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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과 다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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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달고 보니까 넘 커다란 이름이네요 ^^; 행여 고래 등 사이에 끼인 새우가 되지 않기를 ㅎㅎ 연암은 고미숙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에서, 다산은 '다산연구소' (http://www.edasan.org)에서 삘 받았슴다. 잼난 놀이터가 되었으면... ^^
by 명랑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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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13:33

머리 손질하러 미용실에 갔다가 TV에서 공지영님의 이야기를 듣고서 읽게 된 책입니다. 2014년 끝무렵의 재미있는 마주침.
http://ya-n-ds.tistory.com/2247 ( 2014년 끝에 달린 매듭들 )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도우면서, '의자놀이'(Humanist)의 논란 속에서 많이 힘들었던 작가에게는 이 책이 어쩌면 자기 자리를 찾는 과정이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글을 읽어보니 이전보다 마음이 더 '튼튼'해졌을 거라는 느낌 ^^

 

저도 돌아보면 삶의 여행 중에 곳곳에서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사건과 사람... 방향이 바뀌기도 하고. 이런 '삶의 수도원'을 통해 제 마음도 여물어 갔을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 여정은 계속 되겠지요.

 

책 속에 나오는 두 수도자는 여느 사람들보다 삶이 극적으로 바뀐 경험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 때 만사천 명의 피난민과 함께 나온 사건을 경험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 레너드 라루는 그후에 미국 뉴튼의 세인트 폴 수도원에서 마리너스 수사로서 살아 갑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B%A9%94%EB%9F%AC%EB%94%94%EC%8A%A4_%EB%B9%85%ED%86%A0%EB%A6%AC%ED%98%B8 ( 메러디스 빅토리호 )

 

세인트 폴 수도원의 재정 상태가 어려워져 왜관의 베네딕토 수도원에 인수를 요청하고, 왜관 수도원이 그것을 받아 들이기로 결정을 한 것을 듣고 세상을 떠납니다.
마리너스 수사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수도원을 떠나지 않았다고 하고, 그 이유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라파엘 시몬 신부님의 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간결한 말로 응답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로맨스이다.
하느님을 추구하는 것은 가장 위대한 모험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위대한 성취이다"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베네딕토회, 한국전쟁, 사람과 사건이 이어지는 신비한 고리를 떠올려 봅니다.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38 ( 마리너스 레너드 라루 수사를 생각하며 )

 

미국의 오페라 가수였던 나자레나 수녀는 이십대 중반에 부름을 받습니다.
"사막으로 가서 나와 함께 있자"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한 뒤, 카말돌리회 산 안토니로 수녀원으로 들어가 44년 동안 좁은 방에서 기도의 생활을 하다 세상을 떠납니다.

두 가지 기도 제목 - 바티칸을 비롯한 교회의 정화와 쇄신, 한국의 평화

나자레나 수녀의 소문을 듣고 수도원에 입회한, 현재 수녀원의 아빠티사(수도원장, Abbatissa - Abbas의 여성형)인 미켈라 수녀가 미켈라 수녀가 주고 받은 편지 내용이 눈길을 끕니다.

미켈라 : '그것이 정녕 하느님의 뜻이라면 저도 당신처럼 살고 싶어요'
나자레나 : '제가 이렇게 사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이나 당신이 그렇게 사는 것이 옳은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 하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다면 아닐 수도 있겠어요. 꼭 이렇게 사는 것만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자레나 수녀의 '골방'이 '겨자씨'가 되어,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공지영님이 힘들었을 때 시골집이 있는 강원도의 본당 신부님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공 : 다른 건 어쩌면 다 참을 수 있어요. 그러나 하느님께 배반당한 이 느낌, 이건 참을 수 없어요
...

신부 : 마리아씨, 회심한 지 십 년 정도 되셨죠? 그러면 이제 그때가 되었는지 몰라요. 당신이 이제껏 알던 하느님이 그 하느님이 아니라는 것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 이제껏 알던 하나님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그분을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를 독특하게 부르시는 아버지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며 가장 위대한 로맨스, 모험, 성취를 경험하면서. 

 

 

p.s. '수도원 기행2'에 대한 글들

 

공지영의 신앙고백 '수도원 기행2'
공지영 “할렐루야 아줌마라 놀림받을 각오로 썼어요”
http://well.hani.co.kr/550959

 

[대담] 작가 공지영 對 박현동 아빠스… ‘작가와 수도자, 수도원 기행을 말하다’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63920

 

p.s. 결은 다를 수 있지만, 최근에 여러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가나안 성도'들도 '삶의 수도원'을 거치면서 하나님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http://ya-n-ds.tistory.com/2301 ( 가나안 성도 논의 )

 

책 사이사이에 드러나는 수도원의 정신, 자본주의에 물들어가는 한국 개신교의 '다이어트 레시피'로 사용하면 좋을 듯

 

 

※ 명랑만화의 완소북
http://ya-n-ds.tistory.com/tag/완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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