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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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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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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16:19

창밖으로 바람소리가 셉니다. 어라, 빗방울 소리까지 ^^;
비오는 협재, 아침 산책. 비는 많이 안오는데 바람이 너무 부네요. 골목길은 괜찮았는데 바다쪽으로 나가자마자 우산이 뒤집어집니다, 허걱. 반대방향으로 우산을 돌려 다시 제자리로. 빨리 바다로부터 빠져나와 게하로.

 

페북에 올라온 소식, 박ㄹ혜 구속. 아침에 일어난 게스트들의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거의 축제분위기. 게스트하우스, '좌빨좌좀'의 서식지라니. 다음 보수정권은 게스트하우스 블랙리스트를 만들지 않을까라는 '쓸데없는' 생각이.

 

아침식사. 옥수수 수프에 양파와 감자가 담뿍. 식빵 조각 말린 것도 있어서 이것만으로도 한끼 식사로 충분할 듯.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311438112257281&set=pcb.1311439948923764&type=3&theater

지금까지 묵었던 게스트하우스를 조식으로 나누어 보면 아래 정도 될 것 같은데, 한가지 더 추가하면, 수프 유무를 넣을 수 있을 듯.
- 한식 or 빵
- 계란후라이 또는 슬라이스 치즈가 있느냐 없느냐
- 우유 주고 안주고
- 샐러드 있고 없고

 

계란후라이와 토스트를 곁들여 맛있게 냠냠. 든든한 한끼.
10시까지 뭉기적거립니다.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거실 벽면의 빈틈은 책으로 메운 듯. 쥔장의 직업이라서 그런지 만화책도 많고.
쫄깃에서 짱박혀 책읽기 하면서 시간 보내도 아깝지 않을 듯, '서림욕(書林浴)'

 

비가 그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납니다.
비양도를 '랜드(?)마크' 삼아 협재에서 협재포구, 협재해변, 금능원해변까지. 풍경이 너무 아름답니다. 햇빛이 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금능원해변에는 푸드트럭도 몇 개 있고, 야자수도 많아 이국적인 느낌이 도드라집니다.

 

금능의 올레길, 게하와 카페가 자주 눈에 띕니다. 원담, 돌담처럼 생겼는데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들이 썰물 때 갇히나 봅니다.
담을 갤러리 삼아 시와 그림이 담긴 아이들의 작품을 걸어놓았습니다. 시상이 참 예쁩니다. 하나씩 다 읽어 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요~
- 반달... 달맞이 꽃이 반쪽을 그리워하겠다
- 강아지풀... 꼬리를 흔든다, 동생 주려고 '네 마리' 데려왔다

 

육지에 서있는 월령의 풍력발전기와 바다에 줄지어 있는 한경의 풍력발전기가 앞에서 사열 대열로 길을 인도합니다.
해녀콩 서식지, 토끼섬에만 자라는 월령쪽에 해안에서 발견되었다는 설명. 그런데, 해녀콩은 해녀들이 원치 않은 임신을 했을 때 사용했는데 죽을 수도 있다고 ㅜㅜ

해안의 까만돌 사이의 선인장,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자랄까요?

 

14코스 정방향은 월령에서 한림까지 비양도를 보면서 간다는 설명. 역코스는 뒤를 돌아보게 했죠. 비양도는 1002년에 분출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1000살이 넘었는데 제주 화산섬 중 막내입니다 ㅎㅎ

 

바다로 조금 떨어진 검은바위를 작은 아치 다리로 연결해서 건너갈 수 있게 했는데 다리 위에서 보면 대륙에 연결된 한반도 남쪽 모양처럼 보입니다.

월령포구, 여기도 들어가고 싶은 카페와 게스트하우스가 있네요.
선인장 자생지. 나무 데크를 만들어 걸어가변서 쉽게 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앞에서 봤던 선인장들은 맛보기 정도였네요. 데크 끝나는 부근에서 중간 스탬프.
이름이 마음에 드는 '쉴만한 물가'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서 윗쪽으로. 위에서 내려오는 물은 없고 바닷물만 바람에 맞춰 찰랑거립니다. 바닥에 콘크리트로 발라진 물길은 청계천, 농수로 느낌을 줍니다. 바닷물과 함께 들어온 모래들이 바닥에 있네요.
선인장 밭이 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자생지답게 마을의 특산물인가 봅니다. 선인장 밭에 가장자리에 둥지 튼 유채꽃이 선인장에게 기대고 보듬고 있네요.
하천을 따라 교대로 한쪽은 포장길, 다른 한쪽은 흙길입니다. 흙길로 인도하는 화살표가 다리를 건너라고 인도합니다.

 

타운하우스 공사장. 개발은 계속됩니다. 수요가 계속 이어질까?
조금더 올라가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하천의 모습이 보입니다.
직사각형 가운에 삼각형을 겹쳐놓은 모양의 집이 눈길을 끄네요.

 

월령까지 흐렸던 하늘도 가끔씩 햇빛이 구름 사이로 윙크를 합니다.
어제 밤에 온 비로 공기는 신선하고 땅도 촉촉해서 걷기 좋습니다.
새들도 이런 공기가 좋은지 피콜로 같은 높은 음으로 경쾌하게 하늘을 뛰어 다닙니다.
없는 듯이 길가에 자리잡은 야생화의 보랏빛도 상쾌합니다.  노란 개나리, 그러고 보니 개나리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봄을 알려주는 유채꽃이 있어서 그럴까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 근처의 일터에서 크게 틀어놓았나 봅니다.

 

숲길 앞에서 쉬고 있는 올레꾼을 만납니다.  어제 늦게 와서 토요일에 간다고 합니다. 3/31은 14코스 걷고 내일은 사려니숲길.
혼자 다니는 어려움은 역시 먹는 것. 전복뚝배기, 수제돈까스, 고기국수, 국밥, 해물라면... 그런데 점점 지겨워진다고 ㅋ
'나는 역방향 너는 정방향' 서로 여행 잘하라고 인사하고 헤어집니다.

 

올레길에 적합한 숲길을 이제 걷게 되네요. 그늘진 곳이 많아 고사리도 많고. 그런데 짧게 끝나고 포장길, 그리고 다시 하천길 따라서.
다리 앞 쉼터에서 아주머니 네 분이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14코스 걸어서 한림쪽으로 가고 있다고.

 

하천에는 물대신 유채꽃이 흐르고 있습니다. 논공단지 전에 하천을 벗어나 숲길로 들어갑니다.
공장이 숲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청정 사료 배합 공장'. '청정'이란 말이 왠지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배꽃 핀 나무, 저지오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악취가 납니다. 철책 너머로 조금 떨어진 곳에 쓰레기 더미가 오름처럼 보입니다.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네요.
얼마 전에 제주도에 쓰레기가 늘어난다는 기사가 생각나네요.
http://jeju.news1.kr/news/articleView.html?idxno=9497 : 꽉 찬 제주 쓰레기매립장…"앞으로 2년 남았다"

 

그러고보니 밭에도 선인장 대신 줄기를 따라 난 잎이 마디처럼 보이는 가느다란 초록 풀이 있습니다. 뭘까?
조금 더 가서 의문이 풀렸습니다. 가장자리에 조숙한 아이들이 보리 모양의 낱알을 달고 있습니다. 청보리인 듯.

 

굴렁진숲길, 여기도 올레길답습니다.  '굴렁진'은 움푹 파였다는 뜻이라네요. 이 길도 아쉽게 빨리 끝나고 포장길로.
뭉쳐있는 유채꽃이 부케같네요. 바람 따라 흔들리는 유채꽃 따라 마음도 살랑살랑.

 

저지오름 옆으로 해서 14코스 시작점까지. 금능으로 가는 버스 시간까지 1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저지예술인마을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독특한 모양의 숙소가 몰려있는 저지 12길. 그런데 사람은 많이 없는 듯 ^^;

 

신흥동 버스정류장 사잇길 따라서 제주현대미술관으로. 야외에 전시된 작품들이 조금 바뀐 것 같기도 하고.
가다보니 한번 묵고 싶었던 Page U를 만납니다. 멋진 정원을 카메라에 담는데 일하던 주인이 와서 차 한잔 하고 가라고 하네요.
뜻밖의 초대에 감사하며 보이차 한잔 얻어 마십니다. 중간에, 또 다른 여행자가 정원을 구경합니다. 그분도 초대해서 함께 여행 얘기를 나눕니다. 한라봉도 한개씩 선물로 주네요.
초대한 이유를 이렇게 얘기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자연의 기운을 얻듯이, 때로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기운을 얻습니다' - 멋진데요 ^^

 

마을 이름에 대해 알려줍니다 - 저지리(楮旨里).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가 많아서 닥몰, 닥모로, 닥마루라고 불렸고, 저지(楮旨)는 닥나무와 마르의 훈을 따왔답니다.
지금은 소나무만 있는데 일제 시대 때 닥나무를 없애고 대신 심은 거라네요. 이곳 닥나무는 조선시대 때 양반집 여인들이 가마에서 사용하는 이동용 요강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http://news1.kr/articles/?2443139 : 종이로 만든 조선시대 새색시 요강 등 '지태칠기' 복원전

 

예술인 마을이 들어선 것은 1999년경 북제주군 군수의 아이디어였다고 합니다, 제주도에 예술인들이 정착해서 살다가 유명해지면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것을 바라보는. 많이 앞서간 생각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군수가 죽는 바람에 사업이 중간에 멈춰지기도 하고 우여곡절을 겪었나 봅니다.
쥔장은 이곳이 '생명의 은인' 같은 곳이라고, 심했던 병이 나아서, 곶자왈 숲의 힘이라고 얘기하네요.

 

시간이 되어 나와서 마을의 독특한 집들을 구경하면서 방림원 정류장 쪽으로. 시간을 보니 서두르면 4시 47분 버스에 맞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967번 버스가 48분에 옵니다, 제주 버스 정확하네요 ^^

 

금능원해변 정류장. 햇빛 받은 바다는 아침보다 에머랄드를 많이 품었습니다. 카이트 서핑하는 사람들. 갈라지는 물살이 흥겹습니다.
물빠진 해변과 원담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금능마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방을 배정받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비양도 풍경이 짱입니다. 8인용 도미토리인데 침대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좋네요 ^^
숙소는 2층인데 1층에 샤워실이 있는 것이 아쉽네요. 그리고, 샤워실은 단체 샤워실 같고. 스쿠버 다이버 교육, 그리고 여름에 탈의실 용도의 영업을 하다보니 이런 구조일 수밖에 없겠네요.
샤워를 하는데 온수가 가끔씩 끊어집니다 ^^;

 

밥 먹을 곳 물어보고 '성아시'라는 곳에 가서 만만한 전복해물 뚝배기로. 해물이 많네요 ^^ 옆 테이블 보니까 전복해물라면도 맛있을 듯, 오징어 한마리가 통채로, 가위로 잘라서 먹는 맛이 있을 듯.

 

잠시 산책. 포구쪽으로 가서 아이들의 시/그림을 조금 보고 재릉초등학교로. 정문 위에 4.3 추모에 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학교 정문 앞을 지날 때마다 보게 되네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진실을 밝히고 이 일에 대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는데 이명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외면하고 오히려 역사를 축소하려고 했지요.
http://ya-n-ds.tistory.com/1376 ( 제주 4.3 )

 

본관까지 길게 난 길을 따라 갑니다. 담 너머 한림공원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스산합니다. 넓은 운동장과 공원, 도시가 아니라서 터가 넓습니다. 학교 건물을 한바퀴 돌아 나와 불 켜진 비양도를 보면 게스트하우스로.

 

밥 먹고 와서 오늘 손님들의 '테이블 토크'. 어제에 이어 오늘도, 푹 쉬지 못해 점점 힘이 딸릴 듯 ^^;
스태프는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에서 9년 정도 일하다가 작년 초쯤 회사 그만두고 스쿠버 강사로 일한다고 하네요. '월화수목금금금'에 내가 뭐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스쿠버 다이빙이 재미 있어서.


삼성전자 PS 제도에 대한 의견 - 사업부 성과에 따라 지급 비율이 달라지므로 직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사업부의 이익이 작으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열매는 없다고. PS가 나오면 수원의 한 아파트에 사는 사업부가 다른 직원들의 가족 사이에 희비가 엇갈립니다. 임원들은 사업부 단위로 PS 받더라고 직원들은 일정 부분은 보장해야 한다고.

수입이 많이 줄었지만 무엇을 하든 '나의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행복하다고 하네요. 3,4년 정도 지나면 수입도 늘 것 같고.

 

버스 내려서 봤던 카이트 서핑 얘기를 했더니, 그쪽과 스쿠버 다이빙과는 '상극'이라고네요. 바람이 없으면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고 바람이 있으면 카이트 서핑을 할 수 있고.

 

부사관으로 6년 정도 있다가 전역하고 한 달 일하면 한 달 여행하고, 1년 일하면 1년 일한다는 게스트.
배 부품 관련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여행 다니고 있다는 손님.
게스트하우스,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였내요 ㅎ

 

7080 음악을 주로 신청 받아 들으면서... 20대 세 명은 '어리둥절' ㅋ
양수경, 강수지 노래에 맞춰 '조금 놀아본 듯한 언니'의 댄스 타임에 사람들이 자지러집니다.

 

술이 떨어지자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 3명이 만원씩 내서 좀더 사옵니다. 26살의 막내는 가위바위보에서 빠지고 심부름하기로.
내일 단체로 한림매일시장으로 해장국 먹으로 갈 사람 모집. 수해(水海) 굴해장국이라는 유명한 곳이 있네요. 6명 정도 멤버가 만들어집니다.

 

게스트하우스의 '진상' 손님 이야기. 스태프가 가장 짜증 날 때는 술 먹고 잠자리에 토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그래도 자기가 수습하려고 닦고 빨고 하는데, 그냥 다른 이불로 덮어 놓고 '도망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머물렀던 몇몇 게스트하우스의 방문에, '잠자리에 토하면 세탁비 ?만원'이라고 써붙인 것이 있던데 이런 사람들이 꽤 있나봅니다.

 

12시가 넘어가져 도저히 힘들어서 안되겠습니다. 먼저 숙소로... 덕분에 잘 잤습니다. 다음날 아침 6시쯤 깼는데 누군가 코를 골고 있네요. 계속 있었으면 잠들지 못했을 수도 ㅋ

 

p.s. 하루를 즐겁게 해준 올레 14코스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311467545587671 : 협재, 금능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311454615588964 : 14코스 꽃들

 

p.s. 전날, 다음날 보기
http://ya-n-ds.tistory.com/2821 ( 한림항 ~ 쫄깃센타 )

http://ya-n-ds.tistory.com/2824 ( 올레 14-1코스 : 저지~무릉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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