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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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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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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00:03

## 대림 3주일

 

지난 주는 좀 많이 바빴죠. 이번주는 모임이 별로 없어 '저녁이 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을 듯 ^^
http://ya-n-ds.tistory.com/3259 ( 첫째주, 둘째주 )

 

// 12월 16일 (일)
오늘은 타교파영섭식에 참여해야 해서 11시 예배를 가서 아침에 여유가 있네요.
흐린 하늘, 눈이 오려나? 덕수궁 돌담 곁에 있는 나무들의 침묵이 경건하게 느껴집니다.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14798201921265

 

* 주일감사성찬례

 

루가 3:7~18
스바 3:14~20

이사야 첫째 송가
필립 4:4~7

 

보라색에서 시작해서 점점 연한 촛불이 켜집니다. 이제 흰색 초만 남았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세례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회개의 증거를 보이라고 말하네요.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 그리고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다.' 하는 말은 아예 하지도 마라. 사실 하느님은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를 만드실 수 있다."

 

유대인들이 '아브라함이 우리의 조상이다'라고 자랑했다면, 현재의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내세우는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되나요?'라는 군중의 물음에, 요한은 속옷과 먹을 것을 나누라고 하고, 세리는 정한대로만 받고, 군인들은 협박이나 속임수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 월급으로 만족하라고 합니다.
오늘 여러 직업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무엇이라고 말할까요?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이야기합니다 -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고, 알곡과 쭉정이를 가리는 분이 곧 오실 것이다.

 

자본주의라는 경쟁 사회에서 이렇게 살면 많이 '손해'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바울로는 필립비 교우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제대로 살 때 받는,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마음과 생각을 지켜준다고 자신있게 이야기 하네요.

 

어떤 길을 선택해 왔고 앞으로 선택할 것인가? 대림절기에 던져진 '화두'입니다.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 새신자들을 위한 기도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신자영접식, 이름과 세례명이 함께 불리니까 이제 정말 성공회의 일원이 되는구나라는 묘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 제2독서 본문의 너그러운 사람이 되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오늘 제2독서에 있던 구절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이십시오'이 떠오르며, '너그러운(온유한) 요나'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맨 앞줄 복도쪽에 마련된 자리, 눈에 잘 띄고 뭐든지 첫번째로 해야해서 상당히 힘는 자리입니다 ^^; 앞 사람 따라하는 중간 자리가 편하죠 ㅎ

한가지 좋은 점은 제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예식을 좀더 잘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뒤쪽에 있으면 기둥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전례맡은이들의 몸짓과 동선, 사용하는 도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한번쯤 제일 앞에서 예배를 드려도 좋을 듯. 그런데, 그 자리를 찜한 교우들이 '자기 자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네요 ^^; 

 

예식 중에 성공회 신자로서 지켜야할 것들을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고백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앞 부분은 기본적인 기독교 신앙과 교리에 대한 것인데, 마지막 부분에 독특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 참조 ☞ http://nuriapp.com/vin0342.app -> 상장예식 -> 부록 : 타교파신자 영접식 )
† 그대는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힘쓰며,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겠습니까?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개인 구원을 강조하는 한국의 일반적인 보수개신교에서는 보기 힘든 내용입니다. 하지만 하느님나라가 단지 '저세상'만이 아닌 '이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교회에서는 이런 고백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고백에 대해 언급된 주낙현 신부님의 글이 있네요.
http://viamedia.or.kr/2011/06/09/1454 : 캔터베리 대주교는 ‘좌파’? - 공동체와 민주주의

 

예배 마치고 사진 찍고. 비아메디아 교우들과, 2년 동안 낯이 익었던 양육위원회, 새신자담당 교우님들이 축하를 많이 해주십니다.
그런데 성공회 교인으로서의 생일이 원래 생일과 겹치는 것,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ㅎ

 

스테파노님이 선물로 준 책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여행가서 걸을 때 새로운 것들이 보이겠네요.
힐다님이 손목에 묵주를 채웁니다, '이제 성공회에서 꼼짝마'라고 하면서 ㅋ

단톡방에 축하 메시지가 이어진다고 하는데, 에스더님 문자처럼 본인이 톡을 하지 않는다는 게 함정입니다 ㅎㅎ
에스더님과 스테파노님이 카톡방 이미지 짤을 문자로 보내줬는데... 화면이 작은 피처폰은 또 하나의 함정 ^^;

 

점심 먹고 양육위원회 방으로 갑니다. 와, 라합 교우님이 있네요. 추석 무렵 만날 약속했다가 계속 뒤로 미뤄졌는데, 오늘 만나다니... '생일' 선물인가요 ^^

 

https://ya-n-ds.tistory.com/3309 (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

 

 

// 12월 19일 (수)
'캐롤과 찬양으로 드리는 기도', 성서 독서(루가 2:1~20)할 때 도착했습니다.
감사성찬례 예식을 기본으로 변주되었습니다. 기도, 말씀 사이에 성탄에 어울리는 곡들이 들어있습니다.
- 149장(기쁘다 구주 오셨네), 160장(이 아기 뉘신가), 158장(오 작은 베들레헴), 168장(천사들의 노래가)

 

158장 2절 노랫말이 여운을 남깁니다.
"온 세상 사람 잠들어 꿈꾸는 동안에 이 세상 구할 새아기 탄생하셨도다
저 새벽별만 은밀히 그일을 아는 듯 밤새껏 묘한 그일을 말없이 지켰다"
( 글 쓰다 보니 인터넷에서 성공회 성가를 검색할 수 있는 곳을 발견했네요 ^^
http://www.holyroad.kr/eservice/content/hymn_index.html )

 

송가가 많아 저녁기도 예식 느낌도 납니다.
- 창조송가(24장), 이사야 셋째 송가, 성모 마리아 송가(15장)
( ☞ http://anglicanprayer.tistory.com/8 : 성무일과 송가 )

 

강론, 기도문도 색다른 것이 많습니다.
'갈릴리의 삶'은 예수님의 일생을 역사 연대기 안에서 조명하고,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는 현재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들이 좀더 피부에 와닿습니다. '별난 이들을 위한 성찬기도', 이 세상에 주님이 오시는 모습을 드러냅니다.
( 김학윤 신부님에게, 원래 있는 기도문이냐고 물어보니, 여러 자료를 참고해서 신부님이 썼다고 하네요. 사용했던 전례문을 링크해서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으면 좋을 듯 ^^ )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에 대해 응답송으로 간구합니다.
"주여 비오니 들어주소서 우리의 기도를
주여 비오니 들어주소서 응답해 주소서"

 

영성체, '공갈빵', 달콤합니다. 포도주도 향이 진하네요. 사람이 적어서 예식 끝나고 나누어 마십니다.
영성체성가로 부른 '함께 밥을 나누네(547장)', 노랫말에 성찬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대신 '다짐의 말씀'을 듣습니다 - 로마서 6:3~11, 세례로 받은 생명을 지닌 우리 몸을 어떻게 쓸 지 알려줍니다.

 

이렇게 대림절기 세 개의 '노래로 드리는 기도'가 끝났습니다. '삼예삼색(三禮三色)'이랄까요? 잠잠히, 기쁘게 예수님을 기다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http://ya-n-ds.tistory.com/3259 ( '떼제로 노래하는 기도', '기쁨을 노래하는 기도' )

 

신부님이, '요나 교우님'하고 부르는데 아직 낯서네요 ㅎ

 


// 12월 21일 (금)
수요일부터 시작했던 테스트 마무리. 정리하고 문의 사항은 PCI-SIG Forum에. 모르는 사람들과 Q&A하면서 일하는 것도 재미있네요.

 

내일 아침 보헤미안랩소디 보러 가기로. 1000만 고지를 향하여. 유튜브에서 OST 찾아 예습.

https://youtu.be/wNoE9awIZs4 

 

'방구석 1열', '러브액츄얼리' vs. '러브레터'
언제 봐도 재미있고, 어떤 장면은, '아, 저런 것도 있었지!'라고 하게 됩니다. 여러 해석이 있는 장면들, 변영주님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 12월 22일 (토)
날씨가 따뜻해서 새벽 교회가는길이 편안합니다. 동지, 내일부터 낮 길이가 길어지네요. 또 다른 의미의 새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아침감사성찬례 ( 동계재 마지막날 )
마태 16:24~27
출애 19:3~8
시편 15
1베드 4:7~11

 

모든 신자의 성소((聖召)를 위해 기도하는 날. '부르심', 날 것으로는 '자기 십자가'이겠죠?

 

제1독서에서,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사제의 직책을 맡은 나라로 불렀다고 합니다 - "너희야말로 사제의 직책을 맡은 내 나라, 거룩한 내 백성이 되리라"(6절)
그리고 백성들은 대답합니다 -  "야훼께서 말씀하신 것은 모두 그대로 실천하겠습니다."(8절)

 

베드로의 첫번째 편지에서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의 정체성을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선택된 민족이고 왕의 사제들이며 거룩한 겨레이고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두운 데서 여러분을 불러내어 그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해 주신 하느님의 놀라운 능력을 널리 찬양해야 합니다." ( 1베드 2:9 )

 

그리고 오늘 제2독서는, 그렇게 부름받은 그리스도인이 살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말합니다 - '사랑으로 용서하고, 나그네를 환대하고, 받은 은총으로 서로를 위해 봉사하고 그 은총을 잘 관리하고"

 

그런데, 살다보면 십자가를 '지기'보다는 '걸고, 달고, 붙이고, 세우는' 것에서 머무르기 쉽네요 ^^;

 

유상신 신부님의 강론처럼, 로마시대 '십자가'의 의미가 우리에게 잘 전달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애찬시간;
대림절기 마지막 토요일 감사청찬례라서 그럴까요, 식탁이 풍성합니다. GFS 회장님이 삶은 계란과 고구마를 가져오셨네요.
스테파노님이 저에게 오전에 무엇을 하냐고 묻습니다. 조조 영화 볼 거라고 하니, 아침 감사성찬례 끝나고 자기가 가끔씩 하던 거라고 하면서 웃습니다.
자연스럽게 '보헤미안 랩소디' 얘기로. 어제 유튜브로 '예습'했다고 하니, 이시돌 교우님이 한번 들어보자고 하네요 ㅎ

 

김학윤 신부님에게 수요일에 사용했던 예식문 부탁해서 메일로 받습니다. 다시 읽어봐도 좋네요 ㅎ
http://ya-n-ds.tistory.com/3268


영화 보기 위해 인사하고 조금 일찍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아직 일러서 그런지 명동 거리가 한산하고, 이곳 저곳에서 서서히 토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극장도 한산하고. 두 수녀님 옆자리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오른쪽 자리는 비어서 가방 놓고 편하게.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노래를 살짝 따라 부르기도 하고, 짠하고 뭉클한 마음이 들기도 하면서 2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장면들;
- 첫 녹음 하면서 여러 효과를 내기 위해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하는 모습
- 존 리드를 만나서 한 Queen의 정체성 얘기, "우리는 모두 부적응자들이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받는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한다. 퀸은 그러기 위해 존재한다"
- '친구'가 필요했던 프레디에게, 그의 집에서 일하던 짐 허튼이 이말을 건네죠, 스스로를 좋아하게 되면 그때 나를 찾아오라고
- 솔로로 따로 나와서 자신을 소진하고 있을 때, 매리가 찾아와 '가족'과 '친구'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죠

 

'방구석 1열' 장국영 특집에서도 느꼈지만, '정상'이라는 기준 아래 이방인처럼(투명인간처럼) 여겨지는 '소수자'들을 품을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슬픔은 그만큼 줄겠죠.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생일이 있는 달에 영화봐서 그런지 콤보세트 선물권을 주었네요. 고소한 맛 팝콘과 아이스티를 받아 나옵니다. 짱짱한 햇빛 아래 명동 거리가 북적입니다.
명동 성당, 예수님을 기다리는 빈 구유가 있는 커다란 집 조형물. 크리스마스를 맞아 열린 작은 시장. 분도 수도원에서 만든 소세지(겔브 부어스트)를 수사님이 팔고 있습니다. 10개 구매. 나오다보니 성당 앞에서 모금을 하고 있는 수녀님이 '와, 맛있겠다'라고 하시네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나 드립니다.
http://bundofood.com/bbs/board.php?bo_table=board_gallery&wr_id=19 : 겔브부어스트

 

골목길로 내려가다보니 들어만 봤던 향린교회가 있습니다. 커다란 건물들 사이에서 작아 보이네요. 평화를 갈구하는 현수막들이 인상적이고, 계단 벽을 따라 걸려 있는 성화들도 독특합니다. '대한민국'을 날실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을 씨실로 겹쳐놓아 십자가 모양으로 인쇄된 기사 부분을 스크랩처럼 알림판에 붙여 놓았네요. 어둠 속의 작은 촛불처럼 향린교회가 이자리에 계속 있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햇살, 점퍼 쟈크를 내립니다. 그 많던 팝콘은 거의 사라지고 ^^; 종로2가 알라딘 중고서점, 주의문이 재미있네요 - '사진촬영 환영', '책 읽는 개만', '마음의 양식만'

 

생명의말씀사. 다이어리를 사러 왔는데 절판이 되었나봅니다. 작년에 몇 권 더 사둘 걸... 덕수궁 돌담길로 해서 시청광장으로. 대한문 앞에는 뭔가에 자뜩 화가 난 분들이 '하나님'을 목청껏 부르짖으며 찬양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앞 광장 스케이트장, 미세먼지 때문에 올스톱. 사람들로 북적이는 서울크리스마스마켓,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수채와 초상화 그려주는 곳, 추억을 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네요. 뜨개질로 짠 아기 덧신, 넘 예쁘네요 ㅎ

 

집으로 와서 먹어보는 소세지. 으음, 향도 맛도 좋아요~ 맥주 안주로 딱일 듯 ^^

 

보라색 초가 켜지면서 시작된 대림절기, 어느덧 성탄절로 가는 넷째주로 이어집니다.
http://ya-n-ds.tistory.com/3269 ( 2018년 대림절기 - 넷째주 )

 

 

p.s. 토욜 거리 풍경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2023491777718574 : 명동성당, 향린교회, 알라딘, 시청 앞 스케이트장, 크리스마스 마켓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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