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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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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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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00:01

2월 11일 주일 아침, 창밖을 보니 날씨가 좋네요, 눈 소식은 온데간데 없고 ^^

 

간단하게 씻고 아침 먹으러 프론트 건물로 건너갑니다. 바람은 조금 쌀쌀하네요.
식빵, 마가린, 땅콩잼, 딸기잼, 귤잼, 삶은계란, 커피, 감귤쥬스. 귤잼이 맛있습니다. 잼을 먹기 위해 식빵을 계속 굽습니다 ㅎㅎ
게스트하우스 주위에 귤밭이 있어 거기에서 나온 것으로 쥔장이 잼을 만드나 봅니다. 수확한 귤을 준문 받아서 팔기도 한다네요.
귤 얘기가 나오니, 베캠길동무가 제주도 남쪽에서 나는 귤이 북쪽 것보다 맛있다고 합니다. 서귀포, 남원에서 나오는 것을 사라고.

 

프론트 건물 앞에 있는 텐트 옆이 길냥이의 안식처인가 봅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까 방긋 웃어주네요.

 

짐을 싸고 떠나기 전 잠시 묵었던 곳을 돌아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등산화와 알카파 인형이 웃음을 주네요. 위로 올라가면서 천장이 낮아져 주의 필요. 다락방 가는 느낌.

2층에 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모두 2인실. 하나는 편안하게 보이는, 두 개의 색깔 예쁜 매트리스가, 다른 방은 텐트가 쳐져 있네요. 테마공원처럼 꾸며 놓은 것 좋은데요. 묵어갈 만한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쥔장은 스쿠버다이버와 카약 등 수상스포츠 자격증이 있나봅니다. 마당에 있는 카약, 여름에는 여기 묵으면서 패키지로 체험을 할 수 있을 듯.

 

9시 조금 지나 떠납니다. 법환포구 산책. 베캠길동무가 따라나섭니다. 햇빛이 투명한 걷기 좋은 날씨 ^^ 해안쪽으로 조금 가니 바다가 나오고 올레길 7코스와 만납니다.
그런데 조금 낯섭니다. 다른 건물들도 생긴 것 같고... 이전에는 어두워져 도착해서 지금과 다르게 보였던 것 같다는.
http://ya-n-ds.tistory.com/2328 ( 올레6코스 + 법환포구 )

 

해녀들의 출근 시간인가 봅니다, 두셋씩 얘기를 하며 지나갑니다. 범섬도 잘 있네요. 3년 전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 먹으면서 섬 앞으로 지나가는 돌고래들을 본 기억시 떠오릅니다.
http://ya-n-ds.tistory.com/2331 ( 올레7코스 + 중문 )

 

강정해군기지가 완성되어 바다로 길게 나온 방파제가 벌써 눈에 보입니다. 그닥 좋지 않은 '랜드마크'가 되어 버린 듯 ^^;
이전보다 많아진, 그리고 공사중인 건물들, 자연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

 

11시 예배에 가기 위해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쪽으로. 정류소에서 버스 타고 갈 때까지 배웅해주는 베캠길동무.
염돈동에서 내려 조금 가니 '대한성공회 서귀포교회' 표지판이 골목으로 안내합니다. 넓은 공터에 건물 두 개, 하나는 집같고, 하나는 컨테이너 건물 같습니다.

 

하얀색 박스 건물 벽에는 엷은 파란색으로 그림을 그려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들어가는 문 앞에는 물고기 모양의 문패가 앙증맞게 걸려있습니다.
감사성찬례, 순서는 기도서를 베이스로 하니까 다른 곳과 비슷한데, 중간중간 종을 치는 것이 없습니다. 평화의 인사는 광주교회, 제주교회에서처럼 교우들이 돌아다니면서 안부도 묻고 반가움도 전합니다.


광고 시간에 새로운 얼굴 소개. 가족 일로 잠시 제주도에 온 영주교회 교우 가족, 제주도 현장 근무를 하게 되어 된 교우, 그리고 저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20명 정도 예배를 드렸네요.

 

성당 내부를 사진에 담아봅니다. 원목 무늬가 드러난 제대, 독서대, 감실...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기둥에 걸린 하얀 십자가. 가까이서 보니 세로방향으로 물고기, 가로방향으로 팔과 못자국을 추상화한듯 한 음각으로 고상을 표현했습니다, 새롭네요. 뒷쪽 벽 위에 걸린 예수님 얼굴도 평안하고 친근해보입니다. 한 교우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18495888218167 : 성공회 서귀포교회

 

은퇴 후에 개척교회를 맡고 있는 권희연 신부님, 보고 얘기하다보니 천병상 시인 분위기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소풍'이겠죠 ㅎ

 성공회신학교 다니면서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훈련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출신의 하임님 안부를 전합니다. 권신부님은 '이전에 6개월 정도 함께 있었는데, 잘하고 있는지 몰라~'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아주 열심히 즐겁게 잘한다고 알려드립니다.

 

점심 애찬. 오늘은 한 교우님 가정이 딸 대학합격턱으로 갈비탕과 떡을 준비했다네요. 국물은 담백하고 고기도 맛있게 익었고 갈비뼈는 집에서 다 발라와서 따로 처리하지 않아도 되도록 ^^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들 중에 제주 토박이는 한 분밖에 없다고, 대부분 육지에서 제주도가 좋아 왔고, 또 성공회 서귀포교회를 통해 기독교를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이 많나봅니다. 중학교 교사인 교우님은, 서울주교좌 성당에서 어렸를 때부터 신앙 생활을 하다고 5년 전에 전근 신청해서 제주도로 왔다고 합니다.


주교 전통의 교회의 장점은, 어느 지역교회를 가더라도 교우로서 환대를 해주는 공교회를 경험한다는 것이겠죠. 대한성공회 규모가 조금 작아서 더 그럴 수도 있겠죠 ㅋ

5년, 10년 후에 한림, 성산 쪽에 새로운 성공회 교회가 생겨 제주도 동서남북의 기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ya-n-ds.tistory.com/2946 ( 광주 망월동 묘역, 광주성공회교회, 양림동, 금남로 )
http://ya-n-ds.tistory.com/2937 ( 제주오일장, 제주성공회교회, 문예회관 '자청비' 공연, 공항 해안도로 )
http://ya-n-ds.tistory.com/3008 ( 비아메디아 AS - 강릉 피정 )

 

인사하고 떠나는데, 어디로 가느냐고 묻습니다. 서귀포 이중섭 미술관을 간다고 하니, 서귀포 터미널까지 태워준다고 합니다. 가는 도중 서귀포 천주교 성당 옆에 유동커피 가보라고 합니다, 꽤 맛있다고. 그리고, 밭에서 딴 것이라고 하면서 차 안에 있던 귤을 하나 주십니다. 이어지는 환대 ㅎ

 

성공회 서귀포교회 홈피에 보니까 그날의 모습이 이렇게 남아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flxk147/221206277537 : 연중 6주일 주일 스케치

 

터미널에서 201번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면서 예배 시간에 꺼 놓았던 핸펀을 열어보니 베캠길동무로부터 문자가 와 있습니다. 이중섭 미술관 가는 중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올레길 7-1코스를 역방향으로 돌고 이중섭 거리 구경하러 가는 중이라고. 거기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동문로터리에서 내려 올레시장을 통과합니다. 관광루트가 아닌 시장 주변 골목, 절인 배추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시장 메인 통로, 엄청나게 큰 카스테라와 롤케잌을 구워냅니다. 하나로 여러 사람이 먹을 수 있을 듯.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팥소를 넣어 즉석 오메기떡을 만드는 곳도 줄이 깁니다. 오메기떡은 지금처럼 많이 달지 않았는데 관광객의 입맛에 맞춰 달아졌다네요.

 

이중섭거리 시작되는 곳에, 어제는 보지 못한 '서귀포 예술시장'이라고 쓰여진 핑크색 벤치가 길 중앙에 놓여 있습니다. 예쁜 소품으로 차를 막는 아이디어 ^^ 어제 저녁 무렵 비어 있던 자리에는 손으로 직접 만든 것을 파는 가판이 찼습니다.
길을 내려가다 보니 서귀포 극장 건물 앞에서 낯익은 모습 발견. 전화할 필요없이 만났네요 ㅎㅎ 어제는 들어가보지 못했던 내부를 들어가 봅니다. 입구쪽에는 소연극 무대가 있고, 바깥쪽에는 노천 극장이 있는데 여기서 제주도의 예술인들이 향기를 내나 보네요.
점심 먹으면서 서귀포성공회교회 옆에도 이와 비슷한 노천극장을 마련하는 계획을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터가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이중섭 미술관, 안타까운 가족이야기. 일본에 있는 아내와 주고 받은, 때론 오글거리는 표현이 들어 있는 편지에는, 그 힘든 상황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그 느낌이 아이들과 아내가 나오는 그림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이중섭님의 그림을 보니, 순간과 형태를 포착해서 자신의 마음을 더해 종이에 옮기는 능력, 타고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획전시, '또 하나의 가족, 개와 게', 다른 화가들의 개를 모티프로 한 그림들, 말을 걸어옵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주위를 멀리 볼 수 있습니다, 서귀포항 너머 섬도 보이고. 눈발이 조금씩 날리네요. 베캠길동무가 7-1코스 돌 때 갑자기 눈이 많이 온 순간도 있었다고. 그래서 고근산 정상은 가지 않고 둘러서 왔다네요. 시간을 보면 3시간 정도 걸렸으니 거의 올라갈 시간이 없었겠네요.


흩날리는 눈을 맞으며 유동커피를 찾아갑니다. 눈으로 뿌옇게 된 하늘에 태양이 태양이 달무리처럼 보이네요.

 

점심 후 커피타임이라서 그런지 안쪽 자리가 꽉 찼습니다. 세 가지 종류의 아메리카노 있습니다. 길동무와 함께 하나씩 시켜봅니다.
- B Type : 카라멜의 달콤한과 견과류의 고소함 그리고 다크초콜렛에서 느낄 수 있는 쌉싸름함
- C Type : 헤이즐넛, 아몬드, 호두에서 느낄 수 있는 단맛과 입안에서 퍼지는 은은한 고소함이 깔끔한 커피

 

초코렛 파우더가 잔뜩 묻어 있는 빵이 있는데 맛있어 보이네요.

 

두 가지가 조금 차이가 있는 듯한데, 커피에 대해서 '맛알못'이라 그런지 표현을 하지 못하겠네요 ^^; 그런데 한 모금 마시고 난 후에 조금 있다가 아련한 여운이 입안에 맴돕니다, 어라.
가게 앞 데크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있다가 안에 자리가 나서 들어갑니다. 눈발이 강해지면서 바깥은 풍경이 달라집니다.

 

내일 제주에서 잘 게스트하우스를 아직 못정했다고 하니 길동무가 '레인보우'를 알려줍니다. 제주에 와서 방 구하기 전 2,3주 머물렀다는. 시설도 괜찮고 아침 식사에 빵 뿐만 아니라 밥과 미역국도 먹을 수 있다고. 위치는 삼성혈 근처. 땡기는데요.
그리고, 그 근처에 '돼지구이 연구소'라는 식당이 있는데 맛있다고 추천. 동문시장 근처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정보~

 

일단 오늘 묵었으면 하는 하쿠나마타타('하마')에 연락해 보니 자리가 있다네요. 버스 타러 가는 길에 새마을금고에서 계좌이체. 바람은 차갑게 세지고.
서귀포 구터미널에서 282번 타고 서귀포터미널에서 내립니다. 길동무는 계속 타고 제주시까지. 오늘 두 번의 헤어짐, 이렇게 서귀포에서의 하루가 저뭅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618506128217143 : 법환포구, 이중섭미술관, 유동커피


202번 서일주노선 버스, 낯익은 풍경이 지나갑니다 - 중문, 산방산, 단산, 모슬봉, 녹담봉, 신경도예, 당산봉, 용수리. 한경에서 한림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어둠이 조금씩 내리는 저녁 무렵의 파도, 바람이 꽤 세서 그런지 더 멋지네요. 두 시간의 버스 여행 후 고내리 정류장에 도착.
내리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 낯익은 고내포구, 하쿠나마타타 가는 길.

 

3인실을 혼자 쓰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묵었던 4인실 옆방은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사용하지 않는가 봅니다. 샤워 하고 나서 잠시 하루를 적어보니 그 다음에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공용 컴퓨터가 있으면 사진 정리라도 할 텐데...

책장을 살펴보다가 '냉정과 열정사이'(츠지 히토나리)가 있습니다. 영화로 봤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중간쯤 읽었는데 새로운 내용입니다 ㅋ 졸려서 그만 자기로. 점점 커지는 바람소리와 함께 깊어가는 밤입니다.

 

 

p.s. 여섯째날 보기;
http://ya-n-ds.tistory.com/3040 ( 올레15-B코스, 제주오일장, 빵집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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