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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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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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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00:03

어제 일찍 잔 덕분에 몸이 개운합니다. 어제와 같은 즐거움을 기대하며.
http://ya-n-ds.tistory.com/2279 ( 둘째날 : 올레5코스 )

 

'오늘 한라산 날씨는 어떨까?'

 

길동무와 함께 아침 먹으러 1층 주방으로. 식빵 굽고, 핫초코 타고, 버터와 잼 꺼내고.
다른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쥬스와 우유가 있었는데 쿨쿨에는 없어서 아쉬움.
설겆이 마치고 방에 올라가 산행 준비. 무릎에 테이핑. 잘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걸어보니 뭔가 땡겨주는 느낌.
효능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플라시보 효과는 있을 듯 ^^

 

저녁에는 몰랐는데 게스트 하우스에서 바라보는 서귀포 경치가 괜찮네요.
7시 30분에 신대장님이 성판악 가는 버스 정류장까지 차로 데려다 줍니다. 작별 인사하면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편의점에서 초코바를 몇 개 삽니다. 780번 버스에 한라산 가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정류장을 지나면서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타고 입석이 됩니다.
성판악에 가까워지면서 길 위에, 나뭇가지 위에 눈이 보입니다. 반대 차선에서 제설차가 내려오네요.

성판악 도착. 약간 눈이 날립니다. 까마귀 두 마리가 나무 위에서 한라산길을 배웅해주네요.
눈 맞은 하르방, 입 주위만 눈이 없어서 마치 수염처럼 보입니다 ㅎㅎ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789815761086188

 

눈이 많아 스패츠가 필요할 듯. 성판악 휴게소에서 하나 구입.
찍찍이가 뒤로 가도록 신었는데 옆에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 바로 잡은 후 아이젠을 신습니다.
길동무가 물을 사려고 하는데 휴게소에서 6개 묶음으로만 판다는... ^^; 편의점에서 미리 준비해야 할 듯. 목마른 것을 참으면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낱개로 살 수 있네요.

 

8시 30분, 오르기 시작.
휴게소 광장에서 계단을 오르자마자 탄성~ '겨울왕국'이 펼쳐집니다. 어제 아래 지역에 비가 온 덕분에 호사를 누릴 수 있네요.
처음 올라가는 길은 편안합니다. 활짝 핀 설화(雪花)를 즐기며 놀멍쉬멍~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됩니다.
첫째날 만난 길친구가, 한라산을 다녀왔더니 열흘 동안 봤던 제주도의 다른 곳들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 말이 와닿네요.

 

눈을 밟고 올라가는 느낌이 좋습니다. 길동무가 있어 심심하지 않게 이야기하면서 즐거운 걸음이 이어집니다.

제대 앞두고 말년 휴가 중이고 3월에 복학한다고 하네요. 앞으로 산티아고길을 걸을 계획이라는... 부럽당~
전공이 정치외교라고 하기에, 연세대학교의 문정인님을 아느냐고 물었는데 모른다고 하네요. 정세현님과 남재희님의 글도 권하고.
그분들을 통해 외교와 정치에 대한 생각의 지평이 넓혀지고 공부에 도움이 되기를~
http://ya-n-ds.tistory.com/400 ( 문정인님 )

http://ya-n-ds.tistory.com/312 ( 정세현님 )
http://ya-n-ds.tistory.com/309 ( 남재희님 )

 

속밭 대피소까지는 가볍게. 가는 길에, 12시까지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가야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안내글이 계속 나타납니다.
대피소 안이 좁고 사람들이 많아 쉴 수 없어서 쉬지 않고 길을 갑니다. 이후에 나타나는 조금씩 가파른 길들. 말수가 줄고 다스베이더의 숨소리 ^^;

 

12시 룰에 맞추기 위해 사라오름을 지나쳐서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고고싱. 도착 30분 정도부터 배가 고프기 시작. 걷기가 힘드네요 ^^;
온통 눈이라서 앉아 쉴 곳도 마땅하지 않네요. 11시 20분쯤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3시간 정도를 계속 걸었더니 앉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돕니다.
진달래밭 대피소표 사발면을 먹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 꼬리를 뭅니다. 한 사람이 2개씩만 살 수 있습니다.
10분 정도 기다려 자리를 잡습니다. 한 젓가락 뜨는 순간 입으로부터 온몸으로 따뜻함과 기가 쫘악 퍼지는 느낌이란 ㅎㅎ
평소에 라면 국물은 잘 먹지 않은데 여기서는 마지막 한방울까지. 초코바와 초콜렛도 하나 먹고.

 

11시 50분쯤 한라산 꼭대기를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전보다는 좀더 힘든 오르막들.
나무들의 키가 점점 작아지네요. 그러다가 나무가 없는 지역이 정상까지 이어집니다.
나무가 있고 없고가 바람의 차이를 크게 합니다. 코에서 나오는 수증기가 안경 안쪽에 얼어 붙고 눈보라가 세어서 앞이 잘 안보입니다.
세찬 바람에 몸이 흔들리고. 잠시 동안 스틱을 눈에 꽂고 바람을 등지고 서 있어야 되네요.
얼음알갱이가 얼굴에 부딪히면서 따갑기도 하고 입 주위가 잘 움직이질 않습니다. 사려니숲길의 '바람+햇빛'과 와랑와랑의 동백기름을 머금었던 피부가 도루묵이 되어버렸겠네염 ㅋ
눈길을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서로 비켜가야하는 것도 어렵네요.

 

올랐습니다. '한라산동능'이 써진 나무기둥. '정상'이란 글자가 눈에 묻힌 듯 ^^; 백록담은 보이지 않고.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789815501086214&set=pcb.789815761086188&type=1&theater

 

관음사 코스로 가는 이정표가 있는데 그길로 가면 조난당할 듯 ^^; 그쪽은 다음 기회에.
'백두산 천지는 언제 가지?' ㅎㅎ

 

내려옵니다. 내려올 때는 바람을 받는 방향이 반대라서 올라올 때보다는 수월하네요. 그래도 나무들이 있는 곳까지는 힘듭니다.
숲이 시작되면서 바람이 확 줄어듭니다. 지금부터는 여유만만. 12시에 통제되어서인지 올라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 편안합니다.
내려가는 사람들 모두 여유를 즐깁니다. 눈위에서 연출도 해가며 사진도 찍고. 한라산의 눈이 주는 즐거움을 맘껏 누립니다. 끽설?

 

보통 산을 내려갈 때 땅과 발이 부딪힐 때 무릎에 오는 힘이 꽤 느껴지는데 눈 위에서는 덜 하네요. 미끄러움은 아이젠이 막아주고. 테이핑도 한몫했겠죠~
발자국이 안찍힌 길 옆으로 가도 스패츠와 고어텍스 등산화 덕분에 눈도 안들어 오고. 'Keep your feet dry'
새로 산 자켓은 바람을 막아주고 보온 기능도 좋고. 스노우보드 배울 때 샀던 장갑은 손 시리지 않게. 목과 귀를 따뜻하게 해주었던 넥워머와 이어머프. 딱 맞게 준비되어 산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네요 ㅎㅎ

벌써 진달래밭 대피소. 남은 초코바와 함께 잠시 휴식.

 

사라오름 입구. 길동무는 바로 내려가겠다고 합니다. 한번 더 회자정리.
약간 가파른 계단길을 오릅니다. 바람이 세지네요. 분화구 아래에 탐방길이 나 있습니다. 원래는 물이 있어야 할 자리가 눈에 덮여 있습니다.
눈보라 때문에 길이 저 멀리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네요.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789815537752877&set=pcb.789815761086188&type=1&theater

 

'미생'의 OST로 사용된 '가리워진 길'을 흥얼거립니다.
http://youtu.be/JHi6SdzlmbA ( by Red Cheek Puberty )
http://youtu.be/ttZ1Z2F9do4 ( by 유재하 )

 

'보일 듯 말 듯한' 길을 따라 사라오름 정상의 전망대로. 안내글에 보면 여기에서 한라산 정상이 보이나 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리무중'~ ^^;
아쉬움을 뒤에 두고 사라오름을 내려옵니다. 어깨가 아파서 속밭 대피소에서 잠시 쉰 후 성판악으로.
누군가가 길 저편에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산길의 여유를 봅니다 ^^

 

5시 무렵 성판악. 눈이 계속 내리네요. 스패츠와 아이젠을 벗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탑니다.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페트병 입구에 얼음이.
조금 내려오니 밖이 밝아집니다. 저물어가는 해도 보이고. 위, 아래가 이렇게 다르네요. 오늘 '별천지'를 밟았습니다.

 

북한산 걷다가 만난 인연으로 꿈꾸었던 한라산,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
http://ya-n-ds.tistory.com/2174 ( 북한산성 성곽길 - 계곡을 따라 )

 

서귀포에서 내려 삼보식당을 찾아갑니다. 전복뚝배기를 먹어야겠죠.
국물이 삼삼해야 하다고 해야 하나, 좋습니다. 어라, 다 먹어가는데 전복이 안보입니다.
아주머니에게, 이거 '전복'뚝배기 아닌가요? 전복이 없네요.
와서 접시 위의 '패총'을 뒤적이더니 '정말 없네. 안 넣었나 보네' - 헐~ ^^;
그러더니 이미 삶아 놓아 관계 없다고 하면서 전복 3개 가져다 줍니다.
'함께 끓여야 하는 것 아닌가, 국물 맛을 위해서?' - 뭔가 이상하네염 ㅋ

 

길 건너에 있는 백패커스 게스트하우스. 조명에 비친 모습이 그럴 듯합니다.
신관에 있는 프론트로. 첵인. 204호. 방문 비밀번호 받고. 디지털 도어락입니다.

 

들어가니 한 사람이 먼저 와 있습니다. 말리고 있는 옷가지와 스패츠를 보니 한라산을 다녀온 듯.
물어보니 진달래밭 대피소 지나서 조금 올라가다 다리가 풀려서 바로 내려왔다고 하네요.
7시쯤 산행을 성판악에서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어제 눈올 때 영실-어리목 코스를 다녀왔는데, 그 피로 때문에 몸이 힘들었나 봅니다.
지난 12월에도 왔는데 그때는 날씨 때문에 정상에 못올라갔다고 합니다.

 

한라산 정상에서 길동무가 '한라산이 우리를 허락은 했는데 기뻐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는데, '허락'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네요.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잠도둑'을 알려주고 - 한식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입맛에 맞을 거라고 추천해 줍니다.

프론트 옆에 있는 휴게실 앞에 자잘한 감귤을 담은 통이 있습니다. '마음껏 먹되 방에는 가져가지 말라는...'
휴게실에서 사진 정리하면서 귤을 즐깁니다. 한입에 쏙쏙.

 

6인실 도미토리의 세면실은 문을 열면 바로 세면대가 있고 왼쪽에는 샤워하는 곳, 오른쪽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세 사람이 동시에 각각 다른 일을 해결할 수 있어 아침에 붐비는 것을 덜 수 있을 듯.
베개 커버와 아래 까는 시트, 이불 커버가 수건과 함께 침대 위에 놓여 있습니다.
침대 안에 전등이 따로 있어 커튼을 치면 밤에 서로 방해가 되지 않을 듯.
지금까지 경험한 게스트하우스 중에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네요. 서귀포항, 이중섭거리, 매일올레시장 등과 가까운 장점까지. 특히 잠자리의 깨끗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

 

금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6인실이 만원입니다.

 

제주도에서의  마지막날을 위해 꿈나라로~

http://ya-n-ds.tistory.com/2285 ( 넷째날 : 새섬 )

 

 

※ 다른 생활의 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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