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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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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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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12:26

옆 침대에서 장기 숙박하는 듯한 게스트의 코골이가 심하네요. 많이 피곤한 듯. 어제는 듀엣, 오늘은 솔로로 이어졌네요 ^^;
http://ya-n-ds.tistory.com/3212 ( 그냥 제주 - 넷째날 )

 

후두둑... 빗소리인가? 창문밖을 내다 보니 아래 보이는 집 지붕이 젖어 있습니다. 하늘은 구름만 낀 것 같고.
예하의 아침 메뉴는 어떨까? '토스트 + 계란후라이 + 딸기잼 + 치즈 + 쥬스' ... 계란후라이 위에는 통후추를 갈아 뿌려봅니다. 빵 사이에서 터지는 계란 노른자, 후추향이 더해 새로운 맛으로 변합니다 ^^ 우유가 없는 게 조금 아쉽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385484862538 : 예하 게하 아침

 

어제 모바일로 숙박 연장해서 침대는 그냥 그대로 쓰기로. 방 열쇠는 맡겨두고 나옵니다.
터미널에서 211번 버스를 탑니다. 넓은 97번 국도를 타다가 대천환승정류장을 지나서 송당마을로 가는 가로수가 늘어선 2차선길이 멋집니다. 아부오름과 백약이오름으로 갈 줄 알았는데 바로 송당마을로 간다네요. 시간대마다 가는 코스가 다르다고.

 

금백조로입구에서 내려서 걸어가기로 합니다. 가다보니 810번 버스가 옵니다. 이런 곳에서 버스 만나면 무조건 반갑죠 ㅋ 아부오름 간다고 해서 탑니다. 운전기사와 해설사, 나와 다른 승객 한 명. 이 버스를 사람들이 많이 탔으면 좋겠네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을 한바퀴 자유롭게 돌아 다닐 수 있으니까.
http://www.jejutouristshuttle.com/ : 관광지순환버스

 

아부오름. 그닥 높지 않아서 금방 올라갑니다. 분화구 쪽으로 나부를 심어놓아서 안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나무를 왜 이렇게 심었을까요?
주위의 오름들이 겹쳐 보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날씨가 맑으면 한라산이 보인다는데 그 호사는 누리지 못했습니다.
굼부리 능선을 따라서 반쯤 돌았을 때 어르신 한분이 앉아 있네요. 조끼를 입은 것이 안전요원 같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이런저런 얘기. 서울에서 살다가 은퇴하고 고향에서 살고 있다고. 소일하면서 막걸리 값도 벌면서 사람들 만나는 재미로 이 일을 한다네요. 장간 안간 아들 얘기하면서 요즘 젊은이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ㅋ 입구까지 함께 내려와 인사하고 헤어집니다.

 

백약이오름으로. 하늘은 흰구름과 회색구름이 햇빛을 받아 파란 하늘에 기대어 자기만의 포즈를 취합니다.
입구 옆쪽 풀밭에 소들이 평화롭게 어슬렁거립니다. 엄마소는 송아지들을 핧아 주고 있고. 송아지들은 여행객들이 낯선지 엄마 옆에 꼭 붙어 고개만 내밀고 맑은 두 눈을 꿈벅거립니다 ㅎ

 

아부오름보다 더 크고 형세가 재미있어 걷는 맛이 낫네요. 정상에서 굼부리 안쪽도 보이고. 위에 동산같은 곳이 있어 그곳에 앉아만 있어도 눈이 즐겁고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될 듯. 한바퀴 도는 동안 스쳐지나가는 여러 오름들. 저기 동쪽으로는 낯익은 성산일출봉과 우도도 보입니다.

 

내려오는길, 아이 가진 기념 사진촬영을 하나봅니다. 결혼사진 찍는 것과 비슷한데 여자 드레스가 둥근 실루엣을 그립니다. 이렇게 남겨 두면 추억의 사진이 될 수 있겠네요.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390154862071 : 아부오름, 백약이오름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394974861589 : 백약이오름 (2)

 

어느덧 하늘에 회색 구름은 사라지고 흰색과 파란색만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부오름으로 다시 되돌아오면서 들었던 의문 - 백약이 오름이 코스가 더 재미있고 풍경도 좋은데, 왜 관광지순환버스는 백약이오름에 들르지 않을까.

아부오름 입구 정류장에 앉아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있는데 반대편 길에서 810번 버스가 옵니다. 부리나케 손을 흔들며 버스를 세우고 탑니다.

 

송당마을이 가까워오자 해설사가 주변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풍림다방에 꼭 가보라는 말이 귀에 들어오네요. 본향당 간다고 길을 물으니 왔던 길을 따라 조금 가면 당오름으로 가는 길이 있다고 알려줍니다.

길을 찾아 가는데 표시가 없습니다. 오름쪽으로 난 샛길로 들어가 봅니다. 그런데 오름을 빙 도는 포장길이 보입니다. 그냥 가보기로. 어느덧 송당초등학교가 보이고. 다리 난간에 '본향당 가는길'이라는 표지가 있습니다. 관광지버스가 다니는 길쪽에서 안내하는 표시도 있어야 할 텐데.

 

오름 숲길로 들어갑니다. 포장된 산책길, 그런데 본향당 표지가 없고 중간에 오름 위쪽으로 올라가는 표시가 있습니다. 여기로 가면 맞나? 일단 당오름을 둘러보기로. 울창한 나무 사이로 난 길, 기분이 좋습니다. 약간 가파른 곳도 있어 심심하지도 않고. 한바퀴 돌아 나와 어디로 갈까 하다가 혹시 지나쳤나 싶어 들어왔던 길을 되짚어갑니다.
쉼터에 어르신이 있어 본향당을 물어보니 길따라 쭉 가라고 하네요. 입구부터 잘 정돈된 곳이 나옵니다. 비양도, 금악리에서 봤던 길 바로 옆 수풀 속 같은 것이 아니라 참배를 하는 곳과 같은 느낌.

 

아들, 딸들이 제주도 전역 각지로 퍼져 나간 백주또와 소로소천국의 신당답게 규모도 크고 관리도 잘하는 것 같네요.
정낭이 경계를 알려줍니다. 가는 도중 열매 달린 나무에 흰 천을 매달아 놓은 것이 보입니다. 한 나무 아래에는 흰색 항아리도 있고.
제물은 육류가 안되고 제주는 막걸리 같은 탁주는 안되나 봅니다. 당쪽으로 벽이 뚫인 기와집은 제를 준비하는 곳이고,계단 위에 지어진 돌로 만든 궤가 신위를 모시는 곳인가 봅니다. 뒤쪽에는 무엇인가를 태우는 곳도 있고.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402454860841 : 송당본향당 

 

인터넷을 찾아보니 과세문안제를 하는 모습이 있네요. 사람들이 이렇게 모이고, 제물들이 저렇게 차려지네요.
https://blog.naver.com/nana8897/220936186133 

 

봉개쪽으로 가는 버스 올 때까지 시간이 좀 있어 송당마을을 둘러보기로. 길가에 핀 코스모스, 가을을 알려줍니다.
송당초등학교, 운동장 뒤로 보이는 당오름. 제주도 마을 학교는 주위에 오름이 든든하게 지켜주는 경우가 많이 있죠. 향토관, 벽은 돌로 만든 초가지붕 건물, 옛날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던(불과 몇 십 년 전이겠죠) 기구들을 모아서 전시해 놓은 곳, '송당국민학교'라고 새겨진 커다란 돌이 있습니다. 학교 입구에는 '송당초등학교'라고 새겨진 문패돌이 생긴 후에 버리지 않고 자리를 옮겨 잘 보존하고 있네요. 하얀 구름 아래 학교가 동화같습니다.

 

회사에서 후배 사원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자리에 있는 장비 써도 되냐고? 휴가 중이니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하니 '휴가 중이었어요?'라는 반응. '존재감'이 없었나 보네요. 아니면, 책상이 지저분해서 출근했다고 생각?
잠시 후에 과제 리더로부터 전화. 측정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방법을 아냐고. 알 만한 사람을 알려줍니다. 잠잠하다 싶더니... 점점 휴가가 끝나간다는 의미겠죠? ㅎ 

 

풍림다방.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자리가 있습니다. 잘 나가는 메뉴를 물어보니 풍림브레붸를 추천해줍니다.
넓은 자리에 않아 기다리면서 안과 밖을 찰칵. 파스텔톤 색깔의 잔에 하얀 크림이 덮여 나옵니다. '섞지 말고 드세요'
차가운 달콤하고 그리시한 바닐라크림은 윗입술에, 뜨거운 커피는 아래 입술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우유거품이 그 사이로. 세 가지 온도, 맛, 감촉이 입에서 섞이며 재미있게 춤추네요. 생각지 못한 맛의 향연을 즐겼습니다 ^^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397894861297 : 송당마을

 

낯선 번호가 뜹니다. '시사인'에서 정기구독을 부탁하네요. 1년 보다가 '페압(페이지 압박)' 때문에 재구독하지 않았는데... 기사 써야할 기자가 직접 전화 걸고. 광고로부터(재벌 기업으로부터) 자유로운 언론이 필요하죠. 그래야 '기레기'가 아닌 저널리스트가 사회의 파수꾼 역할을 할 거고. 다시 1년 신청해야겠네요.
http://ya-n-ds.tistory.com/3163 ( '기레기' or '저널리스트' )

https://subscribe.sisain.co.kr/ : 시사인

 

15:25, 와흘리 가기 위해 211번을 버스를 탑니다. 15:45, 봉개 큰동네 정류장 도착. 231번 버스가 왔는데 와흘리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260번 기다려서 16:25에 버스타고 16:35경에 와흘리에 도착. 멀지 않습니다. 지도를 보면 조천읍 남쪽입니다.

 

마을 입구, 퐁낭이 반겨주네요. 마을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조용합니다. 와흘리사무소 옆에 이용실/미용실을 겸한 오두막 형태의 건물이 있네요. 돌담 위에서 꼬리를 흔드는 개, 짖지 않고 이방인을 반기니 많이 심심했나 봅니다. 와흘리 운동장, 아이들 두세 명이 뛰노네요. 그 앞에 연못, 이름과 달리 '넓지는' 않지만, 돌다리로 건너가는 중앙에 있는 정자가 마음에 듭니다. 잠시 앉아 있으니 서쪽으로 지는 해가 강한 윙크를 하네요.

담 너머 귤이 진녹색의 풋풋함을 드러냅니다. 가을이 지나면서 한올한올 익힌 맛을 노랗게 드러내겠죠. 송당에서, 와흘에서 계속 눈에 띄는 열매, 이름이 뭘까?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405534860533 : 와흘리

 

본향당을 가기 위해 돌아 나오다 4.3 위령비를 봅니다. 중산간 마을로서, 지난 토요일에 갔던 금악리처럼, 4.3 사건 때 피해를 많이 입었나 봅니다. 그 아픔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에만 품고 있다가 2006년에야 비를 세운다는 설움이 비문에 담겨 있습니다. 제주에 올 때마다 다른 곳을 가지만 4.3의 흔적을 피해갈 수가 없네요.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25710 : 와흘리 58년만에 '4.3 위령탑' 세우다
http://ya-n-ds.tistory.com/1376 ( 제주 4.3 )

 

버스 내렸던 곳에서 찻길을 따라 조금 가니 '본향당'이라고 새겨진 돌이 보입니다. 옆길로 들어가니 쇠문으로 닫혀진 입구가 보입니다. 2009년에 무속행위하다가 불이 나서 신목이 많이 상했나봅니다, 금지팻말이 있네요.
안으로 들어가보니 넓은 당올레가 신당으로 이어집니다. 송당 본향당은 판판한 돌을 깔아 길을 만들어놓았는데 여기는 그냥 흙길이라서 더 좋습니다.
몸을 틀어 옆으로 기운 듯한 신목의 모습이 신비롭게 보입니다. 제단 위 돌에 '백조 십일도령 본향 신위'라고 쓰여 있습니다. 송당 백조또의 11번째 아들이 이곳의 당신(堂神)입니다. 주위의 나무에 지전이 걸려 있습니다.
맞은편에는 서정승 따님아기를 모신 제단이 있습니다. 옆에 있는 신목에는 화려한 물색이 걸려 있어 마치 춤을 추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 제단에 귤 두 개 놓고 갔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885404524860634 : 와흘본향당

 

제주시로 돌아오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인사하니 중국에서 왔다고, 비디오 찍으면서 여행하고 있다네요. 관광지도 아닌 이 마을까지 어떻게 왔냐고 물어보는데 버스가 옵니다. 궁금증으로 남기고 빠빠이~

 

저녁에 뭘 먹지? 지난 목요일에 먹지 못했던 코코분식 칼국수? 함께 갔다가 허탕쳤던 베캠 길동무에게 전화, 저녁 같이 먹을 수 있냐고. 거기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칼국수와 비빔밥을 시켜 나눠 먹습니다. 보통 칼국수 보다 굵고 고르지 않은 면의 씹는 맛, 간이 적당한 국물, 말린 버섯의 쫀득함... 비빔밥도 고명으로 들어간 나물들의 식감, 참 좋습니다. 가격도 착합니다, 3,500원x2 = 7,000원. 무를 큼직하게 썰어서 담은 무석박지도 적당하게 익어서 좋습니다. 제주 와서 그동안 먹었던 김치들이 너무 맛이 없었는데 코코분식이 체면을 세워준 듯 ㅎ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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