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ya-n-ds.tistory.com/4005 ( 여행 리부트 위드코로나? - 강릉, 울릉도 : 준비 & 출발 )
## 10월 23일 (흙)
알람에 맞춰 일어납니다. 낮게 깔린 구름을 물들이며 서서히 날이 밝아옵니다. 2층 베란다에 펼쳐지는 풍경이 평화롭습니다.
간단하게 씻고, 서둘러 나갑니다. 버스터미널로 바로가는 버스 시간이 안맞네요 TT 평일/토요일 노선과 시간표가 조금씩 달라져서 헷갈렸습니다.
일단 먼저 오는 버스 타고 기사님에게 갈아탈 곳 물어봅니다. 강릉역이나 교보문고 정류장에서 가능하다네요. 차가 많을 것 같은 교보문고에서 내리는데 기사님이 바로 앞에 서 있는 202번 타라고 알려줍니다. 차가 움직이는데 손 흔들며 뛰어 갔더니 태워주네요 ^^
08:10 횡계 가는 버스를 탑니다. 구름 없는 파란 하늘. 대관령 오르는 길이 햇빛을 한껏 머금고 있네요..
08:35 도착, 양떼목장 가는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아침을 먹기 위해 두리번. 김밥 파는 곳이 있어 두 줄 시켜 오전 에너지 충전.
09:00 횡계 시내버스 타고 종점까지. 나홀로 승객.
주차장에 배낭을 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습니다. 주로 승용차로 와서 산자령을 갔다오나 봅니다.
코스 시작점을 찾지 못해 잠시 헤맸네요. 양떼목장 표시는 확실한데 바우길은 주차장에서 바우길 표시는 안보입니다.
겨우 찾아 산행 시작. 작은 시내 따라 돌다리 나무 다리 건너며 양떼목장 위쪽 경계까지 가는길, 맑은 물에 비치는 햇빛과 경쾌한 물소리 들으며 올라가는 편안한 길.
아래로 펼쳐지는 목장, 저멀리 떨어져 아침 식사 중인 양떼들. 그 주위로 산자락이 겹쳐지고, 저 너머 동계올림픽 시설들도 보이고.
가을빛 띄는 나무들, 가지런히 하늘 위로 쭉쭉 뻗은 나무들, 햇빛과 그림자가 길에 드리우고, 가끔씩 들리는 새소리가 싱그럽습니다. 길 밖 숲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어르신들.
산자령과 국사성황당 갈림길, 길 따라 가다보니 왼편에 키가 다른 나무들이 질서 있게 서 있는 탄생숲, 아이들이 태어나면 나무를 심고 그 아래에 표시판을 해 놓았네요.
산능선 위로 솟은 중계탑, 독특한 풍경.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497568890310838 : 신재생에너지전시관 ~ 국사성황사 ~ 반정
징소리가 들려오기 시작. 잠시 후 국사성황당에 도착. 사람들이 제 준비로 바쁘네요.
산신당은 김유신 장군을, 성황사는 범일국사를 모십니다. 강릉단오제가 시작되는 곳이라네요. 제를 지낸 후에 단풍나무 신목을 홍제동에 있는 대관령국사여성황당에 합사한다고.
겨울 승려복장을 한 분이 산신당 앞 제사상 앞에서 징을 치며 계송(?)을 읊고 있는데, 포스가 느껴집니다.
당 위쪽으로 신령한 바위와 나무 앞에도 제물을 늘어 놓고 있네요. 나뭇가지 위에서 지켜보는 까마귀.
조금 더 있으면 제를 지낼 것 같은데, 앞으로 남은 길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발길을 돌립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497583523642708 : 대관령국사성황사, 산신당
오르막길 앞 이정표, 가야할 길 확인. 조금만 가면 내리막입니다.
조금씩 물들어가는 낙엽이 쌓인 폭신폭신 굽이굽이 오솔길을 내려가는 재미.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단풍나무 가지, 예쁘게 물든 잎들이 땅 위에 살짝 떠 길 옆을 수 놓습니다.
중간중간 벤치도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며 쉴 수도 있네요. 노부부, 반정에 차를 두고 올라왔다 내려간다고 하네요.
어느덧 456번 지방도를 만나고, 길을 건너니 반정. 대관령 절반 위치, 이전에 주막이 있어 사람들이 쉬어갔다고.
전망대 강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망원경도 있어 바다에 있는 배까지 보이고 ㅎ 여기서부터 대관령옛길 코스네요.
길은 위보다 넓어지고, 좀더 편해집니다. 오솔길 옆 조촐한 비석 하나, 향리 이병화 유혜불망비(鄕吏 李秉華 遺惠不忘碑).
반정에 주막을 세워, 사람들이 대관령을 넘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고, 겨울에도 얼어 죽거나 길을 잃는 사람이 없어진 것에 대한 고마움을 마을 사람들이 남겨놓았네요.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98268 : 대관령 옛 주막에서 '봄의 졸음' 느껴요
아래로 내려갈수록 아직 초록이 생생한 나무들. 그래도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예쁩니다.
숲 너머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점점 커지더니 드디어 모습을 보여줍니다. 돌길을 내려오느라 헉헉 거리다가가 평평한 곳에 모여 잠시 숨을 고르며 쉬어가네요. 바위와 물길이 이루는 풍경에 빠져 내려가는 길 ^^ 단풍까지 있었다면 사진 찍느라 더 많이 멈추어야 했겠죠.
어느덧 '우주선' 화장실이 나오고(모양도 UFO 같고, 안에서 나오는 음악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화면에서 익숙한 것이네요 ㅎ) 마을 포장길이 시작됩니다. 대관령 박물관쪽으로 나옵니다. 즐거웠던 트래킹. 박물관 주차장에 차 놓아두고 반정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도 힘들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되겠네요. 오는 길에 마음에 드는 물가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499671166767277 : 반정 ~ 대관령 옛길 ~ 대관령박물관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걷습니다.
성산면, 길따라 음식점이 늘어서 있습니다. 뒤에 든든한 산을두고, 확 트인 넓은 운동장도 있는 아담하고 예쁜 성산초등학교, 이곳 아이들은 신날 듯~
차 기다리다고 동생 처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생각나서 동생에게 잠시 통화.
504-1번 버스 타고 나오다, 대관령국사여성황사를 들려보기 위해 강릉교도소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너른 마당에 소나무 한 그루와 사당 한 채, 평안와 여유를 줍니다. 사당 문이 닫혀 있어 안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 여신이 있는 곳이라 함부로 열면 안되겠죠 ㅎ
504번 버스 타고 강릉대도호부 찾아갑니다. 강릉 국제 영화제가 열리고 있어 굿즈을 타기 위한 줄이 기네요.
단아한 옛멋이 남아 있는 칠사당, 단오제 때 쓰이는 술을 여기서 빚는다네요.
임영관 삼문, 세월이 켜켜이 쌓인 품위를 드러냅니다. 마당에서는 영화제 이벤트가 열리고, 그 중 하나 사진 찍는 곳 - '사진맛집 치즈박스'. 소품들을 가지고 나름의 컷을 담을 수 있네요. 추억 하나 만들어 봅니다, 재미있게 나왔네요 ㅎ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4502462556488138&set=p.4502462556488138&type=3 : 레디~
잔디밭에 늘어서 파라솔과 쿠션과 편한 의자들, 늦은 토욜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고 사람들.
중앙시장으로 가면서 영화제 이벤트 지도에 나오는 곳들을 중심으로 길을 익혀 봅니다. 강릉은 크게 안목으로 가는 경강로와 강문으로 이어진 강릉대로를 두 축으로 이어져 있네요. 객사문사거리와 교동사거리, 옥천오거리와 임당사거리, 그리고 강릉대로에 있는 강릉역 육거리는 대각선으로 옥천사거리로 연결.
신부님으로부터 전화, 중앙시장 지나 옥천오거리 쪽으로. 차 안에 있는 신부님 가족들과 인사, 격하게 반가움을 전하는 에스더 교우님, 훌쩍 커버린 애린님.
뭘 먹을까 고민, 동생에게 전화 걸어보니 순두부 빼고 그닥 맛있었던 기억이 없다고. 브레인 스토밍... 얼마 전에 생겼다는 소바, 덮밥 가게로 결정.
'오무라안', 역삼동에서 유명한 집인데, 쉐프 고향인 강릉에 첫번째 분점을 냈다네요.
카이센동, 다양한 해사물이 밥 위에 얹혀 나옵니다. 재료들이 싱싱하네요. 함께 나온 히야무기라는 일본식 소면도 맛있고 ^^
토로로 소바, 마를 갈아서 면 위에 올렸네요. 쯔유 없이 먹어도 맛있네요. 면은 메밀이 많이 섞여 있는지 살짝 거칠고 툭툭 끊어지는 느낌. 마의 부드러움과 어울립니다 ^^
모둠튀김, 바삭 아삭~ 맛난 시간을 가졌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499701910097536 : 강릉대도호부, 임영관, 강릉영화제, 오무라안
디저트 먹어야죠. 강문해변으로. 달이 수평선 위로 살짝 올라와 바다 물결 위에 주황빛 그림자를 내려놓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photo/?fbid=4499761090091618&set=a.146353222099115
토요일 밤, 사람들은 들 뜬 마음을 해변에 풀어놓습니다, 해변을 뛰어 다니고 폭죽도 쏘고 사진도 찍고~
신부님이 즐거운 한 순간을 나도 모르게 담아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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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를 마스코트로 한 카페에 가서 달달쫀득한 아이스크림으로 하루 마침표. 신부님 가족과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금방 시간이 지나갑니다. 내일을 위해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4497949033606157 : 강문 달밤 & 오리카페 & 오리둥지
하루의 멋진 만남들을 돌아보면서 잠을 청합니다, 내일 강릉 교우님들과의 만남도 기대하며~
☞ https://ya-n-ds.tistory.com/4010 ( 강문 해돋이, 초당성당, 강릉교회 감사성찬례, 주문진 도루묵 전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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