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하얗게 이 세상을 떠나간 박완서님.
☞ http://ya-n-ds.tistory.com/927
제목이 멋지게(?) 보여서 *때때로 대화 속에서 사용해 보기도 하고) 기억하고 있던 책, 언젠가부터 사무실 책꽂이에 보였는데 이제서야 꺼내들었습니다.
많이 오래된 책이지만(1989년 여성신문 연재), 읽다보니 요즘은 이런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 보다는 빈도 수는 줄어들고 나타나는 모습은 다를 수 있겠지만.
영화 '26년'의 마지막 장면이 보여주듯이, 32년이 지난 지금도 5.18 광주민주화항쟁의 아픔이 가려진 채 세상이 흘러 갈 수도 있습니다.
공지영님의 '의자놀이'에서 얘기하듯이, 5.18의 무자비한 진압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진압과 맥을 같이 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여성이 여성을 적대시하는 상황. 앞의 여성은 남성 중심 사회의 편안한 곳 한 켠을 차지하고 있고, 뒤의 여성은 그 바깥에 있겠죠.
박완서님은 이런 불편한 진실을 직설적으로 드러냅니다. 김양선님은 작품 해설에서 '여성의 입장에서 글쓰기', '아버지의 법에 저항하는 글쓰기'라는 말을 합니다.
이전에 읽었던 '환각의 나비'와 같은 글은 여성 자신의 존재에 대해 들여다보기라면,
☞ http://ya-n-ds.tistory.com/761 ( '그남자네 집', '환각의 나비' )
이 글들은 가부장적 사회 안에서 여성들이(혹은 그 여성과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 받는 고통을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특히 여성 대통령까지 나오는 한국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여성들은 몸과 마음과 정신이 모두 여성다움을 간직하고 있을까, 아니면 알게 모르게 삶의 모습은 가부장적 규범에 따르고 있을까?
그리고 '마초이즘'은 계속되는 듯하고 ^^;
☞ http://ya-n-ds.tistory.com/1035
'여성'의 '여성'에 대한 공감, '약자'의 '약자'에 대한 연대감... 한국 사회가 점점 살기 힘든 곳이 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오히려 '남성', '강자'의 논리에 맞장구를 치면서 그들과 '동일화'하는 환상을 갖기 쉽습니다.
이 글들이, 여성들이 자신의 바른 자리를 찾고 상대의 자리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출발점이 된다면 하늘에서 박완서님도 한번더 미소 지을 듯 ^^
p.s. 얼마 전에 봤던 '버자이너 모놀로그';
☞ http://www.cmah.or.kr/Home/Perf/PerfInfoView.aspx?PerfId=747
한국의 여성들 중 얼마가 이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까요? 아니면 '나는 그들과 달라'라고 얘기할까요?
※ 다른 '완소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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