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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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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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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11:18

졸업식 포함해서 13주 동안의 비아메디아 16기 과정이 끝난 후 첫번째 주일. 그 동안의 관성 때문인지 오후 3시 이후가 허전합니다 ^^;  동기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 ㅎ
한편으로는 주일 오후 시간의 자유가 생긴 거겠죠. 서서히 적응이 되겠죠.
http://ya-n-ds.tistory.com/2888 ( '비아메디아'를 마치며 )

 

조교님으로부터 알림문자 - 7월 15일 비메 15기 정기 성경공부 모임 초대. 어떤 만남이 있을까, 꼼사리 껴 보기로 ㅋ

 

주말 다시 시작된 장맛비. 아침 감사성찬례. 세례자요한 성전은 항상 아늑하고 평안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 세상을 위한 기도, 비가 많이 온 곳에는 햇빛을, 아직 해갈이 되지 않은 곳에는 비를 기원합니다.

 

예배 후 빵과 과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봅니다.
SW엔지니어를 했던 신부님이 있어 IT 산업 현실에 대해서도 평소보다 조금 더 깊은 대화. 아침 강론에 잠시 나왔던 힘과 권력에 의해 유지되는 세상의 '평화', 갑을 관계가 심한 한국의 산업계도 그런 부분이 있죠.

 

성당 안에 성경공부를 위한 자리를 원형으로 배치하고, 성가책과 촛불, 이콘 등을 가져다 놓습니다.


잠시 바깥 산책. 시청앞 광장은 퀴어축제 준비로 바쁘네요. 주위에 펜스가 둘러져 있고 그 앞에 일정한 간격으로 의경들이 서 있습니다.
행사에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들도 대한문 앞에서 기기들을 설치하고 있네요. 태극기와 성조기, 북과 장구, 그리고 동성애 반대 구호가 적힌 팻말들.
미국 대사관에는 무지개색 깃발이 걸려 있는데... 반대 단체에서 미국 국기를 사용하는 것은 조금 이상합니다 ^^; 양측 충돌 없이 잘 끝나기를.
http://ya-n-ds.tistory.com/2896 ( 퀴어 축제 논란 )

 

15기 다섯 명 + 16기 여섯 명. 15기 '대표'의 환영 인사. 찬양 후에 유상신 신부님의 가이드로 성경공부 시작. 본문은 사도행전 6:1~7

 

1 이 무렵 신도들의 수효가 점점 늘어나게 되자 그리스 말을 쓰는 유다인들이 본토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것은 그들의 과부들이 그날 그날의 식량을 배급받을 때마다 푸대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신도들을 모두 불러놓고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제쳐놓고 식량 배급에만 골몰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3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서 신망이 두텁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뽑아내시오. 이 일은 그들에게 맡기고
4 우리는 오직 기도와 전도하는 일에만 힘쓰겠습니다."
5 모든 신도들은 이 말에 찬동하여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 스데파노와 필립보와 브로코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르메나와 또 안티오키아 출신으로 유다교로 개종한 니골라오를 뽑아
6 사도들 앞에 내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7 하느님의 말씀이 널리 퍼지고 예루살렘에서는 신도들의 수효가 부쩍 늘어났으며 수많은 사제들도 예수를 믿게 되었다.

 

한 교우가 전체를 읽고 나서 모두가 그 내용을 잠시 동안 묵상합니다.

 

한 사람이 1절과 미리 준비된 질문을 읽습니다.
1절에 대한 질문은,
- 초대교회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이었습니다?
- 오늘날 신앙공동체에서 배제될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돌아가면서 자기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얘기합니다 - 같은 생각 다른 생각들이 오갑니다.

 

찬양 하나를 하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2~4절까지 구절과 질문을 읽습니다.
- 사도들과 초대교회 공동체의 해법은 무엇이었습니까?
- 교회의 직무는 섬김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집니까, 아니면 직무가 섬김의 필요를 만듭니까?

 

토론, 그리고 찬양.

 

3절을 한번 더 읽고 질문을 봅니다.
- 새 사역자를 뽑는데 어떤 기준을 제시했습니까?
- 신앙 사역자로서 자질과 훈련은 어떻게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공동체에서 일할 사람에게 필요한 훈련에 대해서 잠시 갑론을박 후 찬양.

어느덧 마지막 구절(6~7절)이네요.
- 지도자들의 사도들의 면모는 어디에 있습니까?
- 새 사역자를 뽑은 뒤 결과는 어떠합니까?

 

마지막 질문은 지금까지 살펴본 것을 각자에게 적용해보는 거네요. 성공회라는 공동체에서 할 일.
- 본 성서본문의 메시지는 우리의 신앙적 역할 수행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함께 성경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동안, 교회신문에서 본 글의 일부가 생각났습니다 -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가 성서의 인간학을 이렇게 요약했다는... " "우리 인간은 서로 섬기고, 모든 이를 위해 각 사람에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이로써 관상적인 기쁨을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힌트를 얻고 자기가 할 일을 찾아갑니다.
http://viamedia.or.kr/2014/07/11/2058 ( 시간, 순종, 참여 ? 성 베네딕트 축일 )

 

지난 주 정용한 목사님의 '성서는 살아있다' 강의에서, 성서를 읽고 해석할 때 세 가지 방향에서 보는 게 필요하다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 뒤, 안, 앞.
간단히 요약하면(제대로 이했는지는 모르지만... ^^;),
'뒤'는 본문이 쓰여졌을 당시의 배경이나 상황(Context) 등
'안'은 본문에 사용된 문장 형식, 단어 등
'앞'은 성서를 읽고 있는 개인의 문화, 사회적 배경 등

 

사도행전 구절을 읽으면서 마주한 물음들은 '뒤, 안, 앞'을 드러내는 데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왔던 '부제'(deacon)를 구글링해보니 '기독교의 역사'의 한 부분을 찾아줍니다. '세 가지 성직제도'의 근원이랄까요? 그런데, 초대교회 당시에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생각했던 의미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 같네요.

 

"episcopos(주교/감독), diakonos(집사/부제), 그리고 presbyteros(장로)라는 그리스어는 모두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지도자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당시 세속 문화에서 이 세 단어를 모두 큰 집안에서 집안일을 관리하는 이의 지위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사용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episcopos는 집안일 감독다였고, diakonos는 종이었으며, presbiteros는 집안 어른이었다. 기독교는 여기서 사람들이 익히 하는 세상 용어를 받아들인 뒤, 이 말에 기독교의 독특한 의미를 부여하여 '믿음의 집안'을 가리키는 말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 알리스터 맥그라스, '기독교의 역사' 중에서 - 1.2.5 초기 기독교의 예배와 삶 )

 

15기에서 첫 조인트 기념으로 점심을 사준다고, 謝謝.
가는 도중, 성결교에서 온 교우에게 성결교의 뿌리에 대해 물어 봅니다. 웨슬리와 미국 성결운동이라는두 가지 주장이 있는데, 신학자들 사이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한민족은 '족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그럴 수도.

성공회 오기 전에 '근본주의'에 가까웠다는 유신부님의 신앙 이력도 의외였습니다 ㅋ


연희동 라이라이. 칠리가지를 추천하네요. 회사 사람들과 함께 갔던 곳의 어향가지라는 요리에 매료된 이후 요즘 중국집 가면 가지요리를 평가해보곤 합니다. 여기도 '한 가지' 합니다 ^^
탕수육도 잘 튀겨 나왔네요. 취향에 따라 부먹과 찍먹으로 나뉩니다. 오늘은 튀김의 식감을 좀더 느끼기 위해 찍먹으로.

 

교회로 와서 신부님들 사무실을 점거한 후 커피와 수다를 함께 볶아봅니다. 바리스타 신부님의 커피가 오늘은 더 구수한 맛이 납니다. 이 떼루아는 뭘까? 커피 향도 묵직하고... 비가 와서 그런가? ㅎ

중간 중간 신부님과 부제님도 하나 둘씩 둘러 앉아 이야기에 색깔과 향기를 더합니다.

 

성공회를 다니기 때문에 일상에서 받는 질문과 에피소드들이 재미 있네요. 새로 다니고 있는 성공회에 대한 만족감, 자신감이 높다는 게 눈에 띕니다.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 그리고 있던 곳에서의 고민... 이런 것들이 잘 모아지면 다원화 사회에서 기독교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한가지 첨언을 한다면, 성공회에 대해 이야기를 한 후에 그들이 좀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를 알려주면 어떨까요? 예를 들면, 주낙현 신부님의 블로그.
http://viamedia.or.kr/ ( Via Media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

 

저도 교회에 대한 제 나름의 궁금증을 모아 놓은 블로그 글에 이 사이트를 이어 놓았습니다. 유리병에 기쁜 소식을 담아 인터넷의 바다에 띄우는 느낌?
'나가서 주님의 복음을 전합시다'를 TGiF 시대에 맞게 바꿔보면, '인터넷에 주님의 복음을 링크합시다'
http://ya-n-ds.tistory.com/698 ( 교회 Q&A )

 

현재 서울성당은 새로 오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고 있다고는 얘기. 사제 수와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면 실제로 그렇네요.
질문을 해봅니다.

- 4,5년 정도마다 바뀌는 신부님들, 이 교육들은 방향성을 가지고 이어질까?

- 서울 성당에서 성공회에 정착한 교우들은 지역교회로 흩어질 수 있을까?

 

7월 19일(화) '음악과 건축의 동행'이라는 주제로 열린 퇴근길 토크콘서트. 스크린에 비치는 건축물에 대한 설명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듣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 한부분으로 주교좌성당 소개. 트롤로프 주교와 건축가 아서 딕슨이 설계해서 건축을 시작했는데 자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트롤로프 주교는 후에 한국인들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할 거라고 하면서 설계 변경을 하지 않고 일부분만 먼저 만들었습니다. 그후 70년이 흐른 후에 대성당이 완성됩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 처음 설계도를 찾을 수 없어서 새로 설계할 수도 있었는데 극적으로 원본이 발견되어 부속 건물 정도만 바꾸고 원래 의도했던 모습으로 지어졌다네요.

 

교회공동체, 성령의 조율 아래 유한한 인간들이 시대를 이어가며 하느님나라를 향해 가는 과정일 겁니다. 이전에 있던 교우들, 새로온 성도들이 역할을 나누고 이어 받는 이어달리기가 되겠죠.

 

주낙현 신부님 블로그에서 봤던 글이 떠오릅니다.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는 베네딕트 영성을 통해서 성서의 인간학을 이렇게 요약합니다. "우리 인간은 서로 섬기고, 모든 이를 위해 각 사람에게 주어진 특별한 선물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이로써 관상적인 기쁨을 누리도록 창조되었습니다."

http://viamedia.or.kr/2014/07/11/2058 ( 시간, 순종, 참여 ? 성 베네딕트 축일 )

 

비아메디아 16기 한사람 한사람이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샬롬~

 

 

p.s. 퇴근길 콘서트에서 기억에 남는 음악을 찾아 한번 더~ 연주자가 달라 또 다른 느낌
- 칼 젠킨스, '팔라디오' :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작품을 보고 그 감동을 표현한 곡이라네요. 
https://youtu.be/ALT1I4QCwnw
https://blog.naver.com/tightline21/220748665062

 

-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피치카토 폴카 : 현을 튕기는 연주법으로 성당의 음향 구조에 적합하다고
https://youtu.be/3CAXpuPqfv0

 

- 바흐, 음악의 헌정 中 2성 역행 캐논 : 음악에서의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고 할 수 있겠죠
https://youtu.be/xUHQ2ybTejU
https://youtu.be/36ykl2tJwZM

 

- 모짜르트, 레퀴엠 中 라크리모사 : (합창은 없었던) 이 곡이 왜 이리 평안하게 들렸을까요?
https://youtu.be/k1-TrAvp_xs

 

- 이건용, 혼자사랑 : 도종환님의 노랫말이 자꾸 머리에 맴돕니다
http://www.poemlane.com/bbs/zboard.php?id=poem&page=9&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9

 

-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中 여름 : 바이올린 솔로의 미끄럼 타는 듯한 '일탈'이 흥미로웠죠 ㅎ
https://youtu.be/xFEnrUuMvyU

 

- 테리 라일리, In C : 연주자들이 하나씩 사라집니다~ 마지막 곡으로 좋네요 ^^
https://youtu.be/yNi0bukYRnA
https://en.wikipedia.org/wiki/In_C

 

 

p.s. 가끔씩 성당에서 경험하는 '낯선' 음악들. 지난 6월7일의 스티그마 앙상블의 '르네상스 음악과 성공회 교회음악의 향연'. 이때는 특히 카운터테너의 신비로움을 느껴보았습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Qv4FqSaRUViyhWdfKu4vg2LxkqiWHIQ8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btwDi2ocWF0n0zPqxO3CQN8nOp07QvRf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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