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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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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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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16:09

얼마 전에 김흥국님이 방송프로그램에서 하차했을 때, 1인 시위를 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82485.html

그때 문화방송 시사 교양국 피디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네요.
“김흥국의 일인시위는 히틀러시대의 명언을 떠올리게 하죠. 내가 공산당원이 아니어서, 유대인이 아니어서, 노조원이 아니어서, 카톨릭신자가 아니어서 침묵했는데 개신교인 나에게 왔을 때 싸워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말. 김흥국까지 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김미화님, 김제동님, 김여진님이 힘들어 할 때 김흥국님은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질문이겠죠.

MB 정부의 자본-프렌들리 정책의 결과인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사태, SSM,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사태를 보면서 생각이 이어집니다.
상위 수 % 이내의 사람을 제외하면 언젠가는 누구나 나치시대의 개신교인이나 MB시대의 김흥국님이 될 수 있겠구나 ^^;
http://ya-n-ds.tistory.com/246 ( 용산... )
http://ya-n-ds.tistory.com/226 ( 쌍용자동차... )
http://ya-n-ds.tistory.com/907 ( SSM... )
http://ya-n-ds.tistory.com/1024 ( 유성기업... )
http://ya-n-ds.tistory.com/1045 ( 한진중공업... )

도미노 이론이란 게 있죠. 미국의 국무장관 J.F.Dalas가 1954년 월남의 고 딘 디엠 정권에 대한 아이젠하워 정부의 경제원조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어떤 지역의 한 나라가 공산화되면 인접 나라들도 차례로 공산화된다는 거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시장의 효율화라는 명목 아래, 돈이 되는 거라면, 한 영역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점 주위가 자본의 통제하에 들어가게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김영삼 정부에서 '세계화'의 구호 아래, 규제완화와 금융 자유화를 통해 서서히 자본의 지배 시대가 싹트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일어난 IMF 시대를 통해 대기업, 외국자본을 중심으로 한 시장만능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중산층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양극화가 점점더 깊게 넓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조.중.동 등의 보수 언론은 이런 것에 이론적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애쓰겠죠.
한진중공업 사태를 바라보는 중앙일보의 사설은 이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342/5794342.html ( 선동과 불법에 멍드는 한진중공업 )

왜 한진중공업이 여기까지 왔는가, 그에 대한 사측의 책임은 무엇인가, 그리고 일터를 잃을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즉 아래와 같은 고려 사항이 빠져 있는 거죠.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0210145307 ( 한진중, 경영 실패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85044 ( 한진중공업은 먹튀 전설의 종결자? )

그리고, 사설은 시위 과정에서 '질서'가 모자란 것을(그것이 전적으로 참가자들에 의한 것인지와는 상관없이) 통해 '희망버스'의 도덕성 훼손을 통해 전체 맥락에, 시쳇말로, 물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이 고성을 지르고 도로 곳곳에 함부로 방뇨하면서 쓰레기를 마구 버린 것이다. 이튿날 수거한 쓰레기가 30t을 넘는다고 한다.
이에 부산시장과 시의회 의장 등이 한목소리로 “외부세력이 부산을 망치고 기업을 죽인다”며 항의하고 있다. 시민들도 이달 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 시위를 저지하겠다고 한다.]

명분이나 논리가 약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죠. 상대방의 흠집을 통해 그들의 주장 전체가 잘못된 것처럼 보이게 하여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보수쪽에서 진보쪽에 들이대는 색깔론도 비슷한 방법일 겁니다.
생각해 보면, 물대포와 같은 공권력과 맞부딪히다 보면 그 지역은 아수라장이 되기 쉬울 겁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모두 시위하는 사람들에게 넘길 수 있겠죠.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55387 ( '희망버스' 심상정 "최루액 조준해서 쏴…실신도"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7768.html ( 과도 노출땐 위험성 알고도… 경찰 ‘최루액 물대포’ 쐈다 )

하지만 전체 그림에서 원인을 찾고 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찾지 않으면 앞서 얘기한 사건과 같은 비슷한 일들은 계속 이어질 겁니다. 중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닌, 예방책을 찾는 것이겠죠.
사태가 막판까지 오면 결국 '과격한 시위'로 나타나기 쉽고, 무질서하게 보이고, 보수 언론의 보도를 통해 그 책임을 전가시킬 수 있게 됩니다. 포커 게임에서 돈 있는 사람이 유리한 것처럼 결국 시간을 끌면서 자기 지분을 챙기는 사측이 유리한 게임이 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일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는 아니더라도, 고재석님이 '스무살, 정의를 말하다'(미다스북스)에서 용산참사를 통해서 얘기한 것처럼, 망루나 크레인 위로 올라가는 절박한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들을 미리 대변해 줄 정치세력이 없거나 있어도 미미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http://ya-n-ds.tistory.com/1021 (  '스무살, 정의를 말하다' )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진 대변자가 있을 때는 설사 망루에 오른다 하더라도 무지막지한 탄압에는 시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서구에서는 강력한 노동자 정당을 뒤에 둔 노동조합을 그 누구도 만만히 보지 못한다."(p.126~)

이런 현실은, 한진중공업 청문회가 무산되어버리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원인 파악과 재발방지를 위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44787 ( 한진중공업 청문회 '무산' )
그리고, 나름 서민이 정당이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그나마 어느 정도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민주당의 행보가 조금 늦거나 거리를 두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희망'이 커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60355 ( [고성국의 판읽기] 홍 대표는 좀 변했고, 손 대표는 좀 늦었다 )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62178 ( 희망버스 불참 선언한 손학규 "중심 잡겠다" )

하긴 유성기업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통령마저도 왜곡된 정보를 가지고 사측 편에 서서 사태를 해결하려고 했죠.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17331 ( 유성기업 사태의 진실과 거짓 )

이런 상황에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점점 사회적 약자들 사이의 '연대의식'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일단 나만 불편하지 않으면 되니까라는 생각이 앞서는 것 같네요.
시골의사 박경철님이 이런 좀 '서글픈' 얘기를 합니다. 이마트 피자가 나왔을 때, 동네 피자가게 아저씨는 이마트 앞에 가서 시위하지만, 저녁에 홈플러스에 가서 양말을 산다는 겁니다.
통큰 치킨이 나왔을 때, 동네 치킨집하는 아저씨는 롯데마트를 욕하지만 저녁에 이마트 피자를 사서 아이들에게 준다는 ^^;
http://photohistory.tistory.com/10042 ( IMF 때보다 지금이 더 견디기 힘든 이유 )

지난 5월 노무현님의 2주기 추모제의 주제가 "(나눔)^2 + (연대)^2 = (사람사는 세상)^2" 이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키우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네요.
http://ya-n-ds.tistory.com/1031 ( 노무현님 추모문화제 조각 모음 )

어떻게 보면, 오히려 기득권자들은 이미 자신이 가진 것들을 가지고 스폰서 검찰, 코드가 맞는 정치인, 보수언론 등과 함께 나눔과 연대를 통해 '그들이 사는 세상'을 넓혀 나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 육식 동물이 사냥하는 방법은 사냥감 무리들을 흩어지게 해 놓고 떨어져 나온 것을 낚아챕니다. 이것을 보면 '정글 자본주의'라는 말이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그래도 자연계에서는 '만족'이라는 것이 있기에, 배가 부르면 더 이상의 사냥은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 세상에는 '나는 여전히 배고프다'라는 말이 대세처럼 보입니다.
박경철님의 강연에서, 이런 무한한 욕구의 원인 중 하나가 '돈의 추상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재산을 쌓아놓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공간'의 제약이 있었는데, 돈의 추상화가 진행될수록 이런 공간의 제약이 없어졌다네요.
돈이 자릿수로 표현되는 '기호'의 형태로 보관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넘어지고 있는 '도미노'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 순서가 될 지 모르니까.


p.s. MBC PD의 얘기는, 독일 루터교 목사였던 Martin Niemoeller의 글이네요.
http://igoa52.blog.me/110032490461

"처음 그들(나치)이 공산당을 잡아들였을 때
난 공산당이 아니어서 저항하지 않았다.

그들이 유태인들을 잡아들였을 때도
난 유태인이 아니었으므로 저항하지 않았다.

그들이 노조원들을 잡아들였을 때도
난 노조원가 아니었으므로 저항하지 않았다.

그들이 카톨릭을 잡아들였을 때도
난 개신교였으므로 저항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때,
그때는 저항할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p.s. 영어 단어 'game'의 뜻 중에, 사냥감이 되는 야생동물이라는 게 있네요.
☞ Wild animals or birds that are hunted for sport and sometimes cooked and eaten are referred to as game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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