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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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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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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16:19

9월 20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섭니다. 많이 어둡네요.
동작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탔는데 의외로 사람이 많습니다. 노량진, 여의도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립니다.


이전에 제주 가면서 8시 전후에 비행기를 탔을 때와는 다르게 공항은 한산. 40분 정도가 이런 차이를 만듭니다.
자동 발권기 앞, 부산에어 직원이 나와 직접 발권을 해줍니다. 손님이 직접하면 줄이 길어질 듯 ^^;
공항 검색이 강화되었다고 일찍 나오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탑승장 들어가는 검색대도 럴럴.

 

부산에어 기내 방송. '갤럭시 노트 7 꺼주세요' 인지도는 많이 올라갈 듯 ^^;
http://ya-n-ds.tistory.com/2603 ( 갤럭시 노트 7 폭발 )

 

기장의 인삿말. 중국어로도 하네요.
태풍 말라카스가 먼지를 싹 씻어낸 듯 맑고 화창한 하늘. 비행기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이제 막 씻겨놓은 아이 같이 촉촉합니다.

 

시간에 맞춰 제주 도착. 게이트 나오다가 본, 수화물 나오는 곳을 하르방의 입으로 표현한 그림, 한번 웃게 만드네요.
500번 타고 중앙로타리에서 내려 간세라운지 찾아갑니다. 9시 전에 도착. 아직 문을 안열었네요.
주위를 돌아다니다 9시에 맞춰 가니 실내에 불이 켜져 있습니다. 문을 두드리니 오픈 준비를 하던 직원이 나와 맞이합니다.
올레길 패스포트를 사고. 이전에는 두 권으로 되어 있었는데 한 권짜리도 나왔습니다. 남쪽 통행증은 있으니까 북쪽 걸로 하나 구입.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가 외국인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LA에서 왔는데, 2주쯤 일본 여행하고 한국에 왔다고. 이어서 캄보니아, 인도를 여행할 거라고 합니다. 이틀 전에 제주에 왔고 한라산에 간다고.

서울에서는 홍대 쪽에 숙소를 잡았는데 매우 '핫'했다고. 제주도는 그에 비해 'Very slow'라네요. 강남에 가봤냐고 물었더니, 가보지 않았지만 '강남 스타일'은 많이 들었다고 맞장구칩니다 ㅎㅎ

어제는 서귀포에 가서 본 폭포가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왔다네요. 그래서 오늘 한라산 올라가면 백록담에 물이 많을 거라고 이야기해줍니다.
한라산에 진달래 대피소에서 꼭 컵라면을 사 먹으라고 알려줍니다. 세상에는 거기에서 컵라면을 먹어본 사람과 먹어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농담을 합니다. 

 

사계 가는 9시 25분 버스 시간에 맞게 터미널에 도착. 바로 타고 목적지로. 공항에서부터 계속 버스가 환승이 됩니다 ^^
여기까지 계획한 대로 착착 ㅎㅎ
http://ya-n-ds.tistory.com/2612 ( 9월의 제주 - 미리보기 )

 

젊은 승객들이 많습니다. 출근 시간은 지났고, 어디로 가는 걸까, 이 아침에? 제주관광대학 앞에서 우르르 내립니다.

 

작은 마을을 들르며 버스는 모슬포로 향합니다. 기사 아저씨가 과속 방지턱을 얕잡아 보는지 자주 롤러코스터가 되네요 ^^;
길가의 코스모스는 바람에 몸을 흔들며 가을을 탑니다. 산방산, 지난번 올레길에서 계속 마음을 사로잡었죠.
버스는 어느덧 북쪽으로 해서 산을 돌아 사계로 들어갑니다. 낯익은 거리.

 

3월에 묵었던 파찌야 게하를 찾아갑니다. 산방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123714234363004&set=pcb.1123716131029481&type=3&theater

 

개들이 짖습니다. 잊어버렸나요? 강아지 한 마리는 분양했다고 하고.
주인아저씨가 나옵니다. 인사를 했더니 알아보지 못하네요. 하긴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니까.
그때 얘기를 하니까 조금씩 기억이 나나 봅니다.
http://ya-n-ds.tistory.com/2552 ( 3월의 제주 - 셋째날 : 올레9코스 + 10코스(~사계항) )
http://ya-n-ds.tistory.com/2553 ( 3월의 제주 - 넷째날 : 마라도 )

 

오늘은 주인 아주머니도 함께 있네요. 차 한잔 대접 받습니다.
올 여름, 제주도도 엄청 더웠나 봅니다. 9월 들어서 그나마 조금씩 움직이면서 집을 다시 가꾸기 시작. 페인트칠도 다시 하고. 해안가는 햇빛 가릴 데가 없어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중산간 지역으로 가야겠네요 라고 묻자 찾아보고 있다고.

 

아저씨가 개들 밥 주는데 사료만 주니까 잘 먹지 않나 봅니다. 사람 먹는 것들을 주어서인지 식성이 바뀌어 '주식'을 회피한다고.
고기만 주어도 안되고 양념이 들어가야. 그래서인지 햄을 넣어주면 잘 먹는다는. MSG의 맛을 알았나 보네요 ㅋ


제주도는 삼다(三多) 중 바람만 남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젊은 여자들은 육지로 일 찾아 가고, 돌은 건설 하느라 없어지고, 대신 '신(新)삼다'가 생겼다고... 게스트하우스, 커피숍, 중국인 ^^;

 

얼마 전 중국인이 제주도에서 벌였던 살인 사건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중국인 무비자와 투자 영주권, 결굴 안전과 돈 사이의 선택을 제주도민이 해야 하겠죠.
http://www.nocutnews.co.kr/news/4655718 : 인터넷서 제주 '무사증 폐지' 청원 운동 빗발쳐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318 : ‘삼무의 섬’ 범죄 소굴로 전락하려나

 

점점 외지인이 많아지면서, 중국인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정착하러 온 육지 사람들에 대해서도 제주 사람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분이 바람과 함께 습기도 많다고 짜증나는 표정을 짓습니다. 습기는 특히 곰팡이를 자라게 하고 철 제품을 부식시키고.
조금만 방심하면 집안 곳곳을 곰팡이가 점령. 그래서 쥔장은 락스와 함께 사는 '락스맨'이 되었다는.
여행하면서 가게나 게스트 하우스의 문 손잡이가 하얗게 된 것을 많이 봤는데 생각해 보니 염분이 많은 습기 때문인가 봅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중고차를 육지에서 가져온다네요. 제주도에서 사용한 차는 부식이 심해서 ^^;

 

길 나서기 전, 송악산 근처에서 점심 먹을 곳 있냐고 했더니 대부분 관광객 상대로 하는 집이라서 비추라고 합니다.
일단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고기 국수(산방올레국수) 하나 먹고 모슬포 가서 저녁으로 갈칫국(성신식당)을 먹어 보라고 합니다.
커피를 엷게 타서 얼린 병을 하나 주시네요. 감사 ^^

 

맑은 육수, 지방은 쫀득하고 살은 쫄깃한 돼지 고기, 중면의 면발이 어우러지는 고기 국수 한 그릇 먹고 송악산을 바라보며 형제해안도로를 걷습니다.
시원한 바람. 물은 많이 들어와 있고 파도가 제법 세네요. 풍경을 즐기는 외국인들도 자주 눈에 띕니다.

 

뒤볼아보니 산방산과 월라봉 사이로 보이는 한라산, 그리고 파란 하늘에 펼쳐진 구름에 안구 정화 ^^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123799381021156&set=pcb.1123801007687660&type=3&theater

 

서핑을 하는 사람들. 그런데 파도에 오르는 게 쉽지 않나 봅니다. 해안에는 나무 판자를 지그재그로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시설물이 있는데 거기에 보드들이 기대고 있습니다.

 

송악산 한바퀴. 잘 만들어진 데크길을(외돌개 근처의 데크길이 생각나기도 하고) 따라서 바다 가까이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 곳곳에 말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습니다. 가파도와 마라도가 가깝게 보입니다. 가파도 오늘 갈 수 있을까?
휴식년 기간으로 정상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 산방산도 그랬죠 ^^;

 

한바퀴 돈 후에 찻길을 건너 동알오름 방향으로. 말 한마리 유유자적하는 옆으로 오르막을 살짝 오르니 노랑나비들이 한들한들 반깁니다. 나무들이 터널처럼 만든 오솔길을 지납니다. 맑아진 날씨에 영업을 다시 시작했는지 거미줄이 많습니다.
나뭇가지 하나 주워들고 앞길을 헤쳐갑니다. 일본진지의 잔재들.

 

숲길이 끝나고 밭길을 지나고 다시 섯알 오름의 숲길. 그 옆에 4.3의 아픔을 간직한 구덩이와 위령탑.
다시 밭길을 따라 알뜨란 비행장길을 돕니다. 확트인 곳. 저 멀리 크고 작은 오름 무리가 있고 가까이 산방산과 단산이 겹쳐서 너른 들판과 어우러진 풍경.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123799581021136&set=pcb.1123801007687660&type=3&theater

 

들판이 끝나고 길을 건너 하모해변으로 넘어가는 소나무 숲길. 길 옆에 밭이 갈린 트인 곳이 있고 그 사이로 다시 한번 너른 밭과 오름들을 봅니다.


해변 앞에 소나무숲, 평상들이 놓여 있어 잠시 앉아봅니다.
가파도 들어가는 배 확인을 위해 전화... 오늘 결항이라는. 바다의 파도가 센 모양입니다. 여유가 생겼습니다.

부부가 뭔가를 다듬고 있습니다. 7년 전에 모슬포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밥 먹을 만한 곳을 물어보니 명궁식당에 한치물회가 맛있다고, 생물만 쓴다고 하면서.

 

하모 항구의 방파제 끝까지 가봅니다. 가파도, 얼마 멀지 않은데... 아쉬움이 커지지만 등대 옆에 놓아 두고 돌아 나옵니다.
올레길 안내소 앞에서 스탬프 찍고, 봄꽃을 찾아갑니다. 집 앞에 태극기와 유니언잭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 '한국여+영국남'
www.gojejuguesthouse.com/ : 봄꽃 게스트하우스

 

전화를 걸었는데 여주인님이 병원에 있다고 하면서 남편이 잠시 후에 갈 테니까 먼저 들어가서 쉬라고 하면서 베갯니, 수건 등등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멕시코에서 온 게스트가 먼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단 샤워 하고 밥 먹으로.

 

항구를 끼고 들어서있는 식당 거리를 따라 쭈욱 들어갑니다. 모슬포수협조합 뒤편까지. 성신식당이 보이네요.
주인처럼 보이는 한 아저씨가 TV를 보고 있습니다.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일하시고. 자리를 잡습니다. 갈칫국을 주문했는데 보니까 그 아저씨도 손님입니다.
상을 따로 차리는 것보다는 한 상이 아주머니에게 나을 것 같아, 그리고 현지인에게 먹는 법 배울 겸해서 아저씨에게 합석해도 되냐고 물으니 괜찮다고 하십니다.

 

갈칫국. 갈치 두 토막, 배추, 단호박 등이 들어 있네요.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123721967695564&set=pcb.1123722284362199&type=3&theater

 

국물을 우선 한 입 맛봅니다. 동태찌개 정도의 비린 맛. 생선에서 이 정도는 기본이겠죠.
갈치를 건져서 살을 발라 입에 넣으니 부드럽게 녹습니다 ^^ 아저씨가 갈치살을 국물에 풀어서 먹어 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먹는 거였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양 고추를 조금 넣었더니 뒤에 남는 매운 맛이 칼칼함을 더합니다. 어느덧 밥 한공기 뚝딱~

 

식사 후에 아저씨와 제주도 이야기. 다시 한번 중국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동 성당 살인사건의 영향이 그동안의 불만과 염려를 폭발시켰나 봅니다. 무비자로 들어와서 관광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중국인에 대한 투자 영주권 얘기도 나오면서, 우근민 전지사가 제주도를 중국에 팔아 먹었다는 소리까지.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새로운 손님들이 왔습니다. 주인이 집에 없으니까 전화를 해보라고 알려줍니다. 통화 후에 수건 등 필요한 물건 있는 위치 알려줍니다.
오늘 11코스를 걸은 후 무릉리에 세 사람이 머물 곳이 없어서 다시 모슬포로 왔다고 합니다.
'숲을찾는사람들' 카페를 통해 시간 맞춰 제주도에 왔나 봅니다. 찾아보니 글이 올라와 있네요 ( #14705 )
http://cafe.naver.com/forestwalking

 

작성자 '메이데이 강세훈님'을 클릭하니 블로그로 연결됩니다. 도움되는 글이 많네요 ^^
http://blog.naver.com/mart2030

 

9시 30분쯤 쥔장이 딸과 함께 들어옵니다. 기다리던 객들의 첵인 시작 ㅎㅎ
4,5살 정도 되는 딸이 참 귀엽네요. 아빠는 토스트와 계란후라이 그리고 딸기로 저녁을 챙겨 줍니다.

 

비행기에서 읽던 '순교자'(김은국, 을유문화사)를 조금 더 읽고(장대령, 이대위, 박대위, 신목사, 고군목의 생각이 서로 부딪히며 클라이막스로) 내일을 위해 잠자리로~ Zzz

http://ya-n-ds.tistory.com/2621 ( 9월의 제주 - 둘째날 : 올레 11코스 ( 모슬포~무릉리 ) )


 

※ 생활의발견 다른 글 보기...
http://ya-n-ds.tistory.com/tag/생활의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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