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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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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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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22:01

## 1월 31일 (금) 

2020년 1월의 마지막날, 벌써 한 달이 훌쩍~ 

윗층 룸메가 몸을 많이 뒤척입니다. 삐걱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고 ^^; 


아침 식사 재료가 풍성, 토스트, 계란, 치즈, 땅콩잼, 딸기잼, 커피, 쥬스, 게다가 컵라면, 밥까지. 

어두운 구석 검은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냥이, 처음에는 인형 쿠션인 줄 알았다는. 스태프들이 젊은데 나오는 음악은 7080. 

배부르게 먹고 짐 싸서 출발, 문앞에 앉아 있는 다른 냥이, 문 열고 나가자 잽싸게 들어오네요. 


잔뜩 찌푸린 날씨, 빗방울도 가끔씩 떨어지고, 어떻게 될까? 

08:00 211번 버스. 대천환승센터 가는 길, '흘(屹)'자 돌림 동네가 많네요. 찾아보니, 성읍이나 촌락의 뜻으로 쓰이는데, 고구려의 홀(忽=hol·kol)에서 오지 않았을까 추정하나 봅니다. 

또 다른 설명 - "'흘'은 돌무더기와 잡풀이 우거진 곳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므로, 선흘은 잡풀이 많이 우거진 넓은 돌밭, 곧 ‘곶자왈’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음" 

http://jeju.grandculture.net/Contents?local=jeju&dataType=01&contents_id=GC00711417 


거문오름 근처, 앞 유리에 빗방울이 맺히고, 와이퍼는 느린 간격으로 닦아 냅니다. 내릴 때는 다행히 비는 오지 않네요. 

대천 순환버스 안내소에서 1일 정액권(3000원) 사니, 놀이공원 자유이용권처럼 손목에 두르는 띠를 줍니다. 


810-2 버스로 9시 30분 투어 시작, 손님 한 명, 운전사와 해설사, 이렇게 셋이서 버스를 타고 갑니다. 지나가는 정류장에 대해서 해설사가 설명해 주고, 질문을 하면 잘 대답해줍니다. 제주도 신화, 신당, 오름, 차(茶)... 추사 김정희 유배 때 초의선사가 가져온 차 나무가 제주도 차 재배의 시작이라네요. 제주도가 물빠짐이 좋아 약 100만평의 차 밭이 있다고.  

따라비 오름, 동검은이(거미) 오름은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 ^^ 이야기꽃이 피어 지루하지 않네요. 


알밤(알바매기)오름. 덩쿨식물이 감고 있는 높이 자란 침엽수가 많습니다. 묘지들도 자주 눈에 뜨이고. 처음에는 쉬운데,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길이 가파릅니다. 오르락 내리락 두번 정도 하니 마지막 로프를 잡고 가는 코스까지. 내일 한라산 가기 전에 워밍업 확실히 하네요. 

잠시 길을 잃은 듯, 계속 올라가다 보니 정상으로 가는 이정표가 다시 나옵니다. 

'길 잃음 신고' 안내글이 길을 잃고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뿌리를 드러낸 채 옆으로 쓰러져있는 나무. 올라가는 중간에 보이는 말 사육지와 주위의 오름들 풍경이 멋집니다. 정상에 굼부리가 없어 아쉽네요. 하지만 이 또한 다양한 오름의 모습일 겁니다. 

내려오는 길에서 아까 놓쳤던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표시된 길보다는 아까 놓쳐 간 길이 더 편하네요. 경사가 심해 비온 뒤 미끄러워 스틱을 사용.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753306198070458 : 아침식사, 알밤오름 


신당 보기 위해 선흘리로 갑니다. 동백꽃 마크가 있는 이정표, 낙선동 4.3 성터, 동백동산습지센터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길 따라서 걸어봐도 괜찮겠다는 촉이 옵니다. 
길가에 심어진 작은 동백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했네요. 담 아래 심겨진 수선화도 예쁘고. 
그런데 찾기가 힘듭니다 ^^; 다음에 위치 확인하고 다시 와야 할 듯. 
http://blog.daum.net/kwanam/17467303 : 제주의 신당 - 선흘리 

버스 타러 나오다가 선흘분교 근처에 있는 동백동산 탐방코스의 서쪽 입구가 눈에 띕니다. 어차피 습지센터까지 가야하니까 걸어볼까 아니면 큰 길로 그냥 갈까 고민하다 숲길로 들어갑니다. 
상록활엽수림이라서 겨울인데도 푸릅니다. 곳곳에 물 웅덩이가 있고 젖어있는 땅이 보이네요. 이전에 봤던 곶자왈들과는 달리 물이 많습니다.  
먼물깍, 제법 큰 연못이 나타납니다. 운동을 하고 있는 어르신이 있어 인사를 합니다. '어디서 왔느냐'는 물음으로 시작했는데 숲에 대해서 설명해주겠다고 하네요. 마을에서 농장을 하고 있고 가끔씩 숲 해설을 하고 있다면서 명함을 주시네요. 

나무, 식물, 곶자왈에 대해 배우는 시간;
- 이름은 '동백동산'인데 꽃이 안보입니다. 햇빛을 가리는 큰 나무들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홀쭉하게 위로만 자라서 꽃을 낼 여력이 없다고. 살기 힘들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곶자왈 지역은 표층이 얇고 그 아래는 암반이 있어 작물을 키울 수가 없어 사람들이 개발을 하지 않아 이렇게 보전되었다네요. 나무들은 아래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옆으로 뻗어갑니다. 커다란 돌을 움켜 잡고 있는 태풍에 쓰러진 나무 뿌리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네요. 쓰러진 나무에서 올라온 새순은 다시 위로 자라고, 끈질긴 생명력. 
- 습기가 유지되어서인지 여기저기 이끼가 보입니다. 
- 가장 크게 잘 자라는 구실잣밤나무, 그래서인지 옆에 있는 나무들끼리 뿌리나 가지가 붙는 경우가 많다네요. 서로 다른 두 나무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 약간 붉은 빛을 띄는 조롱(?) 나무, 튼튼하고 벌레가 잘 먹지 않아서 예전에는 가구나 건물 기둥으로 많이 쓰임
- 황칠나무, 잎 모양이 나무 윗쪽과 아랫쪽이 다른 것을, 떨어진 잎을 가지고 설명해 주네요. 약재에도 쓰이고, 단단해서 갑옷에도 사용.
- 머귀(머구) 나무, 줄기 표면에 가시가 있습니다. 할머니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상주가 짚는 방장대로 쓰였다고, 여자으로서의 삶이 가시길과 같아서.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대나무로. 
- 상수리나무, 숯 재료로 가장 좋다고. 표고버섯 기를 때도 사용. 
- 이곳에서만 있는 제주고사리삼 

길가던 두 아주머니도 귀를 쫑긋 세우며 따라옵니다. 그분들이 서귀포에서는 동백꽃이 다 떨어졌는데 여기서도 동백꽃을 못봐서 아쉽다고 하니 어르신이 자기 농장으로 초대.
엄청나게 큰 동백나무가 서 있습니다, 북쪽은 늦게 꽃을 피우기 시작. 영화 '지슬'을 촬영한 동굴도 보여줍니다. 천장에 구멍이 뚫려 하늘을 볼 수 있는, 서너 군데로 입구가 만들어진 동굴이 신기 ^^ 
물결 무늬가 새겨져 있는 너른 바위, 용암이 흐르던 모습일까요? 

뜻밖에 만난 분을 통해 제주의 숨어있는 보물을 하나 더 알게 되었습니다, 걷기도 편한 동백동산 습지! 

두 아주머니가 습지센터에서 헤어지기 전에 한라봉 두 개를 줍니다. 
1일 승차권을 끊은 부부 관광객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레길도 돈다고 하는데 아직 스탬프 수첩을 사지 않았다네요.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길을 걸으려는 의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해설사가 부부에게 밥 먹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정류장을 알려줍니다, 비자림. 식사 후에 비자림도 한번 꼭 걸어보라는 말과 함께. 저도 한 마디, "송당 풍림다방에 들려서 커피 마셔보세요" 
https://ya-n-ds.tistory.com/3213 ( '풍림다방' ) 

손지오름에서 내립니다. 기사님이 입구로 가는 법을 알려줍니다. 오름 표지판은 정류장 가까이에 있는데, 올라가려면 찻길 따라 5분 정도 내려가야 하네요. 
아랫쪽 일부는 억새를 다 베어 버렸고, 중간 위쪽으로는 억새가 아직까지 남아 있습니다. 억새를 밟아서 만든, 잘 보이지 않은 길자국을 찾아갑니다. 많이 가파라서 오르기가 쉽지 않네요. 
정상 근처에는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철조망이 있네요. 살펴보니 철조망이 벌어진 곳이 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니 오름을 한바퀴 돌 수 있는 길이 억새 사이로 나 있습니다.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을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멋집니다. 힘들게 올라와 길을 찾은 보람이 있습니다. 
구름 사이로 나온 해가 용눈이오름을 쓰다듬고 지나가네요 ^^ 
내려오는 길을 헷갈려서 잠시 헤맵니다. 하긴 정식 길이 없으니까. 

정류장에 도착해서 잠시 기다리니 시간 맞춰 버스가 옵니다. 아침에 함께 탔던 해설사님, 알은체를 합니다. 손지오름 본 얘기했더니, 기사님 왈, "그렇게 보기 힘든데...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한바퀴 돌았나요? 거기는 사유지라서 '알아서' 봐야 합니다." 
거슨새미 오름 간다고 하니까, 해설사님이 근처에 있는 안돌/밧돌 오름도 설명해 줍니다. 목장의 경계를 '잣성'이라고 하는데, 안돌/밧돌은 이 잣성을 기준으로 안쪽, 바깥쪽에 있는 오름에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구글링 해보니, '잣성'이라고 쓰면 '성(城)'이 중복되는 것이라네요, 역'전앞', '족발'과 비슷? 
http://www.jejumaeil.net/news/articleView.html?idxno=14880 : 잣(城)은 목축문화의 유산 
http://www.newsje.com/news/articleView.html?idxno=94764 : “잣성이 아닙니다..잣담이 맞습니다” 

손님이 한 명 더 있네요. 순환버스 타고 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내려서 사진 찍으면서 다닙니다. 거슨새미오름에서 함께 내립니다. 이전에 지나가다 마음에 든 장소가 있다면서 길을 따라 내려가네요. 
오름 안내판을 보니 반대편까지 둘러가서 정상으로 가야합니다. 둘레길을 가다보니 나무 군락이 변합니다 - 비자나무, 삼나무와 편백나무. 드디어 오르막, 침엽수림, 억새, 나뭇잎을 떨군 작은 나무들을 지나 정상입니다. 아무도 없는 감시초소가 쓸쓸합니다. 저편에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이 보이네요. 
올라온 곳과 반대쪽으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말굽형이라서 한바퀴 돌 수는 없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 돈 세 개의 오름 형태가 모두 다릅니다. 알밤오름은 봉우리형, 손지오름은 굼부리형. 그래서 정상에 난 길이 달랐죠.  

내려오면서 샘에 들러 봅니다. 그 위에 있는 발원지까지. 예전에는 사람들에게 먹을 물을 공급했겠죠.  
다시 오던 길을 되짚어 오름 동편으로 갑니다. 중간에 안돌/밧돌오름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오늘은 여기서 멈춰야겠네요. 
삼마무, 편백나무 숲이 잘 가꾸어져 있네요. 올라가는데 힘들다면 오름 주위만 걸어도 좋을 듯. 공기가 너무 좋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753362371398174 : 손지오름, 거슨새미오름 

버스 시간 맞추기 위해 걸음을 조금 빨리. 숲밖으로 나오니 날이 완전히 개어 기울어가는 해가 따뜻한 색을 주위에 선사하고 있습니다. 
대천정류장에서 내려 제주시가는 버스 기다리면서 오늘 걸은 길들을 되새김해봅니다. 
순환버스 때문에 즐거운 하루를 누렸습니다. 
http://www.jejutouristshuttle.com/main : 관광지 순환 버스 

211번 버스 타고 돌아오는길, 날씨가 맑아져 삼양, 화북 방향의 바다까지 보입니다. 불켜진 배들이 반짝이기 시작하네요. 
어제 예약한 U&I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 간단하게 밥 먹을 곳 물어보니, 근처의 작은 찌개집 소개. 허기 채우고 옵니다. 

공용룸, 쉬기 좋습니다. 귤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게 해주네요. 컴퓨터도 있고 TV도 있고. 만족.
방에 들어가니 오늘 함께 방을 쓸, 저보다 연배가 많은 룸메가 있습니다. 제주 오면 주로 여기에 묵는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근처 먹을 만한 집들을 알려줍니다. 그중에서 대방어를 한 접시 포장해서 9,000원에 파는 곳에 귀가 솔깃, 집에 가기 전에 한번 꼭 먹어보기로 결심.
샤워실, 넓고 깨끗합니다. 방 바닥도 따뜻하고. 내일도 여기서 머물러야겠습니다. 하루 더 예약하고 Zzz.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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