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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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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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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00:06

4월 21일 토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서울랜드에서 재미있게 놀고 나서 집으로 오는 길. 선바위역 계단 내려가다 삐끗. 옆 사람과 이야기하다가 마지막 계단에서 실수, 음 서울랜드에서 아이들 쫓아 다니느라 다리가 힘이 빠졌나?

앞으로 계단에서는 손잡이 잡기, 옆사람과 잡담 금지?

걸을 만해서 '며칠 지나면 났겠지'라고 생각. 토욜 저녁이라 병원도 다 문을 닫았을 테니 딱히 갈 수도 없고. 밤부터 조금씩 아프고 붓기 시작. 일단 파스 한 장 붙이고 자보기로.

 

아침에 일어나니 발이 엄청 부어 있습니다 - '사람 발 맞아?'

일어서려니 오른발이 아프고... 좀 심하게 다친 듯. 나이가 있어 그냥 넘어가지 못했나 보네요 ^^;
교회에 못간다고 문자 메시지 보내고, 파스 위에 붕대 감고 집에서 쉬기로.
비는 오락가락~ 누워서 라디오 듣다가, 일어나서 책 읽다가 뒹굴뒹굴~ 어제 피곤했는지 스르르 낮잠도 자고. 저녁에 얼음 찜질하고 가라앉기를 바라면서 잠자리로.

 

월욜 아침. 비가 내립니다. 회사 동료에게 전화해서 휴가 내달라고 부탁. 월욜 출근하지 않는 점은 좋네요 ㅋ
어제보다는 부기(浮氣)가 조금 내렸습니다. 동생이 알려준 정형외과를 찾아갑니다. X-ray, 초음파 검사. 발이 앞쪽으로 심하게 꺾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세 방향에서 찍은 X-ray는 한 장의 사진에서 발등 뼈에 실금이 보이고(누르면 가장 아픈 곳), 초음파는 인대와 관절 부분이 부어 있는 것을 보여주니다. 반깁스하고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고(동생에게 얘기했더니, 나이가 있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네요).

물리치료 받고 약 타서 집으로.

 

비가 많이 오지 않고 바람도 불지 않아 다행이 발이 젖지 않았습니다. 발가락 끝이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데, 겨울에 봤던 반깁스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제처럼 뒹굴뒹굴~

 

발이 아프니까 걷기 불편한 사람들의 고통이 조금 이해가 됩니다. 일단 그동안 문제 없었던 문턱이 왜 이리 높게 느껴지는지. 발을 들었다 놓기가 힘들다는. 저녁에 씻는 것도 힘들고. 교회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때, '동병상련'이어서 그럴까요 조금 더 간절히 기도하게 되네요.

 

다음날 출근길. 셔틀버스 타는 곳까지 3배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걸을 때마다 오른쪽 발목이 따끔거리고 TT
사람들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같은 대답 여러번. 가슴에 답변을 써붙이면 어떨까? ㅋ

관성이랄까, 몸 상태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움직이려다가 스텝이 꼬여 기우뚱할 때가 많네요 ^^;

회사에 영수증 제출하려고 보니까 알 수 없는 비급여 항목. 병원에 전화 걸어 물어보니 초음파 항목이라네요. MRI, CT는 비급여일 거라 생각했는데 초음파 너마저?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1597

 

그런데, 의사협회는 이것을 반대하나 봅니다.
http://ya-n-ds.tistory.com/2956 ( 의사협회 시위 : 문재인케어 반대, etc )

 

수술 수가는 올려서, 외과의사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이라도 조금더 해줄 필요는 있겠죠. 물론 워라밸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겁니다.

http://v.media.daum.net/v/20180425120603581 : “외과의사는 블루칼라…정의당 관심 가져야”

http://ya-n-ds.tistory.com/1515 : 의료계 과다 업무

 

집에 오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파란색 신호등 시간이 짧습니다. 이전에는 '왜 이렇게 신호가 길지?' 하면서 빨리 바뀌기를 바랬는데... ^^;

저녁에 와서 깁스를 풀러보니 발이 많이 부어 있습니다. 걸으면서 압박이 심했는데 군데군데 멍이 든 곳도 있고. 얼음찜질로 잠시 달래고 잠자리로.

 

수요일, 등산 스틱을 꺼냅니다. 오른발 디디기 전에 먼저 스틱으로 앞을 지지하니 발목의 통증이 줍니다. 대신 오른팔이 아프네요. 그래도 아픔을 나누니 좋다는 ^^
점심시간에 피트네스센터에 가서 샤워. 중간에 깁스도 잠시 푸니 발도 편합니다. 이제는 맨발로 서 있을 때, 걸을 때 통증이 많이 줄었습니다.

 

1시간 정도 일찍 퇴근해서 병원으로. 오후 6시, 병원이 한가합니다. 손님이 없는지 물리치료사들도 퇴근한 것 같고 의사 혼자 진료하고 치료하고. 레이저, 핫팩을 하고 나니 부었던 발이 많이 좋아집니다.

 

발이 아픈 채로 며칠 지내보니 그동안 발이 했던 역할의 중요성이 느껴집니다. 다른 신체 기관들도 마찬가지겠지요.
우리 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사람들이 편리하게 생활하는 것은 누군가의 수고가 있기 때문일 겁니다. 너무 당연해서 그 사람들의 수고와 어려움을 모르고 지내기 쉽습니다. 얼마 전에 본 글이 떠오릅니다.
http://ppss.kr/archives/160723 : 한국에서 누리는 편리함 속의 불편함

 

다음날 아침, 발등 대신 발가락 근처가 부어 있습니다. 다리는 한결 가볍습니다.
긴급한 회사일, 하루 종일 장비, FW와 씨름. 일단 일부분 마무리, 남은 부분은 내일 계속하기로.
저녁에 보니 부기가 올라옵니다. 하루 동안 수고했다고 발에게 얘기합니다. 내일 남북정상회담이 평화의 길이 되기를 잠시 기도.

 

금요일 새벽에 오른발들과 종아리가 저려서 깹니다. 욱신거리며 콕콕 쑤시는 느낌도 있고. 왜 그러지, 나으려고 하나 안좋아지는 것까? 일어나서 조금 움직이니 괜찮아집니다.
회사 가서 어제 못한 일 시작. 그런데, 테스트 결과가 이상합니다. 함께 일하는 다른 파트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가이드 문서가 잘못되었다고 ^^; 나머지 부분은 문서 고친 후 다른 사람이 이어서 하기로.

 

자율 출퇴근제로 쌓아두었던 시간 이용, 오후 2시에 퇴근. 셔틀버스 내리는 곳이 정류장과 꽤 멉니다. 한걸음, 한걸음... 오후 햇빛이 좋아 땀이 나고. 오랜만에 긴 시간동안 햇빛 받으며 '광합성'도 해봅니다.

 

오후 4시쯤 병원 도착, 물리치료를 받으러 온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이 시간 무렵 장보러 나오면서 겸사겸사 병원에 들르는 경우가 많다네요.
TV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생중계되고 있고, 어르신들이 한마디씩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들어보니 황당해서 웃음도 나고 ㅋ

 

"임종석 보니까 입이 귀에 걸리도록 계속 웃는데 주사파라서 북한이 원하는 대로 이야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야"
"비트코인 때문에 자살한 사람이 있는데, 임종석 밑에서 일했데. 비트코인이 최고가였을 때 팔아서 북한에 주었다고 하더라고"

 

단톡방등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퍼지는 '카더라' 식의 '가짜뉴스'의 부작용이 심합니다 ^^;
http://ya-n-ds.tistory.com/2673 ( 가짜뉴스 )

 

인터넷을 검색해서 다른 기사를 비교하면 사실관계를 알 수 있겠지만, 그냥 SNS로 받은 (그렇다고 믿고 싶은) 정보를 그대로 믿으니 문제겠네요.
http://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1586535 : 정부, 비트코인 거액 대북송금?

 

물리치료 받으며 누워 있으니 주위에서 치료사와 환자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치료하는 동안 치료사들이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네요 - 딸같고 손녀같을 듯.

 

집에 와서 TV를 봅니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문 공동 발표, '완전한 비핵화'가 들어있습니다. 예상 밖의 성과입니다.
회담 시작할 때 군사분계선을 문재인님과 김정은님이 손잡고 왔다갔다하는 모습부터 파격이었죠. 그리고, 도보다리 산책 후의 두 정상의 밝은 모습도 이런 결과의 전조였나봅니다.
http://ya-n-ds.tistory.com/3062 ( 남북정상회담 )

 

피곤해서 환송공연은 못보고 이불 속으로.

 

어느덧 다친지 일주일이 지났네요.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새벽처럼 발목과 종아리가 당기고 아픔. 부기는 눈에 띄게 빠졌는데... 병원에 가서 물어봐야 할 듯.
https://www.facebook.com/thames.young/posts/1700522240015531 : 발, 깁스 사진

 

토요일 감사성찬례에 가보기로. 지하철도 타야겠네요. 토욜 이른 시간 붐비지 않아 좋습니다. 자꾸 엘리베이터를 찾게 됩니다.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이동은 힘들겠네요. 패럴림픽을 개최하면서 사람들의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더 많아지기를 바랐을 겁니다.
http://ya-n-ds.tistory.com/3044 ( 평창 패럴림픽 )
http://ya-n-ds.tistory.com/280 ( 장애인과 함께 )

 

서울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탔는데, 어떤 아가씨가 자리를 비켜줍니다 - '다음에 내려요'. "고맙습니다. 저도 다음에 내려요"
시청역에서 내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엘리베이터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는데, 한 아저씨가 어디를 가느냐고 묻습니다. 엘리베이터를 찾고 있다고 하니까, 모르는지 겸연쩍은 모습. "그냥 계단으로 가도 되요"하면서 아저씨를 보내고 올라갑니다.
따뜻한 마음들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예배 시작하기 전에 성당으로 들어갑니다. 발에 통증이 있어 복음서 읽을 때만 일어나고 앉아서 성찬례에 참여합니다.
김대묵 신부님의 강론. 어제 정상회담 이야기를 하면서, 성서가 말하고자 하는 큰 주제가 해방과 평화라고 합니다. 예배 후 인사 나눌 때 신부님, 수녀님이 놀라며 걱정해 줍니다.

 

애찬 시간, 한 교우님이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샌드위치가 맛있습니다. '알쓸신잡'도 시작됩니다. 각자 느낀 정상회담의 감동에서 시작. 군사분계선을 너무 쉽게 넘나들던 첫장면, 앞으로 이산가족과 일반인들도 이렇게 할 수 있기를 하는 바람입니다.
https://youtu.be/9yIXQ-jU2ls : 남북 정상, 유쾌한 군사분계선 넘기 놀이?
http://ya-n-ds.tistory.com/556 ( 이산가족 상봉 )

 

아, 도보다리 산책과 환송공연도 멋졌다고!
https://www.facebook.com/MBCnews/videos/1934027093276318/ : 역사에 남을 인상적인 롱테이크 씬
https://youtu.be/O96HkOe_SmE : '하나의 봄'
( p.s. 녹화된 환송공연보다가 '어' 하면 깜짝 놀랐던 장면 하나, 불이 다 꺼졌다는... 경호 문제도 있었을 텐데, 양측이 다 협의가 되었나 봅니다 )

 

드루킹 얘기와 팬덤에 의한 음원 차트 조작, 그리고 유튜브 세대에서 종교의 의미 등등... 시간이 금방 가네요.
http://ya-n-ds.tistory.com/3088 : 드루킹 댓글 공작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1292 : 10대는 유튜브로 세상을 읽는다

 

서울도서관에 들려서 '영초언니'(서명숙, 문학동네)를 돌려주고.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을 통해 그때를 돌아보고 기억하게 해주었네요.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545 : 영초 언니가 병마와 싸우고 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60898 : '영초언니들'이 잊혀 '박근혜' 괴물이 자랐다

 

토욜은 오후 2시까지 한다고 해서 치료 받으러 병원으로. 적외선 치료, 뜨거워서 세기를 두 번 조절. 레이저 치료와 함께 순환을 좋게 한다고 합니다. 적외선은 표면을, 레이저는 7cm 정도 깊이까지.
옆에서 들리는 이야기.
- 할머니 : "교회 사람이 이사 후 1시간 정도 집 정리 도와달라고 해서 갔는데 3시간 정도 일했더니 몸이 힘드네. 내가 거절을 못해, 몸은 힘든데 마음은 편해"
- 치료사 : "마음이 편하면 뭐해요, 몸이 이렇게 아픈데 "

 

치료 후에 의사 진료. 자고 나서 발등과 종아리 아픈 얘기를 했더니, 병 가지고 발바닥 마사지를 하고, 발등을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러주라고 하네요. 증상이 다음 주까지도 이어지면 약을 처방해 주겠다고.

 

집에 와서 병을 찾아보니 없습니다. 음... 텀블러가 있네요. 괜찮네요. 그리고, 발등도 눌러주고. 이렇게 한 후 잠자리로.

 

주일 아침. 어라, 발등과 종아리 당기던 것이 많이 줄었습니다 ^^
아침 먹은 후에 방에서 성경 읽고 찬양하고 기도로 나홀로 예배. 아침 산책. 봄햇살이 예술이네요. 햇빛을 머금은 가로수의 연녹빛이 싱그럽네요 ^^

 

오늘도 유유자적 모드.
지난번 최진석님의 글을 읽은 후 마음이 동했던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최진석, 소나무).
http://ya-n-ds.tistory.com/3084 : '인간이 그리는 무늬'

 

이번주에 시간이 나서 꽤 많이 읽었습니다. 동양철학을 전공한 학자답게, 여러 판본을 비교하고, 사용된 글자의 뜻을 그 시대의 다른 책에서 찾아내 올바르게 알려주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
성서비평도 비슷한 목적과 방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http://news.joins.com/article/4199653 :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오후에 지인들로부터 쾌유 응원 문자와 전화.

다리 다친 후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으니, 다리와 눈을 다쳤을 때를 기록했던 올리버 색스가 떠오릅니다. 그만큼 큰 병도 아니고 의학적 지식도 없고 해서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나의 몸의 일부에 집중해 볼 수 있네요.

- 마음의 눈 ( 올리버 색스, 알마 )
- 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 올리버 색스, 알마 )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처럼 힘들었던 한 주가 지나갑니다. 앞으로 어떤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http://ya-n-ds.tistory.com/3106 : '좌양말 우깁스' - 둘째주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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