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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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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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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13:05

## 3월 12일 사순3주일 

 

따뜻하게 푹 잤습니다. 어제 많이 움직이느라 쌓였던 피로가 많이 풀렸네요. 
☞ http://ya-n-ds.tistory.com/4290 ( 내소사, 탐매마을 ) 

오후에 비가 온다고 하니 오전에 서둘러서 다녀야 할 듯. 
아침밥을 어떻게 할까? 게스트하우스형 호텔이라서 예약 사이트에는 간단하게 토스트 같은 것을 제공한다고 되어 있는데, 프론트 알림글에 코로나 때문에 비스켓 같은 간식거리만 제공한다고 써 있습니다. 
김밥을 먹을까 하여 순천역 앞쪽으로 가보니 두어 군데 문을 연 가게들이 있습니다. 싸 가지고 와서 1층에서  냠냠. 

낙안읍성 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 나갑니다. 07:25 63번 버스 @중앙초등학교 
민속마을길로 접어 들자 길 아래로 나오는 물길 풍경. 군데군데 새벽을 밝히는 하얀 매화꽃들이 봄 소식을 더합니다.  
길을 넓히고 보수하는 공사가 곳곳에 보이네요. 완공되면 차가 몰릴 때 낙안읍성으로 가는 길이 덜 막히겠네요. 

08:10 낙안읍성 도착. 오래 전에 한번 와봤는데 그때와는 주변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성문 통해 입장.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한갓집니다. 
동문에서 서문으로 이어진 길을 사이에 두고 북쪽은 객사, 관아가 있고, 남쪽은 마을이 있습니다. 지붕 모습이 대비 - 기와와 초가 
북쪽으로 먼저 가봅니다. 흐렸던 하늘에서 해도 조금씩 비치고, 걷기 좋네요 ^^ 

봄을 속삭이는 꽃들이 맞아 줍니다. 
돌담 옆 산수유, 담과 키재기 하는 홍매, 하얀 자태를 뽐내는 모란, 눈처럼 하얀 매화, 초록 잎사귀 사이로 붉게 웃는 동백, ... 
세월이 새겨진 나무들이 많습니다. 성벽과 하나된 나무,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해왔나요? 
돌탑과 함께 성황당 역할을 하는 나무도 있습니다. 
잎이 없는 맨몸, 가지 모양이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잼난 표정의 장승들, 희끗희끗 지난 흔적이 남아 있는 목화밭(갑자기 생각나는 '도깨비' ㅎ), ... 어느덧 동문에 이릅니다. 이전보다 볼거리가 많아졌네요 ^^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EcGbVCDSp3RKWc6A5RrgkR6s4VJTLZt2wSpjR3BjYA3MDvo4fcWzPKPXNTamsj57l : 낙안읍성 (1) 

어느덧 동문. 성벽 위로 올라가봅니다. 성 안팎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언덕 위로 쌓아진 성벽은 다른 곳보다 높아 더 잘보이네요. 성벽에 붙어 높게 자란 대나무가 무리지어 있는 곳은 숲 산책길 느낌입니다. 성밖 구릉에 서 있는, 멋지게 가지를 펼치고 있는 나무가 인상적이네요. 

내리막길, 살짝 연무도 있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집니다. 마주 보며 올라오는 여행객들과 인사 나누며 지나갑니다. 한 시간쯤 지났는데 휴일, 단체로 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나 봅니다. 
초가 지붕들이 작은 언덕처럼 쭉 펼져 있고, 곧게 쭉 이어진 성벽이 하나의 길이 되어 저 끝에서 아스라히 사라지네요.  
집들을 가까이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갑니다. 마당을 무대로 쥔장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해 놓아 눈이 즐겁습니다. 
아기자기한 골목길도 재미있습니다. 마당, 담 곁, 꽃들이 화사한 봄을 칠합니다. 
어느덧 서문에 도착, 상쾌한 아침 산책을 마칩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uxyjS83bkgU5hdEJni3YbLqr6D3rxGEzibdrfduZNhg9kL2iBmdeXbNvn82jQ3LHl : 낙안읍성 (2)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버스 정류장 앞 편의점 앞에 앉아 시원한 하드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네요. 
마침 버스가 옵니다, 61번. 얼른 올라탑니다(09:40).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타이밍이 잘 맞았네요. 
타고 온 버스와는 다르게 순천으로 바로 가지 않고 857번 국도를 타고 주변 마을들을 들려서 돌아갑니다. 봄을 준비하는 마을 밭 풍경, 비가 촉촉하게 적셔 줍니다. 남쪽 가뭄을 해결하려면 비가 좀더 많이 와야 할 텐데. 
길 아래 물길이 보입니다. 저수지 같기도 하고. 함께 버스 타고 가는 마을 분에게 물어보니 댐으로 막은 상사호라고 합니다. 댐이 생기면서 이 길도 생겼다네요. 그 전에는 순천쪽으로 바로 가는 길이 없어서 벌교가 생활권이었다고 합니다. 

 

쌍지-노동 입구에서 내립니다. 비가 그쳤습니다. 이기찬 신부님이 알려준 옛 쌍지분교 찾아가 봅니다. 잠시 내린 비로 먼지가 사라졌고 공기가 좋아져서 걷기도 편합니다. 
건물에 비해서 운동장이 넓은 옛 학교 모습, 세월을 함께 한 커다란 나무와 역사를 알려주는(1938년 개교) 표적비가 손님을 맞이합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한 바퀴 돌아봅니다. 쑥들이 낙엽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고, 건물 옆 나무 그네가 낭만적이네요. 오락가락 하는 비. 

잠시 후에 신부님 가족이 도착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예배 준비. 책상 위에 초와 십자가, 성찬례에 쓸 잔과 그릇를 놓고, 예배 순서지를 복사하고.
시작하기 전에, 어머니에게 성공회 예배 순서에 대해 주보를 보면서 간략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주보를 보니 신부님 가족마다 예배 순서를 맡고 있네요 ^^ - 아들(1독서), 딸(2독서), 아내(반주, 기도) 
적은 인원이 드리는 예배, 5년 전쯤 제주 서부지역 개척 교회에서 드렸던 예배 분위기가 떠오르네요. 
☞ https://ya-n-ds.tistory.com/3212 ( 감사성찬례 @이시돌목장 ) 

신부님이 평안한 여행을 위해 기도해 주셨고, 주보에 여행자를 위한 아이리시 축복문까지 넣어 환대와 배려를 표현했네요 ^^ 
☞ https://www.irishcentral.com/culture/may-the-road-rise-meet-you-irish-blessing-meaning 

 

본관 옆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건물, 궁금했는데 신부님이 설명을 해줍니다. 학교 초기부터 있었고 지금은 급식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학교 역사를 담는 박물관처럼 바꾸려고 한다네요. 이장님과 상의했더니 이 학교를 다녔던 마을 어르신들이 학생시절 물건과 사진 등을 모아준다고 합니다. 


예배 후에, 순천 사람들의 맛집에서 점심을 함께. 대기번호가 엄청납니다. '벽오동', 보리밥 정식이 메인 메뉴. 함께 나오는 찬들이 너무 맛있습니다. 전라도 여행의 장점 - '음식 걱정 하지 않는다'. 
성공회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는 도중에, 개신교에서 성공회로 온 지 6년된 교우로서의 생각을 전했는데, 사역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https://ya-n-ds.tistory.com/3309 (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 

 

식사 후에 숙소까지 신부님이 바래다 주십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헤어집니다. WEE 센터와 함께 순천에 성공회교회가 잘 뿌리내렸으면 좋겠네요.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c7LeJDtp2FzNGk8GgRo5GedhV8vDoif2fEz7t772Chbur6qtiPtvY6wGNNTcMa1Hl : 쌍지분교, 감사성찬례 

프론트 직원이 예약한 것보다 좀더 넓은 방을 주네요, 쌩유 ^^ 
비가 오락가락, 오후에는 푹 쉬기로 합니다. 바람도 제법 세게 불고. 
늦은 오후, 소화 시킬 겸 근처 한 바퀴. 아직 겨울옷을 입은 가로수들이 있네요. 날씨가 좋으면 길따라 조금 더 가서 드라마 세트장 구경하면 좋을 텐데. 
저녁, 어머니가 짜장면 생각이 난다고. 프론트에 중국집 물어보고 찾아갑니다. 짜장은 단맛이 좀 강한 그럭저럭, 우동은 국물도 깔끔하고 해물도 맛있고 먹을 만하네요. 

내일 기차표 예매 : 순천->하동, 순천->용산. 순천 오는 것은 내일 구경 후 차 시간표에 맞추면 될 듯~ 
풍경, 예배, 사람들, 멋진 만남이 있었던 하루를 감사하며 잠을 청합니다. 

 

 

## 3월 13일 (달) 

살짝 춥기는 한데 날은 맑습니다. 시간 지나면 따뜻해지겠네요. 이번 여행의 '매화' 보기 딱 좋은 날씨? ㅎ 
역 앞에 가서 아침을 먹습니다. 콩나물국밥 + 김밥. 
근처 시장에 가서 막 쪄낸 떡도 한 팩 사고. 아침 시장은 늘 활기차죠. 

경전선은 처음 타봅니다. 하루에 4번, 노선을 보니 순천을 중심으로 전라도는 벌교, 보성, 광양, 경상도는 하동, 진주 정도까지 구경 다닐 수 있겠네요. 중간에 쉬면서 부산까지 가는 코스 잡아도 될 것 같고. 
하동까지 26분, 중간에 터널이 많습니다. 길을 곧게 펴서 빠른가 봅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JUhKiSZCmhZPuUXQxTE1bb6XC2LZeGuZ8hTGmzs1dAx33ka9yPHn5QfAKDpPCQMil : 순천 -> 하동 

역 길 건너에 있는 하동터미널에서 버스 탑니다. 섬진교 지나 매화마을 올라가는 입구부터 차들이 '달팽이'가 됩니다 ^^; 
월요일인데 이 정도면, 매화축제 시작한 토욜, 일욜은 어땠을까요? 평소 10분 정도인 곳인데, 1시간 걸려 도착. 느리게 움직이는 차 밖으로 길 양쪽이 하얗게 반짝이며 이어집니다. 

너무 크지 않고 작지도 않은, 산들 사이로 내려오는 섬진강 풍경에 마음이 트이네요. 매화도 매화지만 '물멍', '산멍'도 즐겁습니다. 
청매실 농원, 산 전체가 흰물결입니다. 그 사이사이 붉은색, 노란색, 연두빛들이 소곤댑니다 ^^ 
셔터를 눌러 보지남 눈에 들어온 만큼 담기 힘든 풍광. 꽃들 사이를 붕 떠다니는 느낌. 여행의 클라이막스로 손색이 없네요! 
한 바퀴 돌고 내려오면서 마지막으로 매실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눈도, 입도, 살갗도 설랜 시간~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Sv4kbNd9Mx5VCRSjzWCmS9ZxhcX4LU2y2ihMu3R8KSqdhaxeaneoFcLEeLbmzh81l : 매화마을, 섬진강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두 아주머니, 오늘 아침 일찍 천안에서 왔다네요. KTX로 순천까지 와서, 택시 타고 여기 왔는데, 매화마을 들어오는 신원로터리 근처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아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왔다네요. 
경전선 알려드렸더니 순천까지 동행. 

서울가는 기차 타기 전에, 주전부리 사볼까 하고 시장에 갔는데, 늦은 오후 가게 문이 많이 닫혔습니다. 
차 안에서 먹을 인절미, 서울 가서 주위 사람들과 나누어 먹을 유과도 사서 기차에 오릅니다. KTX 산천 열차를 붙이네요 ㅎ 
어둑해져 도착한 서울, 바람이 차갑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pfbid026f5GS752sh8svKEHjD1LrrGqtVD9VoQrK3qHGotZg72RbnhV8eV992yQ9kyWMEoEl : 하동 -> 순천 -> 서울  

 

좋은 날씨와 즐거운 만남이 있었던 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p.s. 돌아와서 검색해본 매화축제, 봄비는 이렇게 분위기를 바꿨네요 ㅎ 
☞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3199.html : 울긋불긋 꽃대궐에 봄비가…4년 만에 ‘광양 매화축제’  

 

※ 다른 '생활의발견' 보기 
☞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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