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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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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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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05:33

푹 자고 일어납니다. 바람소리가 들리네요. 화장실 가서 씻고 창문을 열어봤는데 바람이 셉니다.
옷을 입고 아침 산책. 방파제에 부딪치는, 해변으로 몰려오는 파도가 무섭네요. 바람을 거슬러 가려던 갈매기는 허공에 멈춰있다가 바람에 몸을 맡겨 활강을 합니다.
걸을 때 몸이 기우뚱거립니다. 기온도 낮아졌는지 춥네요. 어제까지의 봄은 사라지고 초겨울 날씨로 돌아간 느낌. 게하로 돌아옵니다.

 

아침식사 시간. 식탁에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5명 정도가 어제 묵었나 봅니다.
보울에 담긴 샐러드, 고급지네요. 망고 말린 것과 건포도를 야채와 함께 섞어 드레싱 뿌려 먹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참땅콩과 마늘이 섞인 잼, 구운 식빵에 발라 먹으니 맛있네요. 우유에 커피를 타서 먹을 수 있어 좋습니다.
이런 아침을 먹었던 게스트하우스를 꼽아보면, 백패커스(서귀포), 돌담에 꽃 머무는 집(대평리), 파찌야(사계) 정도네요.
잠자리도 편하고, 먹는 것도 좋고... 김녕쪽에 오면 들려볼 만한 집입니다 ^^

 

군인여행자와 함께 올레길 20코스를 걸어갑니다. 구름 가득하고 바람이 부는 바닷가도 한편으로는 멋집니다. 군마처럼 몰려오는 파도, 잔잔했던 바다의 야성을 본다고나 할까요.
김녕의 마을길, '고장난 길'이라는 이름을 붙여 작업을 했네요. 다른 벽화 골목들과는 다르게 입체감이 있어 새롭습니다.
http://www.ihalla.com/read.php3?aid=1472137200544771254 :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 바다에 남겨둔 꽃같은 청춘을 새긴다

 

아기자기한 골목길을 즐기면서 잠시 '이모와 삼촌네'를 들려봅니다. 다시 바다의 파도와 바람을 바라보면서 성세기 해변으로.
2년 전에 비자림 가기 위해 버스 갈아 타느라고 들린 적이 있었죠. 그때는 바다가 잔잔해서 에머랄드 빛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는데.
http://ya-n-ds.tistory.com/2327 ( 제주 봄나들이 - 비자림 )

 

해녀촌 포차는 그대로 있고, '쪼글락'이라는 카페가 생겼네요. 길동무가 요즘 SNS에서 핫한 곳이라고 합니다. 근처에 카페 같은 게 없어서 아직까지는 블루오션이기는 합니다.
서로에게 좋은 여행을 기원하며 바이바이.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길에 쌓여 있습니다. 앞쪽 바다와 뭍에 있는 '바람개비'는 때를 만난 듯 윙윙 돌아갑니다.
첫째날 조천 근처에서 만난 수녀님이 제주도에 와서 서울과 가장 크게 달랐던 점이 바람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앞에 큰 배낭을 짊어진 한 사람이 걸어갑니다. 중간 중간 사진을 찍으면서 길을 벗어나기도 하면서. 이런 날씨에... '나같은 사람이 또하나 있네 ^^;'
10분 정도 가다가 만났습니다. '제주앓이'를 좀 했다고 하면서, 놀고 싶어서 직장 사표내고 올초 무렵부터 쉬면서 여행 다닌다네요. 올레길을 시작한다고 하네요. 그전에는 여기 저기 조금씩 올레길 일부를 가본 적은 있는데 이번부터는 한 코스씩이라고 전체를 걸어보려고 한다고. 다시 길동무가 생겼네요.
오늘 아침 6시 20분 비행기로 왔다네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이 근처 풍력발전기들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해안길에서 벗어나 마을길, 밭길로. 바람이 조금 덜 합니다. 중간중간 올레길 리본과 간세 표지 보면서 길 따라가는 길을 알려줍니다. 마을과 밭길 보면서 이전 제주도 여행에서는 잘 보지 못한 풍경들이라고 하면서 잘 온 것 같다고 하네요.
월정리 마을로 들어서자 잘 꾸며진 카페며 게스트하우스들이 들어와보라고 말을 겁니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 괜찮은 카페는 줄을 서고 있습니다. 월정리 해변, 여기는 찻길을 따라서 카페촌이 만들어졌습니다.

 

길동무가 커피 한잔 하고 가자고 하네요. C&U 편의점 아메리카노. 값도 싸고 먹을 만합니다. 따뜻한 컵을 쥐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날입니다.
밖에 나가 바다를 보고 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립니다. 길동무 왈, 아까 성세기 해변에서 아내에게 '여기 나처럼 미친 사람 하나 더 있다'고 카톡보냈다고 합니다 ㅋ 하긴 이렇게 흐리고 바람부는데 올레길이라니 ^^; 암튼 '미쳐서' 서로 만날 수 있었네요.

 

일어서려는데, 봉하마을에서 사서 배낭에 달았던 동그란 뱃지 모양의 캐릭터 장식이 장식이 안보입니다. 어디 부딪히면서 떨어진 듯. 편의점에 들어가서 확인했는데 안보입니다. 포기하고 출발하는데 길동무가 계단에서 찾았습니다 ^^

 

행원리. 여기도 카페가 제법 있습니다. 광해군이 유배 올 때 도착했던 곳인가 보네요. '슬슬슬로우'라는 식당이 이름과 모양이 재미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bromybro/220605366091 : 제주 슬슬슬로우 메뉴

 

올레길 중간 스탬프를 찍습니다.

서서히 해가 잠깐잠깐 구름 사이로 나왔다 들어갔다 합니다. 날이 조금씩 좋아지는 듯. 음, 배가 뜰 수 있을까? '노닐다'에서 '하늘이 하는 일을 어쩔 수가 없다'며 배 못뜬다고, 환불해 줄 계좌를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좋은 소식은 배 시간에 맞출 필요가 없어 여유롭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오늘 잘 곳과 내일 할 일을 정해야 한다는 거겠네요.
길동무가 아침 일찍 서울에서 오느라 배가 고픈지 점심 먹을 곳이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봅니다. 1시간 정도라고 하니까 그 정도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잠시 배를 달랠 겸해서 빵을 꺼내 나누어 먹습니다. 살짝 배가 고플 때, 제주에서, 낯선 사람과 나누어 먹는 빵맛이 남다르네요 ㅎㅎ

 

마을길로 들어갑니다. '계란후라이'라는 이름의 재미있는 게스트하우스. 들어가는 길 바닥에 계란후라이를 그려 놓았습니다.
한동리를 거쳐서 평대리로 들어갑니다. 평대리가 당근이 많이 나나봅니다. 밭에서 마을 사람들이 주황색 보물을 캐내고 있습니다.
꽤 많은 집들이 있는 마을, 바닷가 쪽으로 내려다보면 지붕 기와 색깔은 오렌지색 또는 파랑색, 지붕 마루는 흰색인 집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뽐내고 있습니다. 낡은 집들을 고치거나 다시 지을 때 대부분 이렇게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주도의 모든 마을이 이런 식으로 변한다면... '산토리니'가 될까요, 아니면 새마을운동의 농촌주택 개량사업이 될까요?

 

올레길은 잠시 평대리 해변으로 나갔다가 다시 마을과 밭을 지나갑니다. 길을 벗어나 명진전복을 찾아갑니다. 해안도로로 나가서 서쪽으로 갑니다. 바람에 파도는 강한데 엷은 구름을 통과한 햇빛에 비춰 오전에 비해 밝은 바다 풍경을 보여줍니다.
전복돌솥밥을 하는 식당이 있네요. 건물이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입니다. 패스하고 원래 가려고 한 곳으로. 앞에 두세 팀 정도가 있습니다. 오후 3시부터 4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인데 2시 40분쯤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히 2시 20분쯤 도착 ^^ 5분 정도 기다리다가 자리에 앉습니다. 날씨가 안좋아서 이 정도밖에 사람이 없는 듯.
길동무가 다리가 많이 아픈지 밥 먹고 차 타고 바로 성산으로 간다고 하면서 성산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뚜껑을 엽니다. 얇게 썰어진 전복들이 밥을 덮고 있습니다. 전복의 쫄깃함과 밥에 밴 고소함을 만끽합니다. 반찬으로 나온 고등어 한마리도 잘 구워져 맛있고 ^^
물을 부어 놓은 누룽지까지 클리어~ 길동무도 만족했나 봅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276324715768621 : 제주 맛집 탐험

 

20코스 끝까지 얼마나 남았냐는 길동무. 약 3,40십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하니까 천천히 가보자고 합니다. 바다를 잠시 구경한 수 다시 올레길을 찾아갑니다.
집들이 많이 보이고 세화포구 근처입니다. 와락 게스트하우스를 마주보다가 오른쪽으로 세화민속 오일장은 장날이 아니라 썰렁하고.
해변과 도로 사이를 막아놓은 돌담을 따라서 바다를 보면 걸어갑니다. 여기도 카페는 많고.
카페공작소, '당신은... 세화씨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나요'라는 문구가 눈을 끕니다. 도로 너머 돌담에 위에 의자와 탁자가 있고, 카페 유리창에 그려진 글과 그림이 어울려 포토존을 만들어 주어 핫한 곳이네요.
http://godloveyn.blog.me/220702383098 ( 예놔기님의 포스팅 )

 

제주해녀박물관. 20코스가 끝났네요. 스탬프 꾹 찍고.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네요. 버스정류장으로. 하교 시간인가 보네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한 대가 왔는데 만차인지 그냥 지나가네요 ^^;
15분에서 20분을 기다려야 할 듯. 해가 지면서 조금씩 더 추워집니다. 길동무가 초콜렛을 꺼내어 건네 줍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아가씨에게 권하네요.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레슬링 실업팀에 있나보네요. 서울에서 살다가 부산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고. 휴가 기간이라 제주도에 놀러 왔고, 오늘(3월 2일) 도착해서 놀다가 성산에 가서 내일 일출 볼 예정이라네요.
게스트하우스 정했냐고 하니까 '돌담'이라는 곳을 알려줍니다.

 

드디어 버스 도착. 성산까지는 금방이네요. 1코스 시작할 때부터 시작점 찾아가느라 익숙해진 701번 버스, 정류장이 낯설지 않아요. '제주앓이', '올레앓이'의 시작이었던 곳.
일출봉 입구에서 내려 게스트하우스 찾기. 검색을 했는데 딱히 마땅한 곳이 없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 발만 아플 것 같아 레슬링 아가씨가 얘기했던 곳에 전화를 겁니다. 미리 예약했으면 나름 괜찮을 곳이겠죠.
2인실이 있다고 합니다. 지도 검색해서 찾아갑니다. 600m 정도 걸어 도착. 집을 풀고 잠시 쉽니다. 전화할 때 보일러를 틀었는지 온기가 있네요.

 

밥먹으로. 성산에 오면 해물라면을 먹고 싶었죠. 일출봉 가까운 곳의 삼국라면. 찾아가다가 길동무가 걷기 힘들다고 해서 중간에 발견한 '경미네 집'으로 들어갑니다. 벽에 왔다간 사람들의 흔적이 많네요.
'해물라면 + 제주생막걸리'... 음 이틀 연속 막걸리를 먹게 되네요 ㅎㅎ
해물 건더기가 제법입니다. 하긴 서울 짬뽕값이니까 최소한 그정도 해물은 있어야죠. 맛있는 막걸리와 함께 안주 삼아 먹고 공기밥 달라고 하며 맛있게 말아 먹습니다.

 

길동무 꿈 중의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올레길 걷고나서 가기 전에 걷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네요. 올레길을 기획한 서명숙님도 일 그만 두고 산티아고 가기 전에 한강변을 걸으면서 몸을 만들었다죠.
밥 먹고 들어가니 정류장에서 만난 레슬링님이 알은 체를 합니다. 잠자리 찾느라 고생하지 않게 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몸을 씻고 이불 속으로.
제주 바람을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내일은 어떻게 될까요, 기대가 됩니다 ^^

 

 

p.s. 전날, 다음날 보기
http://ya-n-ds.tistory.com/2805 ( 올레 19코스 : 조천~김녕 )
http://ya-n-ds.tistory.com/2811 ( 올레 1-1코스 ( 우도 ) + 일출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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