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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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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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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13:57

11월 19일, 여행 마지막날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버스 시간 늦지 않아야겠죠!
아침 먹으러 1층으로. 식빵을 굽고, 동그랗게 계란 후라이를 만들고(하나는 서니사이드업, 나머지는 노른자를 깨뜨리고), 빵 위에 계란과 치즈를 올리고 딸기잼을 바릅니다. 우유에 커피를 녹여 커피우유를 만들어 냠냠. 고구마 구워 놓은 게 있네요, 하나 맛보고.

 

방으로 돌아오니 룸메이트가 일어났습니다. 어제 와서 목요일에 집에 간다네요. 선암사와 송광사 꼭 들러보라고 알려줍니다. 오늘 순천만습지와 국가정원 들른 후에 서울 간다고 하니까, 룸메도 두 곳은 가보려고 했다고 합니다.

 

간단하게 샤워하고 짐 싸서 나옵니다. 돼지고기 삶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방앗간 앞에서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잠시 고개를 돌려 보라고 하네요.
역전시장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66번 버스는 지나갔고(07:05), 역앞에서 67번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두릅니다. 바람도 좀 있고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구름 사이로 나오는 햇빛을 보니 날씨는 좋겠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599417093459370 :  '길 건너'의 아침

 

07:41 67번 버스가 옵니다. 손님이 아무도 없습니다. 여자 기사님의 여유로운 운전. 터미널 지나면서 타는 사람이 한둘 있네요.

순천시 서쪽 지역을 통과하여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가네요. 66번 버스는 순천동천 동쪽을 지나 국가정원으로 가서 서문 정류장에서 만납니다. 얼마 되지 않아 목적지 도착.
먼저 두루미를(학인가?) 모델로 해서 만들어 놓은 습지 알림 조형물들이 눈에 들어봅니다. 주위에 울타리가 쳐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없던 것 같은데.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면서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일까요?

 

매표소, 국가정원 관람표도 함께 붙어 있는 표를 팝니다. 분리해야 되지 않을까요? 꼭 두 곳 모두를 볼 필요가 없을 텐데... ^^;
안으로 들어가자 나무, 조각, 체험관 등이 있어 공원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동천을 건너가는 다리, 그 아래에는 탐방배를 타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아직 일러서인지 사람들은 없고 배만 묶여 있습니다. 좌우 앞쪽으로 누런 갈대밭이 바다로 가는 내와 그 너머 산과 하늘과 어우러져 있네요. 
다리 지나자 나타나는 나무데크탐방길. 이전에는 갈대 사이로 난 길을 이리저리 갔던 것 같은데. 이렇게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 정해져서 보호하는 데는 좋을 것 같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바다의 파도 같습니다. 용산쪽으로 쭉 뻗은 길, 앞서가는 한 사람을 보다가 떠오른 '길은 외길, 남도 삼백리' ㅋ 그리고, 갈대 속으로 사라지는 듯한 착시~

 

넘실대는 '갈대 바다' 곳곳에 여러 모양으로 마련해 놓은 쉼터 - 갈대 파도를 타고 바다로 나가고 싶에 하는 배, 마치 창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집. 버스를 기다리듯 앉아 멍때릴 수 있는 벤치.
중간 중간 순천만을 그린 시들을 적어 놓은 포스터들이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용산이 가까워오고 바다로 이어지는 물길이 가까워지는 곳, 저 멀리서 새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짱뚱어, 칠게가 산다는 표시가 있는 뻘이 바로 앞에 나타나기도 하고. 용산 아랫쪽에 아직 남은 가을빛이 반짝입니다.
이전에는 용산으로 바로 올라갔는데, 이제는 그 길을 막고 뒤편으로 돌아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조금 가파르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다니기에는 위험하기도 하죠.
'마지막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길을 이어 갑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599425030125243 : 순천만 습지 (1)

 

뒤편으로 돌아가는 산자락은 바위네요. 머리에는 나무, 발치에는 갈대와 작은 내. 흔들리는 출렁다리 건너 산 입구에 도착, 저편에 마을이 보입니다.
편안하게 올라가는 길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 '명상의길', '다리아픈길'. 올라갈 때는 능선으로 빠르게 가는 '다리아픈길' 선택.
곧 능선에 오르고 조금 가니, 이전에 바로 오르던 길과 만납니다. 어느덧 '명상의길'과 합쳐저 용산 전망대로 이어집니다. 이제 조금씩 순천만의 진면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S자로 흘러가는 물, 그 주위에 펼쳐진 갯벌과 갈대밭, 그 너머로 보이는 경작지와 마을과 산...

 

앞에 낯익은 사람이 다가옵니다, 룸메이트. 체크아웃을 늦게 했을 텐데, 차 가지고 와서 빨리 왔나 보네요. 이렇게 또 보니 반갑습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전망대에서 달라지는 풍경을 만끽하면서 걷습니다. 동백이 초록 사이에 수줍은 듯 자신 있게 빨간꽃을 내밀고 있네요. 용산 끝, 신비하게 만들어진 둥그런 무늬들, 그리고 갯벌 끝에 보이는 칠면초의 핑크빛 잔영들.

구름이 하늘을 열고 닫을 때 한쪽에서 다른쪽으로 빛이 쓸고 간 자리의 풍경이 달라지는 모습도 멋집니다. 해질녘의 모습은 어떨까요?
저 멀리 점으로 보이는 새들, 망원경으로 보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눈에 선합니다 ^^ 한국에서 월동 준비를 하고 있나요? 

 

내려올 때는 '명상의길'로 편하게, 순천만의 선물한 그림들을 되새김질 해봅니다. 다시 갈대밭, 오늘길과 가는길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동선을 나누어 놓아서 사람들이 많을 때는 서로 부딪힘이 적겠네요.
올 때와 비슷하게 마련된 중간중간의 쉼터에서 바다 반대편 풍경을 만지면서 돌아옵니다.
선착장에는 물길 따라 순천만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배에 오르고 배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다리 건너니, 국가정원과 순천만문학관 사이를 오가는 스카이튜브 한 량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얘는 언제 타볼까?
저쪽에 보이는 철새서식지로 이어지는 갈대밭코스 이정표, 순천만을 다 보려면 반나절 가지고는 안되겠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599429693458110 : 순천만 습지 (2)

 

66번 버스 타고 나옵니다. 국가정원 서문에서 내려, 습지에서 산 표를 내고 입장. 길가 나무들은 높고 티없는 파란 하늘을 향해 고운 단풍빛을 하늘거리고 있습니다. 제대로 물들었네요. 핑크뮬리는 지쳐보이네요. 
한국의 여러 정원을 본 떠 만든 곳, 자연스럽지 못해서 '저렴한' 티가 납니다. 몇몇 장소는 실제로 가본 곳이라서 더욱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법 가파른 수목원 전망대에 오르니 정원과 그 너머 순천시 풍경이 나타납니다. 구불구불 (꽃 없는)철쭉정원을 지나 순천만 WWT(Wildfowl and Wetland Trusr) 습지, 주위로 난 길에는 곧게 뻗은 나무들이 시원합니다.
습지 가까이로 데크길을 만들어 놓아 조금더 다가가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곳곳에 재미있는 조형물들이 웃음을 주네요.

 

습지센터, 옥상에 정원을 만들어 놓았네요. 습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그 아래 공간에 있는 작은 동물원. 때마다 손질된 당근 같은 채소를 내 놓아, 사람들이 철망 사이로 동물들에게 줄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부스러기들 주워서 건네니 우르르 몰려옵니다. 아이들이 오면 신나할 듯 ^^
습지에 풀어 놓은 새들을 보며 꿈의 광장으로 나와 정원 동편으로 갑니다. 저기 보이는 스카이큐브 정원역에서는 순천만으로 떠나는 차량들이 꼬리를 뭅니다.

 

동천으로 건너가는 '꿈의다리', 타일을 가지고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바깥벽은 작가가 평소에 느꼈던 것을 모자이크 타일에 적어 놓았고, 내부는 세계의 어린이들이 보내온 그림 타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물 위에 떠 있는 다리 미술관.  아이디어가 신박하네요. 중간 중간 브라운관을 뺀 TV를 창문처럼 사용한 것도 아이디어 만점 ㅎ

 

중국과 프랑스 정원,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하얀길이 눈에 띄는 녹색의 언덕들과(제주도 오름처럼도 보이고) 그 사이에 호수를 만들어 놓은 호수정원, 묘한 느낌을 주는데요.
시린 하늘과 구름과 어울려 어디를 봐도 카메라 셔터에 손이 갑니다. 점점 줄어드는 배터리 눈금 ㅎ

 

동문 쪽에 세워진, 꽃들과 풀로 꾸민 알을 품고 있는 새 조형물, 동화의 나라에 온 느낌. 바위, 태국, 일본, 영국, 터키, 스페인, 이탈리아, 몽골 정원... 그 자체는 별 감흥이 없습니다.
몽골정원 앞에 서 있는, 나무로 만든 엄마와 아기 낙타 조형물, 볼 만하네요.

 

절정을 지난 갈대와 핑크뮬리가 함께 있는 곳, 함께 놀러 온 아주머니들이 인증샷을 열심이 찍습니다. 메타세콰이어길, 여기 좋네요~
아까 지나쳐 왔던 호수정원을 돌아봅니다. 언덕에 올라가기도 하고, 언덕을 잇는 다리도 건너보고. 안쪽에서 가깝게 보는 모습은 또 다르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599451556789257 : 순천만 국가정원 

 

서서히 돌아갈 시간, 동문을 나와 버스정류장. 어머니와 딸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천역 가서 송광사를 가려고 한다네요. 같이 가면 되겠네요.
역쪽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오래 기다려야 해서 팔마쪽으로 나가서 갈아타기로. 10분 정도 지나서 오는 101번 버스 타고 명달까지 가서 내립니다. 모녀에게 역 방향 정류장 알려주고, 얼마 전에 오픈했다는 구준모 빵집 팔마점에 들릅니다.
조금씩 먹어보는데 맛있습니다 ^^ 집에 가져 갈 것 몇 개 골라 계산하고 나오는데, 10000원 이상이면 장바구니를 준다는 안내글이 보입니다. 다시 들아가서 빵 몇 개 더 삽니다.
평일이라서 혹시나 해서 화월당에 전화... 역시나 오늘 카스테라와 찹쌀떡이 다 팔렸다고 TT 정말 예약하지 않으면 안되는군염~

 

13번 버스 타고 순천역에 내립니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순천역시장으로. 그런데 점심 장사는 다 끝났다네요.
떡집에 가서 기정떡 물어보니까, 겨울에는 발효가 잘 되지 않아, 넙적한 모양으로는 나오지 않는다데요.
역쪽으로 가다가 분식집에 들릅니다, '우여사 김밥'. 실한 김밥입니다 ^^

 

15:37 기차. 천천히 순천역을 벗어납니다. 섬진강 따라 구례까지 가는 길, 좋아하는 길이죠. 여수나 순천에 오갈 일 있으면 가능하면 기차를 이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남원역 지나면서 이전 교회 주일학교 샘과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https://ya-n-ds.tistory.com/2376 ( 지리산 둘레길 4코스 )

 

배낭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마커스 보그, 비아)를 꺼내 읽기 시작, 지금 여기'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교회의 말들을 '그때 거기'에서의 뜻과 비교해서 살펴볼 수 있네요. 덕분에 그동안 잘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이 몇 개 해결되었습니다 ^^
책을 읽고 아래의 관점에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을 듯.
1. 자신이 생각을 변화시켜 준 부분 ( Before  & After )

2. 보그의 의견 중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는 부분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195880 : 왜 신앙의 언어는 그 힘을 잃었는가
https://veritas.kr/articles/31620/20180720/%EB%B3%B4%EA%B7%B8-%EA%B7%B8%EB%A6%AC%EC%8A%A4%EB%8F%84%EA%B5%90%EC%8B%A0%EC%95%99.htm

 

어느덧 용산역, 내리니까 제법 공기가 차갑습니다.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겠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599457523455327 : 집으로

 

 

p.s. 돌아오는 주일은 교회력으로 한 해 마지막 주, 다음 주에는 회사에서 마련한 힐링캠프 프로그램이 있고, 그러다보면 12월, 2019년을 마무리할 시간, 행복하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겠네요 ^^
https://ya-n-ds.tistory.com/3543 ( 교회력의 한 해 마지막 주, 그리고 새해 시작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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