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새로 온 두 게스트. 옆침대와 윗침대에서 코골이 듀엣. 새벽되니까 잦아듭니다 ㅋ
어제 많이 걸어서인지 다리가 뻐근.
☞ http://ya-n-ds.tistory.com/3211 ( 그냥 제주 - 셋째날 )
가을 아침 햇빛 뽀송뽀송 합니다. 오늘은 옹포리 방향으로 산책해보기로. 이전에 한림항에서 쫄깃센타 찾아갈 때는 올레 14코스를 역방향으로 갔죠. 밤이어서 어둡고, 길 찾느라 마음이 바빠서 주위를 둘러보기 힘들었죠.
☞ http://ya-n-ds.tistory.com/2821 ( '공하4월' @제주 - 첫째날 )
비양도는 여전히 거기에서 인사를 합니다.
옹포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 근처에 있는 나비잠 게스트하우스.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이름이 좋아 한번 자고 싶었던 곳인데.
휴일 이른 아침 마을길, 조용하지 않고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챙이 큰 모자, 아웃도어 룩. 금요일 비양도에서 들은, 제주 사람들은 음력 8월1일에 벌초한다는 얘기가 생각납니다.
9월 10일(월)이 초하루인데 하루 앞서 쉬는날에 하나 봅니다. 어제 한림의 공구상 앞에 여러 대의 예초기가 놓여 있고 그것을 테스트하는 것을 봤는데 오늘을 위해서였네요.
산책에서 돌아와 샤워하고 나와서 햇빛에 머리를 말리니 기분이 좋습니다. 땀이 밴 옷도 널어 봅니다. 마당있는 집의 '호사'라고나 할까요 ㅎ
아침식사. 오늘은 김치찌개, 블로그에서 칭찬이 자자했던. '흰밥 + 김치찌개 + 계란 후라이' 조합으로 한입. 명불허전입니다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4918058242614 : 협재의 아침 (2)
신부님으로부터 연락. 협재우체국 앞에서 만남. 오늘 감사성찬례 장소인 이시돌목장으로. 어제 봤던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예수 조형물이 있었던 쉼터에, 제대, 독서대, 촛대, 영성체에 집기를 놓아 둡니다. 성수대는 들어오는 쪽 나무 아래에.
매주 이렇게 설치했다 치웠다 하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매주 정성스럽게 예배를 위해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가는 수녀님에게 인사. 무엇을 하느냐고 묻길래 성공회 감사성찬례를 드리려고 한다고 하니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네요.
잠시 후에 교우님들이 도착하고 감사성찬례를 시작합니다. 야외예배 느낌. 여행 중인 천주교 신자 세 분이 함께 했습니다. 삼위일체 성당에 왔다가 미사가 없을 때 가끔씩 이렇게 감사성찬례에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시로페니키아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본문으로, 하느님, 예수님의 사랑에 대해 열정적으로 강론하는 신부님 ^^
예배 후 점심. 아가타 교우님이 준비해 온 잡곡밥과 호박잎, 된장, 황태무침 등등. 입에 착착 감깁니다.
디저트로 청귤차. 단맛이 살짝 올라오다가 사라지면서 희미한 신맛이 뒷맛을 개운하게 해주네요. 즐거운 소풍온 기분.
오늘 복음서 본문에서, 예수님은 왜 딸의 병을 고쳐달라고 애원하는 여자에게 그렇게 모진 말을 했을까에 대한 이야기.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는 빵을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좋지 않다."
"First let the children eat all they want," he told her, "for it is not right to take the children's bread and toss it to their dogs." ( 마르코 복음 7:27 )
여러 의견이 나옵니다. 어제 페북에서 성공회 신부님들이 강론 준비한 것을 올려 놓은 내용을 소개하며 조금 더 깊이 고민을 해봅니다.
평소 주일 감사성찬례 전에 김문영 신부님, 양만호 신부님, 주낙현 신부님 등의 글들을 보면서 내 생각과 비교하고 정리하면 성경이 좀더 풍성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SNS 장점 중 하나겠죠.
아가타 교우님의 철따라 재미있는 제주 생활 얘기. 얼굴에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제주 생활 전례력'(고사리, 청귤, 공방, etc)을 하나 만들어야겠네요, '기쁜 소식'이 뒬 듯 ㅎ
헤어지기 전에 직접 만든 한방샴푸를 선물로 주십니다. 린스가 필요 없고, 가능하면 빨리 사용하라고 하네요. 아쉬운 이별.
신부님 아들 ㄱㄹ가 제주시 롯데마트의 토이저러스에 가야한다고 하네요. 제주시 갈 거면 태워준다고.
잠시 한림오일장에 들립니다. 제주시오일장보다는 규모가 많이 작습니다. 그리고 주전부리가 별로 없네요. 꽈배기와 팥도너츠 사서 신부님과 함께 먹습니다. 배부른데도 들어가네요 ㅎ 신부님 아들은 꼬치 선택.
ㄱㄹ가 티볼(Tee Ball) 선수로 뛴 이야기를 합니다. 한림공원 옆에 있는 재릉초등학교 선수 12명 중 하나인가 봅니다. 신제주 초등학교에게 졌다는 이야기, 들어보니 선수층에서 차이가 납니다. 제주시와 금릉리, 사람 수가 다르죠.
올레길 14-1코스 갈 때 금능해변쪽에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때 잠시 산책하면서 갔던 재릉초등학교. 이런 환경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죠.
☞ http://ya-n-ds.tistory.com/2824 ( '공하4월' @제주 - 셋째날 )
하늘도 맑고, 한라산 정상도 잘보이고. 멋진 드라이브네요. '애월튀김간'에도 들려 보기로. 모듬 튀김, 주문하니까 만들기 시작. 마늘쫑, 오징어, 김말이, 새우, 고구마. 마늘쫑을 튀김으로 만드니까 새롭네요. 향도 독특하고. 함께 튀겼던 김말이에도 그 향이 배었는지 보통 먹는 것과는 다른 풍미가 나네요. 아이는 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튀김보다 바삭해서 좋다고 하고, 오징어 튀김에 꽂혔나 봅니다 ㅎ
옆에 있는 '숙이네보리빵'은 빵이 이미 다 팔렸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오후 4시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헐
제주시에 도착. 신부님과 작별 인사. 아직 시간이 있어 바로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기는 그렇고 해서 새별오름에 가보기로 합니다.
터미널에서 282번 버스를 타고 16:44 출발. 노형동에서 터미널까지 오는 동안 왔던 길을 다시 갑니다. 터미널까지 한라병원에서 환승했으면 되었겠네요. 제주시에서 서쪽 방향으로 갈 때는 한라병원, 동쪽 방향으로 갈 때는 광양사거리(시청)이 허브 역할을 합니다.
17:30 화전마을 도착. 중산간 도로를 타고 바라보는 바다 방향 풍경도 좋습니다.
1Km 정도 걸어서 새별오름으로. 들불축제 장소라서 오름 앞을 넓게 꾸며 놓았습니다. 길 옆으로 제주도 말로 장식했네요.
- 와랑와랑(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양, 열정적으로 하는 모양), 빙삭빙삭(방긋방긋), 지개지다(?), 한디모영(함께 모여), 느영나영(너랑 나랑)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니 제법 숨이 찹니다. 중간중간에 소화전이 있고. 들불 축제 때 사용하나요?
분화구 가장자리에 올라가니 비양도, 금악오름, 모슬봉, 산방산이 다가오고, 한라산이 가까이 보입니다. 동쪽 끝에 툭 튀어 나온 곳에서는 결혼사진 촬영이 한창입니다. 조금 있다 해가 질 때 인생샷도 나오겠네요.
내려오는 길, 군데군데 은빛 억새가 오름이 품은 가을을 미리 살짝 보여주네요, 바람결에 '다시 오세요'라고 속삭이는 듯.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4947978239622 : 새별오름
화전마을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해가 집니다. 땅은 검게 하늘은 붉게 물들이면서. 오름 옆으로 넘어가는 해. 잠시 말을 잊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364284864658 : 오름 옆 해넘이
그러고 보니 제주도에 와서 일몰을 본 게 몇번 있네요. 그때마다 감동이었죠. 어제도 그중 하나였고.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2287218505698 : 한림 해질녁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984311311636631 : 박수기정 옆 해넘이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494080200659737&set=pcb.1494080483993042&type=3&theater : 공항 해안도로 석양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494080483993042 )
불빛이 살아나는 풍경을 바라보며 제주시로 돌아옵니다. 평화로, 정류장 부근을 교차로처럼 활용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 갈 수 있게 편리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예하 게스트하우스, 'booking.com'에 있어서인지 레인보우 게스트하우스처럼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체크인하면서 근처 맛집을 물어보니, 추천하기는 그렇고, 프린트된 지도를 주면서 근처 음식점을 표시해 줍니다. 딱히 끌리는 데가 없어서 이전에 들렸던 행복빵집(Hanppiness Bakery)에 가서 주먹빵 한 개로 간단하게 요기.
방에 들어가니, 올레길 안내책을 보는 게스트가 있습니다. 13일 정도 머물렀는데 6개 코스 정도 남았다고. 부지런히 다닌 모양입니다. 내일 추자도 들어가기 위해 제주시에 잠자리를 잡았다네요. 잠시 추자도를 어렵게 들어갔던 지난 경험을 나눕니다.
☞ http://ya-n-ds.tistory.com/3027 ( '레알' 올레 마무리 @제주 - 둘째날 )
씻고 나서 1층 공용공간으로. 따뜻하게 찬 한잔 타서 공용 PC에서 찍었던 사진 정리. 공용 PC가 있어서 좋네요. 요즘은 WiFi만 되고 공용 PC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내일 송당마을 갔다가 와흘리까지 가면 다시 제주시로 와야 할 것 같아 하룻밤을 연장하고 잠자리로...
☞ http://ya-n-ds.tistory.com/3213 ( 그냥 제주 - 다섯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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