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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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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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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13:28

상반기에 계획한 휴가 가라는 메일이 왔네요. 이런 시국에 휴가 가라는 회사? ^^; 연차 소진 목적? 



## 9월 8일 (화) 

어디 가지? 제부도 둘레길? '제비꼬리길'이라고 하네요. 


다음 지도 찾아서 근처 정류장 찍어 버스 확인;

- 1000(일반) : 제부도 입구 - 병점역 후문 - 동탄 

  -> 동탄 차고지 출발 - 09:00, 14:00, 19:00 

- 1004(좌석) : 제부도 입구 - 수원역 

- 1002(직행) : 전곡항 - 제부도 입구 - 사당역 

  -> 전곡항 출발 - 13:10, 14:00, 15:00, 16:00, 17:20, 18:30, 19:20, 20:00, 21:10


제부도 들어가는 버스 : 5 

전곡항 가는 버스 :  5-1B 



## 9월 9일 (수) 

출근 해서 날씨 체크. 내일 가면 괜찮겠네요, 연차 신청.  

주간보고, 회의 준비, 행사 준비... 문서 작업하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하루가 다 갑니다. 겨우겨우 퇴근. 



## 9월 10일 (목) 

새벽에 빗소리에 깹니다, 꽤 많이 오네요. 나갈 때쯤 되니까 다행히 그칩니다. 

회사에 가서 아침 먹고 병점역으로. 살짝살짝 햇빛이 납니다. 

병점역 후문 정류장, 버스 기다리면서 노선도를 보니, 화성시 서쪽으로 가는 버스들이 주로 여기에 많네요. 병점역 앞에서는 수원이나 동탄신도시로 가는 버스들이 주로 있고. 


09:35 1000번 버스를 탑니다, 기본요금 1,450원. 융건릉을 지나가는 길, 여기까지는 낯익네요. 

https://ya-n-ds.tistory.com/3641 ( 수원 화성 ( 남수문~창용문~북수문 ) & 융건릉 )  


수원대학교가 이쪽에 있었네요, 와우리 꽤 번화합니다. 포병/공병 대대/보병사단을 지나갑니다. 어천 저수지, 꽤 크네요. 지도 보니 전에 올랐던 칠보산과 가깝네요. 

https://ya-n-ds.tistory.com/2195 ( 칠보산 ) 


비봉 TG를 내려다 보면 달립니다. 교통방송에서 자주 듣던 이름이네요. 삼화리, 양노리 지나 남양읍, 천주교 성지가 있나 봅니다. 화성시청 표지판도 보이고. 여기까지 거의 50분 걸렸네요. 

마도면, 송산면. 곳곳에 보이는 포도밭. 사강시장, 횟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작은 마을들을 들락거리며 가는 버스, 정류장 이름들이 재미 있습니다 - 비우물, 느티나무 앞, 숲풀안 앞... 갑자기 보이는 '용주사 37Km' 표지판, 뜬금 없네요 ㅋ  


드디어 제부도 입구 도착 11:10. 700원 추가 요금. 넓고 넓은 화성시, 동쪽에서 서쪽까지 가로질어 왔네요. 

5번 버스는 매 시간마다 있는데 11시 차는 이미 떠났습니다. 갈 때는 걸어가고 올 때는 차 타면 될 듯. 

공중 화장실 찾아가다보니 5번 버스 종점이 있네요. 둘레로 그물을 쳐 놓고 염소, 닭, 오리 등을 키웁니다. 앞에 있는 음식점 메뉴가 해산물에 더해 흑염소, 오리, 닭 등등 입니다. 

해안 가까이에 있는 화장실, 바닷가 사이에는 자물쇠 달린 문과 철책이 쳐져 있습니다. 군사지역인가 보네요. 


물 빠진 갯벌 사이로 난 도로, 신비롭다고 해야 하나. 중간중간 굽어져서 운치도 있고. 입구에 통제소가 있고, 전광판에는 오늘 바닷길 개방 시간 09:40~20:10 이라고 써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30분 정도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안내문과 함께. 


많지는 않지만 끊이지 않고 차들이 오갑니다. 전곡항 쪽으로 풍력발전기 3개가 보이고, 섬으로 가는 송전탑이 전선을 메고 있습니다. 너른 갯벌  보니 속이 트이네요. 바다 냄새도 활력을 주고.

옅은 구름이 있어 걷기에 좋네요. 차도와 그 옆 보도에 굴껍데기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원뿔형 도로표지에도 있네요. 시시때때로 물에 잠겨서 그런가요. 


갯벌 위에서는 새들이 종종거리며 브런치를 즐기고 있습니다. 갯벌 쪽에 다가가 잠시 멍때립니다 - '물멍뻘멍'. 자동차 소리가 사라진 순간 갯벌에서 작은 소리가 나왔다 사라지곤 합니다 - 똑, 칙, 띡, 톡, 찍, 뽁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생각했는데 계속 납니다. 갯벌의 숨소리일까요? 작은 물방울들이 들락거리고 터집니다. 갯벌 아래에서 생명들이 호흡을 하나 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320198268047912 : 바닷길 


섬 가까운 곳에 커다란 바지선 위에 크레인이 있고 갯벌에 기둥 같은 것을 박고 있습니다. 그냥 놓아두지 무슨 공사를 하는 걸까? 시끄럽기도 하고. 

빨간 등대를 찾아 갑니다. 마리나항을 만든다는 안내문이 있네요. 굳이 만들어야 할까? 찾아보니 문제도 있었고 ^^; 

http://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895041.html : 해경, 제부도 마리나항 건설공사 비리 적발…24명 입건


해안가 도로를 따라 음식점들이 이어집니다. 물빠진 뻘에 올라와 있는 배들. 저 멀리 등대가 보이네요. 

등대로 나 있는 데크길, 한 기둥에 새 한마리, 처음에는 움직임이 없어서 실물처럼 만든 모형이나 박제인 줄. 등대 옆으로 이어지는 데크 끝에는 쉴 곳을 만들어 놓았는데,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의 아지트가 되었네요 ㅎ 

주위 섬들과 바다 육지와 갯벌 풍경에 잠시 넋을 놓아봅니다.   


제비꼬리길을 가기 위해 나오는데, 데크 난간에 올라 앉은 갈매기 한 마리,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은 처음, 눈이 매섭습니다. 

해안에 기둥을 세워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이전까지의 분주함이 사라져버리고 바다와 배, 물 너머 뭍, 하늘과 구름과 새, 물 위 부표들만이 고즈넉합니다. 땅에 부딪히는 파도소리, 하늘을 날며 내는 새 소리... 


길 중간 바다쪽 난간을 투명판으로 만들고 반대편에는 앉을 곳을 만들어 마치 창이나 액자를 통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 아이디어가 독특한 둥지의자, 서서의자, 조개의자, 신경 좀 썼네요. 판넬이 만드는 경계 안쪽과 바깥쪽, 요즘 TV 광고들이 생각납니다.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긴 빨간 물체가 포인트가 됩니다. 액자로 들어와 나가는 배, 여기서도 잠시 멍~ 물결 따라 마음도 잔잔해집니다. 

눈길을 끈 빨간 녀석 이름을 알기 위해 찾아보니 이런 게 있네요. 

https://www.asiae.co.kr/article/2019122314423418206 : 등대가 아닌 등표라고? 


난간에 붙어 있는 포토존을 위한 장식과 섬에 대한 간결한 설명들, 마치 게임하면서 보너스를 잡으며 가는 느낌? 

달 모양에 따라 변하는 물때, 한글 이름이 독특합니다 - 턱사리, 한사리, 목사리, 어깨사리, 허리사리, 한꺽기, 두꺽기, 선조금, 앉은조금, 한조금, 한매, 두매, 무릅사리, 배꼽사리, 가슴사리. 어원을 알고 싶어 구글신에게 물어보니 아래 주소를 알려주네요 ㅎ 

http://water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7 : '물때(조석정보)'이야기 


해안산책로가 끝나는 곳에, 나무들에게 뿌리 내릴 자리를 내어 준 커다란 암벽이 있고, 그 아래 그늘에 자리잡은 가족들이 싸온 음식을 나누며 정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굽어진 길을 돌아가니 곧게 뻗은 해변이 서프라이즈~ 와우. 길가에 꽉차게 들어선 건물들이 옥에 티라고 할 수 있을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320213214713084 : 해안길 

 

탑재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반쯤 올라가니 앞이 트인 '하늘 둥지'가 나타납니다. 난간 판을 대고 그 앞에 의자를 만들어 야외 카페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차 한잔 하면서 풍광를 즐길 수 있겠네요. 

66.8m밖에 되지 않지만, 위에서 보는 또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지나왔던 해안산책길 앞 바다는, 파도가 해안과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부서지고, 거기서부터 잔잔하게 찰랑거리며 뭍에 닿습니다.  


꼭대기 능선에 있는 스카이워크, 여기에는 바닥 밑으로 들어간 의자가 있습니다. 반대편 풍경은, 등대 근처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공사 현장, 안타깝네요.  

내려와서 나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두릅니다. 섬 입구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갯벌 한 컷. 차에서 보는 모습은 걸으면서 봤을 때와 또 다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3320226794711726 : 하늘길 


1002번 버스올 때까지 4,50분 정도 남았습니다. 점심을 먹을까하고 들어갔는데 칼국수도 2인분 이상입니다 TT 

올 때 봤던 '제부도 제빵소'에 가서 코타야 하나 사서 먹습니다. 시간 맞춰 버스정류장으로, 기다리면서 넛츠와 초코음료를 비웁니다. 


회사 코로나 알림문자, 세브란스 병원에 갔다온 사람 있으면 검사 받으라네요. 

https://www.nocutnews.co.kr/news/5410766 : 서울 세브란스병원 23명 확진…"발열·인후통에도 출근"  


15:08 버스 타고 서울로. 한 동안 혼자 타고 갑니다. 서신 근처부터 사람들이 타기 시작하네요. 길이 좁아 조금 더디 가고. 퇴근 시간 피해 일찍 나오길 잘했습니다. 16:43 사당 도착. 


갑자기 계획했고 차 타는 시간이 많았지만, 화성의 여러 곳을 거쳐 보고, 바다와 갯벌의 냄새, 풍경에 잠시 힐링했던 시간. 내일부터 다시 힘내서 해야 할 일을 해겠네요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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