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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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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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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1월 30일 (월) 

11월 마지막날이 지나갑니다. 목요일 써야 하는 휴가, 이번에는 어디로? 


페북에서 본 코스가 떠오릅니다. 

( 구 남영동 대공분실 ? 미군기지 - 후암동 문화주택거리 - 힐튼호텔 - 백범광장 (구 조선신궁터) - 한양공원터 - 구 조선총독부터 (국치현장 및 김익상 의거터) - 구 중앙정보부 - 한옥마을 (구 일본군 헌병대와 수방사터) ) 

https://www.facebook.com/88sanha/posts/3971893519522470 :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 남영동에서 남산 걷기 3 


인터넷 답사. 

https://dhrm.or.kr : 민주인권기념관 

https://blog.naver.com/lsw24001/221491944987 : 후암동 우리동네길 



## 12월 2일 (수)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건물 방역해야 한다고 일찍 퇴근하라네요. 주섬주섬 정리하고 나옵니다. 내일 필요한 준비물 잃어버린 것은 없나? 



## 2020년 12월 3일 (목) 

까치밥으로 남아 있는 빛깔 예쁜 감, 갯수가 줄어듭니다. 

수능 한파? 시내 버스 앞 유리에 붙어 있는 고사장. 한남대교, 한강 동쪽 풍경이 맑고 평화롭습니다. 처음 와본 동네를 지나 익숙한 이태원 거쳐 남영동까지.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565092586891811 : 아침 풍경 


1호선 옆, 골목길 안에 있는, 담장 위에 철조망이 있는, 어두운 벽돌로 촘촘하게 쌓아진, 속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한 건물. 

방문 기록하고 체온 잰 후에 안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나선형 철제 계단, 올라가기도 그냥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든데, 수갑 차고 형사들에게 이끌여 갈 때는 어땠을까요? 

5층, 복도를 따라 조사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밖에서 작동하는 스위치, 침대, 변기, 세면대, 욕조가 함께 있는 구조. 욕조는 몸을 씻기 위한 게 아니었겠죠. 

9호실은 박종철님을, 15호실은 김근태님을 기념하는 곳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좁게 세로로 난 창문이 갑갑함을 더합니다. 실제 갇힌 상태였다면 어땠을까요? 

찾아보니 이 건물에 대한 자료들이 많이 있네요.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namyoungdong/index.html : 천재가 설계한 완벽한 '고문밀실' 

http://870114cheol-a.org/nyd-10/ : 515호실 이야기 

https://youtu.be/g2S1tyQU9nE :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 김근태를 전기고문한 그곳 


이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했을까,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기가 일터였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떠오릅니다. 

4층은 박종철님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층, 방문 스탬프 찍고 밖으로 나갑니다. 건물 초석에 당시 내무부 장관이었던 김치열님의 이름이 박혀 있습니다. 이 건물을 설계한 사람은 당대 최고의 건축가라고 할 수 있는 김수근님입니다. 자기가 만든 건물이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는 곳으로 사용된 것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었을까요?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48726.html : 남영동 대공분실 설계한 김수근은 ‘고문 공장’ 오명을 예상했을까


건물 뒤편 둥그스름하게 벽을 안쪽으로 굽게 하여 작은 문이 정면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연행자가 끌려와 이곳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앞에서 본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됩니다. 밝은 대낮인데요 약간 몸서리가 쳐지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565747146826355 : 민주 인권 기념관 (옛 남영동 대공분실)   


큰 길로 나와 후암동 쪽으로 갑니다. 미군부대 담장위 철조망, 그 너머로 보이는 남산타워, 방금 전에 본 기념관의 철조망과 함께 한국의 현대사가 서글퍼 보이네요. 

https://ya-n-ds.tistory.com/1747 ( 주한미군 & SOFA ) 

https://ya-n-ds.tistory.com/1835 ( 미군기지 오염 ) 


삼광초등학교 앞 골목길로 해서 후암시장 쪽으로. 하교 후문 쪽에 옛 문방구 모습의 가게가 있습니다. 아득한 기억~ 

후암시장, 바깥 모습은 잘 정비가 된 것처럼 보이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옛 모습의 음식 가게들이 늘어서 있네요. 들어가서 먹어보고 싶네요. 


남산 가까운 골목을 보고 싶어 용산중고등학교 쪽으로 해서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후암로35길, 두텁바위로1길로 해서 서울삼광초등학교로 나갑니다. 이 길들 따라서 눈길을 끄는 상점들이 있습니다. 

후암로4길로 올라가다 보니 '지월장(指月藏)'이라고 이름 붙은 독특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일제 시대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나 봅니다. 그림같은 나무가 멋지네요. 

https://news.v.daum.net/v/20180204134547196 : [역사의 향기/근대문화유산] <22> 후암동 지월장 


신흥로 로타리, 저 편에 제법 긴 계단이 있고 그 중앙에 에스컬레이터 같은 엘리베이터가 있네요. 계획대로라면 두텁바위로를 따라가야 하지만 호기심이 생겨서 가봅니다. 108 하늘계단, 벽에는 해방촌을 알려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만남, 이쯤되면 올라가보지 않을 수 없겠죠. 중간 중간 층계처럼 서는 엘리베이터, 재미있네요. 

계단 끝에 있는 안내글, 일제 시대 때 남산 아래에 일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고, 남산에는 신궁, 신사를 지었다네요. 


골목길을 조금 더 가니, 사람들이 북적입니다. 화보, 드라마를 찍는 듯. 한쪽에서는 오늘의 주인공이 옷과 분장을 점검하네요. 

어느덧 해방촌오거리, 용산2가동 주민센터 앞의 안내지도를 보면서 위치를 가늠해봅니다. 백범광장과는 멀어지지만 좀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해방촌교회, 위압적인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겠죠? 


그 옆에 있는 해방촌 성당, 낮은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네요. 본당 정문 손잡이를 십자가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옆문이 열려 있어 계단을 올라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단정한 내부가 평안함을 주네요. 

벽에 있는 '예수 14처',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라 철판을 오려서 형태를 그려 벽에 그림자가 생기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것을 여백이 아름답다고 하는 거겠죠. 

https://m.cafe.daum.net/hbchbchbc/BduS/542 : 14처의 아름다움 


다시 남산으로 갑니다. 골목길 사이로 가깝게 보이는 남산 타워, 철조망 뒤로 보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해방촌오거리로 나와서 신흥로20길을 따라서 걸어갑니다. 길가를 따라서 개성을 뽐내는 가게들. 아래로 내려가는 골목길로 가봅니다. 넓은 길이 나옵니다, 후암로28길. 그 끝에 후암시장이 나옵니다. 모로가도 후암동 한바퀴입니다 ㅋ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2834.html : 후암동 6.8㎞의 특별한 코스 


날씨도 춥고 배도 고프고, 더 걸으려면 여기서 밥을 먹고 가야겠네요. 시장 안으로. 중국집, 국수집, ...? 친근한 할머니가 보이는 가게로 들어갑니다 - '슬기국수'. 

양이 엄청 많습니다. 그리고, 야쿠르트 하나, 추억 돋네요 ㅎ 즐거운 걷기에 이어 배부른 국수까지 곁들인 맛난 시간을 선사해준 후암동, 해방촌~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565750836825986 : 후암동, 해방촌 


밥 먹고 후암로 따라서 남산 쪽으로, 루터교회가 있네요. 혹시나 해서 올라가봤는데, 본당이 닫혀 있습니다, 아쉽네요. 


성곽을 따라서 백범광장으로. 조선신궁이 있던 자리라죠. 이제는 김구, 이시영, 김유신 동상이 있죠. 김유신은 왜 여기에 있을까? 

https://namu.wiki/w/%EC%A1%B0%EC%84%A0%EC%8B%A0%EA%B6%81 : 조선신궁 


소파로 따라가다 길 옆에 있는 '한양공원' 표지석. 남산 일대에 그 당시 '국치'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아픔이었겠죠. 

???남산 돈까스 거리, 서로 '원조'라고 커다랗게 외치고 있네요. 

좀더 가니 '국치길'이라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 노기신사 터, 경성신사 터의 위치를 그려놓았습니다. 


남산예술센터, 이전에 있던 담 잔해를 재활용하여 하나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한양교회, 한옥 형식의 종탑 지붕이 눈에 띕니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오랜 세월을 견딘 나무가 신령스럽게 보입니다. 

위안부 피해자 247분의 이름과 증언이 새겨져 있는, 눈을 형상화한 '대지의 눈', 

모성으로 세상을 보듬는다는 뜻이 담긴 세상의 배꼽. 

일제 통감관저에 있던 하야시 곤스케 동상 잔해 판석을 거꾸로 세워 놓았습니다. 잊지말아야 할 것들이 많네요.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1281486 :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그들을 기억하다  


그곳을 넘어 가니 나오는 서울유스호스텔과 서울종합방재센터. 여기서부터는 이전에 중앙정보부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건물들을 만납니다. 

창작센터를 지나 나오는 터널, '소릿길'이라는 작품으로 바뀌었습니다. 서울시청남산청사를 지나 남산공원길로 올라갑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5060600045 : [사라진 현장, 잊혀진 기억] (4)‘국가폭력’의 공간…옛 흔적 그대로 살려둘 것인가, 새 공간으로 되살려낼 것인가  

http://weekly.khan.co.kr/khnm.html?artid=201504281718021&mode=view : [광복 70년 역사르포] (10) 남산 중앙정보부…무소불위의 공작과 고문의 흔적  


저녁이 가까워오면서 기온이 점점 떨어집니다. 손이 시렵네요, 이제는 오래 걷기 힘들겠네요. 

점점 기울어지는 햇빛을 받은 나무와 남산 중턱이 부드러운 금빛으로 물듭니다. 

와룡묘, 남산타워가 계곡 사이로 보이네요. 경사가 제법 급한 계단, 무협지에 나오는 암자를 찾아가는 느낌입니다. 한 아주머니가 건물을 돌아다니며 기도를 합니다. 

아래쪽에 와룡당과 단군성전 이웃하고, 더 올라가면 삼성각. 바깥에 있는 기도처에는 작은 부처상과 공명상이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어느덧 다시 소파로. 시청쪽으로 가다가 삼순이 계단을 올라갑니다. '위안부 기림비', 누군가가 소녀들에게 장갑을 끼워주었네요. 

http://www.hani.co.kr/arti/area/capital/905410.html : 남산 조선신궁 자리에 한·중·필리핀 손 맞잡은 ‘소녀상’


남대문 시장쪽으로 골목길을 내려오다보니 돌로 지은 제법 기품이 드러나는 일신교회. 이항복과 관련된 쌍회정터사 설명도 보이네요. 


시청 앞, 광화문광장에서 남대문까지 보행로를 만드는 공사가 한창이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페북 글을 통해 시작한 여행, 그동안 몰랐던 서울을 알게 되었고, 역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565774990156904 : 남산 걷기 


돌아올 때 본 한강 서쪽 모습이 평화롭습니다. 

내일부터는 힘 내서 일터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며, 파트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해야겠네요 ^^ 

https://ya-n-ds.tistory.com/3866 ( 한 장 남은 달력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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