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암과 다산 사이

블로그 이미지
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 Total hit
  • Today hit
  • Yesterday hit
05-10 08:11

2011년 첫번째 주일 오후, 낮잠을 깰 무렵 비몽사몽일 때 핸펀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저 ㅈㅈ인데요~'
작년에 울반 아이였습니다. 올해부터 유년부를 그만두어 예배에 가지 않았는데, 제가 안보여서 전화했다고 하네요.

그 아이와의 만남은 아마 5,6월쯤이었을 겁니다. 다른 아이들은 1월부터 오기 시작해서 서로들 어느 정도 이미 친해졌습니다.
하지만 ㅈㅈ는 낯을 가리는 것도 있어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더라구요. 아마 다른 나라에서 살다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조금은 영향을 주었을 것도 같네요.
Q.T.의 기도제목 중 하나가 '친구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니까요.
마스코트 인형을 항상 가지고 왔습니다. '머피'와 '스누피'라는 인형. 영국에 있을 때 달리기 잘해서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인형을 가지고 예배 시간에 놀이를 합니다. '어떻게 할까?' 예배 시간에 그렇게 방해되지 않게 혼자서 잘 놀긴 하는데 ^^;
반별 모임 시간에는 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7월 초에 있는 여름캠프에 가서 하룻밤 친구들과 자고 오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아이 엄마와 함께 기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캠프에 못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더욱더 친해졌는데... 다른반 아이들하고도.

어느날 찬양 시간에, '선생님이 머피와 함께 율동과 찬양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니?' 머피를 저에게 건넵니다.
인형의 팔과 다리를 움직이면 찬양을 합니다. 아이가 살짝 웃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다른 인형으로 중간중간 따라해 봅니다.
주중에 전화할 때 머피와 스누피와 돌아가면서 얘기합니다. '머피'와 '스누피'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알아갑니다.
'머피가 교회가기 싫대요''머피는 축구하고 있어요''머피가 스누피를 때려요''스누피는 늦잠자서 못왔어요'...
기도합니다. 'ㅈㅈ가 머피나 스누피 없이 예배드릴 수 있게 해주세요'

시간이 지나자, 반 모임 때 자신이 해온 Q.T.를 보여주기 시작하고 테이블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깜놀! 우선 글씨가 넘 예쁩니다. 여자 아이들도 '정말 이쁘다'라고 할 정도로. 그리고, 성경 내용 안에서 유추해서 써야 하는 물음에 정확한 답을 씁니다. 와우x2!
통화할 때 나름 어떤 일에 대해 그렇게 한 이유를 말할 때 논리력이 뛰어나다고 생각은 했는데 예상을 뛰어 넘네요 ^^
점점 칭찬 스티커 모으기, 퀴즈 퍼즐 등등 활동에 관심을 보입니다.
어느날 인형 없이 찬양 인도 선생님을 따라합니다. 어느덧 반모임이 일찍 끝나면, 친구들과 뛰어 다니며 어울립니다.

사랑의교회 교사훈련원 강의에서, 장경철 목사님으로부터, '모든 아이는 흥미를 가지는데, 단지 어른들이 아이들 흥미의 대상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라는 내용을 들은 기억이 있었습니다.
머피를 가지고 예배 시간에 노는 것은 어른들의 관점에서 보면 흥미를 가져야 할 예배에 흥미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인형은 저와 아이 사이의 얘기하는 도구로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심을 갖고 기다리면서 기도하자 아이의 흥미가 점점 커지면서 저와 공유하는 수 있는 영역이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저의 앎의 지경도 넓어졌구요.
'낯설음'은 상대방을 아는 좋은 시작이 될 수 있죠.
http://ya-n-ds.tistory.com/688 ( [ㅇBㄷ] 샬롬~ Mom♪마미~也! - 낯설게하기 )

ㅈㅈ의 주일 얘기가 이어집니다.
"좋은 새 선생님을 만났어요, 지금까지 선생님 중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새 스티커 모음판도 받았어요. 퀴즈 퍼즐 맞춰서 노트 탔는데 친구와 나누어 가졌어요... 근데 선생님 이제 안오세요?"
항상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것은 마음에 아련함이 남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더 그렇네요
http://ya-n-ds.tistory.com/635 ( [ㅇBㄷ] 샬롬~ Mom♪마미~也! - 아이들 뒷모습을 보내며... )

바울은 전도여행을 마치면서 각 도시에 장로를 세우고 기도하면서 그들을 주께 맡깁니다.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택하여 금식 기도 하며 그들이 믿는 주께 그들을 위탁하고" ( 사도행전 14:23 )
그리스도인의 헤어짐에 이 '맡김'이 있기에, 다시 만날 설레임을 품을 수 있는 거겠죠.

종종 '머피'의 목소리와 큰 눈이 생각날 겁니다.
그리고, 전화에서 못했던 말... '2010년 너와 함께 예배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었다~'

p.s. 이재철 목사님이 전했던 말씀입니다.
사도행전 14:19-23 "주께 그들을 위탁하고"
http://media1.100church.org/2010/20101107service/20101107logos.mp3


☞ '샬롬~ Mom♪마미~也!' 다른 글들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맘마미아

AND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4304)
올드Boy다이어리 (528)
올드Boy@Jeju (83)
올드Boy@Road (129)
올드Boy@Book (57)
숨은길찾기 (14)
스펙트럼 (104)
우물밖엿보기 (32)
교회에말걸기 (225)
이어지는글들 (52)
하하호호히히 (73)
어?...아하! (121)
대한늬우스 (1570)
세계는지금 (255)
차한잔의여유 (64)
La Vita E Bella (229)
좋은나라만들기 (91)
트위터세상 (67)
사람&말 (586)
호모파베르 (20)

RECENT ARTICLE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