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6일 (화)
한글날 뭘 할까? 지난번에 못가본 인천둘레길 2코스? 그때 못만났던 친구도 보고?
☞ https://ya-n-ds.tistory.com/3810 ( 인천 둘레길 3코스 - 수인분당선, 가정중앙시장 )
9일에 집에 현장에 있는지 문자 보냈더니, 출근한다고 하면서 오라고 합니다.
## 10월 8일(목)
어제까지 정신 없이 지내다가 오늘에야 내일 트래킹 준비. 2코스 시작하는 곳까지 일단 가야겠죠.
부평구청역에서 90번 버스가 있습니다.
내일 먹을 간식, 지하철에서 읽을 책('비잔틴 신학'), 태블릿을 배낭에 넣어 둡니다.
## 10월 9일(금)
6시쯤 일어나서 간단한 식사. 밥을 계란에 비비고, 김 한장 굽고, 어제 남긴 파프리카 꺼내서 냠냠. 요거트, 토마토, 사과 한 쪽 디저트로.
이수역 가는길, 엷고 흰 구름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은하수처럼 펼쳐졌네요.
07:30 지하철을 타서 책을 꺼냅니다. '이콘 파괴론'이 나온 비잔틴 시대, 이콘 지지자와 이콘 반대자들의 신학적 논리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가 않네요 ㅎ
08:18 부평구청역 도착. 1번 출구로 나가서 90번 버스 기다립니다. 서쪽 하늘에 구름은 풀려있고 그 사이에 수줍게 숨어 있는 반달. 은행나무들은 여름 기운을 덜어내고 가을빛으로 서서히 물들어갑니다.
08:30 버스를 탑니다. 휴일 이른 아침 한산한 부평대로. 안내방송에서 들려오는 'GM'이 들어간 정류장 이름들. 군산공장 폐쇄되고 이제 부평공장만 남은 거죠.
☞ https://ya-n-ds.tistory.com/3026 ( GM 군산공장 폐쇄 )
부평구에서 계양구로 넘어갑니다. 작전역이 나오고 봉오대로 표지판이 보입니다. 서쪽으로 가면 2호선 가정역이 나오겠네요.
계양산과 그 아래 주택가에 막혀 좌회전, 경명대로를 탑니다. 터널을 지나 계양구에서 서구로 들어가네요. 공천정수장에서 내립니다.
그런데 둘레길 이정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 정수장 정문에서 물어보니 담길 끝나는 곳에서 올라가는 곳이 있다고 하네요. 서부교육지원청 정류장 옆으로 길이 있습니다.
길 따라 올라갑니다. 그런데, 갈림길에서도 리본이나 표지판이 없습니다. 그냥 큰 길 따라 가라는 건가요? 포장길, 비교적 넓은 흙길이 차례로 끝나고 오솔길이 나타납니다. 여기부터는 뭔가 표시가 있어야 할 텐데.
마침 산책 나온 마을 어르신들이 벤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물어보니, 둘레길인지는 모르지만, 이 길 따라 올라가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가 나오고 좀더 가면 산 꼭대기에 팔각정이 있다고 합니다.
가르쳐준 대로 가봅니다. 하얀꽃이 별무리처럼 모여 있는 들꽃이 예쁩니다. 경사가 급해지면서 좁은길, 거미줄도 곳곳에 있고.
능선 근처에 다다르니 둘레길 리본이 하나 보입니다 ^^; 트래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올라오느라 수고한 다리를 쉬게 합니다. 물도 먹고, 당도 보충하고 ^^
많은 사람들이 북쪽으로 갑니다. 물어보니 천마산 정상 방향이라네요. 따라가보니 아래에서 마을 어르신들이 얘기한 팔각정이 나옵니다. 멋진 풍광, 강화도, 영종대교, 아시아드경기장, ... 서울쪽으로는 관악산까지.
구름이 펼쳐진 하늘로 오리들이 무리지어 날고, 억새와 흰꽃이 낭만을 더합니다.
간식 먹으며 잠시 쉬고, 10:00 출발, 인천종주길과 서해랑길 표시를 따라 능선길을 갑니다. 달이 계속 위에서 지켜보네요. 산 아래 군부대가 있어 길 옆에 철조망. 헬기가 내릴 수 있는 곳도 자주 보입니다. 붉은 깃발이 달려 있으면 사격 연습하니까 우회하라는 안내문.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 또다른 팔각정에 다다릅니다. 청라지구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 여기도 경치가 좋습니다. 저멀리 1시간 전에 있었던 팔각정이 보이네요. 아까보다 많은 새들이 반겨주고.
목도 축이고, 에너지도 보충하면서, 근처에 사는 조카에게 전화. 중간고사 시험공부 한다고.
11:20분 출발, 가방이 점점 가벼워집니다. 한 어르신이 '맨발의 청춘'으로 다가오네요 ㅎ
내려가는길, 갈래길이 나옵니다, 하나아파트쪽과 봉수초등학교 방향. 서해랑길 따라서 하나아파트로. 지난번 왔을 때 동우아파트 찾지 말고 그냥 이쪽으로 갔어도 괜찮았을 듯.
루원교로 건너 가니 공자장. 임시로 난 보도를 통해 인천대로를 넘어가는 육교로 올라갑니다. 서인공원으로 연결되네요. 공원 앞이 서달로, 동쪽으로 가면 나비공원을 통해 인천둘레길 3코스. 서쪽으로 가면, 한신빌리지 앞에서 원적산으로 오르는 인천종주길/서해랑길. 이미 어긋났으니까 가보지 않은 길로.
길 옆에 체육 시설이 있는 공원이 있고 거기서 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조금만 가면 능선, 따라가보니 낯익은 갈림길이 나옵니다. 장수산 방향과 원적정 방향. 3코스와 만났습니다. 조금 가다가 곁길로 새서 원적정까지 갑니다.
여전히 좋네요. 원적정에서 잠시 쉬고, 이번에는 원적산 정상까지 가봅니다. 돌길을 오르면 나오는 평평한 정상,
구름없는 하늘, 풀벌레 소리가 살며시 들리고,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며, 햇빛에 기대어 땅위에서 춤을 추며, 여름를 내려놓고 있습니다.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다니네요.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을까요, 친구들은 어디에? 멍때리기 좋은 때와 곳 ^^
한남정맥 표지판, 강화도에서부터 문수산에서 시작해서 인천 계양산, 철마산, 원적산 등을 경기도 시흥시, 군포시 산을 지나 수원 광교산 찍고, 용인시로 내려가 안성시 칠장산까지. 여기 종주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이제 친구 만나러 가야죠. 오던 길을 되돌아 원적정 지나 한신빌리지 방향으로 가다가 약수터 표지 보고 여기로 내려가면 서구 문화회관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 방향을 바꿉니다. 제대로 내려왔습니다. 지난번에 문화회관에서 올라와 둘레길을 만난 곳이 나옵니다.
이제는 가정중앙시장까지 고고. 바로 내려가지 않고 코스모스가 예쁘게 하늘거리는 샛길로 빠져 유치원 옆으로 나옵니다. 오늘은 중간중간 옆길을 재미있게 많이 이용했네요. 이렇게 돌아다보니 이제 원적산 둘레길과, 원적정, 정상, 서해랑길이 조금 그려집니다.
고가 건너 친구에게 전화. 시장 앞에 있다네요. 신호등 건너 시장 입구에 가니 친구가 있습니다. 부산 현장에 있을 때 만나고 얼마만인가요?
고가육교 건너 친구에게 전화. 시장 앞에 있다네요. 신호등 건너 시장 입구에서 만납니다. 부산 현장에 있을 때 만나고 얼마만인가요?
점심 무렵 전화해서 각자 점심은 해결하고 시장에서 간식거리 먹자고 했죠. 지난 번 왔을 때 찜 해놓은 주전부리를 하나씩 삽니다 - 고기만두, 핫바, 순대, 꽈배기 & 찹쌀 도너츠
고기만두 하나씩 먼저 시식, 맛나네요. 남은 것은 포장. 어묵집에 들려 핫바 하나씩 입에 물고 가다가 꽈배기와 찹쌀도너츠 테이크아웃, 마지막으로 순대 사서 현장 숙소 아파트 쉼터로 가서 사는 이야기 하면서 햇살 좋은 오후를 즐깁니다.
현장 구경, 타워 크레인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고, 포크레인이 판 흙을 옮기는 트럭. 다진 땅에 기초와 건물이 올라갈 형태를 잡아 놓고 한 사람이 표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기초 공사 끝난 곳에 지하 주차장을 만들고 있네요. 가림막에 가려 있어 볼 수 없었던 광경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흥미롭네요.
회사 한 부서를 옮겨다 놓은 듯한 사무실에 들어가서 커피와 샌드위치 먹으며 수다.
협력업체 사람들이 와서 주말 작업 상의하는 회의가 있어 헤어져야 할 시간. '언제 또 보냐?' 인사하고 나섭니다.
시장 앞에서 1번 버스 타고 부평구청에서 7호선 타고 집으로.
즐겁게 걷고 오랜만에 친구도 만난 힐링의 시간을 마치고 내일부터 다시 일상의 여행길을 가야겠네요.
p.s. 페북이 4년 전 봉하 마을 갔던 추억을 알려줍니다. 그 전날 부산에 들려 현장에 있었던 친구를 만나 저녁에 함께 돌아나녔죠. 이번에 또 친구와의 추억이 하나 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