걸음에 넘어갈 수 있는 돌담과 야자수가 이색적입니다. 해우소를 길 바로 옆에 두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려는 배려가 느껴집니다.
감나무의 연시가 먹음직스럽네요. 까치밥으로 반 정도가 없어진 감이 있습니다.
다시 바당길로. 파도소리와 새소리가 반기네요.
바다를 향한 사각형의 돌담 건물이 있습니다. 앞쪽으로 가서 보니까 바다를 감시하는 경찰서인가 보네요. 제주도다와염~
위미2리 어촌계를 지나자 바다에서 퇴근하는 해녀들이 보입니다. 겨울에도 물질을 하네요.
해녀들로부터 점심 얻어 먹으려는지 갈매기들이 주위를 맴돕니다.

 

마을길로 다시 들어가는데 저 멀리 한라산이 흰 머리를 듭니다. 와보라고 눈짓을 하는 듯.
아래는 비가 오고 산에는 눈이 왔나봅니다. 구름에 가려 꼭대기는 잘 볼 수 없는데... 오늘 대박입니다.
오렌지색 지붕을 넣어 찰칵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90583264342771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는 우체부아저씨와 인사.
키큰 동백나무들이 담장 곁에 있는 마을.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동백꽃 두송이가 매혹적이네요.

 

목마르다 싶었는데 짠하고 나타난 '와랑와랑'. 지붕 위의 고양이가 앙증맞네요 ^^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예쁘고. 난로의 따뜻함과 아늑함.
감귤쥬스, 투명한 글래스 안에 담긴 오렌지빛 촛불 같습니다. 창가 탁자 위의 소품들과 함께 한 컷.
한모금... 와~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89819811085783 ( 와랑와랑 풍경 )


카메라 충전도 하고 'IIIN'(I'm In Island Now) 잡지도 보고. 글 중에, 말이 짧아진 제주도 방언의 특징을 '바람에 날아갔다'고 표현한 부분이 재미 있습니다.
'강방왕'='가서 보고 와라' ㅎㅎ

 

주인 아주머니가 손님들에게 동백기름 한방울씩을 떨어뜨려 줍니다.
입은 감귤의 달콤함으로 손등과 볼은 동백의 부드러움으로~

 

놀멍쉬멍걸으멍... 여유로운 길이었네요.
해가 길지 않아 앞으로는 조금 서둘러서 걸어야 할 듯 ^^;

 

마을 길을 벗어나기 전에 스탬프 찍는 곳, 정자 앞에 간새가 보였는데 그냥 지나칠 뻔했네요.
이정표 사진 찍을까해서 다시 back했는데 보니까 스탬프가 있습니다. '꾸욱~' 번지지 않게 휴지로 지긋이 눌러주고.
늦은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조금 더 차가워집니다. 어느덧 비는 그치고.

 

바당길로 나가면서 감귤향이 소금내음으로 바뀝니다.
위미항을 지나 나타난 '서연의집'... 그냥 도시의 한 카페가 되어 버렸네요 ^^;
해안을 끼고 돌아가니 수줍은 듯한 '무주향' 표지판이 골목 안을 가리킵니다. 조금 배가 고파서 보말죽을을 먹어볼까 하다가 '까칠함'이 생각나서 그냥 지나칩니다 ㅋ

 

어느덧 공천포구로. 공천포식당이 반깁니다.
자리돔회와 해삼물회는 안되고, 한치는 냉동. 소라물회를 시킵니다. 바다를 호로록 호로록~ 맛있네요.
옆에 있는 카페 숑은 2월 10일경에 다시 문을 연다는 알림글이... 올레길 걷지 않고 바로 위미항으로 왔으면 헛걸음했을 수도.

요네상회의 '명랑한 크림파스타'는 다음 기회에~ ^^;

 

밥을 먹고 나니 거의 5시가 넘었습니다. 식당 아저씨가 빠른 걸음으로 가면 쇠소깍까지 3,40분쯤 걸린다고 합니다.
중간중간에 해안을 바라보는 예쁜 집들이 있고... 점점 어두워져 주위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덧 쇠소깍. 다음에 6코스 시작할 때 와서 다시 봐야 할 듯. 스탬프 찍고 서귀포 가기 위해 효돈중학교 쪽으로 다시 걸어 나옵니다.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789821241085640&set=p.789821241085640&type=1&theater

 

서귀포 중앙로타리. 쿨쿨 게스트하우스 가기 위해 서귀포 5일장 방향의 버스를 찾아보았더나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6시 정도면 차가 끊기네요.
그 근처와 가까운 토평사거리 쪽으로 가는 780번 버스를 탑니다.
오희준에서 내려서 찾아가기. 정말 한적한 길이네요. 버스가 빨리 끊어지는 게 당연할 듯 ^^;

 

으슥한 길을 찾아 올라가서 발견한 쿨쿨. 중앙로터리에서 6시, 7시에 있는 픽업이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위치.
저녁에는 문에 붙은 표지판도 잘 안보이고 ( 문 아래쪽에서 헤드라이트 불빛이 비치면 야광처럼 보인다는 ).
벨을 눌렀는데 아무 기척이 없어 전화를 했더니 신대장님이 밖에서 식사 중이라며서, 파도방에 올라가면 수건이 놓여있는 침대가 있으니까 쉬고 있으라네요.
건물은 게스트하우스용으로 새로 지은 것처럼 보입니다. 방과 샤워실도 깨끗합니다.

 

먼저 온 사람이 있습니다. 수요일에 제주도에 와서 자전거로 여행을 했다네요. 어제는 중문에서 자고.
오늘도 계속 자전거를 탔는데 비가 와서 다 젖은 모양입니다. 방 바닥과 빨래걸이에 옷과 가방 등을 말리고 있네요.
내일 한라산 간다고 합니다. 길동무가 생겼네요.

 

샤워하고 잠시 이야기 나누다가 너무 피곤해서 쥔장 얼굴도 못보고 내일을 꿈꾸며 그냥 쿨쿨~
http://ya-n-ds.tistory.com/2280 ( 셋째날 : 한라산 )

 


※ 다른 생활의 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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